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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영어로 여유 있게 즐기는 스타일 여행영어
김태영 지음 / 두앤비컨텐츠(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일년 전부터.. 하지만 그때부터 여행준비에 들어가면 내가 얼마나 빠져드는지... 그리고 얼마나 다른 것을 철저히 외면해 버리는지 아는지라 떠나기 두달 전부터 준비를 시작하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하지만 동행하는 사람이 올 1월부터 난리였다. 가이드북을 사고 관련 서적을 읽고, 블로그를 뒤지고, 카페에 가입하고... 여기가자, 저기가자... 만날 때마다 가고싶은 장소를 얘기하는데, 항상 다른 곳이었다. 그러기를 한 3개월쯤 하더니 슬슬 지쳐가는 눈치다. 처음부터 힘빼지 말라고 그렇게 주의를 주었는데 안 듣더니 이제는 내가 어느 장소를 얘기해도 흥이 안나는지 그래요... 가요... 이정도의 반응이다. ㅋㅋ
하지만 이제 내가 시작이다. 가이드북이 필요했는데 다행히 ‘유럽 100배 즐기기’가 나의 손에 들어왔고, 책을 보면서 일정을 짜고, 카페에 가입하고, 블로그를 뒤지며 여행 준비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여행사마다 상품 가격을 물어보는데, 세상에나... 우리가 모아둔 것보다 훌쩍 많이 요구한다.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유럽이니... 싸게 가려면 카페에서 권하는대로 하나하나 싸게 구해보는 수 밖에 없다. 호텔도 하나하나 구하고.. 항공권도.. 철도 패스도..
그런데... 동행이.. 자기는 그렇게 하기 싫은가보다. 자꾸 여행사 얘기를 한다. 결국엔 나도 화가 난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안하려 하는거지? 이쒸... 그냥 엎어버려??
그럴 때 이 책이 나에게 왔다. 그림 봐라... 도도한 쉬크 걸 하나가 주인공처럼 나온다. 그리곤 나에게 마치 “ 내가 도와줄게... 여행가봐.. ” 라고 얘기한다. 지지배 이쁘기도 하쥐..
몇 개월 전부터 사실 스페인어를 하려고 책도 사고, 인터넷 동영상도 보며 공부를 했다가 포기했다. 올라, 그라시아스, 부에노스 노체스, 쿠안또 께스타? 뭐.. 이정도면 충분해.. 하면서..
문법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회화를 하려니 궁금한 것 투성이였다. 무작정 외우려고 해도 안되고.. 여기에 시간을 투자할바엔 내가 영어를 하고 말어! 하는 생각도 했었다.
그래서 역시나 인터넷 동영상으로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 이것만 알아도 해외 여행 간다” “ 기초 영어 회화 ” 뭐 이런걸 들었다. 그런데 자꾸 자기들끼리 뭐라고 뭐라고 떠들며 웃는데... 잘 못 알아듣겠다. 그리고 짧게 얘기해도 될 것 같은데, 문법 맞춰서 얘기하라고 한다. 근데 솔직히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다. 여행 가보면 말하는 사람이나 대답해주는 사람이나 영어에 능숙하지 못하면 그냥 핵심만 말하게 된다. 그래도 대화는 되고, 뜻은 통하는데..
스타일 여행 영어는 나의 그러한 생각을 지지해 준다. ‘ 짧은 영어로 분명하게 말하는게 더 효과적’ 이라면서... 브라보~~ 박수가 절로 나온다. 책 앞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 입국에서. 출국까지. 여행지에서. 생길 수 있는. 모든. 돌발상황. 3마디의. 영어로. 우아하게. 해결하자!” 라고.
책을 펼치자 각 상황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다. 기내에서, 공항에서, 숙소에서, 쇼핑하기, 식사하기, 교통 수단, 관광하기, 친구 사귀기, 전화*인터넷*우편, 돌발상황, 집으로.
이런 순으로 각 상황에 맞는 영어 표현법을 담고 있다. 이정도면 정말 여행 다녀온 기분까지 든다. 그리고 영어 표현 외에도 여행지에서 생길 수 있는 여러 상황에 대한 이야기, 정보, 알아두면 좋을 것들도 함께 있다. 그런 것들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저자의 여행지에서 겪은 경험들을 보면서 그럴수도 있겠구나.. 알아두어야 겠구나..하는 생각도 했다. 맨 앞부터 하루에 몇장씩 ‘공부’하는 셈치고 찬찬히 주의깊게 보고 있는데, 내가 궁금했던 표현, 그리고 꼭 필요한 표현들이 계속 나온다. 물론 여행에 이 책을 들고 가겠지만 그래도 하나하나 보면서 단어를 익히고 있다. 여행 가서 보면 솔직히 영어책 펼쳐서 물어보기 보다는 우선 들이대고 보는게 더 빠르니까..
여행 준비를 다시 시작해본다. 그리고 호텔에는 직접 메일로 예약도 해볼까 한다.
되든 안되든 무조건 자신감을 가지고 격려해주는 듯한 책이 고마웠다.
스타일 여행 영어... 너도 나랑 여행 같이 가는거다.. 알았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