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을 건너는 여섯가지 방법
스티브 도나휴 지음, 고상숙 옮김 / 김영사 / 200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이 책에게 난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책을 보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자기 계발서라는 책을..  나는 그닥 신뢰하지 않기 때문이다.

왠지 뜬구름 잡는 듯한 그 이야기들을 읽고 나면 기운이 나는게 아니라 오히려 의문만 가득해져 버린다. ‘도대체 어쩌란거야?’ 하면서.

그래서 이 책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해버렸다.

  “ 너무 바쁘게 살고 불만이 많은 주인공이 있다. 그의 곁에 우연인 듯 다른 한사람이 다가와 말을 건다. 무언가(삶의 비밀일수도, 삶의 철학일수도 있는 어떤 것)를 주인공에게 말해준다. 약간 미심쩍어 하지만 주인공은 한번 해보기로 한다. 그래서 종이에 적어 계획한다. 행동한다. 주인공의 삶은 변화한다. 그러다가 생각한다. 잘하고 있는데 뭔가 부족한 것 같다고... 그때 다시 우연이 작용해 그 사람이 나타나 격려해주며 또다른 가르침을 준다. 그것을 바탕으로 행동하고, 완전한 인간으로 거듭난다. 그 후 결과를 놓고 반성하고 피드백의 시간을 갖는다. 다른 사람에게 전파해준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 미국에서 들어와 번역되어 알려지는 자기 계발서의 한 특징인 듯 싶다.  ” 

이런 특징을 가지고 비슷한 류의 이야기를 또 반복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 책은 치즈가 어쩌니, 저글링이 어쩌니.. 하며 알 수 없는 이야기를 나열하지 않는다. 지은이 스스로 뛰어든 사막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무엇을 깨달았는지 적은 그런 글이어서 새로웠다. 억지로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니 뭔가 믿음직해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이 깨달은 여섯가지 방법을 억지로 따라해보길 강요하지 않는다. 가슴으로 느끼고, 이성으로 가늠해보길 바란다. 이런 이유로 난 이 책이 흥미로워졌다. 그가 사막과 비유한 인생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무엇을 깨달았는지 알고 싶어졌다.

  “ 나는 지금 산을 오르고 있는가?

아니면 사막을 건너고 있는가?

동시에 이 두가지를 다 하고 있는 중일수도 있다.

사막을 건널 때와 산을 탈 때는 걷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 (p 29)

  보통 인생을 무언가 비유할 때.. 산에 오르는 것과 같다.. 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정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쉼없이 오르는 것..  조금만 더 조금만 하며 더 숨이 차올라도 참고 걸어 정상에서 도착하고.. 크게 한숨을 쉬고 아래의 경치를 구경하는 것..  이런 표현 솔직히 많이 봤다. 하지만 저자는 산에 오르는 것이라 표현되는 인생도 있겠지만, 특정 변화의 시기에 인생은 사막을 건너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지도가 필요치 않고 오로지 나침반에 의존해 자기가 가려는 방향만 짚어 지나가야 하는 사막, 무조건 전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꼬박꼬박 쉬어가야 하는 사막 말이다. ‘아!’ 하며 뭔가 새로움이 느껴진다. 발상의 전환? 이렇게 표현해도 될런지.. 그동안 막연히 누군가가 주입해준 생각에 갇혀 있다가 그 생각을 걷어내고 다른 세상을 보게 된 것 같은 충격도 느꼈다.

  세상을 살아나가는데 ‘정답’이란 것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렇게 살아라! 하고 강요할 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인생도 있다고 이야기 해줄 수는 있는거란 생각이다. 이렇게 생각해봐.. 하고 방법을 제시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을 바탕으로 자신의 생각을 정립하는 건 역시 본인 스스로이다.

‘다르게 생각하기’.. 인생을 살아가며 이렇게 새로움을 접하고 생각의 틀을 깨보는 시간..

정말 오랜만에 이 책이 나에게 그런 시간을 준 것 같아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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