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용을 쏴라 - 1925년 경성 그들의 슬픈 저격 사건 꿈꾸는 역사 팩션클럽 1
김상현 지음 / 우원북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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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사적 사실(Fact)”에 “소설적 허구(Fiction)”를 가미하여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내는 팩션(Faction) 소설의 성패는 “사실”과 “허구”를 얼마나 잘 조화롭게 풀어내느냐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을 너무 강조하다 보면 그저 역사적 사건의 시간대별 나열에 불과한 “역사책”이 되기가 쉽고, 허구를 부각시키다 보면 실제 사건과 인물은 배경으로만 등장할 뿐 너무 작위적인 스토리텔링은 실제 사실과 겉돌아서 독자들을 설득하는 데는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역사적 사건을 근간으로 하되 그 간극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치밀하게 메운 잘 씌여진 팩션 소설을 읽고 나면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작가가 지어낸 이야기일까 하고 그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심지어 실제 작가 말대로 이런 일이 일어났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깜빡 속아 넘어가게 되는, 마치 추리소설에서 작가와의 두뇌게임에 진 독자들이 무릎을 치며 경탄하는 그런 느낌까지 받게 된다. 매국노의 대명사인 “이완용”의 암살사건을 다룬 김상현의 “이완용을 쏴라; 1925년 경성, 그들의 슬픈 저격사건(우원북스, 2010년 4월)”은 “경기도 장단 거주의 이영구가 이완용을 암살하려다가 실패하다, 1925년 12월 16일”라는 한 구절의 신문기사, 즉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마치 이책에서럼 이완용을 암살하려는 시도가 실제로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팩션소설의 맛과 흥을 제대로 살린 수작(秀作)이라 할 수 있다. 

  3.1.운동이라는 거센 저항에 놀란 일제가 문화정치라는 온건 통치로 노선을 변경한지 5년이 지난 1925년,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거부 최판선은 매국노 “이완용”의 목에 거금 “10만원”을 현상금으로 걸고, 사회주의 독립운동노선을 걷고 있던 김근옥은 동지인 조수윤, 딸인 김달래와 함께 이완용 암살 계획에 참여한다. 그의 계획은 이완용이 문중행사를 참석하기 위해 기차를 타려고 경성역에 나타나는 순간 원거리에서 일명 가위다리 총이라 불리우는 “윈체스터 95”의 명사수인 딸 김 달래가 저격하는 것이었다. 그는 강원도 산골처녀인 딸 김달래를 신세대 여성으로 변장시키기 위해 “명월관”에 위탁하고, 자신은 암살 계획을 점검한다. 한편 역관의 아들로 태어나 병든 노모와 아내를 부양하기 위해 순사로 재직하면서 “특고(특별고등경찰)”이 되기를 꿈꾸고 있던 박을문은 상사의 눈에 들어 조선총독부 중추원 부의장이자 후작인 “이완용”의 경호원으로 발탁이 된다. 드디어 거사날, 박을문은 이상한 느낌에 이완용이 탈 기차를 한 시간 늦추고, 이를 모르는 암살팀 중 다른 한 조가 암살을 시도하다가 실패하고, 김근옥과 달래도 현장에서 철수한다. 또다른 암살팀인 조수윤은 이완용의 조카인 이영구를 꼬드겨 이완용의 집으로 쳐들어가 그를 암살하려 하지만 역시나 실패하고 총에 맞아 죽게 되고, 그를 지원하고자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달래는 일본 경찰을 저격하고 철수한다. 이 사건으로 크게 질책을 받은 박을문은 최근 사건 진술 기록에서 공통으로 등장하는 미지의 인물 “왕서방”을 잡기 위해 이완용과 박영효가 한명회의 정자로 유명한 “압구정”에서 만난다는 거짓소문을 흘리고, 암살 의뢰자 최판선의 죽은 후에는 현상금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김근옥은 도시락 폭탄으로 무장하고, 딸 달래와 함께 압구정에서 매복한다. 마침내 압구정에서 암살자와 암살을 막으려는 자 사이에 혈투가 벌어지고, 사건은 의외의 결말을 맺게 된다. 결국 암살기도는 모두 무위로 끝나고, 이완용은 그로부터 몇 개월 후 폐렴으로 죽게 된다. 그 후 김근옥, 김다래, 박을문은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모습으로 서로 만나게 된다.

