렘브란트의 유령

렘브란트의 유령
폴 크리스토퍼 지음, 하현길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08년 4월

책과는 상관없는 얘기겠지만.. 작년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나는 처음으로 렘브란트의 그림과 만났다. 자화상을 많이 그렸다는데, 그가 그린 그림의 느낌은 참 따뜻했었다고 기억된다. 그런 그의 이름이 담긴 책 제목이었기에, 표지의 그 사람 역시 참 부드럽고 따뜻해 보였기에 괜시리 이 책에 대한 애정이 생겨버렸다. 물론 책을 읽어나가면서 그 애정은 점점 차갑게 식어버렸지만 말이다.

  핀 라이언.. 영국 화랑에 근무하는 큐레이터이다. 어느날 빌리 필그램이란 사람이 그림 한점을 들고와 진품 감정을 의뢰한다. 알고 보니 그는 영국의 공작이었고 그녀보다 먼저 자신과 그녀가 공동 상속인임을 알고 그녀를 보기위한 계획이었던 것. 그녀는 듣도보도 못한 아버지 피터르 부하르트의 재산을 상속받게 된다. 하지만 그냥 줄 순 없었는지 유산 상속엔 조건이 있었다. 공동 유산 세가지.. 첫째 렘브란트의 그림 한 점, 암스테르담에 있는 대저택, 동남 아시아 보르네오 섬 근처에 떠 있는 낡은 배 한척,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서는 보름 안에 세가지 유산을 모두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근 두근 모험 소설의 시작치고는 나쁘지 않다. 자 이제부터 유산을 찾으러 출발~~

  자고로 모험 소설이라면.. 적당한 위기도 찾아와야 하고, 적당한 액션도 필요하고, 아슬아슬... 손에 땀을 쥐는.. 이런 말이 어울리는 전개가 있어야 함이 마땅하다는 생각이다. 모험을 겪으며 남녀 주인공은 결국 사랑에 빠지게 되는 로맨스가 있으면 더 좋고.. 그 모든게 빠른 전개를 통해 벌어지면... 우와... 책 읽는 재미가 배가 되며, 배가 고파도 잠이 쏟아져도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근데 말이다.. 이 책은 우선 전개가 너무 느리다. 책을 반이나 읽었는데.. 나는 주인공 이름을 헷갈리고 있고, 등장하는 인물이 누군지 모르겠고, 도대체 무슨일이 있는건지, 그러다가 나중에는 주인공이 찾는게 뭐였더라... 하고 생각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렇게 한김 빠지고 나니 책에 대한 흥미는 반으로 반으로 줄어들어 버렸고, 나중엔 세가지 유산은 벌써 찾아버리고 또다시 왠 일본군의 보물을 찾는다는 주인공들의 말에 뜨악하기도 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결국은 그런 보물이 없단다!! 그저 소문일 뿐이라고... 그리고 차마 말로는 못하겠는 나름 반전 또한 기다린다.

아~~ 어쩌란 말인가..

그래서 렘브란트의 유령이 있다면.. 미안하지만 좀 재미없었다고 말해드리고 싶어질 정도다.

당신에 관한 이야기도 아니었다고.. 덧붙이고.

  좀더 한가지에만 집중하였더라면 더한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소재가 괜찮았는데.. 멋진 남녀 주인공들도 좋았고.. 이렇게 소설은 뭔가 부족하고 아쉽게만 느껴졌다.

내 사랑도 이와 같기를..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개정판
이도우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책이란 참 묘하다. 첫 번째 읽었을 때, 두 번째 읽었을 때.. 마음에 다가와 남겨진 부분이 매번 다르다. 또 다른 때는 멀찍이 시간을 두고 읽었음에도 같은 부분에서 찡~~하는 느낌이 올 때도 있다. 그런걸 느낄 때마다 참 묘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 <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은 두 번 읽었다. 앞으로 몇 번 더 읽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살면서 두고두고 찾게 될 그런 책‘임은 확실하다. 내게 다시 사랑이 온다면.. 이랬으면 좋겠다고 바라게 되는 책이다.

