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접한 세계 ㅣ 크로스 1
김연수.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최고은 옮김 / 북다 / 2026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윤리적 딜레마' 라는 주제애 관해 김연수 작가와 히라노 게이치로는 이 딜레마에 대해 서로 다른 질문을 던진다. 

먼저 김연수 작가의  「우리들의 실패」에서의 질문을 들어가본다. 


간절히 원하던 미래가 찾아오지 않는다면 그 후에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우리들의 실패」 에서 두 남녀가 나온다. 남자 손동하는 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엄마와 함께 살았다. 수술을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병마는 끝내 엄마의 삶을 앗아갔고 엄마와 함께 벗꽃을 걷자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그 이후로도 손동하의 삶은 끝내 그가 원하던 대로 되지 않았고 결국 검찰에 체포될 위기에 처해야 한다. 


소녀가 있었다. 손동하의 친척과 재혼한 정혜인. 그녀는 아빠를 잃고 엄마가 재혼한 새아빠를 좋아하지 않지만 엄마의 행복을 위해 재혼을 받아들인다. 두 사람 모두 원하지 않았다. 엄마의 재혼을 받아들였건만 엄마는 결국 새아빠와 헤어지고 둘은 연락이 끊긴다. 


그토록 바라고 기도했건만 미래가 내 생각대로 찾아오지 않는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 진중한 질문을 <아서왕과 원탁의 기사>에 나오는 마법사 멀린의 이야기로 인용한다. 자신이 나무에 갇힐 운명인 줄 알면서도 그 운명을 피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멀린. 그는 왜 미래를 알고 있었음에도 피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였을까? 그건 바로 <골드베르크 변주곡> 의 예를 든다. 




처음 본 악보를 연주하는 음악 용어 '초견'. 


우리 모두의 인생 또한 '초견'이다. 우리는 늘 하루 하루 초견의 삶을 살고 있다. 내일은 또 안 가본 미래니까. 


모든 게 완벽하게 연주하면 좋겠지만 한 번 뿐인 초견을 무사히 해내는 것이 결국 우리의 삶의 초견을 완성한다. 비록 우리의 미래가 원하지 않는 미래로 다가올지라도 말이다. 그 고통을 장자의 도덕경의 문구처럼, 결국 초라해지고 만 마법사 멀린처럼 그 삶을 끝까지 견디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는 걸 이 소설은 말해준다. 


그러므로 소설 속 손동하의 삶은 실패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가 완전한 실패가 아니라고 말해준다. 그래도 살아났으므로. 비록 검찰에 잡힐 처지라 하더라도 끝까지 연주하기로 결심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히라노 게이치로의  「결정적 순간」은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 


'이 세상에 결정적 순간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존경하던 사진 작가 사카키 미노루의 유고전을 준비하던 중 존경하는 사카키 미노루가 미성년자의 나체를 찍은 작품을 발견하는 순간을 맞닥뜨린다.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그 미성년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오래된 일 같으니 그냥 눈 딱 감고 넘어가야 하는가. 특히 이 전시회는 유고전인지라 특별한 의미가 있으며 이미 대대적인 홍보에 들어간 상태이다. 아니면 엄격한 기준으로 부도덕함이 발견된 작가의 작품을 이대로 마무리지어야 하는가. 


김연수 작가의 질문은 보편적인 삶의 질문을 던진다면 히라노 게이치로의 질문은 굉장히 집요한 질문을 던진다. 개인적인 윤리의 척도를 물어본다는 생각마저 든다. 하지만 히라노는 누가 선하고 부도덕한지 비판하지 않는다. 모든 개인들이 각자의 상황에 따라 서로 다른 선택을 하고 그게 바로 우리 인간이라고 말해주기 떄문이다. 그리고 우리도 입장을 달리하면 결국 또 다른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음을 말해준다. 


사카키 씨는 '이처럼 무엇이 찍혀 있는지 알 수 없는 사진도 없다'고 말했다. 애초에 그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었는지 알 수 없고, 사색에도 시간의 흐름이 있어 어느 지점에 닿았을 때 그 표정이 나타났는지를 특정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김연수 작가와 히라노 게이치로 두 거장의 만남은 옳았다. 인간의 삶의 본질을 파헤치며 그 삶 속에 겸손하도록 한다. 내게 여러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이 소설들이 두고두고 떠오를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추석 연휴 미친X이 나오는 책을 연달아 두 권 읽었다.

