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찾아 떠난 소년
마티외 리카르 지음, 권명희 옮김 / 샘터사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무지개는 화려하고 현란한 색채로 우리 앞에 있지만, 저 무지개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 무지개는 공간 속에서 빛나고 있으나, 실은 공간과 다르지 않다. 또한 무지개는 그 자체로 존재하고 있는 듯하지만, 그 뒤에선 태양이 빛을 멈추고 있을 뿐, 어느 순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져 버린다. 실제로 무지개란 수많은 원인과 조건들이 일시적으로 결합하여 만들어진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이 세상도 무지개와 같이 여러 양상으로 드러난 무수한 관계의 그물망에 지나지 않는다. p.115

동화스런 표지와 얄팍한 두깨에 혹하여 만만하게 여겼는데 책장을 넘길수록 무척 당황하였다. 책의 분류는 분명 '프랑스 소설','어른을 위한 동화(우화)'이지만 엄밀히 말해서 '묵상집'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철학적이고 심오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주요 줄거리는 부탄 왕국, 히말라야 산기슭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데첸 도르제라는 소년이 삼촌인 잠양과 함께 눈의 왕국을 찾아가는 과정과 스승 독덴 린포체를 만나 영적인 깨달음을 얻기까지를 그린 것으로 잔잔하고 정적인 서술로 되어있다. 내용에 흥미를 더하기위해 독특한 기법을 사용하였다든지 반전이나 기발함은 없지만 중간 중간의 삽화가 내용과 잘 어우러져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우리 안에서 꽃피울 수 있는 무한한 영적 가능성이 존재함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수많은 그물망처럼 얽힌 인간관계속에서 우리의 말과 행동, 생각이 필연적으로 다른 이의 삶에 깊은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다는 것과 삶의 본질 즉, '어떻게 살아야 할까', '진정한 행복은 어디에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되묻게 한다.

"행복한 생각을 떠올려 봐~" 이것이 나의 좌우명이다. 행복은 늘 팔을 뻗으면 닿을 위치에 있다고 생각한다. 기분이 우울하거나 마음이 심란할 때면 행복해 지기 위해서 팔을 뻗어 허우적 거리곤 한다.행복과 불행은 백지 한장 차이보다 더 얇으며 손바닥을 뒤집는 것만큼 쉬운 일이다. 득도한 사람처럼 이런말을 서슴없이 하는 나도 젊은 한때는 성격이 까칠했었다. ^^;; 외모에도 그런 느낌이 풍겨서인지 좋은 말로 '이지적?' 으로 보인다고 말해주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나이가 드니 성격도 외모도 자연스레 둥글둥글해 지는 것 같다.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책에서 말하는 진리는 기본적으로 불교의 가르침을 말한다. 그러나 불교 신자가 아닌 독자가 읽어도 나 또한 그러하였듯이 크게 무리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파란눈의 승려 마티외 리카르가 시종일관 '나'의 존재만이 아닌 '너'의 존재를 함께 기억할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최고의 미덕이란, 바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것입니다. 또한 최고의 품성은 바로 타인을 위한 사랑이지요. 따라서 바르거나 그릇된 행위들은 모두 필연적으로 분별력에서 비롯됩니다. 매 순간 이런 의문을 마음에 지니도록 하세요. '죽는 순간 아무런 후회도 없으려면 나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 것인가?' 라고요. " p.132

<행복을 찾아 떠난 소년> 데첸은 오랜 명상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고, 그 깨달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기위해 방랑 시인이 되었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며칠이건 몇달이건 명상에 전념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봉사하고, 다시 명상에 빠져들면서 생각과 행동으로부터의 자유로움을 누렸다. 그의 기도는 항상 같았다. "이 생과 마찬가지로 다음 생에서도 깨달음의 길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생명 있는 존재들의 행복을 위하여 나의 가장 미천한 부분까지 바칠 수 있기를... "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분명 차이가 있다. 국내에서, 세계적으로 구호활동을 하고 계시는 분들, 사회단체나 혹은 작은 봉사활동이라도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사시는 분들께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구호활동을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큰 힘이고, 삶의 보람이라는 분들, 봉사 받는 이들로부터 오히려 위로를 얻는다는 분들이야말로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으샤~ 으샤~ 힘내세요. 사랑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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