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 노트 하서 노트 시리즈
공원주 지음 / 하서출판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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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올해 초까지 나는 프놈펜에서 지냈다. 프놈펜은 캄보디아의 수도로, 지리적 위치와 프랑스 식민지였던 역사 때문에 요리에 다국적 성향이 가득하다. 이 곳에서 나는 인도 카레 뿐 아니라 타이의 레드, 그린 카레도 처음으로 맛보았고 부드러운 코코넛 밀크가 들어가 입에 착 감기는 느낌의 두 가지 카레에 반해버렸다.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 맛을 잊지 못할 만큼 말이다.

그러다가 <카레 노트> 속에서 두 가지 카레를 발견하고 어찌나 기쁘던지. 그 곳에서 먹은 카레와 약간, 아주 약간 들어가는 야채의 종류가 다르긴 하지만 직접 만들어 먹을 수 있다니 반갑기만 하다.


‘레시피 노트’ 시리즈는 유용하다.

한가지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옷도 한가지 아이템으로 다양하게 활용하여 다른 모습을 보여주면 유용한 정보가 되듯 요리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전에 보았던 <두부 노트>도, <도시락 노트>도 보면서 입 안에 침이 고이게 만드는 맛깔나고 깔끔한 사진에 끌리고, 다양한 조리법에 놀랐는데 이번 <카레 노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각각의 요리에 맞춰 선택된 접시나 배경으로 쓰인 테이블보마저도 잘 어울린다.

 


<카레 노트>는 1. 영양 만점 카레, 2. 퓨전 카레, 3. 전통 카레, 4. (카레를 이용한) 맛있는 간식, 5. (카레와 어울리는) 사이드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인도 카레 전문점에 가서 솔직히 어떤 카레를 먹어야 할지 고민한 적이 있는데, 어떻게 구별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메뉴 이름을 자세히 풀어 적어주었기 때문이다. 카레를 다양하게 변화시킨 요리도 먹음직스럽다.

무엇을 한번 따라 만들어 볼까... 고민하고 있다. 벌써 며칠째인지...

이 책을 읽게 만들었던 그린 카레나 레드 카레를 만들까... 아니면 정통 인도식으로 만들어 볼까... 아니면 간단하고 쉬우면서 영양 만점인 카레를 한번 만들어볼까.

행복한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원래 카레란 자기가 좋아하는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 것, 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우선은 레서피대로 만들어보고 활용할 수 있으면 자신에게 맞게 변형시켜도 좋은 요리가 아닐까 싶다. 다양한 카레 요리법이 담긴 <카레 노트>는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드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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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한 달 살기
김상아 지음 / TERRA(테라출판사)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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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순간부터 점찍듯 돌아다니는 여행보다 한 곳에 머물며 느긋하게 지내는 여행이 좋아졌다. 그래서일까? 2박 3일이나 3박 4일 같은 짧은 여행이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된 것이.

사실 한달도 짧다고 느껴지지만, 보통 사람들에게 한달 간의 여행은, 정말 한숨 나오도록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베니스 한달 살기>는 여행 기간 뿐 아니라, 그 장소가 ‘베니스’라는 데서 더 큰 부러움이 느껴지는 책이다. 베니스라, 곤돌라가 교통 수단인 물의 도시가 아니더냐!

로맨틱하게만 느껴지는 곳, 베니스에서의 한달 동안 살고 돌아온 기록이 바로 이 책이다.

귀여운 일러스트도, 아름다운 베니스의 풍광도 참 예쁜 책이다.

아, 정말 멋진 곳이다, 베니스!


  한달 동안 베니스에서 지내면서 정말 바쁘게 돌아다녔겠구나, 싶은 마음이 든다. 박물관이며, 공방, 베니스 관광 명소, 그리고 추천 받은 곳, 레스토랑 등등 베니스의 곳곳이 차분하게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시장이나 생활의 장소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일상도 담겨 있어, 한달이 아니라 몇 달 지내다 온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살짝 해본다. 세상에는 왜이리 멋진 곳이 많은가, 살짝 한탄이 흘러나온다. 가고 싶어졌다, 베니스.


  짧은 일정으로 베니스를 방문할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만한 책이다. 먼저 이 책을 읽은 친구는 베니스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책을 보며 그 때의 기억이 새록 새록 떠올라 즐거웠다고 했다. 가보지 못한 나는 그저 부럽다만 연발하며 언젠간 꼭! 이라며 기약 없는 다짐을 하고, 또 하고 있다. ^^

  아쉬운 점도 있다. 정보를 전하느라 급급하여 뭐랄까, 여행 에세이다운 깊은 맛이 없는 것이다. 깊이 삭은 느낌보다는 인스턴트 맛이라고나 할까. 뭐 여행책도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니, 누군가에게는 이정도가 딱일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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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기 쉬운 핸드메이드 아기 옷 - 갓난아기부터 3세까지 엄마가 만들어 건강하게 입히기 행복한 손놀이
일본보그사 엮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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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 원단 시장 5층에 가면 입이 딱 벌어지는 놀라운 세계가 펼쳐져 있다.