  공진솔.. 그녀는 마포우체국 사서함 110호에 사연을 받는 <노래 실은 꽃마차>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작가이다. 방송국에서 일한지 9년이 넘었고, 그저 눈에 띄지 않고 무사하게 하루하루 살기를 바라는 듯한 ‘소심’한 사람이다. 그런 그녀에게 개편을 통해 이건 피디가 다가온다. 시인이기도 하면서 조금은 건들건들 하기도 하고, 진지해 보이기도 하고, 그녀의 마음을 살짝살짝 흔드는.. 그리고 그런걸 즐기는 조금은 그녀에겐 ‘위험한’ 사람이다. 그런 두사람을 주축으로 이건 피디의 친구 커플인 선우와 애리, 그리고 그를 짝사랑하는 희연, 공진솔의 친구 가람 등 주변 인물과 함께 하는 이야기가 있다.  그러니까... 가장 단순하게 말하면 이건 피디와 공진솔 작가의 사랑이야기인데.. 소설은 말처럼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또 그저 알콩달콩한 사랑이야기가 전부는 아닌..뭐랄까 깊이 곱씹어야할 여운이 담긴 진중한 다양함을 지닌 이야기라고나 할까..

첫 번째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사랑을 봤다.

알콩달콩 서서히 물들어가는 노을처럼 진행되는 사랑.. <미술관 옆 동물원>의 사랑처럼 천천히 진행되서 나중에야 그게 사랑임을 깨닫는 그런 사랑.

p 396 “ 갑자기 당신이 문 앞에 서 있었어요. 그럴땐, 미치겠어. 꼭 사랑이 전부같잖아.”

두 번째로 읽었을 때는 인생이 보였다.

p354 “ 사람이 말이디.. 제 나이 서른을 넘으면, 고쳐서 쓸 수가 없는 거이다. 고쳐지디 않아요. ”

“ 보태서 써야 한다. 내래, 저 사람을 보태서 쓴다... 이렇게 생각하라우. 저눔이 못 갖고 있는 부분을 내래 보태줘서리 쓴다.. 이렇게 말이디. ”

마치... 꾸밈없이 솔직하고 따스한 ‘인간극장’을 보는 기분이랄까..

보기에도 훈훈한 가족드라마를 보는 기분이랄까..

나는 그렇게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이 책을 읽을 때마다 과연 어떤 부분이 내게 다가와 다른 여운을 남겨 줄지 계속 기대하게 된다. 하지만 책을 덮을 때쯤엔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며 또다시 행복해할 거란 것은 이미 알고 있다. ^.^  

도쿄 100배 즐기기

Tokyo 100배 즐기기 - 2009~2010 최신정보수록 ㅣ 100배 즐기기
기경석.정선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1월

내가 살고 있는 ‘서울’한테 미안할 정도로 나는 ‘도쿄’ 에 관심이 많다. 서점에 가서도 제일 먼저 찾는 코너가 기행문이나 여행 관련 서적이다. 그래서 도쿄에 관한 책이 나오면.. 어떻게 해서든 읽고 싶어 한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소장하기도 하고..  그러니.. 솔직히 ‘도쿄’에 관한한 객관적인 시각을 가질 수 없음을..  지극히 주관적일수 밖에 없음을 미리 고백한다. 이미 내 안에 ‘도쿄는 이래야 해!’ 라는 고정 관념이 들어서 버렸다. 어떤 틀을 만들고 그 안에 들어오느냐 아니냐.. 이런 걸로 다른 것을 판가름짓는 그런 시각이 내게 생겨 버린 것이다.

