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일의 공부 - 장정일의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막연히, 그냥 막연히 이 책은 읽고 싶은 책이었다. 아마 신문 기사를 보고 어떤 점에 매료되었기 때문일텐데.. 솔직히 그게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생각나지 않는다.. 정말 행운과도 같은 기회로 이 책을 받게 되었고, 받자 마자 스~~르륵 한번 훑어보았는데, 처음에는 솔직히 몸이 딱 경직되어 버림을 느꼈다.  시오니즘, 비주류 역사, 하이데거, 막스 베버, 오리엔탈리즘...  그리고 누군지 알 수 없는 긴 이름의 외국 사람들...
허걱 @>@ 어.. 려.. 운.. 책이닷!

솔직히 나는 지식의 깊이가 그리 깊지 않기 때문인지... '사상'에 대한 부분이 무지 약하기 때문에 - 그리고 그렇다고 굳게 믿고 있어 더욱, **이즘과 같은 이야기가 나올라치면 몸 뿐만 아니라 머릿 속까지 경직되어 버리는 경향이 있는데, 대충 본 이 책에서 그 기운을 느껴 사실 읽기도 전부터 겁을 잔뜩 먹어버렸던 것이다. 그래도 그동안 꾸준히 해왔던 독서 덕분에 ' 그래, 다른 책들도 다 읽었는데... 못 읽을 건 또 뭐야?' 라고 마음을 다잡고 첫장부터 읽어 나갔다. 각종 어려운 단어들이 나를 괴롭히더라도 내 다 이해해주리라~~(주먹 불끈!) 마음먹었는데.. 아... 내가 읽었던 [당신들의 대한민국] 이야기가 나오고... 박노자님의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배시시) 읽을 수 있구낭..

  

  이 책은 장정일씨의 독후감 모음집이다. 자신이 공부하듯 읽은 책들의 노트 필기와 같다고나 할까? 먼저 말했듯 독후감이라고나 할까 그런 책이다. 책에 대해, 뒤집어 읽으며 세상 바라보기/ 바로보기/ 뭐 이런 단어들을 사용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그런 느낌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것이 가볍지 않은, 단순하게 볼 수 없는,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를 걱정하는 한사람의 마음이 느껴지는 그런 내용들이었다. 인기 작가가 되었지만 그것에서 멈추지 않고 다른 사람의 책을 읽으며, 시대를 읽으며, '공부'하고 자신의 생각으로 만들어 이렇게 한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그런 진지한 자세도 본받을 만 하지만, 더욱이 내가 가볍게 생각했던 '독서'를 어찌보면 그는 학문의 경지로 끌어 올린 듯 보이는 이 책으로 나 역시 진지하고, 자뭇 심각해져 버렸다. 나의 '독서'의 깊이를 가늠하며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뭔가 더 치열해져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지금의 나의 독서는 그냥 글을 읽는 행위에 그쳐버린게 아닐까.. 그것을 내면화하여 나의 것으로 만드는 작업에는 너무 소홀해져 버린것은 아닐까.. 아니, 이제 나이가 들어버렸다고... 나는 '공부' 자체를 외면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은 점점 걷잡을 수 없어진다... 그래도 그것이 즐겁기만 하다.

 

  상황에 맞춰 그냥 단순하게 슥 읽어버리는 책도 좋고, 책 안의 모험에 함께 빠져드는 책도 좋고, 책은 다 좋지만... 이렇게(이 책과 같이) 책을 통해서 생각이 많아져 버리는 책도, 그리고 많은 내용을 담고 있어 무엇 하나 버릴 것 없는 책도, 그리고 새로운 시선을 풀어보여주는 책도, 툭 내던지듯 논쟁 거리를 주는 책도 좋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소개되었던 책 목록을 만들어 나도 한번 세상에 대한 '공부'를 시작해볼까?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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