  사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극적 재미만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이완용의 죽음이 기존에 알려진 대로 노환으로 자연사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독립투사들에게 암살당했으며, 일제가 사회적 파장을 염려하여 감추었다는 작위적인 결말로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고 걱정했었는데, 이 책의 집필 목적이 이완용의 죽음이 어떠했냐가 아니라 이완용을 암살하고자 시도했던 사람들과 그들을 둘러싼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의 묘사에 둔 작가의 의도대로 마지막까지 충실히 이야기를 이끌어나가서 오히려 더 설득력 있는 결말로 느껴졌다. 책에 등장하는 그 당시의 시대상들, 즉 백화점, 일본 상점, 명월관 등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술을 좋아하는 혈기왕성한 청년으로 나오는 소파 방정환, 박영효의 친필 글씨를 팔기 위해 박을문을 만나는 춘원 이광수, 이 책의 모티브가 된 한 줄의 기사를 작성했지만 결국 검열당하는 기자, 서로 노선을 달리하는 김근옥과 토론을 벌이는 독립운동가 김창숙, 마지막에 잠시 등장하는 동양척식회사 폭탄 투척 사건의 나석주 등의 실존 인물들이 허구의 등장인물들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생동감 있는 묘사들은 이 책의 사건들이 실제로도 있었을 법한 사건으로 받아들이게 하는 설득력을 더욱 높이는 장치가 되어준다. 탄탄한 스토리, 스피디한 전개, 그리고 생동감 있는 인물과 시대 묘사, 과장되지 않은 사실적 묘사 등 장점을 두루 갖춘 이 책은 팩션 소설을 아직 접해보지 못했거나 누구나 다 아는 결말의 역사소설에 질려하는 독자들, 역사의 이면의 사실들에 관심이 있고 때로는 자신만의 상상으로 역사를 재구성하는 것을 즐겨하는 독자들이 읽으면 흥미로워할 재밌는 팩션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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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테 경영, 오래 가려면 천천히 가라 서돌 CEO 인사이트 시리즈
츠카코시 히로시 지음, 양영철 옮김 / 서돌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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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기준 매출액 159 억엔, 종업원 405명 규모의 작은 기업 “이나식품공업”(매일경제, 2009.07.08.기사)은 여러모로 특이한 기업이다. 1958년 창업하여 48년간 한천(寒天: 우뭇가사리의 우무를 얼려 말린 해조가공품. 여름에 얼음을 띄운 콩국에 말아 먹는 청량음식으로 또는 우무채 ·우무장아찌 등의 반찬에 쓰이며, 단팥묵(양갱) 등의 과자원료, 의약품 원료나 미생물 배양의 한천 배양기로 쓰이는 등 이용범위가 넓다. 네이버 백과사전)이라는 우리에게는 생소한 식품 하나로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고 연평균 10% 대의 경상이익률을 유지해온 기업이라고 하니,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 기업이 창업하고 무너지는 작금의 현실에서 50년을 넘게 생존해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꾸준히 수익을 올리며 업계 1위까지 차지하고 있다니 도요타 자동차를 비롯한 일본의 대기업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는 것도 당연하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 회사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경영비법이라도 있는 것일까? 이 회사의 회장 츠카코시 히로시의 저서 “나이테 경영; 오래가려면 천천히 가라(서돌, 2010년 1월)”를 보면 너무나도 평범한, 오히려 “변화”와 “속도”를 강조하는 현 기업풍토와는 전혀 동떨어진 경영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츠카코시 히로시 회장은 자신의 경영철학을 "항상 본연의 모습을 추구하는 것"이고 “회사는 "회사는 경영자 뿐만 아니라 모든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존재하는 겻이다"이라고 이야기한다. 