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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 - 학살과 파괴, 새로운 질서 ㅣ 지도와 사진으로 보는 세계대전 2
A. J. 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 페이퍼로드 / 2020년 10월
평점 :
영국의 저명한 역사가 A.J.P. 테일러(1906~1990)가 쓴 제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책이다.
저자는 1차 세계대전에서는 군 지도자들의 역할이 컸던 반면 2차 세계대전에서는 처칠, 루스벨트, 스탈린. 히틀러와 같은 정치 지도자들의 ‘정치와 전략‘이 전쟁의 판도를 가르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대중들은 이들 정치 지도자들이 이끄는 대로 따랐고 이들은 그런 대중의 힘을 얻어 절체절명의 순간마다 ‘중요한 결정을 혼자서 내렸다고 말하는 것이 사실상 과장이 아니‘(p.32)라고 말한다.
이 책은 2차 세계대전을 둘러싸고 각국의 지도자들이 어떠한 관계 속에서 정치, 외교, 회담을 진행했는지, 그 결과로 각 국의 나라들의 관계는 다시 어떻게 재형성 되었는지 개괄적으로 보여준다.
전쟁의 정치적인 면을 강조한 책이다 보니 전투나 전술에 관한 부분은 간략히 다루는데 이러한 관점으로 2차 세계대전을 살펴볼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라 생각한다. 뒤에 14장에 걸친 ‘인물 소개‘도 책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네 인물의 개인적인 성격은 매우 달랐다. 히틀러는 기존의 관념을 괘념치 않고 좋건 나쁘건 세상을 뒤흔들 준비가 되어 있는, 시각과 방법에서 가장 혁명적인 인물이었다. 그는 아마도 또한 가장 파렴치했다. 처칠은 이미 형체가 사라져 격렬하지 않은 감정으로도 심각하게 흔들리는 대영제국을 소생시키려는 가장 구식 인물이었고 가장 고상한 사람이었다. 스탈린은 그들 중 확실히 가장 한 가지 일에 골몰했다. 그의 유일한 목적은 소련을 지키고 그 안에서 자신의 독재 권력을 보존하는 일이었다. 루스벨트는 가장 알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에게는 편법과 고결한 원칙, 상황에 따른 득실 계산과 원대한 목표가 하나하나 헤쳐 나갈 수 없을 정도로 뒤엉켜 있었다. 네 사람 가운데 가장 성공한 인물이었지만 이조차도 뜻한 바를 이루어낸 결과인지 아닌지 말하기 힘들다. 많은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네 사람에게는 다른 모든 사람들과 구별되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각자 자신의 나라에서는 비길 데 없이 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다. (p.3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