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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 - 230 Days of Diary in America
김동영 지음 / 달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남자가 쓴 글임에도 이렇게 감성적인 여행기가 있다니... 새삼 놀랍다. 영화 속에 나온 장소를 찾아가는 여행에서도 직업병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도 봤고, 아름다운 장소에 가서 딱딱한 말만 늘어놓는 사람도 봤고, 정보를 알려주기에만 급급해서 감정이 마음에 있기나 한가? 궁금하게 만드는 사람도 봤지만, 이렇게 남자가 마치 여자처럼 느껴지도록 감성에만 호소하는 글을 쓰는 사람은 처음인 듯 하다.
어쨌든...
그래서... 여느 책보다 읽기 수월했고, 또 ‘흥미’를 느끼며 그의 여행을 함께 할 수 있어 좋았다. 그 말이 하고 싶은 거였다. ^.^
그런 코드가 맞아서였을까? 눈치채고 보니 어느새 나는 책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 아... 길을 잃어서 참 많이 놀랐겠다... 그래도 딱 맞춰서 경찰이 나타나서 다행이었네..
나는 여행하면서 이런 경험이 있었어... 들어볼래? ‘
마음맞는 친구와 여행 얘기를 늘어놓고 있는 기분이라고 할까? 그의 여행은 분명 힘들어 보였고... 그것이 분명 글에 나와 있었지만.. 여행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외로움, 두려움과 같은 감정 뿐 아니라, 스스로 깨닫는 그 어떤 것이 담겨져 있기에 나는 그의 여행을 격려하며, 지지하며 같이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었다.
“ 하지만 훌쩍 떠나고 보니 내가 알고 있는 건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고, 정작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여행 내내 느꼈다.
그러므로 난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했다... “ (p59)
“ 길은 언제나 우리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고 떠나는 건 우리의 진심이야. 돈, 시간 그리고 미래 따위를 생각하면 우린 아무데도 갈 수가 없으니.
네 얼굴을 닮은 꿈과 네 마음을 닮은 진심을 놓치지 않기를...... “
그는 230일의 여행 동안 무엇을 깨달았을까?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기 위해 떠난는 여정’을 통해 그것을 찾아냈을까? 마지막 장을 덮으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 여행을 통해서 그가 찾아낸 꿈을 소중히 간직하고 이루어 나가길 바란다.
모든 것을 던지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나도 배울 수 있기를...
나도 꿈을 찾아내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돌진할 수 있기를..
책과의 짧은 여행을 통해 나도 이렇게 바라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