이 회사의 사훈은 “좋은 회사를 만듭시다”이고 여기서 좋은 회사란 단순히 경영단순히 경영성과가 뛰어난 회사가 아니라, 모든 임직원이 "우리 회사는 좋은 회사야!"라고 말할수 있어야 하고,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어야 하며 이것이 좋은 회사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한다. 도덕 교과서에나 볼 법한, 어찌 들으면 미사여구의 성찬(盛饌)처럼 들리는 이 말은 그의 책을 좀 더 읽다보면 단순히 말 뿐만은 아니다라는 것을 절로 느끼게 된다. 그는 보통 기업들이 강조하는 “이익”과 “성과”는 회사의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회사의 목적은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고, 풍요로워지고 도덕의식이 높아져서 사회는 안정되고 생활수준도 높아지며, 이런 이념을 바탕으로 회사를 경영하면 급속한 성장은 이룰 수 없지만 대신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영속"이라는 보물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회사가 "직원의 행복"이라는 본래의 목적을 망각하면 눈앞의 이익에 흔들리게 되며, 직원의 행복은 경영의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고, 이런 상황에 이르면 아무리 노력해도 "보물"은 손에 넣을 수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생각은 그가 팔자경영이라고 부르는 경영방식에서 잘 나타나는데, 눈앞의 이익을 좇는 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보며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현실화하는,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오래 번성해가는 회사 경영방식으로 투자나 설비에 필요이상으로 돈을 사용하는 것을 막을 수 있으며, 그에 따른 공급 과잉도 억제할 수 있고, 이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자원이 절약되므로 효율적으로 생산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환경도 보호하는 경영방식이라 할 수 있다. 모든 기업들이 가장 중요한 경영지표로 내세우는 “성장률”에 대해서도 수치에 연연하지 말고 회사의 성장을 직원의 성장과 연결시키는 것, "다소 느리더라도 안정적인 성장"인 “적정성장률”을 강조하며, 이처럼 적정 성장 속도 및 성장 규모를 잘 알아두는 것은 회사를 영원히 존속하게 하는 데 기본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경영철학은 그가 자연에서 배웠다는 5가지 경영방식, 즉 한 우물을 깊이 파는 “깊이 경영”, 미래를 대비하고, 회사의 이념과 맞지 않는 비즈니스를 확장하지 않고, 지나치게 많은 내부유보금을 보유하지 않는 “균형경영”, 어느 정도 성장하면 성장 자체의 절대치를 중시하여 매출 증대에만 집중하지 말고, 회사의 나머지 중요한 부문, 즉 직원성장, 개발, 생산, 판매 등의 모든 요소가 확장됨으로써 전체적인 매출 수치가 상승하는 “나이테경영”, 성장률을 낮게 잡아 좀 더 구첵적인 계획을 세워 일할 수 있다는 장점. 직원교육과 쾌적한 환경조성을 위해 투자하는 “성장경영”, 씨부리기를 중시하는 경영방식으로 눈앞의 이익에 연연하지 않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미래경영”에 잘 드러나 있다. 한마디로 좀 더디 가더라도 내실을 알차게 다지며 미래를 철저히 대비하는 경영 자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종업원의 행복”을 특히 강조하고 있는데, 인건비는 비용이 아니라 행복을 얻고자 회사에 들어와 열심히 일한 직원의 노동에 대한 댓가로 직원을 행복하게 만드는 인건비를 지불하는 일은 기업 활동의 진정한 목적이라는 인건비에 대한 그의 생각이나 직원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시스템으로 아직도 “연공 서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점, 직원이나 고객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지내도록 연료나 전력을 사용하는 좋은 낭비, 허용할 수 있는 낭비라고 생각하는 점, 또한 종업원들의 쾌적한 근무환경을 위해 여느 대기업들도 갖추지 못한 대규모의 “칸텐파파 정원”을 조성한 점들을 보면 잘 알 수 가 있다.