 <도쿄 100배 즐기기> 에는 정말 이제껏 나온 여행 서적의 종합편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을 만큼 정보의 양이 많고 소개해주는 도쿄의 구석구석이 너무도 자세하다. 서점 여행코너에 가봐도 도쿄만큼 관련서적이 많은 도시는 못 봤는데 그 많은 책들 중 단연 발군으로 정보가 많이 담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보통 처음 도쿄를 찾았을 때 찾게되는 신주쿠, 하라주쿠, 에비스, 시부야, 아키하바라, 아사쿠사, 우에노 등등에서부터 개인적 취향으로 추가하게 되는 장소 지유가오카, 가쿠라자카, 시모키타자와, 기치죠지, 간다 등등에, 도쿄 외곽 지역인 요코하마, 가마쿠라, 하코네, 닛코 등등까지 소개 안된 곳이 별로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자세히 나와있다.  가이드북의 기본이랄 수 있는 공항 이용안내, 교통 소개, 여행 계획 세우는 법, 간단한 여행 회화, 권할만한 여행 코스, 랭킹 별로 살펴본 도쿄 등등이 꼼꼼하게 담겨 있는 건 당연지사이고, 도쿄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부터, 마츠리(축제)정보까지.. 갈만한 클럽 소개에 음식의 종류(일본어 병기), 가볼만한 장소... 나열하기 힘들만큼 다양한 정보로 이 책 한권으로 여행 계획을 세워도 전혀 부족함을 느낄 수 없을 거란 생각이 든다. 

보통 사람들이 찾게 되는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 등 도쿄에 가게 되면 한번쯤 찾아보게 될 식당의 종류가 참 다양하다. 모스 버거, 프레쉬니스 버거, 키르훼봉, 미스터 프렌들리, 스위트 포레스트, 쓰키치혼텐 등 사람들에게 많이 소개된 곳은 물론이고 <도쿄 100배 즐기기>에만 있는 식당들도 많아 새로운 곳을 알게되는 맛도 쏠쏠하다. 그것은 식당 뿐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소개에서도 역시 같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앞서 말했듯 내 안에 이미 생겨버린 고정관념때문인데... 나는 도쿄는 무조건 밝아야 한다는 주의다. 근데 여기 나온 사진은 조금 어둡다... 그리고 예전에 찍은 듯... 한 느낌의 사진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 아쉬움을 제외하면 이 책 한권으로 도쿄 여행은 부족함없이 마무리된다.

그러니까 처음 도쿄를 찾는 사람뿐아니라 도쿄를 여러번 방문했어도 이 책을 보면 새로운 곳이 가득이다. 정보가 많으니 한번 보고 말게될 그런 책이 아니라 옆에 두고두고 봐도 괜찮을 듯하다. 여행 동안에도 혹 두꺼운 책때문에 힘들까봐 따로 미니북까지 마련되어 있다. 그러니 미니북만 들고 도쿄의 거리를 산책하듯 나서도 될 듯하다.
설연휴 동안 이 책을 몇 번이나 펼쳐봤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어서어서 환율이 내려 다시금 도쿄를 거닐어 볼 수 있기를..  다시금 기도한다..^.^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스티브 도나휴 지음, 고상숙 옮김 / 김영사 / 2005년 1월

  솔직히.. 이 책에게 난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책을 보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자기 계발서라는 책을..  나는 그닥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왠지 뜬구름 잡는 듯한 그 이야기들을 읽고 나면 기운이 나는게 아니라 오히려 의문만 가득해져 버린다. ‘도대체 어쩌란거야?’ 하면서.

그래서 이 책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해버렸다.

  “ 너무 바쁘게 살고 불만이 많은 주인공이 있다. 그의 곁에 우연인 듯 다른 한사람이 다가와 말을 건다. 무언가(삶의 비밀일수도, 삶의 철학일수도 있는 어떤 것)를 주인공에게 말해준다. 약간 미심쩍어 하지만 주인공은 한번 해보기로 한다. 그래서 종이에 적어 계획한다. 행동한다. 주인공의 삶은 변화한다. 그러다가 생각한다. 잘하고 있는데 뭔가 부족한 것 같다고... 그때 다시 우연이 작용해 그 사람이 나타나 격려해주며 또다른 가르침을 준다.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하고,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난다. 그 후 결과를 놓고 반성하고 피드백의 시간을 갖는다. 다른 사람에게 전파해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 미국에서 들어와 번역되어 알려지는 자기 계발서의 한 특징인 듯 싶다.  ” 