​

조남주 작가의 신작 소설 《재이》 와 가수 이랑의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이다.



두 작품은 아무런 연관성이 없지만 '미친X에 대한 이야기는 놀랍도록 비슷하다.

​

모두 여자이고 가부장적 시대의 희생양이라는 점이다.

​먼저 조남주 소설을 들어가본다. 

​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 재이는 여자쌍둥이다.

​

재이의 어머니는 딸이라는 이유로 아들들만 교육시키고 딸들은 집안일이나 하게하고 해치우기 위해 아무 남자에게 결혼시켰다.

가부장적 제도의 희생으로 태어난 재이와 쌍둥이. 재이의 어머니는 서울로 올라오고 고향에서 터전을 잡아 살고 있는 오빠들의 아이들, 즉 남자조카들이 서울의 대학교로 오면 하숙비를 받는 아르바이트를 하곤 했다.

​

그 중 '상보' 오빠 이야기가 나온다. 순진한 재이와 쌍둥이 자매를 성추행을 일삼던 오빠.

그속에서 어머니는 딸들의 성추행을 짐작하지만 조카가 돈벌이가 되기에 눈을 감는다. 그 사이에서 고통받는 건 재이와 쌍둥이들이었다. 재이는 잊어버리는 걸 택하고 쌍둥이는 울분에 차서 세상을 버리는 선택을 한다.

​

쌍둥이가 사춘기일때 엄마에게 딱 한 번 대들었던 말.


​"엄마는 딸들을 팔아먹었어. 푼돈에 팔아먹었다고!" 

​

엄마는 쌍둥이더러 미친X이라고 했다. 소리를 지르며 머리채를 붙잡아 기어코 한 움큼을 뽑더니 손자국이 남도록 따귀를 때렸다.


어른의 욕심에 의해 사촌 오빠들에게 농락당하는대도 희생양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그걸 표시했다는 이유만으로 괴상한 존재가 되어야 했고 엄마의 폭력도 감당해야만 했다.


놀랍게도 가수 이랑의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

이 책에서 나오는 '괴상한' 존재는 이랑의 엄마이다.

​

물론 엄마는 조남주 소설 <재이>에 비해 대학까지 진학했지만 소외되긴 마찬가지였다.

집에 배달되는 병우유도 오빠에게만 먹이던 남아선호사상 수호자인 할아버지. 그 속에서 우울증이 없을 수 없었다.

우울증을 치료받으러 정신과에 갔지만 부모님을 데려오라는 의사 선생님의 권고에 엄마를 데려갔다.

하지만 치료는 커녕 오히려 더 이상한 존재로 취급받아야 했다.

​


엄마의 오빠마저도 자신의 친구에게 한 번 구제해보라며 팔듯이 넘겨져 행해졌던 결혼..

​

그렇게 이랑의 엄마는 미친 존재가 되어야 했다.

​

부모의 가치관에 맞지 않으면, 또는 주체적인 삶을 살려고 하면 어김없이 가해지는 괴상하고 이상한 존재로 명명해버린다.

두 작품 똑같이 이상한 존재는 스스로 태어나는 게 아닌 주변에 의해 강제로 만들어짐을 강조한다.

​

시대는 변했다. 남아선호사상은 보기 힘들어졌고 아들보다 딸을 선호하는 부모들이 많아졌다.

​

하지만 이게 과연 남자와 여자만의 차이만은 아닐 것이다.

​

우리는 기성세대들 또는 기존 질서에 반박하는 새로운 주장들에 언제나 괴상하고 위험한 존재로 취급해왔다.

지동설을 강조했던 갈릴레이도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찍혔으며

흑인 인권을 강조했던 해방론자들도 백인 사회에서는 용납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그리고 지금 수많은 비주류 세력들이 미친 존재로 명명되고 있지 않은가.

​

세상은 변한다. 하지만 새로운 이상한 존재들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우리는 앞선 존재들을 올바르게 대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존재들 또한 예전 어른들이 대하던 방식대로 억압하려고만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 그렇게 되고 있다. 단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9월 26일까지 '피터팬재단'의 설립을 위한 후원금 마감 기한. 


뒤늦게 조금이나마 마음을 보탠다. 


추석과 집 이사로 나 역시 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지만 조금이나마 마음을 보태지 않으면 이 일에 마음을 보태지 않을 수 없다. 