  츠카코시 히로시 회장의 이런 경영방침은 “변화”와 “속도”를 강조하고, “최소투자 최대성과”를 강조하는 현재 기업 풍토하는 전혀 거꾸로인, 고리타분하고 전근대적인 경영방식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종업원의 행복”을 기업 본연의 가치로 삼고, 조금 늦더라도 자신의 믿는 가치를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뚝심 경영은 50 여년이 넘는 긴 생존력과 여느 대기업 부럽지 않는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게 하는 성공경영임에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90년대 일본에 불어닥친 “거품 붕괴”로 인한 장기침체, 겨우 불황의 늪에서 벗어나나 싶더니 전세계에 몰아닥친 “세계금융위기” 여파로 다시금 헤어 나오지 못할 침체의 늪에 빠져 세계 기업 토요타가 무너지고, “일본 파산”이라는 최악의 경고까지 나오고 있는 일본의 현실에서 앞으로 50년 후에도 굳건하게 살아남아 종업원의 행복과 회사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훌륭히 잡아낼 수 있을 것 같은 “이나식품공업”의 사례는 일본과 비슷한 경영환경과 똑같은 전철을 밟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잊고 지냈던 기업 본연의 가치란 진짜 무엇인지를 다시금 상기해볼 수 있는 좋은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이 들수록 안정되는 것이 아니라 “삼팔육","사오정”등 갈수록 불안해지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로써는“이나식품공업”에 다니는 종업원들이 진심으로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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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이 되라 -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
강신장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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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서양 속담이 있다. 과학기술과 매스미디어의 눈부신 발달로 하루에도 수백, 수천가지의 신상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속담은 그러한 새로운 상품들을 찬찬히 뜯어보면 새로운 창조가 아니라 기존에 나와 있는 것들을 서로 융합시키거나 또는 요소별로 분류해서 다시 조합해 놓은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즉 막연하고 거창하기만 한 창조력이나 창의성은 하늘에서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동안 접해온 수많은 사물들과 우리들의 경험 속에 자연스레 녹아 있고 그것을 제대로 이끌어내 구체화시키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창조력을 끌어내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나라 최고의 경제연구소이자 브레인 탱크인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지식경영실장을 8년을 엮임한 강신장은 그의 저서 “오리진이 되라(쌤앤파커스, 2010년 6월)”에서 “스스로 처음(기원)이 되는자”를 “오리진(Origin)"이라 정의하고 오리진이 되기 위한 9가지 방법을 재밌는 사례와 함께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창조성’이 화두가 되어버린 오늘날, 누구나 고민하는 주제가 바로 ‘창조를 가능하게 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지만 실제로 창조력은 우리 안에 잠재된 능력이기 때문에 그걸 끄집어내어 활용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말이 쉽지 과연 잠재된 창조성을 어떻게 끌어내어야 할까? 작가는 창조의 최종 목적지인 ‘오리진(origin)’이 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9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1) High Love: 목숨 걸고 사랑하라
2) High Pain & Joy: 고통을 모르면 그를 기쁘게 할 수 없다.