이런 특징을 가지고 비슷한 류의 이야기를 또 반복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 책은 치즈가 어쩌니, 저글링이 어쩌니.. 하며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나열하지 않는다. 지은이 스스로 뛰어든 사막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무엇을 깨달았는지 적은 그런 글이어서 새로웠다. 억지로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니 뭔가 믿음직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이 깨달은 여섯가지 방법을 억지로 따라해보길 강요하지 않는다. 가슴으로 느끼고, 이성으로 가늠해보길 바란다. 이런 이유로 난 이 책이 흥미로워졌다. 그가 사막과 비유한 인생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무엇을 깨달았는지 알고 싶어졌다.

  “ 나는 지금 산을 오르고 있는가?

아니면 사막을 건너고 있는가?

동시에 이 두가지를 다 하고 있는 중일수도 있다.

사막을 건널 때와 산을 탈 때는 걷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 (p 29)

  보통 인생을 무언가 비유할 때..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정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쉼없이 오르는 것..  조금만 더 조금만 하며 더 숨이 차올라도 참고 걸어 정상에서 도착하고.. 크게 한숨을 쉬고 아래의 경치를 구경하는 것..  이런 표현 솔직히 많이 봤다. 하지만 저자는 산에 오르는 것이라 표현되는 인생도 있겠지만, 특정 변화의 시기에 인생은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지도가 필요치 않고 오로지 나침반에 의존해 자기가 가려는 방향만 짚어 지나가야 하는 사막, 무조건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꼬박꼬박 쉬어가야 하는 사막 말이다. ‘아!’ 하며 뭔가 새로움이 느껴진다. 발상의 전환? 이렇게 표현해도 될런지.. 그동안 막연히 누군가가 주입해준 생각에 갇혀 있다가 그 생각을 걷어내고 다른 세상을 보게 된 것 같은 충격도 느꼈다.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정답’이란 것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렇게 살아라! 하고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생도 있다고 이야기 해줄 수는 있는거란 생각이다. 이렇게 생각해봐.. 하고 방법을 제시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건 역시 본인 스스로이다.

‘다르게 생각하기’.. 인생을 살아가며 이렇게 새로움을 접하고 생각의 틀을 깨보는 시간..

정말 오랜만에 이 책이 나에게 그런 시간을 준 것 같아 참 고맙다.

맛있게 음식을 만들어 봐요..

[테팔]수비토 오븐 토스터 TO-102130(800W/8리터/자동 슬라이딩)
테팔

집에서 원래 듀플렉스 미니 오븐 토스터를 사용했었는데, 발열판 부분의 고장으로 이 상품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배송이 원래 예상 날짜 보다 하루 먼저 왔을 정도로 빨랐구요.. 

상품 배송에 관한 모든 것을 알라딘에서 확인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부재시 경비실로... 란 단서를 적었는데도, 배송 기사분께서 직접 핸드폰으로 확인까지 해 주셔서 참 고마웠습니다.  

테팔 상품은 후라이팬 외에는 처음 써보는데요.. 

크기도 앙증맞고, 깔끔하게 아래 받침 같은게 있어서 청소도 용이할 듯 합니다.  

식빵 두개가 넉넉하게 함께 들어갈 정도의 내부 크기고, 타이머가 전에 사용했던 것보다 소리가 작아서 좋았습니다.  

다만, 고구마를 구워봤는데, 전에 상품에 비해 조금 시간이 더 걸려서 구워지네요.. 

사실 작은 빵같은 걸 구워 보려고 구입했는데.. 아직 실습전입니다.. (오늘 받았답니다..^.^) 

참.. 그림으로만 이루어진 설명서를 보면서 참 많이 웃었습니다.  

그림을 제가 잘 이해한 거였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