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의 미술관 1
랄프 이자우 지음, 안상임 옮김 / 비룡소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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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가 발굴해낸 작가라는 홍보문구가 눈에 와닿았다. 어릴때 그의 작품을 참 좋아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기억 덕에 그가 선택한 랄프 이자우라는 작가도 분명 좋은 작품을 썼을거라는 대책없는 믿음이 생겼다.

랄프 이자우의 작품 <거짓의 미술관> 표지를 보고 있으면 웃음이 난다. 유명한 모나리자 그림에 난데 없는 콧수염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었다. 모나리자가 ‘그녀’ 가 아니라 ‘ 그’ 였어? 이런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일까? 소설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9월 9일 일요일 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박물관을 지키는 경비원 도나시앙은 배탈로 온 몸이 꼬이기 직전이다. 하지만 경비 엄무를 허투룰 할 수도 없다. 카리아티드의 방의 문이 열려 있는 것을 본 순간 낮 근무자의 실수일거라 생각했는데, 그 안으로 들어선 순간 도나시앙은 의외의 침입자와 맞닥드리게 된다. 그리고 펑! 그것을 시작으로 일주일 간격으로 유럽의 미술관의 그림들이 도난되기 시작한다.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그림의 보험사인 아트케어의 탐정 다윈 쇼우, 용의자로 지목되었다가 혐의가 풀린 알렉스, 진중한 롱펠로우경감이 나선다.

<거짓의 미술관>을 통해 유럽의 미술관, 다양한 그림과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누릴수 있다. 르네 마그리트의 <경솔한 수면자>를 중심으로 그림 속 등장하는 물건을 담고 있는 다른 그림을 훔쳐내는 ‘두뇌’와 다윈과 알렉스 파트너의 대결이 볼만하다. 그림을 훔침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는 ‘두뇌’와 그에 맞서는 알렉스의 이론 대결도 흥미롭다.

프랑스 사람들만 어떤 이론을 내세우고 그것에 반박하는 사람들과의 논쟁을 즐기는 줄 알았는데, 독일 작가 역시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보니 서양 사람들은 이론에 정통하고 논쟁을 즐기는 습성이 있나보다 싶다. 아니 어쩌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벌어지는 일인데, 나에게만 익숙하지 않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자연주의, 창조주의, 근본주의...쉴새없이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이론들에 헉 숨이 막혀 버렸다.

그리고 여기에 얽히는 알렉스의 성별에 관한 것. 복제양 돌리 이야기가 나올때부터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모든 사건의 시작은 바로 거기에서 시작됐다.

도난 사건은 계속 이어지고, 알렉스와 다윈은 집이 폭발하거나 누군가의 살해 위협에 시달리는 등 힘든 상황이 계속 되고 있다.

이야기는 2권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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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의 노래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8-1 프로파일러 토니 힐 시리즈 1
발 맥더미드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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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러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크리미널 마인드>라는 미국 드라마는 내가 정말 좋아해서 꼬박 꼬박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들은 사건을 분석하고 범인의 입장으로 상상하고 수사관들에게 범인의 유형을 알려주고, 사건을 해결한다.

발 맥더미드의 <인어의 노래>의 주인공 토니 힐은 그런 프로파일러이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을 한다. “ 프로파일러는 범인을 잡지 않습니다. 범인을 잡는 건 경찰이지요.” 라고.

미국과 달리 영국에서 프로파일러의 입지는 그 정도인가보다. 이 책에서는 아직 프로파일러가 경찰들에게 인정 받지 못하고 약간은 배척받기까지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토니 힐은 그런 상황에서 브래드필드에서 벌어지는 연쇄 살인 사건의 조언자 역할을 의뢰받는다. 토니 힐과 함께 범인을 잡을 사람은 캐럴 조던 경위이다. 토니는 캐럴이 정리해 놓은, 그리고 다른 경찰들이 정리해 놓은 사건 파일을 바탕으로 범인의 유형을 추론해 간다.

이 책은 두가지 방향에서 사건을 전개한다. 하나는 범인의 시각으로, 그가 어떻게 고문 기구들의 자료를 얻었는지, 범행을 하게된 이유나 범행시 어떤 기분을 느끼고 있는지를 생생하게 알 수 있다.  사실적으로 묘사되는 고문 기구의 사용 방법을 읽다보면 온 몸에 소름이 돋는 기분이 들었다. 옛날 사람들은 정말 창의적으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효율적으로 고통을 줄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오래된 고문 기구들이 아직까지 사용되거나, 조금더 보충하여 약간 변형되어 사용되는 것들이 많다고 한다. 또 하나의 시선은 범인을 쫓는 수사진과 언론의 입장에서 전개가 된다. 토니 힐과 캐럴 조던 외에 수사국의 케빈, 존, 뽀빠이 톰, 메릭 등과 특종을 목맨 기자 페니는 각자의 방법과 생각으로 살인범을 쫓는다.

