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li's Cartoon Grammar- 하 - 초등학생을 위한 가장 재미있는 문법책
Daniel E. Hamlin 외 지음, 옥문성 그림 / 박마곰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엄마들 끼리 모여서 영어교육에 대해 성토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이야기는 이러하다. 우리 세대(7080)는 중학교부터 영어를 시작해서 직장을 구하기전까지 10여년의 시간을 영어공부에 투자하였는데 정작 외국인을 만나면 입이 얼어 붙는다는 것. 하지만 지금에와서 분석컨데  그 시대에는 영어를 시작한 나이가 너무 높았고 문법위주의 교육과 시간 배정도 턱없이 부족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세월이 흘러 문법위주의 교육으로는 안된다고 하며 회화중심의 교육으로 바뀌었다. 더불어 영어를 시작하는 연령도 점차 낮아지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초등 1학년부터 정규과목으로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이제 막 7세가 된 아이를 위해 영어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이주전에 유치원 재롱잔치 다녀오고는 고민이 배가 되었다. 애들 공부 좀 시킨다는 엄마들은 이미 4세때부터 방문 영어 학습을 시키고, 영어식 닉네임을 가지고, 영어 나이가 몇살이라는둥, 영어 단어를 몇개나 읊는다는둥 자랑이 늘어졌다. 이것저것 맛을 본 아이가 가장 잘 적응하더라는 신기한 땡땡(?) 선생님 전화번호를 어렵사리 받아두고는 전화를 해? 말어? 하는 중이다. 생각없이 남편한테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애 잡는다고 부부싸움 나게 생겼다. 

 당장 내년에 학교 가야하는데 어쩌라고요? 우리 애 아직 ABC도 모르거든요. 그러자 대뜸 한다는 소리가 나보고 가르치란다. ^ ^;; 예전에 영어학원 다녔던 이야기를 꺼내면서... 그렇다. 결혼전에 직장생활하면서 자기개발 한번 해보겠다고 1년 반정도 영어회화를 공부했던 때가 있었다. 2002월드컵을 맞이하는 차원에서 파란 눈의 사람을 거리에서 만났을 때, 두려워 하지 않고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해 줄수 있는 정도만 되어도 좋겠다고 생각하며 시작했었다. 외국인 강사와 손짓 발짓으로 의사 소통을 하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월드컵 후, 지하철에서 영어 강사를 만났다. 아직도 한국에 있구나. 지금은 무얼하고 지내나 하는등 반가운 마음에 몸이 그쪽으로 기우는데 순간 멈칫하고 말았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단어도 생각 안나고 괜시리 말을 꺼냈다가 사람을 많은데서 창피스러울까봐 얼굴을 가리고 뒤돌아섰다. 외국어라는 것이... 해도해도 끝이없고, 열심히 하다가도 쉬어가는 순간 공든 탑이 무너지는 잔인한 언어가 아니던가. 그로부터 영어랑은 담을 쌓았다. 완전 자신감 상실에 의욕상실에 별다른 계기나 동기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내가 어떻게 아이를 가르치겠냐고요. 어린이를 가르치기위해서는 어린이용 문법책을 읽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솔리의 카툰 그래머' 읽어보니 재미있다. 깔끔한 표지도 맘에 들고 색채가 없어서 사무실에서 펼쳐놓고 읽기도 좋았다. 초등학생을 위한 문법책이라고는 하지만 어느 정도 영어에 대한 수준을 갖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솔리가 자신을 정체성을 찾아가는 스토리가 흥미롭고 판타지스러운 장면에 열광하면서 보았다. 카툰이라는 특성상 대문자식 표기가 낯설기도 했지만 tip이나 단어정리는 여러모로 도움이 될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락의 끝부분에 내용을 정리해 놓은 에피소드 부분이 읽기에는 편하다. 영어교육을 위한 갈피를 잡았다기보다는 스스로 흡족할 만큼 즐거운 시간이었고, 재미있는 '영어동화'를 읽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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