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귀는 왜 맞을까? 국민서관 그림동화 20
게르트루드 쭉커 그림, 페터 아브라함 글, 강석란 옮김 / 국민서관 / 2002년 5월
평점 :
절판


음..나이 많이 먹어서도 하기 어려웠던 말중에 하나가 내 엄마가 화가나면 평소의 교양은 온데간데 없이 엄마가 알고 있는 욕은 거의 다 하셨다는 거다. 무지하게 창피했다. 지금은 엄마가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엄마가 내게 했던 욕보다 한차원 더 업그레이드 해서 차속에서 혼자 한다. 운전하면서 혼자 중얼중얼거리고 있으면 개과에 속하는 욕을 하고 있는 것이다. 

뾰족귀 로버트는 뺨을 맞았다. 엄마인지 아빠인지도 모르게. 한순간에 번쩍 하고 맞았다.  

어제와 똑같은 말을 하고 엄마아빠와 웃으려 했지만 어제의 엄마아빠가 아니었다. 그 번쩍거리는 고통이 선인장을 발로 차게 하고 옥상의 가장자리에 서 있게 만들었다.  

지나가던 까치와 생쥐친구. 그들이 왜 엄마와 아빠가 그리 로버트를 화나게 했는지 알수 있게되었다. 뾰족귀 로버트와 생쥐친구는 이야기를 나누며 공정함에 대해서 알아간다. 딱 꼬집어 이래저래 잘못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지만 우리들이 가끔 살면서 뜨끔해지게 내 자신을 알아가는 그런 순간을 보여주고 있다. 아무말 하지 않고 대화를 바꾸지만 그들은 그날 왜 따귀를 맞는 지를 알아차린 것이다.  

엄마도 아빠도 나도 모두 항상 공정하게 세상을 만나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웃는 얼굴로 다가가도 가끔 운 나쁘게 울음으로 되돌아올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머피의 법칙이네 샐리의 법칙이네 하는 운 나쁜 날들에 대한 이야기도 많다. 하지만 그 보다는 나는 그런 의도가 전혀 아니었는데 상대방이 오해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일을 풀어볼려고 하면 할수록 꼬이는 일. 사람. 그런 시기가 있다. 내가 진심으로 대하면 상대도 진심으로 대할것이다라고 순진함으로 똘똘 뭉치기엔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 않는다. 시간이 많이 흐르면 알거야. 라고 위로하려 해도 시간이 많이 흘러 보니 내가 했던 행동에 불순물이 섞여있을때도 있고 옳지 않을때도 있고 할수 없이 오해라 해도 포기해야 될때도 있더라. 그냥 놓아야 할때 놓을 줄도 아는 용기가 필요하다. 무서워 도망간다해도 할수 없다. 개똥밭에 굴러도 살아남는게 중요하다는 거에 몰표~  흑백으로 세상을 구분할수 없다는 것을 흑백의 그림으로 보여준다. 흑이 백이되기도 하고 백이 흑이되기도 하면서 . 

글이 약간 많다. 처음 앞 부분에 쥐들의 세계에 대해 엘리베이터와 관련된 부분이 두페이지에 걸쳐 나온다. 이 부분이 약간 산만한 느낌이 든다. 한 페이지로도 충분히 사람들의 곁에 있는 쥐들의 세계를 표현할수 있지 않을까. 작가가 뾰족귀 시리즈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서 앞에 없어도 될부분이 늘어진거 같다. 잘하면 2편이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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