약간은 편집증적이고 기형적인 생각으로 가득한 범인의 시선은 충분히 섬뜩하고 으스스한 기괴함을 느끼게 하고, 그를 쫓는 경찰들은 혼란스럽지만 강직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1995년 발간된 소설이기 때문에 그 시절의 ‘첨단’이 지금은 구닥다리가 되어버렸지만 그래도 두꺼운 책이지만 지루하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생생한 캐릭터와 섬뜩한 분위기를 잘 살린 글 때문이 아닐까 싶다. 토니 힐 시리즈의 첫 번째라고 하니 그 뒤로 이어지는 활약들에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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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리다 귀부인 살인 사건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2
리타 라킨 지음, 이경아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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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들이 돌아왔다! 70세 이상 할머니들이 모여 만든 할머니 탐정단!

“ 75세 이하는 절대 믿지 마라! 우리 몸은 우리가 지킨다!”

라는 사훈을 가진 글래디 골드 탐정 사무소에는 글래디 외에 에비, 아이다, 소피, 벨라가 모여 사건을 의뢰받아 해결한다. 첫 번째 사건 <맛있는 살인 사건>에서 생기 넘치고 모두가 살인 사건이란 생각을 하지 못할 때, 사건이라 생각하고 멋지게 나서 해결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들 좌충우돌 시끄럽긴 해도 사랑스럽고 믿음직한 분들이다.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두 번째 편 <플로리다 귀부인 살인사건>에서는 동시에 세 가지 사건 의뢰가 들어왔다. 그 중 한 건은 아무도 연쇄 살인이라 생각하지 못하는 귀부인들의 살인 사건이었는데, 미스 마플의 현신이랄 수 있는 우리 글래디 골드와 네 명의 친구들은 사건이라 직감하고 직접 뛰어들어 해결하기도 했다.

거기에 덧붙여지는 우리의 글래디와 로맨스 그레이 잭의 멋진 로맨스까지!  

 

그들 앞에서는 나이 때문에 힘들다느니, 나이 때문에 할 수 없는 게 많다느니 하는 불평은 할 수 없을 것 같다. 옹기종기 모여 잠복근무를 하고, 용의자 검거를 위해 온 몸을 내던지고, 사건 해결을 위해 미행까지 나서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의 풋풋함과 귀여움, 수다스러움, 오지랖, 특유의 괴팍한 말투까지 어느 한가지 매력적이지 않은 것이 없었다.

이러니 안 반해? 이러니 그녀들의 다른 활약을 지켜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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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 씨, 홀로 죽다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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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레 시리즈>중 두 번째 <갈레씨, 홀로 죽다>를 읽었다. 시리즈 중 최초로 쓰여진 작품은 <수상한 라트비아인>이었지만, 맨처음 출간된 작품은 바로 이 작품이라고 계속 이야기되고 있어 기억하고 있던 작품이었다. 매그레 시리즈를 계속 읽다보니 매력에 자꾸 자꾸 빠져드는 기분이다. 분명 첨단을 걷는 첩보 시대에 살고 있지만 이렇게 예스러운 방식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도 적응하다보니 나름의 매력이 느껴진다. 덩치가 크고 ‘자, 가서 아페리티프나 드십시다’라며 먹는 것을 즐기는 쥘 매그레 반장에게 익숙해져 반가운 기분마저 들었다.

<갈레씨, 홀로 죽다> 는 역시나 다른 작품처럼 누군가의 시체를 발견했다는 전보로 시작된다. 때마침 파리 수사국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스페인 국왕의 방문 때문에 한창 예민한 시기였을 뿐 아니라 국장은 학회 참석차 프라하에 있고, 부국장마저 아이의 병으로 인해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반장들 중 최고참이라는 이유로 모든 업무를 떠맡게 된 매그레는 에밀 갈레가 살해된 현장에 출동한다. 그리고 갈레의 집으로 가 미망인이 되어버린 갈레 부인에게 부군의 죽음을 말하지만, 그녀는 절대 그럴일이 없다며 믿지 않았다. 갈레의 집에서 보았던 풍경, 부인과 아들의 묘한 느낌, 매그레 반장은 이 사건이 뭔가 잘못된 것을 느낀다. 하지만 정확히 어떤 이유로 그런 느낌을 받았는지 알아낼 수 없었다. 고뇌하는 반장.

