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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획하지 않은 자유 - '수유+너머'에 대한 인류학적 보고서
고미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04년 1월
평점 :
절판
두번째 고미숙을 만난다.
처음 [공부의 달인, 호모 쿵푸스] 독후감을 썼을거야 하고 찾았는데 없다. 음 토론은 했는데 안 썼구나.
그책에 줄 그은 곳을 다시 한번 쓰윽 읽어보았다.
줄 그은 보람을 적절하게 사용하기는 처음이다.
아무도 기획하지 ..책이 시기적으로 먼저 나온 책이다.
두 책이 약간은 겹치는 부분이 있다. 전체적으로 주장하는 바는 같다.
( 열심히 모여서 공부하자. )
수유+너머를 만드는 과정의 세세함을 여기에는 담았다.
그렇게 굴러다니는 자잘한 사실들에 밑줄들이 그어진다. 나중에 이렇게 굴러가는 공부방을 해보고 싶어서^^!
유머가 있어야 한다. 가 가장 와 닿는다.
유머를 제대로 구사해서 한방 날리지 못하는 냉각기동대^^라면 잘 웃기라도 해야 한다고. 그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난 많이 웃지 않았다. 그래도 웃을때는 잘 웃으려고 한다. 모임을 하면서 유달리 자주 웃는 아낙들을 옆에 두다 보니 조금씩 중독되었다. 옆에서 데굴데굴 굴러가며 웃는데 그렇게 웃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저절로 웃어진다.
그 휴유증 - 다른 사람들은 안 웃는데 혼자 극장에서 메아리 소리돌아오게 웃기도 한다. 옆에 친구가 챙피해하는 것도 모른다.
공동체가 건강하게 잘 굴러가려면 잘 웃어야 하고 잘 먹어야 하고 그리고 몸을 건강하게 해야 한단다. 몸이 건강해야 배려도 할수 있다. 잘 먹어야 서로 몸이 섞어져서 통할수 있고 뭔가 짜임을 만들어 낼만큼의 친숙함이 쌓인단다. 그렇다. 같이 먹고 같이 치우고 하면서 정이 든다.
중요하게 흔적 없이 하는 것.
시간에 대해 단호하게 말하는 부분을 밀줄 좌악 긋는다.
평생 지각대장으로 살아갈지도 모를 내가 정말 단호해지고 싶다.
시간 약속을 지키는 것.
시간에 늦게 오는 것은 여러 이유를 들수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이기적이어서 그렇다. 남의 시간은 아까운줄 모르면서 내 시간이 그냥 흘러가는 것을 참을 수 없다. 억울하다. 이렇게 금쪽같은 내 시간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쓰다니..하면서 말이다. 절대 기다리기 싫다.
그런 이기심을 자세히 들여다 보게 한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 건 타인의 시간을 무상으로 점유하는 것일 뿐 아니라, 활동 전반을 침체시키는 주범이 된다.
(주범.에 무진장 걸린다.)
밤늦게 활동하는 것을 '올빼미과'라고만 했는데 그녀는 '흡혈귀 드라큘라' 라고 . 빵~하고 터졌다.그렇지 드라큘라도 있었는데 올빼미는 너무 약한데 하면서 말이다.
뒤적거리면서 맞아. 이거였어한다.
'{일상을 조직하는 법}
같이 음식을 준비하고 뒤처리를 하고 청소를 하고 그러면서 강의도 하고 강의도 듣고 하는 모든 일상의 일들을 같이 한다.
몸을 바꾸고 머리를 굴리고 마음을 비우고 .
일상을 조직하는 법.
퇴근하고 돌아온 신랑에게 말했다.
우리 서로가 어떤 일이 있었고 규칙은 이렇게 만들자 같은 자잘한 이야기를 일주일에 한번씩 해보자 했다. 신랑은 그래볼까 뜨뜻미지근하지만 반대는 안한다. 속으로 게을뱅 마눌이 진짜 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 같다. 그럴만하다. --;
일상을 조직하고 싶다. 그 일상이 내게 힘이 되어줄만하게 만들고 싶다. 가족회의를 하고 작은 규칙을 만들고 그것을 꼭 지키는 일상.
잠이 쏟아진다.
이틀날 잠을 뒤척였다. 열이 온몸에 끓는 아들넘때문에. 수두가 심하게 왔다. 그래도 학교 안가니 좋단다. 둘째 아들도 너무 부러워한다. 다시 수두에 걸리고 싶단다. 그러면서 "세상에서 수두에 제일 많이 걸린 사람이 몇번이야? "묻는다.
무언가 크게 시작하지 말고 지금 옆에서부터 할수 있는 짜실하게 시작해서 그 상황에 맞게 적응하라고 한다.
서울에 가서 수유+너머를 갔었다.
정말 누군가 보여주기 위한 공간은 거의 없었다. 그 자리에 있어야 할것들이 보잘것없지만 잘 사용하게 보였다.
카페-그 공간이 주는 '외부성'
우리가 그곳에 갔을때 아무곳에나 얼굴 들이밀수 없지만 카페는 앉아 차를 마실수 있었다. 외부와 연결하는 통로로서 잘 만들어져 있었다. 한쪽에 늘 글로 보던 LP판이 무진장 쌓여있고 또 한편엔 만화책들이 벽을 메우고 있었다. 노는 토요일이라 그날만큼은 만화책이 문을 닫는 날이란다. 한달에 두번. 아이들 토요서당이 있어서 그러기로 약속했단다. 다른 날에는 무한정이라면서.. 널찍한 공간에 테이블 몇개 없이 시원하다.
새로운 공간에 대한 욕망- 우리집 베란다를 쬐려보게 만들고 있다.
중간중간에 들뢰즈, 가타리 뭐라뭐라 하는데 그런건 그냥 지나친다.머리보다는 그네들을 보면서 일상을 조직하는 법이나 습관처럼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는 내 몸을 만드는데 자극을 받고 싶다.
멍 때리는 시간을 줄여보고 싶다는 거^^
깨닫지 못하고 늘상 행동했던 일들을 '들여다봐' 하고 있다.
내가 모르고 있던 점을 알아가게 하고 색다르게 섞어보라고 하고 있다. 재미있게 책을 보고 있다.
꼬리 : 책돌이 도서관이 우리 모임이 갖고 있는 '외부성' 이 아닐까
누군가 왔을때 소개할때 쉽게 자랑스럽게 말할수 있고 들여다볼수 있는 곳.
기부금 낼때도 후원할때도 별 생각 없었는데 돌아보니 그렇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