직접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여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재료를 구하러 오는 곳이기 때문이다. 손으로 만드는 것에는 다양한 것이 있다. 인형이며 악세서리, 옷.. 그리고 솔직히 어디에 쓰이는지 도통 알 수 없는 재료들도 있다. 나중에 만들어진 물품을 보고서야 아, 이렇게 활용되는거구나 깨닫게 되는 그런 것.

  그 속에 아기 옷을 만드는 원단도 있었다. 손으로 배냇저고리를 만들고, 아이 턱받이도 만드는 그 정도만 생각하고 있는데, 의외로 만들 수 있는 아기 옷이 다양하다. <만들기 쉬운 핸드메이드 아기 옷>은 그보다 더 큰 놀라움을 주는 책이다. 어머, 어쩜.

 

 

 

 

책을 받아든 순간부터 우와, 하는 감탄이 터져 나오게 하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책이다. 아기라는 존재 자체가 주는 놀라움도 상당한데, 그 아가들을 위해 직접 만들어 줄 수 있는 게 이토록 많다니, 그것 역시 놀랍다. 갓 태어난 아이를 위한 옷이며 소품 뿐 아니라 3세 아이를 위한 스커트며 바지, 티셔츠, 가디건 등 다양한 옷은 활용도도 높고, 디자인도 훌륭하다. 기본적인 바느질 정보에는 아이를 위해 어떤 원단을 선택해야 하는지, 바느질, 단추 다는 법까지 세세하게 설명이 되어 있다. 하나의 도안을 가지고 어떻게 다르게 활용할 수 있는지 소개도 되어 있다. 3세가 아니라 좀 더 큰 아이의 옷도 활용해 만들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패턴을 응용하면 다른 옷도 충분히 만들어보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렇게 다용도로 활용되는 책이 참 좋다.

 

 

 

 

 

 

 

가장 기본적인 바느질법, 원단 무늬 맞추는 법, 재봉틀 사용법, 연령별 입히면 좋을 옷을 추천해 주기도 하는 등의 정보도 함께 담겨 있다. 실물본도 담겨 있어 다른 종이에 옮겨 사용하기만 하면 된다. 아이를 가졌을 때 가장 만들고 싶어하는 배냇 저고리 본이 있고,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다양한, 세련된 디자인의 옷이 많은 것도 마음에 드는 점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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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시간은 갈수록 내 편이다 - 진짜 내 삶을 찾아가는 일곱 여자 분투기
하이힐과 고무장갑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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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노처녀라고 뭐든지 처절해야 하는 거야? (p46)


책 속의 문장이 나에게 묻고 있었다.

부르르 몸을 떨며 공감하고만다.  내말이! 안그런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왜 싸잡아 뭐라그래! 엉?


아! 꽃도 한번 제대로 못 펴보고 이대로 시들어가는구나. 멋부리기야 그렇다 쳐도 마흔이 되니 당최 재미있는 것도, 맛있는 것도, 해보고 싶은 것도 없다. (p72)


그래, 맞아! 나도 그래요.. 어쩜 나만 그런 줄 알았어요. 아, 왠지 처절한게 맞는 것도 같다.

근데 나, 지금 책읽는 거야, 수다떨고있는거야?  스스로도 심히 고민될정도로 나는 책 속 그녀들의 이야기에 빠져들어 있었다.

내 이야기인데?

역시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구나!


어느덧 나도 마흔이 되어간다. 나이를 먹는것이 두려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더이상 이렇게 살수만은 없다는 조바심도 생긴다.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내가 선택하지 않았던 것에대한 후회의 감정으로, 혹시?라는 가정을 하며 이미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며 그리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내가 마흔이 아니라 8-90세의 노인이 된 것같아 진저리 치게 된다.  이건 나만의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쓴 사람들만의 문제도 아닌, 사회전반을 휘감고 있는 화두가 아닐까 싶다. 같이 고민하고 이해해주어야 할 시기란 생각을 해본다. 누구에게나 마흔은 찾아올 것이고 이 시기를 잘넘기지 못하면 삶의 이유를 잃고 떠다니는 유령이 될지 모르니 말이다. 그래서인지 마흔의 나이를 위로하는 책이 많이 나온다. 아니, 이제 내 나이때문에 눈에 더 많이 들어오는걸까.


