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힘든 일이 파도처럼 밀려 온다.
내가 서 있는 인생의 경기장에서 내려오고 싶다는 마음이 밀려 온다. 외롭지만 끝까지 계속해야 한다는 구절이 내 마음을 흔든다. 내 경기가 승리일지 아니면 패배할지 아직 모른다.
하지만 경기가 현재진행형이라면 나는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는 없다. 경기는 계속 되어야만 하니까...

하루 일을 마치고 잠자리에 들 때마다, 마지막 스트라이크를 던질 때까지 마운드에 홀로 서 있는 투수의 뒷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는 끝까지 외롭지만, 끝까지 던져야 합니다. 마운드를 내려올 때까지 던지는 것, 게임을 책임지는 것, 그것이그의 일이니까요.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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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뿐일까. 무언가 유지하는 데는 그것을 아끼는 어떤 이들의 마음과 그것을 받쳐 줄 희생이 수반된다. 가정의 화목함은 누군가의 배려와 이해와 희생이 후방에서 울타리를 치고받들어 주지 않는다면 불가능하다.  - P95

 빛이 찬란할수록 뒤에서 준비해야 하는 일은 많은 법이다. 빛나야 하는 것이 빛나도록 만드는 게 자신의 일이라는 걸 강혜원은 잘 안다.  - P186

어째서 그러면 안 되는가. 어째서 엄마들은 더 이상 내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 강해져야 하는가. 강혜원은 누구든지 진지하게 붙잡고 물어보고 싶었다. - P181

"네가 잘될수록 너를 지켜보는 눈도 더 많아질 거야. 그럴때마다 너한테 목표가 있다는 걸 기억하면서 밀고 가." - P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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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준을 깨우는 대신 강혜원은 아이방 문을 닫고 나와 침실로 들어가 침대 위에 털썩 쓰러지는 쪽을 선택한다. 몸 구석구석을 채우는 건 어쩔 수 없이 소진된 하루분의 에너지와누적된 피로다.
그렇게 피로를 이불처럼 덮고 혜원은 잠들어버린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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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 영국 베이비부머 세대 노동 계급의 사랑과 긍지
브래디 미카코 지음, 노수경 옮김 / 사계절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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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세상의 문제들에 관심을 갖고 살펴본다면

보통은 나이 든 사람들, 나이 든 남자들이 길을 막고 서 있을 겁니다.


『아이들의 계급투쟁』으로 유명한 저자 브래디 미카코의 신작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는 2019년 12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한 연설문의 일부를 인용하며 시작한다.

젊은이들의 길을 막고 있는 나이 든 사람들. 영국의 브렉시트에 투표하며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없는 것도 모두 나이 든 남자들뿐이라는 오명을 쓰며 어느 새 사회의 악역으로 자리잡은 이들이다. 과연 아저씨들은 이대로 조용히 물러서야만 하는 것일까?

일본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가정을 이루고 사는 저자 브래디 미카코의 남편과 친구들 또한 길을 막고 서 있다는 아저씨들이다. 때론 이방인으로 때론 당사자로 영국의 변화를 함께 통과하는 브래디 미카코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그들의 생활과 가치관, 삶을 관찰하며 말한다.

"아저씨이지만 살아 있다. "

최근 영국의 가장 큰 변화라면 단연코 영국의 브렉시트라고 할 수 있다. 세대별, 인종간, 계급간 대립이 팽배했던 국민투표, 외국인이 우리가 보기에는 단지 하나의 큰 사건이지만 영국인에게는 한 가정이 깨지는 등 개인적인 행복까지 좌지우지하는 사건임을 누가 알았을까?

저자의 친구 레이 또한 마찬가지다. 브렉시트에 투표한 레이와 잔류를 강하게 주장한 파트너 레이첼의 관계는 투표 후 관계가 급랭한다. EU 이민자 덕분에 자신의 사업이 돌아간다고 믿는 파트너 레이첼, 영국의 부흥을 위해 EU에 돈을 그만 주어야 한다는 잔류파 레이. 이들에게는 단지 정치적인 문제가 아닌 그들의 생계와 연관된 중요한 결정이었다. 그만큼 견제와 대립이 날선 그 현장에서 아저씨들의 선택이 승리하며 어느 새 아저씨들은 영국의 전형적인 악역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그들이 잔류를 부르짖는 것에 대해 저자는 하나하나 그들의 삶을 이야기해준다. 단지 그들이 고집 때문에 된 것이 아니라 그들 나름의 이유가 있었음을. 그리고 그들 역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투쟁하는 아저씨들이라고 말한다.


노동자의 권리! 우리는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해야 해!

엥? 프랑스어로 플래카드 만들 거야?

응, 노동자의 연대는 국경을 넘는 거지.

이민자도 영국인도 모두 함께 싸워야지. 다시 그런 시대가 돌아왔어.


마가렛 대처 이후로 거세진 신자유주의 물결.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내몰리는 아저씨들.

'요람에서 무덤까지' 편하게 공공 의료 서비스 NHS 서비스를 받을 수 있던 아저씨들은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NHS 의료 서비스 이용이 어려워지며 점점 궁지에 내몰리는 현실 속에 고군분투하는 아저씨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결코 그들의 잘못이 아님을. 그리고 그들의 불안을 이용해 거짓 선전하는 이들의 움직임이 있었음을 저자는 이야기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큰돈을 남기고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마.

노동 계급이 필사적으로 일해서

저축을 할 수 있던 시대는 이미 끝났거든.

요즘 시대의 구두쇠 아버지는

기적을 일으킬 수 없어.


부모님 세대의 자수성가를 보아왔지만 이제는 기적을 일으킬 수 없이 나이가 들어 더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는 아저씨들의 고뇌는 결국 우리 모두의 고민임을 알게 해준다. 나이가 많아서 젊은이들에 비해 경쟁에서 밀리는 현실 속에서도 이대로 인생을 포기할 수 없다는 아저씨들은 '반트럼프' 대회를 위해 플래카드를 만들어 시위를 하고 언론에 소개되기까지 한다.

정부의 긴축재정에 반대하며 이웃의 친절한 친구가 되주기도 하고 이민자 혐오에 발끈하며 자율 순찰대를 조직하여 마을의 안전을 돕는 아저씨들. 누가 이들에게 돌을 던질 수 있을까. 모두 이 사회를 힘들게 버텨가는 사회의 구성원일 뿐 어느 누구도 악역이 없다. 단지 지나온 세대가 다르고 더 좋은 삶을 살기 위한 선택일 뿐 그들 중 악역은 없다.

이들의 이야기가 저물어가는 4,50대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해 씁쓸하기도 하고 국민의 복지를 점점 축소하는 한국의 현실의 청사진을 보는 듯해 두렵기도 하다.

팍팍한 현실이지만 아저씨들은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투쟁하고 살아간다. 제목 그대로 《인생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사랑을 멈추지 않는다. 열심히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투쟁이라고 믿으며 더욱 열심을 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우리들은 소리칠 것이다.

"아저씨들은 전혀 우리의 길을 막고 있지 않다고! 삶의 외줄타기를 함께 건너가는 사람들이다"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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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태어나서 - 자칭 리얼 엠씨 부캐 죽이기 고블 씬 북 시리즈
류연웅 지음 / 고블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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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현실을 풍자하는 웃픈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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