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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투명한 평화의 땅, 스페인 ㅣ EBS 세계테마기행 1
이상은 지음 / 지식채널 / 2008년 11월
평점 :
어머나... 세상에..
사실... 나는... 여행을 떠나기 전... 그녀의 <세계 테마 기행>을 봤다. 재방송까지 챙겨서 봤다. 물론 나도 스페인에 갈 것이라 눈여겨 본 점도 있었지만... 예전 내가 좋아하던 그녀의 모습을 오랜만에 봐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그래서 챙겨봤다. 근데... 방송에서는 행복한 모습을 보이더니... 재밌어 죽겠는 모습까지는 아니어도... 스페인에 가보고 싶게 만들어 놓더니.. 이게 뭔가.. ‘출발 비디오 여행’의 디비디 코멘터리도 아니고.. 프로그램 제작 비화... 뒷담화... 이런것도 아니고.. 방송찍기 힘들었나보다.. 그녀의 스페인 여행은 왠지 힘겹게 다가온다.
그런데 말이다.. 이렇게 인간적으로 다가오는 그녀... 왠지 싫지는 않다.
그녀에게 있어 이번 스페인 여행은 <일>로서 다가섰기 때문에 그러했으리라 짐작해본다. 그냥 취미로 하면 너무너무 재밌던 일도 돈을 벌기 위해 하라고 하면... 왠지 다르게 다가오는 법이니까. 순수해 보이는 그녀의 모습에 웃음도 난다.
좋으면 좋은 것... 싫으면 싫은 것... 숨기지 못한다. 아이처럼.
그게 글 속에 보이는데.. 다 이해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나의 스페인 여행도.. 너무 힘들었기에 그녀의 글에 공감한다.
안달루시아 지방... 햇볕이 정말 ‘작렬’하는 곳..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고, 따가운 햇살에 저절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곳.. 나에겐 그곳이 너무 ‘공허했던 곳’으로 기억된다. 세비야.. 콜럼버스가 항해를 시작했던 곳이라는데... 스페인 광장에서 ‘김태희’ 양이 춤을 추었다는데.. 멋진 대성당이 있고, 플라멩코가 있고.. 다들 못가봐서 안달인 그 곳이 나에겐.. 너무 공허한 곳이다. 안달루시아 지방은 ‘프리힐리아나’라는 산토리니를 닮은 아름다운 곳이 없었다면.. 나에겐 아무 것도 아니었을 그 곳이다.
그래서 열흘이나 지나서야 스페인에 적응할 수 있었다는 그녀의 말도.. 투우를 보며 이해는 하겠지만 받아들일 수는 없다는 말도.. 호텔에서 잠만 잤다는 것도 이해가 간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여행기가 참 재미없게도 느껴지겠지만... 이상은... 그녀의 여행 에세이는 뭐랄까... 군더더기 없고, 거짓말을 못하며, 감정을 그대로 내보이는 ‘ 내취향’의 글이라서 참 좋다. 그리고 여행에서 깨닫고 느끼는 점이 나와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리고... 다시보는 스페인의 멋진 사진들을 보며 기억이 다시금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래... 나 이 아이스크림 사먹었어... 그래... 여기 가봤어... 음.. 이곳이구나..
같은 곳을 보고 왔는데도 느낌이 다른 곳이 있는가 하면, 전혀 다른 경험을 한 것도 재밌고, 그녀가 여행에서 느낀 감정을 솔직하게 적어놓은 것에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여행책이 이렇게 다가올 수도 있구나... 싶었다.
<삶은 여행>에 이은 그녀의 책이 마음에 든다. 앞으로 그녀가 다녀온 곳의 여행 에세이를 계속 낸다면 계속 읽어볼 용의.. 생겼다.
일적으로 말고... 이상은씨... 얼른 얼른 돈 많이 벌어서 세상 여러군데를 다니길... 그리고 그 기록을 우리와 함께 공유해주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