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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뭐든지 자기 맘대로야 - 엄마와 나, 사이좋게 지낼 수 있을까? ㅣ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9
수지 모건스턴 지음, 이정주 옮김, 테레사 브론 그림 / 비룡소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7살 되는 둘째 아들이 요즘 입에 달고 사는 말이다
엄마 마음대로 한다고 . 팔짱 끼고 입술 쭉 내밀고 고개 약간 숙이면서 이렇게 삐진다. 구석같은 곳에 삐져있는 자세로 엄마가 어떻게 행동할까 지켜보면서 말이다. 무엇을 알고 저런 말을 할까 하면서 듣기에 약간 불편하다. 엄마 마음대로 한다는 것은 독재자노릇을 하는 엄마라는 말인데. 아이들 말에 귀 기울이는 민주적인 엄마인줄 알고 있었는데 어느새 내 아이들과 내 맘이 한 마음이 아니라는 거다. 그 아이가 커가고 있다는 증거니까..벌써부터 서운하다. 맘마미아에서 메릴 스트립이 딸 시집보내면서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 가슴 찡했다. 자식이 떠나간다는 것에 벌써부터 오버된 감정으로 받아들이니 7살 아들넘아가 '엄마 마음대로 하고 불공평해' 하고 눈물 그렁거리면 웃기다가도 무지 서운해진다. 이제 저 넘아에게 엄마가 세상 전부가 아니고 내가 아니고서도 세상과 통하는 문이 생겨나고 있구나 한다.
딸들이 엄마에게 하는 말이다. 딸보다 자식이 엄마한테 하는 말들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불만들에 대한 엄마의 변명을 듣고 있다. 딸들이 하는 말들은 얼마전에 엄마가 된 내가 나의 엄마에게 하고 싶었던 말들과 거리 많이 떨어져 있지 않아 공감대 형성 잘 된다. 그래 내가 엄마한테 이런 말 하고 싶었는데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말하면 보복^^이 두려워서 입 안으로 삼켰던 말들도 있고 더 심하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공감대에 고개 끄덕거리다가도 내가 더 눈길이 가는 건 엄마의 변명이다.
내가 자라면서 엄마에게 서운했을때 엄마의 마음이 이런 거였구나. 아하..내 엄마를 조금 더 이해하는 여유를 가르쳐주고 있다. 또 내가 내 아이들이 하는 불만에 참고 할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기도 하다.
-너는 네 오빠나 언니와 똑같지 않잖아. 그런데 어떻게 엄마가 너희들을 똑같은 방식으로 대할 수 있겠니? 이건 평등의 문제가 아니라 차이의 문제야. 엄마는 절대적인 평등을 이루려는 게 아니야. 그런 건 세상에 없어. 엄마는 아이들을 각자 개성에 따라 대하려고 노력해. 아이들 한 명, 한 명이 엄마에게는 새로운 도전이지(p48)-
그렇다. 같은 뱃속에서 자라지만 어찌나 이리 다른지. 성격은 물론 다르지만 식성은 또 얼마나 다른지 밥을 먹을때 둘중에 한명은 이렇게 말한다. "흥 형야가 좋아하는 음식만하고 " " 나 좋아하는 반찬 없잖아" 어찌 이런 단순한 문제일거 같은 식성에서도 극과 극을 달리는지 진짜 궁금했다.성격이야 심리적으로 철학적으로 무수한 잘난 학자들이 가계도며 유전자들을 가지고 와서 연구에 연구를 하고 있는 복잡다단한 분야니까 다른게 당연하다 싶다. 그래도 식성까지 이리 다를까. 아니 형제간에 느끼는 경쟁심에 둘째 아들넘아가 엄마 젖 먹으면서 터득한 식성일까? 형아가 먹는 반찬을 같이 좋아하면 양이 적어질까 경쟁적으로 다른 반찬을 좋아하려고 몸에 익힌걸까?
열손가락중에 더 아픈 손가락 있다 하더라도 나중에 원망듣지 않으려고 두넘아들들한테 평등하게 대하려고 노력했는데 평등의 기준이 잘못되었다니..흑 힘 팔린다. 왜 몰랐으까. 수지 모건스턴아짐은 아는데 . 엄마 노릇을 더 열심히 해야하나 싶었다. 그러면서 혼자 다독여준다. 그녀는 엄마 노릇을 나보다 더 많이 했으니까 그렇지. 딸내미 나이가 이리 많으니 나보다 십년은 더 했네. 하면서 난 선배엄마들 따라 좋은 팁 하나 얻었다 하며 다독인다. 그래 서로 차이가 있으니 그들이 원하는 방식의 사랑을 주려고 노력하면 된다. 내가 줄수 있는 사랑도 좋지만 그들이 받기를 원하는 사랑이 무슨 색일까를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 되지 않을까
-진실은 이따금 잔인하거든. 너무 가혹해서 감당하기 힘들기도 해. 그래서 엄마는 네 대신 그 진실을 짊어지려고 해. 어떻게 보면 엄마는 너보다도 더 아이 같아. 동화를 믿으려고 하니까. 엄마는 너처럼 '순진한' 아이를 세상에 내놨기 때문에 네가 사는 이 세상이 그래도 살 만하다는 믿음을 지키고 싶은 거야 (p54) -
밑줄 그으며 생각했다. 오르막이 있다가 내리막이 있는 고갯길에서 순진하고 싶은 오르막을 올라가고 있는 엄마들을 생각했다. 그래 이 험한 세상에 저들을 태어나게 했으니 조금이라도 꿈에서라도 행복하기를 낭만이 있기를 그렇게 조금 더 아픔이나 고통을 모르게 키우고 싶다는 맹목에 빠지는 엄마를 생각했다. 세상에 내어보낼때 상처가 적도록 갑옷으로 단단히 무장하고 키워야 하지 않을까..하면서 가끔 단호하게 냉정하게 굴다가도 잠들어 누운 아이 얼굴 보면 미안하다 그 미안함에 얼굴 들여다보면 그네들 잠자리 뒤숭숭해질텐데 그만해야지 한다 이제는.
엄마들이 딸들에게 아들들에게 하고 있는 변명들이 한권으로 묶였다. 이러저러해서 엄마들이 너희들한테 하는 행동을 최소한의 이해보다는 최대한으로 이해를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들이다.
엄마는 자식들에게 좋은 방법이라 결정하고 맘대로 하는 거다. 아주 가끔 인간으로 돌아갈때만 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