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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북유럽 인테리어
오렌지페이지 출판편집부 엮음, 정연희 옮김 / 아우름(Aurum) / 2011년 6월
품절


나에게 있어 인테리어란 큰 돈을 들여 전문가들이 집을 고쳐 주는 것이란 생각이 이미 자리잡고 있나보다. 수납에 관한 책을 읽으면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데, 인테리어 관련 서적을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하고 훑어보기만 하기 때문이다. 인테리어란 섣불리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싶었다. 하지만 북유럽 인테리어를 다루고 있는 이 책을 보고 있자니 생각이 조금 바뀐다. 물려받은 가구를 고쳐쓰고, 색을 다시 입히고 해서 다시 쓰는 것은 물론 자신의 개성을 담아 집을, 내방을 꾸미고 있어 배울 점이 많아 보인다.

다른 곳에 비해 우리나라에서는 늦게 주목받은 것이 아닐까 싶다. 자연 소재, 실용적인 면을 강조하는 북유럽 문화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어차리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지만, 책으로 만나는 북유럽 인테리어는 짧게 지나가는 유행과 같은 인테리어라기 보다는 길게 호흡하는 문화적인 면을 많이 담고 있는 듯 하다. 가구 하나를 만들어도 유행을 타지 않게 담백하게 만들어 세대를 이어 사용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었다.

아예 가구를 만들때부터 오래 사용할 것을 염두에 만든 것처럼, 강렬하거나 번쩍이거나 한 눈에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보다는 깔끔하고 담백한, 편안한 느낌의 디자인이 많았다. 아무래도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어서인지 익숙한 느낌이 많다. 개미, 곰, 옥수수, 딸기, 나뭇잎, 포도, 여우, 백조 등 동식물의 이미지를 차용해 원단, 벽지, 주방 소품, 의자 등 여러 가지를 만들었다. 그래서 였을까? 조부모님이 쓰시던 물건을 물려받아 쓰고 있는 것을 봐도 오래되고 낡았다는 느낌보다는 편안하고 안락한 느낌을 받는다. 또 그런 물품을 가지고 꾸민 집은 넓지는 않아도 탁트인 기분을 느끼게 하고, 복잡하기 보다는 딱 필요한 가구나 물품이 놓인 실용적인 집으로 탄생한다.

알바 알토, 마리메꼬, 브리오, 무민 가족 등 알고 있는 브랜드와 캐릭터들이 있어 북유럽 스타일은 이제 어느정도 우리나라 대중 속으로 많이 다가와 있었구나 싶다. 내가 알고 있을 정도니 말이다. 북유럽 스타일은 참 소박하고 실용적이었다. 아직은 우리나라에 많은 상품이 들어와 있지 않아 아쉽다. 책에서도 소개된 상품의 구입처로 거의 대부분 일본 사이트를 안내하고 있다.
북유럽의 소박한 인테리어를 소개하고 있지만, 그들의 문화와 특성을 한켠 엿본 것 같아 즐거웠던 책, <처음 만나는 북유럽 인테리어>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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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2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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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이 끝나고 다음 권을 집어들 때까지의 그 짧은 시간도 아까와지는 그런 책이 있다.
그런 책은 벽돌 소리를 듣게 될 정도로 책이 아무리 두꺼워지더라도 그냥 한 권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끊기지 않고 쭉 결말까지 볼 수 있게 말이다.
안나라수마나라는 그런 책이다. 안절부절하며 마술사와 윤아이, 나일등이 만들어내는 안타깝고 애절한 이야기에 그냥 푹 빠져 지내고 싶어진다. 결말이 어떨지 대충 눈치챌 수 있지만 그래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책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많은 부분을 대사보다는 그림으로, 느낌으로 다가와 내 안에서 더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길 바라고 있었다.

그냥 그림을 보지 않고 글만 읽어도 애절하고, 마음이 찡해져서 좋지만, 그런 글에 마술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그림이 더해져 더 크고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보고 있으면 내 안에 잔잔한 마술이 펼쳐지는 기분이다.
2권에서는 가장 인상깊은 캐릭터는 바로 앵무새 김미녀양이다.
그녀가 한마디 툭툭 내뱉을 때마다 얼마나 낄낄거리며 웃었는지 모르겠다.
‘찝쩍대지마, 못생긴게’
내뱉는 말마다 어찌나 시크하신지, 따라하게 만드는 중독성있는 말투이다. 물론 마지막에는 눈물로 내 마음을 찡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말이다. 울뻔했다.
나일등도 인상깊었다. 길어서 소세지같았던 일등이 마술사의 말에 감명받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모습에 많이 공감했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지만, 그저 인생을 앞에 두고 고민하고 선택 앞에 두려워하는 사람들 이야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나 역시 궁금해진다.
마술사란 게 그렇게 한심한 건가?