“ 자, 가서 아페리티프나 드십시다!”

매그레 반장은 뭔가 어긋나는 느낌의 이유를 찾고 사건을 해결한다. 하지만 에밀 갈레의 죽음에 얽힌 그 이야기는 애절하기만 하다. 불쌍한 사람같으니라구!

매그레가 맺은 결말은 어쩌면 그 불쌍한 사람에 대한 매그레 경감 나름의 위로가 아니었을까 싶다. 의외로 마음 착한 사람이었다. 경감은.

<매그레 시리즈>는 75권까지 숨가쁘게 출간될 예정이다. 한 권이라도 펼쳐 들고 사람들이 왜 ‘심농, 심농’ 하는지 그 이유를 밝혀보시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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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밤 투모로우 Tomorrow 2
존 마스든 지음, 김인 옮김 / 솔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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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다 읽었을 때 거의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2권을 펼쳐들 수밖에 없었다. 아이들은 자신의 상황을 잘 받아들이고 또한 적군을 상대로 게릴라 시위를 벌이고 그들에게 타격을 입힐 사건을 일으키고 있었다. 하지만 나이와 경험에서 오는 한계는 분명히 있었다. 그들에게서 눈을 뗄 수 없어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2권을 펼쳤다.

읽고보니 1권과 번역자가 다른 사람이었다. 보통 시리즈물의 경우 흐름이 깨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한 사람이 맡아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번역자가 달라졌어도 한사람이 한 것처럼 흐름이 매끄러웠다고 생각한다.

라디오를 통해 전쟁이 시작되었으며 누가 적군인지 아군인지를 경험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 아이들. 부모님이 무사하시고, 포로로 잡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적군에 피해를 주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알게 된다. 휘발유로 트럭을 폭파하고, 적군의 사령부가 있는 곳을 폭파하고, 어쩔 수 없이 적군을 죽이는 경험도 한다. 전쟁과 관련된 모든 경험으로 그들은 서서히 변화하고 있었다.

책을 읽으며 문화적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만약, 정말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전쟁이 일어났다면 과연 십대의 아이들이 이런 게릴라 작전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생각해본다. 일곱 명이었다가, 여덟이었다가 다시 다섯 명이 된 이 아이들은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충분한 토론을 나누었다.  각자의 생각을 묻는데 익숙하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말하는데 거리낌없는 아이들, 자신들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을 말하는데 익숙한 아이들의 모습은 왠지 낯설기만 했다. 나라면 그냥 화만 내고,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울고만 있지 않을까 싶었다. 물론 닥쳐보기 전엔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지만 말이다.

“ 근데 말이야, 지난주쯤에야 이 용기라는게 어떻게 생겨나는지 알겠더라구. 용기가 뭔지 모리로는 다 알아. 하지만 용기는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게 아니야. 학교에서 용기를 가르쳐주지도 않고. 그렇다고 책에서 얻을 수 잇는 것도 아니야. 용기는 하나의 사고방식이야, 바로 사고방식. 용기는 마음을 훈련시켜야만 생기는 거지. 이제야 그렇다는 걸 알겠어......용감하다는건 바로 우리가 용감하기로 선택하는거야. 난 용감해질거야, 무서움이나 공포 따위는 생각하지 않을래, 하고 스스로 다짐해야 한다는 거지. ”

아이들도 이 상황이 무섭고, 두렵고, 벗어나고만 싶을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를 다독였다. 용기를 내. 용기는 언제나 네 안에 있어, 하면서 말이다.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느껴지는 바가 많았다. 전쟁 앞에서도 의연한 아이들.

세상살이가 전쟁같다고 느껴질 때 이런 생각을 하는건 어떨까.

용기를 내. 용기는 네 안에 있어. 용기를 내면 앞으로 나갈 수 있어.  ^^

청소년 책이라고 하지만 어른들도 푹 빠져 읽을 수 있겠다. 나처럼 참을성 없는 사람은 시리즈 전체가 나올때까지 기다림이 고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 정말 3권은, 4권은, 아니 시리즈 전체... 얼른 얼른 나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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