3) High Time & Place: 창조의 목적지, 새로운 시공간을 선사하라
4) High Mix: 뒤집고 섞어야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5) High Concept: 컨셉이 없으면 창조도 없다
6) High Touch: 내가 먼저 주면, 그가 내것이 된다
7) High Soul: 마음의 벽을 깨라
8) High Story: 예상을 깨는 이야기를 만들어라
9) High Slow: 새로운 세상과 만나는 위대한 느림

 각 항목별로 개념들을 설명하고 그와 관련된 실제 사례들을 곁들어 소개하고 있는데, 막연할 수 있는 개념을 사례를 통해 설명하니 개념이해도 빠르고 더 설득력이 있어진다. 예를 들어 “High Pain & Joy"편에서는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능력으로써 "아픔(Pain)을 들여다 보는 힘"과 "기쁨(Joy)을 보태는 힘", 두 가지를 꼽고 ”진심으로 고통을 이해하고, 파고 들어가, 속 시원하고 즐거운 해결을 해내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씹으면 금방 딱딱해지고 턱이 피곤해지는 느낌이 불쾌해서 껌 매출이 급격히 줄자 1시간을 씹어도 찹쌀떡처럼 몰랑몰랑한 부드러운 베이스로 사람들의 우려(아픔)를 치유하고, 여기에 '향기', '아름다운 패키지', '재미'라는 기쁨을 첨가하여 크게 히트한 '롯데 피츠껌',  마스카라를 쉽고 바르게 칠할 수 없다는 고통을 없애기 위해 전동칫솔에서 착안하여 만든 '랑콤 전동 마스카라', 기존 낫토제품의 단점들, 즉 포장이 여간 쫀쫀한 게 아니어서 뜯기도 힘들고, 뜯다보면 소스가 사방으로 튀는 경우가 다반사였던 불편함을 튀지 않는 젤리형 소스로 바꾸고 힘들게 포장을 뜯을 필요없는 신개념 패키지를 적용하여 히트상품이 된 '미쓰간 아라벤리 낫토', 경기침체에 따른 "실직"이라는 고객의 마음속에 내재한 불안을 마케팅 대상으로 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던 현대자동차 "어슈어런스 프로그램"을 사례로 들어 “High Pain & Joy"의 적용 사례들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각 장마다 ”Inspiration Box"라는 코너를 두어 각 장과 연관된 단어들에 대한 해설을 곁들어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집중력을 끝까지 흩어지지 않게 하는 효과를 보여준다.

 

책의 마지막 챕터에서는 “High Action”, 즉 오리진이 되어 세상을 바꾸기 위해서는 앞에서 소개한 9가지 항목들을 “오리진을 만드는 내안의 3박자 (Soul, Mix, Touch)”,“오리진을 찾아내는 사랑의 3자매(Love, Pain&Joy, Slow)”, “오리진을 선사하는 감각의 3국지 (Time & Place, Concept, Story)”로 분류하고 9가지 항목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비로소 오리진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창조적인 사람들은 가치의 벽과 경제성의 벽은 물론이고, 인식 관념의 벽을 넘어서야 하기 때문에 늘 전투적인데 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특별함 힘은 바로 "집중력"이며,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즐겁게 미치도록 해야 하며, 우리가 만나는 영감에 올인하라고 집중력을 발휘하기 위한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책 서두에서 작가는 이 책을 개인에게는 "영감(Inspiration)"의 자극제로, 기업에게는 '창조전사"를 양성하는 속성반 "창조능력 개발원", 가정에서는 우리 아이를 감성적이고 창조적인 인재로 키우는 "창조학교"로 활용해달라고 책의 용도를 설명하고 있는데, 쉬운 용어와 재밌는 사례, 책 말미마다 각 쳅터를 정리하는 요약 질문 등 교재로서도 지금 당장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리되어 있는 책이다. 물론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개념들이나 사례들은 수많은 창조력 관련 교육이나 교재들에서 한번쯤은 들어봤을,  새로울 것이라고는 없는 익숙한 명제와 사례들일 수 도 있겠지만 자신의 내부에 잠들어 있는 창조력을 끌어내기 위한 “열쇠”로써 활용해볼 만한 의미 있는 개념들로써 “이 책을 손에 드는 자, 창조의 고속도로를 달리게 될 것이다!”는 작가의 바램 처럼 이 책을 한번 읽고 덮어둘 그렇고 그런 자기계발서적로 여기지 말고, 이 책에서 제시한 창조력과 변화에 대하여 한번쯤은 진지하게 성찰해 봄으로써 “당신의 일과 인생을 확 바꿔놓을 창조의 바이블”로써의 가치를 발견하고 일과 인생에 활력을 불어넣는 일은  순전히 독자의 노력에 달려있다 할 것이다.  누구나 다 "오리진"이 될 수 는 없겠지만 이 책에서처럼 "오리진"이 되기 위한 노력은 누구나 다 한번쯤 시도해 볼만 한 가치가 있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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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엄마 납치사건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9
비키 그랜트 지음, 이도영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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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화스타일의 과장된 표지, 240페이지 남짓 얇은 분량, 출판사의 “청소년 걸작선”시리즈 중 아홉 번 째라는 타이틀로 그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가벼운 추리소설 정도이겠거니 하고 별 기대 없이 읽기 시작한 “불량엄마 납치사건(비키 그랜트 저, 미래인, 2010년 6월)”는 제목 그대로 “불량엄마"가 납치되고 천재(?) 아들이 어머니를 구출하기 위해 좌충우돌 소동을 벌이는, 독특하고 개성있는 인물 설정과 기발한 이야기가 의외의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기대이상의 책이었다.  