<안나라수마나라>는 끊임없이 내게 질문한다.
어른이란게 뭐야? 정말로 네 꿈은 뭐야? 너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거야?
가슴 아픈 이야기는 3권으로 이어진다.

하고 싶은 것만 하라는 게 아냐.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만큼
하고 싶은 일도 하라는 거지.
그게 사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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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헌터
요 네스뵈 지음, 구세희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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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절대 조급하지 않다.

대화를 진행하는 주도권은 이미 그에게 있었고, 찬찬히 먹잇감을 노리는 맹수의 눈으로 상대를 살피고 파악해 나간다. 아니 어쩌면 상품의 가치를 판단하는 감정사의 눈길일지도 모르겠다. 이 사람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 사람을 내가 얼마에 넘길 수 있을까.

그의 직업은 헤드 헌터.

경쟁이 심한 그 쪽에서도 TOP이다.

‘우린 사람을 뽑는 일을 하는 거라고. 그들을 살인죄로 기소하려는게 아니라!’ 라고 반박하는 동료에게 ‘ 아니, 난 기소하려는거야. 그게 바로 내가 오슬로에서 최고의 헤드헌터인 이유지.’ 라고 차갑게 내뱉을 수 있는, 자신만만한 사람이다.

이런 완벽한 그에게도 아킬레스건, 약점은 있었다. 바로 아내 디아나.

아내 디아나를 너무도 아끼고 사랑한다는 것이 그의 유일한 약점이다.

참, 그는 로게르 브론, 영어식으로는 로저 브라운으로 발음되는 이름을 가졌다.

주인공 로게르 브론과 그의 아내 디아나를 보여주는 방식은 독특하다. 느릿하게 움직이는 카메라 워크를 지켜 보고 있는 것 같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돈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위태로운, 고급스러우면서도 그 속에 깊이 들어가보면 별 것 없는 느낌을, 그들의 생활을 차근차근 훑듯이 보여주는 것으로 전해준다.

이런 그의 상대가 되는 이 역시 자신감 넘치고, 이기는데 익숙하며, 끈질긴 성격을 지닌 강한 남자였다. 마약상에게 잡혀 고문을 당하고도 살아돌아올 정도이다.

두 사람의 대결은 그래서 기대되게 만든다. 비록 로게르 브론이 모든 위험을 무릅쓰는 이유가 사랑하는 그녀를 빚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조금은 허술한 것이어도 말이다.

이렇게 팽팽한 두사람의 대결이 어느 순간 조금 느슨해지기 시작한다. 어디서부터일까.

브론이 끔직하게 사랑해 마지 않는 아내 디아나가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일까, 브론에게 찾아온 우연같은 인생 역전의 기회가 너무 의심스러워서였을까. 최고라 치장해서 내밀었던 두 인물이 머리가 아닌 몸으로 대결을 벌여서였을까.

파티에 가기 위해 아름답게 치장하고 멋진 옷을 입었는데, 어울리지 않은 구두를 신은 아가씨를 보는 것처럼 조금 궁금한 부분이었다. 왜 그랬을까?

이런 부분을 제외하면 노르웨이의 오슬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스릴러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는 재미를 준다. 아내는 보른을 배신한 것일까? 그의 뒤를 사내는 어떤 이유에서였을까? 갖가지 궁금증을 유발하던 이야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결말을 내놓는다.

예전에 비해 번역되는 소설이 많아져서인지 요즘 북유럽 소설을 읽을 기회가 많아졌다.

