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단식 일기 - 소비를 끊었다. 삶이 가벼워졌다. 자기만의 방
서박하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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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은 신용카드 한도의 90퍼센트 이상을 사용하셨습니다.

 

신용카드 한도 500만원.

500만원의 90퍼센트, 즉 450만원을 결제했다고 카드 알림 문자에 저자는 정신이 번쩍 든다.

쇼핑을 많이 한다는 건 알지만 명품 백같은 비싼 물건을 산 것도 아닌데 언제 이렇게 많은 돈을 썼지?

이건 아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아무리 마이너스 인생이라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파산이다라는 심각한 위기에 저자의 소비 단식이 시작된다.

 

지난 6월 내가 바디 프로필을 찍기 위해 코치님이 지시하신 지침은 바로 눈바디를 찍는 일이였다.

정면, 측면, 후면, 체중을 찍음으로서 자신의 몸 상태를 정확하게 알기 위한 지침이었다.

저자의 소비단식 역시 마찬가지였다. 소비를 단식하려면 먼저 자신이 어디에 돈을 많이 쓰는지 알아야 한다.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 눈바디를 찍는 건 참 곤혹스럽다. 볼록한 아랫배, 불균형한 몸등을 두 눈으로 보면서도 이게 진정 내 몸인가라는 심각한 회의에 빠지곤 한다.

저자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의 재무 상태는 처참했다.

대학시절부터 쌓여온 학자금 대출, 온갖 명목의 대출등으로 쌓인 빚 1,600만원의 대출과 카드 리볼빙으로 할부가 쌓이고 쌓여 만든 450만원의 카드 결제금액... 자신의 상태를 알고 나니 더욱 정신이 번쩍 든다.

이제 본격적인 다이어트 시작이다.

 

《소비단식일기》 는 다이어트와 동일한 패턴을 따라간다.

다이어트를 위해 운동을 하듯, 저자 또한 소비를 줄이기 위한 운동을 해 나간다.

아이와 산책할 때마다 생각없이 샀던 물, 립밤 등을 미리 챙겨 외출하고 저자의 소비 중 가장 큰 지출을 차지하는 옷도 안 입는 옷은 정리하고 쿠팡과 같은 쇼핑앱들을 지워나간다. 이 행위들을 해 나가면서 저자는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자신을 알게 된다.

 

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는 사람이며,

그걸 의식할 때 돈을 가장 많이 쓴다는 것을 깨달았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모습, 뒤쳐지기 싫다는 위기의식, 자신도 누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

온갖 마케팅은 인간의 그런 마음을 이용한다. 보는 이들에게 말한다.

 

당신은 부족하다.

이걸로는 충분치 않다.

이걸 더 하면 당신은 완벽해질 것이다.

 

매출 증진을 위해 브랜드마다 자신들의 앱을 개발해 소비자들이 쉽게 결제할 수 있도록 유혹한다. 결제는 버튼 또는 여섯 숫자만 누르면 완성되는 이 간편결제 시스템은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유혹에서 빠져나올 길은 없을까?

 

다이어터들에게 요요와 같은 위기가 오듯 저자에게도 요요가 와서 한동안 잠시 멈춤할 때도 있었다. 다시 시작하며 재정비하는 우여곡절 속에 저자는 일상 속에서 '자족'할 줄 아는 사람만이 소비를 멈출 수 있음을 깨닫는다.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하기.

기본적이지만 정말 어려운 일이다.

지금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에 감사하고

나의 찬장에 고마워하는 삶.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걸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저자의 솔직한 소비 패턴을 나에게 적용해본다. 나의 경우 올해 재테크 고수인 50대의 재테크 멘토 꿈꾸는 서여사님이 강조했던 제 3원칙이 있었다.

 

1 신용카드 쓰지 않기

2 편의점, 커피숍 사용 줄이기

3 가계부 쓰기 & 냉장고에 있는 재료 활용하여 식비 줄이기

 

이 중 내가 실천하고 있는 게 있다면 신용카드는 교통카드용으로만 사용하기에 저자와 같은 카드 결제 부담은 적다. 하지만 소비 패턴은 비슷한 점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1 책 - 저자는 책을 유난히 죄책감 없이 구매하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나 역시 마찬가지이다. 최근 큰 아이 누리가 나에게 "엄마는 책을 너무 많이 사서 엄마한테는 책이 파산핑이야"라고 할 정도로 나는 유난히 책을 많이 산다.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혹은 좋아하는 저자 (작가들은 왜 이렇게 책을 자주 출간하는가!) 신간알리미가 울리거나 월급 받을 때 또는 공부한다는 명목으로 콘텐츠 조사 겸 책을 산다. 저자 또한 책을 사다가 알게 된다. 단지 나는 책을 사는 행위를 읽는 행위보다 더 좋아했고, 그런 나를 알게 된 것이다.