  10대에 가출을 해 덜컥 애를 낳아 14세의 아들 “시릴”을 키우고 있는 미혼모 “앤디”는 말 그대로 “불량엄마”의 전형이다. 집안에서 줄담배를 연신 피워대고, 패스트푸드를 주식으로 먹이는가 하면, 자신이 비행청소년이었음에도 아들이 나쁜 친구를 만나 자신처럼 삐뚤어질까봐 노심초사하며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살며, 행사장용 고급 승용차에 탄 것만으로도 마냥 행복해하며, 아들을 잠시라도 눈에서 떼지 않기 위해서라는 허울 좋은 핑계로 자신이 근무하고 있는 허름한 변호사 사무실에 데려다 놓고 전화응대, 고객 상담 일을 시켜버리는 미성년자 착취를 저지르고 있는 누가 봐도 불량엄마인 그녀에게 옛 남자친구인 “바이런”이 찾아온다. 자신의 방을 차지하고 들어 앉아 두문불출하면서 엄마와 자신에게 잔소리하는 그를 시릴은 혹 아빠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엄마와의 대화를 도청해보지만 전혀 그런 것 같진 않아 보인다. 어느날 시내 유서 깊은 건물인 “메이슨홀”에 화재가 발생하고 그 건물 안에서 잠자고 있던 노숙자 몇 명이 죽는 사고가 발생하고, 바이런을 미행하던 시릴은 엄마와 바이런, 그리고 변호사 사무실 고객이었던 “콘수엘라”가 만나는 수상한 장면을 목격하고, 얼마 후 엄마는 평소에 쓰지 않는 다정(?)한 말투로 자동응답기에 메시지를 남겨두고는 납치되어 버리고, 언론과 경찰은 메이슨 홀 방화사건의 범인으로 기묘한 동거인 “바이런”이 지목한다. 시릴은 유일한 단서인 엄마가 냉장고 속에 남겨놓은 메모와 유아시절 어머니와 함께 들었던 법학 수업 - 아이 맡길 돈이 없어서 대학 수업에 데리고 간 엄마의 조기교육의 승리 - 을 떠올리며 열 네살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놀라운 두뇌 회전으로 납치범의 실체를 밝혀낸다. 마침내 엄마가 납치되어 있을 장소로 예상되는 곳으로 엄마가 그렇게 사귀지 말라던 친구 “켄달”과 함께 잠입하지만 어이없게 잡혀버리고 그곳에서 아직도 팔팔하고 콜라 타령중인 엄마와 바이런, 콘수엘라를 만나게 되고 연이어 엄마 변호사 사무실 사장인 “아툴라”까지 잡혀오면서 모든 등장인물이 좁은 남자화장실에 갖히게 된다. 엄마와 바이런, 콘수엘라에게서 사건 전말을 들은 인질 일동은 역시나 전혀 사악함이나 흉폭함이 느껴지지 않는, 오히려 인질들에게 패스트푸드를 사다주려 1시간 반을 왔다갔다 하는 납치범과 엎치락 뒤치락 활극이 벌어지게 된다. 