상당히 진중하고 묘사가 섬세하며 뭐랄까, 글에 상쾌한 건조함이 있다는 것, 지금까지 읽은 북유럽 소설의 느낌은 그랬다. 주인공이 겪는 죽음의 위기는 사실적이고 감각적이어서 함께 고난을 겪고 있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일까? 주인공이 위기에서 벗어나는 순간 하- 하는 긴 한숨이 나왔다. 드디어 끝이구나, 이제 편안함을 기대해도 될까, 하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런 재미를 주기 때문에 많은 소설이 우리에게 선보이는 것이고, 앞으로 다른 북유럽 소설을 만나게 된다면 선뜻 손내밀 수 있는 이유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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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 - 퓰리처상 작가들에게 배우는 놀라운 글쓰기의 비밀
최수묵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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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요즘 내가 하고 있는 고민 중 하나이다. 막히지 않고 술술 써내려가고 싶고, 누가 읽어도 재밌는 그런 글을 쓰고 싶지만, 현실은 아직 아니었다. 그럴때마다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글쓰기에 관한 책이 아닐까. 하지만 ‘제대로’ 글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그리 많지 않은 듯 하다.

글쓰기 책에 관련된 책을 읽을 때마다 아쉬웠던 점은 너무 어렵게 쓰여 있다는 것이었다.

전국민을 국문학도로 만들 것이 아닌 이상 좀 더 쉽게 써서 누구나 다가서기 쉽게 했으면 좋겠는데, 학교 때 지루한 국어 수업 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책을 만나게 되면, 그냥 내가 글을 안 쓰고 말지... 하는 생각까지 하게 한다. 또한 조금 쉽게 쓰여졌다고 해도 읽어보면 결국 ‘ 무조건 써라’는 식의 누구나 알 수 있는 (물론, 누구나 실천하긴 힘들지만) 내용이면 솔직히 기운이 빠지기도 한다.

<기막힌 이야기 기막힌 글쓰기>는 우선 재밌다. 오랜만에 글쓰기 책 중 재밌게 읽을 수 있으면서 실용적인 책을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고 있으면, 자신이 알고 있는 내용을 적절한 예를 사용하여 확신에 차서 자신있는 말투로 강의하는 강사의 모습이 그려진다. 단순 명료한, 명확하고 거침없는 말투, 자신에 찬 몸짓, 보고 있으면 흐뭇해지는 명강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때 즈음에는 ‘강의 잘 들었습니다.’ 인사하고 싶어진다.

아쉬운 점도 몇 몇 있었는데, 신문 기사와 같은 짧은 글을 위한 내용이라고 여겨진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예로 든 문장들이 전부 신문 기사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내가 잘못 해석한것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래도 참 마음에 드는 책이다. 특히나 ‘글쓰기 이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사람이 되라’ 고 강조한 부분이 그랬다. 바른 사람이 쓴 글이면 바른 생각이 전달된다고, 글이란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적나라하게 드러낼 수 있는 존재라 우선 자신부터 제대로 된 사람이 되야 함을 강조한다. 맞는 말이다. 그 부분이 가장 감명깊었고, 마음에 새겨둬야 할 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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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사랑 이야기 살림지식총서 91
안재필 지음 / 살림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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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어떤 사람에게는 전 일생을 거는 중대한 일이 될 수도 있고, 이루지 못해 슬픈 일이 될 수도, 그 어떤 것으로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일일수도 있었다.

사랑은 그렇게 사람을 흔든다.

<세기의 사랑 이야기>에는 세상의 사랑 중에서 팝스타로 유명했던 사람들의 사랑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존 레논과 오노 요코,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튼, 패티 보이드, 시드 비셔스와 낸시 스펑겐, 오지 오스본과 샤론 오스본, 토미 리와 파멜라 앤더슨, 커트 코베인과 코트니 러브,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저스틴 팀버레이크,

그들의 사랑을 단순한 가쉽 거리로만 취급했었는데, 책을 읽다보니 시대와 문화, 개인적인 고민, 음악과 얽혀 사랑이 단순한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사랑을 했던 모습이 참으로 절절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사랑에 빠진 그들은 유명한 팝스타라기 보다는 그냥 평범한 사람일 뿐이었다. 사랑에 빠져 바보가 되어버린 사람.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이란 창작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악마의 유혹일 수도 있는 이중적인 모습을 지녔다. 그래서 누군가는 사랑에 빠지면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어 역사에 남겼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자살을 하고 말았던 것이다.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

라고 영화 속 주인공은 말했지만 사랑이야말로 끊임없이 변화한다. 더불어 사랑이 변하고, 사람이 변하고... 혹은 사람이 변하고, 사랑도 변한다.

이들의 사랑을 보고 있자니 더욱 사랑은 변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정말 <세기의 사랑>이라고 불려질 자격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사랑을 통해서 이들은 더욱 불꽃 같은 삶을 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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