신비한 자연 - 동물행동학자가 쓴
히다카 토시타카 지음, 전혜원 옮김, 이미화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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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매서운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지만 봄이 지나면 매미소리 때문에 귀가 따가운 여름이 올 것이다. 사는 곳이 시골인가 하겠지만 주택과 상가건물이 밀집된 일반적인 도심이다. 매미들은 앞산, 뒷산으로 가지 않고 가로수를 접수했는지 사무실 창문만 열어도 요란한 소리를 낸다. 매미가 어찌하여 코앞에서 맴맴 거리게 되었는지 알수는 없지만 짝짓기를 위해서, 시끄러운 도시의 소음에 맞서 싸우기위해 점점 더 소리를 높인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로는 매미의 울음소리가 더욱 처량하게 느껴졌다. 반딧불이도 환한 밤하늘 때문에 번식에 어려움이 많다고 하니 인간과 공존하기위해서는 그들만의 새로운 생존 전략이 필요한 때가 되었다.     
 
<신비한 자연> 이 책은 동물행동학자인 히다카 토시타카님이 쓴 자연에세이다. 눈을 뜨고 움직이는 동안은 머릿속에 온통 자연에 관한 생각만 하는분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자연'이라는 소재를 끄집어 낸다. 학술교류로 몽골에 갔을 때 섭씨 60도의 고비 사막에서 컵라면으로 점심을 먹었던 에피소드와 긴수염나방의 알 수 없는 행동(암컷이 왔는데도 수컷이 무시하고 날아가버린 것)에 대한 해답을 찾았으나 아직도 얻지 못하였다는 안타까운 심정을 그대로 표현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식물은 곤충에게 꿀과 꽃가루를 주는 대신 곤충은 식물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때로는 곤충의 알에서 나온 애벌래가 식물의 잎을 먹어 치우고 식물은 진을 뿜어 알을 죽여 버리는등 치열하게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자연은 동물이든 곤충이든 식물이든 각자의 사이클이 있다. 봄이면 봄에 피는 꽃이 있고 그에 어울리는 곤충이 날아다니고 여름을 지나 가을, 겨울에는 계절에 맞는 스케줄이 있다. 따뜻한 겨울은 봄을 준비하는 식물에게 혼란을 줄 뿐만 아니라 곤충의 번데기들에게는 자라지 못하고 말라버리는등 치명적이라고 한다. 철없이 핀 개나리와 코스모스를 보면서 이쁘다고 막연히 좋아할 것이 못된다는 것이다. 어쩜 여름은 여름다워야 하고, 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는 어른들의 말씀이 그르지 않다.  
 
저자가 1995년 시가현립대학의 학장으로 부임해 6년간 시가의 히코네에서 지내면서 쓴 글이라는데 사실 에세이 성격이 강하지만 과학분야의 책인지라 조금 걱정스러운 면도 없지 않다. 그리고, 실사가 아니라 세밀화인것은 알았지만 낯선 곤충이나 식물이 많이 등장하는데 비해 그림이 너무 적은 점도 아쉬움이다. 하지만 인간과 자연에 대해 생각하게 하고 자연을 보호해야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웰빙이라든지 친환경이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아직은 초보단계로 보인다. 자연을 가꾸고, 훼손된 자연을 복구하는 것은 단기간에 성과를 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장기적인 대책만이 인간과 자연을 조화롭게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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