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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에게 말을 걸다 - 흰벌의 들꽃탐행기
백승훈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4월
평점 :
봄이다. 개나리와 벚꽃, 목련으로 시작된 꽃이 지금은 철쭉, 라일락, 진달래로 이어지고 있다. 큰 꽃 외에도 작은 야생초들도 지천에 피어있다. 초록과 꽃 색으로 풍광은 더없이 아름답기만 하다. 하얀색, 보라색, 분홍색, 붉은색.. 색색으로 피어나는 꽃으로 행복해진다. 마음까지 색색으로 물들어버리는 듯 하다.
작년에 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다양한 꽃을 만났다. 하지만 이름을 아는 것이라곤 나팔꽃이나 코스모스 같은 널리 알려진 것 뿐이었다. 아주 작아서 몸을 수그려야, 고개를 쭉 내밀어야 겨우 모양이 눈에 들어오는 다양한 야생화들의 이름을 알지 못해 참 안타까웠다.
안녕? 코스모스.
안녕? 나팔꽃...
안녕? 꽃아, 예쁜 꽃아, 노란 꽃... 이렇게 밖에 불러줄수 없어 미안하기도 했다.
서울로 돌아오면 꼭 들꽃에 관한 책을 사야지 싶었는데, <꽃에게 말을 걸다>는 꽃 이름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꽃과 관련된 재밌는 글도 함께 담겨 있어 금상첨화인 책이다.
보고 싶고 알고 싶은 꽃들이 많아서였을까? 책을 꼼꼼히 읽게 된다. 길에서, 혹은 동네에서 보았던 예쁜 꽃의 모습을 책에서 보면 그렇게 반가울수 없었다.

< 제주도에서 만난 유홍초와 5월 흐드러지게 핀 라일락>

< 빨간 명자꽃과 덕수궁의 철쭉>
아, 네가 유홍초구나. 명자꽃? 사람 이름같네... 명자씨라고 불러야겠군.. 봄까치꽃이라고? 제비꽃이랑 비슷하게 생겼네...
다양한 우리의 야생화의 사진만 보고 있어도 그렇게 좋기만 했다.
아름다운 꽃 사진과 함께 있는 시도 좋았다. 꽃과 관련된 시가 이렇게 많았나 싶기도 하다.
수국 - 이문재, 봄까치꽃 - 이해인, 패랭이꽃 - 류시화, 머리에 석남꽃 꽂고 - 서정주, 수선화에게 - 정호승... 이렇게 작고 아름다운 우리 꽃을 보고 시가 절로 흘러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시 뿐 아니라 꽃과 관련된 이야기도 흥미롭다.
<꽃에게 말을 걸다> 책은 지금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게 만든다. 나도 모르는 사이 찬란하게 피어버린 꽃들에게 이름을 물어보게 한다. 내가 꽃의 이름을 불러주면 꽃이 나에게로 다가와 하나의 의미가 되었으면 좋겠다. 보는 것만으로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아름다워지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