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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2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한 권이 끝나고 다음 권을 집어들 때까지의 그 짧은 시간도 아까와지는 그런 책이 있다.
그런 책은 벽돌 소리를 듣게 될 정도로 책이 아무리 두꺼워지더라도 그냥 한 권으로 나왔으면 좋겠다. 끊기지 않고 쭉 결말까지 볼 수 있게 말이다.
안나라수마나라는 그런 책이다. 안절부절하며 마술사와 윤아이, 나일등이 만들어내는 안타깝고 애절한 이야기에 그냥 푹 빠져 지내고 싶어진다. 결말이 어떨지 대충 눈치챌 수 있지만 그래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다. 책은 많은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많은 부분을 대사보다는 그림으로, 느낌으로 다가와 내 안에서 더 많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길 바라고 있었다.
그냥 그림을 보지 않고 글만 읽어도 애절하고, 마음이 찡해져서 좋지만, 그런 글에 마술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그림이 더해져 더 크고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보고 있으면 내 안에 잔잔한 마술이 펼쳐지는 기분이다.
2권에서는 가장 인상깊은 캐릭터는 바로 앵무새 김미녀양이다.
그녀가 한마디 툭툭 내뱉을 때마다 얼마나 낄낄거리며 웃었는지 모르겠다.
‘찝쩍대지마, 못생긴게’
내뱉는 말마다 어찌나 시크하신지, 따라하게 만드는 중독성있는 말투이다. 물론 마지막에는 눈물로 내 마음을 찡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말이다. 울뻔했다.
나일등도 인상깊었다. 길어서 소세지같았던 일등이 마술사의 말에 감명받고, 자신의 인생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는 모습에 많이 공감했다.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지만, 그저 인생을 앞에 두고 고민하고 선택 앞에 두려워하는 사람들 이야기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나 역시 궁금해진다.
마술사란 게 그렇게 한심한 건가?
<안나라수마나라>는 끊임없이 내게 질문한다.
어른이란게 뭐야? 정말로 네 꿈은 뭐야? 너는 지금 제대로 살고 있는거야?
가슴 아픈 이야기는 3권으로 이어진다.
하고 싶은 것만 하라는 게 아냐.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만큼
하고 싶은 일도 하라는 거지.
그게 사는 거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