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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 행복한 돈 이야기
제윤경 지음 / Tb(티비)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제테크로 분류된 책에는 쉽사리 손을 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우선은 경제용어 자체가 좀 어렵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함께 과연 얼마나 실용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인데 과연 제테크 관련책을 읽는다고 해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생각이 앞섰다. 그런 염려스러움을 단번에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어준 계기가 된 책이 바로 <아버지의 가계부>이다. 제테크책 답지 않은 새로운 기법, 우화적인 형태로 마치 거울을 들여다 보는 것처럼 우리 시대 평범한 서민들의 네가지 유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그 책이 나의 첫번째 제테크책이 되었던 것이다.
책에도 인연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믿는다. 불과 두어달전에 <아버지의 가계부>를 읽었고, 두번째 재테크책으로 내 손에 쥐어진 책이 바로 같은 저자의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이다. 첫장에서부터 돈 이야기, 제대로 한번 해보자며 벼르고 별렸던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듯 돈이야기를 꺼낸다. 나는 돈맹인가 아닌가를 점검하는 부분에서 대박형 돈맹, 귀찮이형 돈맹, 초연형,낙관형,자포자기형 돈맹등 여러 부류로 나누고 각 사례별로 문제점과 극복방법을 제시하였다.
우리 부부는 결혼 8년차로 최근들어 제테크에 관심이 많아진 '귀찮이형 돈맹'이다. 지금까지는 돈이 모일새가 없어서 초연형에 낙관형으로 일관하다가 경제적으로 약간의 여유가 생기고, 부부의 노후와 아이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자산관리에 대한 고민이 많아진 것이다.
"터놓고 이야기 함 해보자. 은행원들은 도대체 어떻게 재테크 하는거유? 언니는 월급을 어떻게 관리해?" 17년차 은행원인 언니한테 요즘 어디다 돈을 묶어 놓으면 좋을지 물을때마다 그저 돌아오는 대답이라고는 "니가 알아서 해라. 나도 머리아프다." 라는 말뿐이다.
근무하는 사무실의 아래층이 증권, 그 아래층이 은행이다보니 업무적으로 은행 내려갈때마다 친한 행원들한테도 같은 질문을 자주 한다. 역시 대답도 비슷하다. 은행원들이라고해서 모두가 제테크의 달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펀드를 판매할때는 국내펀드,해외펀드 해서 상품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매달 본사에서 수익률등을 기준으로 판매를 권장하는 펀드가 내려온다고 한다. 상품을 팔때 그 자료를 기준으로 하고, 본인들도 참고해서 투자한다고 한다. 몇개의 펀드에 가입해 놓으면 일부는 수익이 나고, 일부는 손해를 보기도 한다며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약간은 의외인듯도 하지만 그럴수도 있겠구나 싶다. 사실 은행보다 증권은 더 심각하다. 바로 아래층이다보니 증권회사 직원이 고객의 자산과 본인의 돈까지 함께 투자해서 실패하고 회사를 그만두는 것을 심심찮게 목격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은행이나 증권직원들조차 항상 성공할 수만은 없는 재테크이니 그저 포기하고 말아야 하나? 저자는 은행이나 은행직원대한 사고를 전환할 것과 똑소리 나는 금융소비를 하라고 충고한다. 우선 은행에서 당당해질 것과 깐깐한 금융소비자가 되라고 말이다. 펀드 하나를 가입하더라도 은행 직원이 연필로 동그라미 쳐준 곳에 아무생각없이 사인만 하고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버벅거리기 보다 펀드 가입할 때 물어볼 사항들을 철저히 준비하고, 궁금한 것은 확실하게 알아들을 때까지 물어보아야 한다.
<아버지의 가계부>에 이어 <불행한 제테크 행복한 가계부>에서도 일관되게 말하고 있는 것은 '새는 돈을 막는 것'과 '건전한 자산운용'에 대한 것이다. 어찌보면 대박을 꿈을 가진 이가 부동산이나 증권투자의 노하우같은 것을 기대하고 이 책을 펼쳤다면 실망감을 감추지 못할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심리적 금전적 여유없이 바쁘게 살아오다가 비로소 제테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들에게는 이 책이 필독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자가 부러움의 대상은 될지언정 존경받지는 못하는 사회가 대한민국이다. 학창시절부터 누군가를 짓밟지 않으면 올라설 수 없다는 교육을 받고, 부를 누리는 사람들을 대할때면 뒤돌아서서 속된 말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등을 쳤을까 욕하는 것이 현실아니던가?
서평을 마무리하면서 책을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보았 다. <불행한 재테크 행복한 가계부> 이 책은 독자를 '갑부'로 만들어 주는 책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과 심리적인 당당함을 갖춘 참된 부자가 되기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 해답은 확실히 들어있다.
덧붙임 : 단계적으로 경제 공부를 하고 있는 느낌이 든다.
제윤경님의 책 두 권 모두 쉽고 현실적이고, 실용적인면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다음엔 어떤 책일까 무척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