이 세상의 피터팬들을 위한 공간이 세워지길 염원하며 내 최소한의 마음을 보낸다. 


9월 26일까지 2억 6천만원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 기적의 역사가 이뤄지길. 

고 전경철님이 하늘에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인생을 바꾸는 투자학개론
한정수(세상학개론) 지음 / 토네이도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투자는 과정만으로도 인생을 바꿀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인생을 바꾸는 투자학개론
한정수(세상학개론) 지음 / 토네이도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투자학 책은 많다. 투자에 대한 자신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들도 많다.

하지만 한정수 (유튜버 세상학개론) 저자의 책의 제목은 비상하다. 《인생을 바꾸는 투자학 개론》이다.

인생을 바꿀 수 있는 투자학이라는 제목에 비장함까지 느껴진다. 과연 저자는 어떤 점에서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했을까?

그 점은 책 초반부터 확실하게 드러낸다.

​

투자란 끊임없는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조금 거창하게 표현하자면 '의사결정의 미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저자가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하는 이유는 바로 투자의 '본질'에서 주목한다.

투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의사결정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사고팔지 정하고 예측하고 판단하는 것. 그 모든 과정이 의사결정이기 때문이다.

​



단지 돈을 번다는 생각에서 투자를 한다면 인생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투자를 하려면 세상의 흐름을 알아야 한다. 끊임없이 예측해야 하며 실패와 성공을 반복하기도 한다.

그러니 과거를 돌아보는 삶보다는 미래를 바라보며 살아가게 된다. 그 과정들이 쌓이며 인생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물론 그 과정이 올바르다면 인생이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게 되는 것이고 과정이 옳지 않다면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게 되는 점이다. 그래서 이 책은 투자를 하는 과정을 올바르게 함으로 인생을 긍정적으로 바뀔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제부터 저자의 투자방법을 엿볼 차례다.

​

저자의 방법은 간단하다. (물론 책에서일뿐 실전은 절대 쉽지 않을 것이다.)



먼저 투자 세계관을 만들고 그 세계관에 따라 행동을 하며 그 행동이 쌓인 근육으로 배움을 얻는 것이다.

​

한정수 저자는 이 세 가지에서 '세계관'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다. 바탕인 세계관이 올바르지 않으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세계관은 무엇일까.

​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이

원하는 미래가 실현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인생을 바꾸는 투자학 개론 81p

즉 세상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 미래에 누가 가장 강한 사람들이 누가 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미래를 실현시킬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알기 위한 공부. 그게 바로 세계관이다. 어떤 점에서 봐야 하는지 공부하는 것이 바로 저자가 강조하는 '내러티브' 를 제대로 보는 방법이다.

​

현재 눈에 보이는 가장 강한 국가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부터 테슬라, 스페이스X 등 자신의 세계를 주장하는 일론 머스크 등. 왜 그들의 말과 행동에 귀기울이는지 우리는 알 수 있다. 그렇다고 그들이 하는 말들이 무조건 옳을 수 없다. 트럼프는 몇 번씩 말을 바꾸며 모든 이들을 혼란에 빠뜨릴 때가 많다. 그렇기에 더욱 유연함을 키워야하고 바뀐 흐름에 올라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저자는 '운'의 영역이 예상 외로 중요한 변수임을 말하며 겸손해야 함을 강조한다. 운탓을 하기보다 운조차 기회로 잘 다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저자가 애써서 강조한다.



나는 아직 저자의 유튜브를 본 적이 없다. 하지만 저자는 자신이 유튜브에 다뤘던 종목들을 어떤 맥락에서 소개했으며 투자했는지 소개해주며 선택 기준을 알려준다. 이 책과 함께 저자의 유튜브를 본다면 더 많은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다.

​

인생을 바꾸는 법. 그건 결국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버티며

장기투자자가 되는 법.

개인투자자가 성공하기 위해서 장기투자를 강조하는만큼 잘 버티는 법을 알려주는 책. 

그래서 저자는 루틴과 생각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데 더 많은 공부를 하게 하는 책이다. 결국 이걸 해내는 과정 속에 인생이 바뀌어져 있을 거라고 말하는 저자의 확신에 화답하기를 바래본다. 이 책의 루틴 하나만 제대로 따라해도, 아니 생각하는 법 하나만 알게 되도 우리의 인생은 조금이라도 바뀌어 있지 않을까?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