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전거
심봉희 옮김, 예안더 그림 / 예림당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주인공 '나'는 세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는 할아버지의 요술램프에 소원을 빌었어요. 첫번째는 새 자전거를 갖는 것, 두번째는 빨리 갖는 것, 세번째는 나중을 위해서 아껴두기로 했지요. 지금 타고 있는 자전거는 어른들이 타는 짐자전거에요. 친구들처럼 빨리 달릴수도 없는데다 자물쇠를 잠글 필요가 없는 자전거랍니다. 하지만 소원을 빈지 한참이 지났는데도 새 자전거는 생기지 않았어요. 오히려 램프의 비밀을 아는 친구한테 새 자전거가 생겼네요. 어쩌면 지난번 집에 놀러왔을 때 몰래 소원을 빌었나봐요. 

"엄마는 어렸을 때, 신발이 없는 게 무척 창피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다리조차 없는 거지를 보고,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게 되셨다고 한다. p.45 " 엄마는 시험에서 10등안에 들면 새 자전거를 사주겠다고 약속하셨고, 열심히 공부해서 마침내 100점을 받았어요. 하지만 엄마가 늘 한밤중까지 일을 하느라 힘든 것을 잘 아는 주인공은 새로운 소원을 빌기로 결심합니다. 이로써 두 가지 소원을 모두 이루었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론을 얻었어요. 마지막 소원은 무엇이었냐구요? 빨리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데요. 하지만 너무 빨리 늙지는 말고... ^^

초등학교 때, 새학기가 바뀌어 교과서를 받으면 달력으로 정성스레 표지를 쌌던 기억이 나네요. 쓰고 남은 공책의 뒷면을 따로 찢어 공책이나 연습장을 만들고 몽당연필의 꽁무니를 깍아 볼펜 대롱에 끼워 썼지요. 언니의 작아진 체육복말고 새체육복을 사달라고 떼썼던 기억, 친구집에서 보았던 기차모양 자동연필깍기와 마로니에인형이 너무나도 부러웠던 기억이 나요. 여섯살인 내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면 눈이 휘둥그레져요. 부모님세대가 보릿고개를 겪으면서 칡뿌리를 캐 먹고, 소나무 껍질을 벗겨 그것 조차도 죽을 쒀 먹었다던 이야기를 들으면서 놀랬던 저의 어린시절 모습을 지금 내 아이를 통해 보게 되네요. 

책을 읽으면서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따스함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꼈어요. 7,80년대 우리의 모습같은 낯익은 풍경과 서정적인 그림이 느낌을 잘 전달해주고 있어요. 여섯살인 아이는 엄마가 느낀 만큼의 뭉클함을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몸이 불편한 친구의 이야기, 엄마나 아빠가 없는 친구의 이야기,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친구의 이야기처럼 우리 주변에 다양한 모습의 가정이 있다는 것과 그들의 삶 또한 소중하고 아름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답니다.  

풍요롭지 못했던 과거를 이야기하는 것은 그 시절 왜 그럴수밖에 없었는지 가난이 어디서 비롯되었던 것인지를 잊지 말아야하기 때문이에요. 분열, 내전, 외세의 침략등 결국은 우리 스스로가 힘이 없었기 때문이거든요. 또한, 우리의 주변에, 이웃 나라에 여전히 가난과 기아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도 생각해보아야 해요. 책 속의 주인공처럼 말이에요. 자전거를 가지고 싶다는 꿈이 있었던 아이, 하지만 형편이 어려워 가질 수 없었죠. 실망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엄마를 이해하며 긍정적인 사고로 자신의 꿈을 이루어 나가요. 꿈을 이루고자하는 의지만 있다면 자신이 처한 환경은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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