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경제사전 - 경제신문과 함께 읽는
김은경 지음 / 황금나침반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식민지 시대는 제국주의를 앞세운 나라들이 다른 나라를 무력으로 점령하여 영토를 확장하고, 식민지의 인력과 물자등 모든 경제권을 장악하였지만 앞으로는 실제로 전쟁이 일어나기 보다 '경제전쟁' 시대가 다가온다. 예를들어 미국이라는 나라가 넓은 땅과 기계화된 시설로 쌀농사를 지어 저렴한 가격으로  수출하기 시작하면 쌀농사가 주인 우리나라 같은 나라는 쌀 농사를 포기하고 미국에서 수입한 쌀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된다. 이때, 미국은 쌀값을 엄청 높이게 되고 이미 농업 기반이 무너진 우리는 다시 농업에 투자할 엄두도 못내는 것이다. 다른 분야도 이와같이 된다면 점차 경제적으로 미국의 속국이 되고 말 것이다."

이 이야기는 20여전, 초등학교 때 담임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뒤이은 선생님의 당부 말씀을 들으면서 말뜻을 모두 이해하진 못했지만 어린 마음에도 '아~ 나라의 새싹인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일제강점기처럼 나라의 미래가 위태롭겠구나' 하는 절박한 심정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만 해도 기업에 사람이 귀했던 시절이고 경제 상황이나 구조,발전 속도등이 어찌보면 지금의 중국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다. 더이상 싼 임금, 저가 상품에 치중해서는 안된다고, 기술개발과 브렌드가 국가 경제의 힘이라고 말씀하시던 선생님이셨는데 지금 생각하니 대한민국의 경제를 꿰뚫고 계셨던 예리한 통찰력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안타까운 것은 선생님의 수 많은 제자들이 현재 경제를 이끌어가는 30,40대로 성장하였음에도 그분이 걱정하셨던 최악의 경제상황을 막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저 경제 이야기가 화두로 떠올를때마다 "진짜 신기하거덩~ 옛날에 말야 우리 샘이 했던말대로 다 되어버렸닷!!" 이 말이나 하고 있으니 문득 내 자신이 부끄러워 진다. 생각해보니 그 시절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가정의 경제 상황을 제대로 이야기해 주지 않았고, 아무 걱정하지 말고 공부만 하라고 당부했다. 사회적으로도 어린 아이나 청소년들이 '돈'이야기를 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했던 분위기였다.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다. '경제 캠프'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때만해도 상위 몇퍼센트에 해당되는 부자들의 자녀교육법 인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몇년사이 점차 확대되어 경제 부분에 관심이 많은 자녀와 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어린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경제관련 서적이 줄지어 출간되는 것만 보아도 '경제'가 교육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청소년 경제사전>, 이 책도 그러한 분위기의 연장 선상에서 발행된 책이 아닐까 싶다. 제목 그대로 경제에 관한 각종 용어들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는데 중간중간에 해당 용어가 나오는 경제 신문을 스크랩하여 표기해 준 부분과 어렵거나 중요한 용어는 강조하여 표시해 주었다. 

 본문 내용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경제'라는 용어 자체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경제'를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제=돈벌이'가 아니다. 경제를 뜻하는 영어 단어 'economy'는 '절약' 또는 '집안 살림을 관리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중략) 따라서 서양에서는 각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아껴 쓰면서 집안 살림을 잘 꾸려가는 것을 의미하고, 동양에서는 통치자가 국민들을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잘 다스리는 것을 의미한다. p.20" 우리가 경제를 바로 알아야 하는 이유는 자원은 희소한데 인간의 욕망은 무한하며 누구나 욕구한 바를 최대한으로 만족시키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사고는 합리적인 선택을 하도록 도와주고 경제가 좋다는 의미는 결국 다수가 만족하는 상황을 말하는 것이리라. 

종합주가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섰다는 기쁨도 잠시 뿐 곤두박칠 치는 주가를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수 없었다. 우리 증시가 미국 시장에 너무 예민하다는 것, 그럼에도 외국인들은 거의 손해보는 경우가 없으며 그들에 의해 철저히 농락당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기 때문이다. IMF 이후 본격화된 금융 자유화및 외국 자금이 지금의 우리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한미 FTA에 관하여도 무엇이 옳은 선택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 경제를 바로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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