  “자기부죄거부특권”, “물적 증거”, "범인은닉죄” 등 법률용어와 짧막한 용어 설명을 목차로 하고 있는 이 소설은 등장인물 한명 한명의 개성이 독특하고, 마치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기발하고 재밌는 사건전개가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게 하는 유쾌한 추리소설이다. 특히 14세 꼬마가 납치된 엄마를 찾기 위해 얼굴에 칭칭 붕대를 감고 엄마 옷을 입어 변장을 하고 법대 도서관을 방문해서는 “성형수술”해서 그렇다고 거짓말 하는 장면, 범인으로 예상되는 남자의 건물 건설현장에 천연덕스럽게 방문하여 엄마의 이름을 꺼내 놀라게 하는 장면, 기껏 엄마가 갇힌 건물로 잠입해 들어가지만 어이없이 붙잡히고 몇 안 되는 모든 등장인물이 모두 갇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사건을 이야기하고 납치범에게 차가운 콜라 꼭 사오라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엄마의 모습 등은 절로 웃음이 터져나온다. 물론 어린 소년이 법률 용어를 해석하고 엄마의 노트에 적힌 암호같은 글들을 보면서 사건을 추리해내는 장면은 다소 억지스럽지만 엄마 덕분에 어렸을 때부터 그 어렵다는 법대 수업을 듣고,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 역할을 톡톡히 해낸 소년의 경력을 떠올리면 한편 이해가 되는 묘한(?) 설득력을 느끼게 된다. “납치”, “방화”, “외국인 불법체류” 등 심각한 소재를 이렇게 유쾌하고 재밌게 버무려내는 작가의 글솜씨가 결코 녹록치 않은 이 소설은 청소년 뿐만 아니라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가볍고 심각하지 않은 추리물인 "코지 미스터리"를 즐겨하는 어른들이 읽어도 부담없는 재밌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이제는 고전이 되어버린 조흔파 선생의 "얄개전"이 자연스럽게 떠오를 정도로 재밌고 유쾌한 책이었다.  영미권에서 손꼽히는 메이저 추리문학상이라는 “아서 엘리스 상(청소년부문)”과 자작나무상을 수상한 이 기발하고 유쾌한 소설이 TV시리즈로도 기획되고 있다니 재밌는 시트콤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아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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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 - 한차현 장편소설
한차현 지음 / 문이당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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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소년 잡지의 “미스테리” 난에서 “예수는 외계인이었다”라는, 그당시 교회를 다녔던 어린 나로서는 무척 충격적인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예수님의 가르침이 기존의 전통 유대교 교리와는 전혀 다르고, 행하신 각종 이적(異蹟)들이 사실은 외계인들의 고도의 과학기술에 의해 가능한 것이며, 최후의 만찬이 있었던 마지막 날 밤 하느님께 기도하기 위해 홀로 산으로 들어간 것은 사실은 UFO 모선과 대책 협의(?)를 위해 주변 사람들을 물리친 것이며, 승천(昇天)도 UFO 모선에서 발사한 무중력(無重力) 유도 광선에 의해 “들림”을 당한 것이라는 이 황당무계한 이야기, 거기에 사실 구약 성서 중 모세 5경이나 예언서인 에스겔 서, 다니엘서 등에도 UFO로 여겨지는 장치들이 등장하는 성경 구절과 그럴싸한 삽화까지 곁들여지면 꽤나 설득력있게 들려지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런 류의 유치하기까지 한 “설(說)”들이 꽤나 유명한 것 같다. 인류의 문명이 외계인에게서 비롯되었다는 설들은 에리히 폰 데니켄의 “신들의 전차”, 그레이엄 헨콕의 “신의 지문”등의 책들과 각종 다큐멘터리, 드라마, 영화 등에서 자주 다루어져 이제는 친숙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니 말이다. 한차연의 “변신(문이당, 2010년 6월)”에서는 아예 대놓고 “기독교”가 사실은 외계의 종교에서 비롯되었으며, 예수도 외계인 전도사의 가르침에 의해 탄생되었다는 지극히 불경스러운, 그러면서도 기발하고 재밌는 상상력을 우리에게 선보이고 있다. 