<마흔, 시간은 갈수록 내편이다>는 자기 계발서처럼 실천의 중요성을 말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여자들의 넋두리나 편하게 모여서 수다떠는 기분이었다가 자신들의 나머지 인생 모두를 걸고 하고싶은 일을 찾아낸 방법과 그 이야기를 통해 책을 읽는 사람에게도 할 수 있다 격려하며 차례를 넘긴다. 당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당신의 나이가 마흔이라면 더욱 더 생각해보길 권한다. 예전에는 여자 나이 마흔에는 누군가의 아내, 엄마 역할 외에는 없다 여겼다. 멈춰서 뒤돌아볼틈도 없었다. 그저 앞으로 전진, 전진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세상이 바뀌었다. 하나 둘 전진만을 위한 삶에서 빈틈을 발견했다. 빈틈으로 허전함을 느꼈다.


살아가면서 만나는 다양한 선택의 갈림길에서 나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선택을 하려면 나만의 분명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 ......  인생의 선택 기로에서 기준점이 되어줄 '나만의 가치 사전'이 내 손으로 새롭게 쓰여져야 한다. (p248)

세상을 위해 진정 쓸모있는 사람은 저 혼자만 잘난 사람이 아니라 다함께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초점을 구축하고 협력을 이끌어 내는 사람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p251)


이러한 때에 내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했는데 역시, 내가 생각하고있는게 맞구나, 확신을 얻은 기분도 든다.

나 역시 내 안의 '중심' 이라는 것이 꼭 필요함에 공감한다. 그 중심이라는 것을 세우기 위해 나도 노력해야겠다고  매일 매일 다짐하고 있다. 지금 뿐 아니라 인생의 긴 시간 속에 또 다시 흔들리며 방황하는 시간을 갖고 싶기 않기 때문이다. 아니, 그런 시간이 또 다시 찾아온다해도 유연히 구부러져서 넘어갈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롤로 메이란 사람이 <창조하는 용기>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당신만이 지닌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표현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곧 당신 자신을 배신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당신이 속한 공동체에 기여하지 않음으로써 그곳에 속한 모든 이들을 배신하는 것이다. " (p92)


마흔, 어떻게 보내느냐, 어떤 계획을 세워 살아가느냐, 어떤 중심을 세우느냐에 따라 인생의 나머지 반이 결정된다.

나처럼 흔들리고 있다면, 이 책 <마흔, 시간은 갈수록 내편이다>를 권해주고 싶다. 새로운 인생을 찾아 노력하고, 자신의 삶을 통해 해결 방안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그녀들에게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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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의 작업실 - 내 꿈의 공작소
김지해 지음 / 청출판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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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놈펜에서 지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인터넷으로 서점 사이트에 접속을 하면 넘쳐나는 새 책 소식에 넋을 잃고 쳐다보기만 해야 하니, 어찌나 안타깝던지... 그 와중에 내 눈에 들어온 책이 하나 있었으니 그 책이 바로 <그녀들의 작업실>이었다. 이 책은 결국 넋을 잃고 쳐다만 보질 않고 주문까지 했다. 한국에 돌아가면 제일 먼저 읽으리라 다짐을 하며 말이다.


<그녀들의 작업실>

누구나 자신만의 작업실이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지 않을까? 나의 경우는 ‘서재’ ‘나의 공간’ 이라 부르며 꿈꿔왔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작업실>이란 단어가 친근해지면서 익숙해졌다. 다른 사람의 작업실을 훔쳐 볼 기회가 많지 않은데, 책으로 다른 사람은 어떻게 자신만의 공간을 꾸미고 가꿔나가는지 볼 수 있어 좋았다.

‘좋았다’라고만 표현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허벅지를 찔러가며, ‘부러우면 지는거다’를 이를 앙다물고 되뇌이며 그녀들의 작업실을 보았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다. ^^


책에 소개된 18명의 그녀들은 멋지다. 어쩜 그렇게들 자신의 작업실을 개성 넘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고 있는지 감탄하게 된다. 완성된 자신만의 공간을 마련하기까지 고생도 많았을 것이며 실패가 바탕이 되기도 했을 것이다. 노력으로 마련한 작업실은 다른 사람에게 어쩌면 롤모델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인터뷰를 통한 그녀들의 이야기 역시 그렇다. 누군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듣는 재미는 쏠쏠하다. 이런 인터뷰 책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다들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힘들지만 열심히 살아가고 있구나, 하는 공감이다.


그녀들이 멋있어보이도록 만든 데에는 책의 저자인 코티지님의 사진과 글이 한 몫 한다. 도대체 이렇게 환하고 깔끔한 사진은 어떻게 찍는 것일까? 같은 네모 안인데도 누구는 이렇게 화사한 사진을 만들어낸다. 어쩜 이래. ^^

사진으로 내 맘까지 환해지는 기분이다.


나 역시 지금, 이 순간 꿈을 향해 불안하지만 한걸음 내딛은 상태이기 때문에, 그녀들의 삶에서 발견한 희망으로 위안을 받는다. 지금은 힘들지 몰라도 언젠가는 내 꿈을 향해서 달려가기만 한다면 저 멀리 성공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생긴다. 너무 막연한가?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들이 말하고 있지 않은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며,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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