  2012년 강남 어느 교회를 맡고 있는 평범한 목사 “차연”은 어느날 자신의 저서에 감명받았다는 신자 “A"를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며칠 후 자취집으로 초대받은 차연은 ”A"가 사실은 외계인이며 지구에는 “A”와 같은 외계인들이 많이 살고 있으며(남아공 월드컵에서 우리나라를 16강으로 견인한 “박지성”도 그중 하나다), 외계 행성으로의 여행을 제안받는다. 며칠을 고민하던 차연은 아내 “소원”에게 이를 이야기하는 데 뜻밖에 아내는 자신도 같이 가겠다고 하고, 차연과 소원은 목포 인근의 섬 “비금도”에서 또다른 외계인 “미켈란젤로”를 만나 외계여행을 떠난다. 첫 여행지에 있는 “도서관들의 도서관”에서 1분 여 짜리의 예수의 산상수훈 동영상을 본 감격에 아내는 그 행성에 남아있기를 원하고 차연은 곧 다시 돌아오기로 하고 지구로 귀환한다. 그러나 지구와 아내가 있는 행성 간에 시공간의 왜곡이 발생한다는 말에 부랴부랴 다시 아내가 있는 행성으로 돌아오지만 이미 시간은 몇 년이 흐른 뒤였고 수소문 끝에 아내가 기독교와 매우 흡사한 종교인 “펠커교”가 있다는 행성으로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그 행성의 좌표를 문신에 새기고 다시 지구로 귀환한다. 차연은 아내를 찾아 그 행성으로 다시 여행을 떠나고 과학기술의 발달로 죽은 가 다시 살아나고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이 일상이 되어버린 그 행성에서 펠커교들이 모여산다는 “K성”으로 향하지만 입성을 거부당하고 성 밖 마을에서 머무른다. 우여곡절 끝에 성에 입성한 차연은 이미 수십살을 늙어버린 아내를 만나 지구로 같이 갈 것을 종용하지만, 펠커교의 열렬한 신자가 되어 외계행성 전도사로 살고 있는 아내는 귀환을 거부하고 남편에게 펠커교 교리와 기독교와의 놀라운 관계를 설명하고는 이런 새로운 가르침을 지구에 전파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홀로 귀환한 차연은 아내가 예언한 시련들, 즉 교회에서 파문당하고 정체불명의 단체(세계외계인대책기구)에 감금당하는 등의 어려움을 겪지만 자신을 외계여행으로 이끈 외계인 “A"와 교회를 떠났지만 자신을 따르면서 신종교 “펠커교”의 가르침을 믿는 무리들에게 구출되고 진실한 가르침을 전파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는 예수의 예언처럼 “내가 진실로 이르노니, 오늘 이 밤 닭이 두 번 울기 전에 세 번 나를 부인하는 이가 있을 것입니다”라는 정체모를 예언을 한다.
 

  어린이 잡지 속 “믿거나 말거나” 기사들과 영화 “맨 인 블랙”을 잘 버무려 놓은 듯한 이 책은 마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재밌고 빠르게 읽힌다. 중간 중간 교회에 대한 비판적인 내용이나 기독교의 근원을 외계종교에서 찾는 장면들, 예수 또한 외계 종교 전도사의 가르침에 감화를 받았다는 장면들은 기독교인들에게는 많이 불편한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기독교를 대상으로 한 이유가 가장 많은 신도를 가진 지구를 대표하는 종교이기 때문이며, 그저  누구나 한번쯤 상상해 봤을 그런 이야기인 소설적 허구로써 받아들인다면 그리 심각하게 여길 필요는 없을 것이다.  출판사의 “종교의 타락과 독단에 대한 작가의 비판 의식”이 담겼다는 소개 글은 솔직히 가슴에 잘 와 닿지는 않지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단숨에 읽게 만드는 재미만큼은 탁월했다고 평해주고 싶다.  기발한 상상력과 거침없는 입담을 유감없이 보여준, 신예작가를 넘어선지 오래인 이제는 중견작가의 반열에 들어선 작가 “한차연”의 앞으로 나올 작품들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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