 

2 스티커, 포스트잇 - 나의 경우 책을 읽으면 표시하기 위해 꼭 포스트잇을 구매한다. 이 외에도 볼펜, 공책을 좋아해서 엄마로부터 "볼펜 못 사서 죽은 귀신이 붙었냐?"라고 할 만큼 볼펜을 샀고 (지금은 더 이상 사지 않는다) 서점에서 책의 굿즈가 공책이 나오면 귀신에 홀린듯이 책과 굿즈를 결제한다. 아이들과 마트에 가면 장바구니에 은근슬쩍 포스트잇을 끼워넣는다.

 

저자에게는 가득 쌓인 여름 티셔츠, 스티커, 에코백 등을 보면서 깨닫는다. 낱개의 가격은 비싸지 않고 이 작은 물건들이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을 주나'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450만원의 태산을 만들어냈음을.

 

저축은 해도 해도 티끌 모아 티끌인 것 같은데

쓴 돈은 티끌 모아 태산이 된다.

싸고 자주 사용하는 물건을 구매할 때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있으면 좋은 것'은 자제하고 '없으면 안 될 것'만 구매하는 일.

바디프로필을 하며 변해져가는 내 몸을 사랑하게 되듯, 소비 단식을 하는 일도 현재를 사랑하는 과정을 배우는 과정임을 저자는 알게 된다. 없는 걸 바라기보다 있는 걸 더욱 소중히 하는 것.

불안하기보다 현재에 감사할 때 비로소 소비는 멈출 수 있다. 결국 저자의 소비 단식 여정은 현재를 더욱 충실히 살아가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나를 비롯해 함께 바디 프로필을 찍었던 팀원들은 6월 바디프로필 후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운동을 하고 일반식에서 폭식을 하지 않을 만큼 양을 조절하며 먹는다. 우리 몸의 줄이고 줄인 부분을 소중히 여겨 나가기 위해 항상 관리하고자 마음먹는다. 저자 또한 마찬가지다.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고 시간이 걸렸지만 결국 카드 대금 0원이 되었고 그 과정 속에 저자는 자신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으니 두 번 같은 실수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책을 읽으며 저자 뿐 아니라 나의 소비 패턴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해 준 책이다.

그리고 이 책이 다른 독자들에게도 소비 중독에 걸린 이 사회에서 우리에게 한 줄기 빛이 되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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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단식에도 요요 현상이 있다.
나에게 맞는 현실적인 소비단식을 해나가자. -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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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번의 상상 - 부산 개금동에서 뉴욕 카네기홀까지
김지윤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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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는 가이드를 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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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만 번의 상상 - 부산 개금동에서 뉴욕 카네기홀까지
김지윤 지음 / 다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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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반 클라이번 피아노 쿵쿠르에서 최연소 입상한 임윤찬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온갖 언론이 그를 극찬하고 그의 재능에 박수를 보낸다. 유튜브는 그에 대한 영상이 도배된다. 쇼팽 콩쿨에서 우승한 조성진에 이은 또 하나의 음악 천재 임윤찬. 우리는 그들을 승자라고 부르며 환호한다.

『백만 번의 상상』의 저자 김지윤 피아니스트는 조성진과 임윤찬씨에 비하면 실망할 수 있다. 김지윤 피아니스트에게는 콩쿠르 입상이라는 화려한 경력도 없고 석사, 박사 학위는 있지만 그의 이력을 빛내 줄 oo대학 교수와 같은 멋진 타이틀도 없다. 심지어 미국 제일의 대학원 박사학위까지 따며 수료했지만 어느 곳에서도 연주자로 혹은 교수직으로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은 화려한 성공기라기보다는 프리랜서 연주자로 살아가면서 성장해나간 처절한 저자의 분투기가 담긴 자기계발서이다.

저자 김지윤씨는 자신의 힘들었던 시절을 고백한다. 아버지의 외도로 인한 부모님의 이혼, 원하던 대학으로의 진학 실패, 미국 유학 후 힘들게 노력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했건만 어느 곳 하나 자신을 받아주는 곳이 없다. 누군가가 보면 비싼 돈 들여 공부했건만 괜한 시간 낭비 돈 낭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때 김지윤씨는 기본으로 돌아간다. 바로 자신이 원하는 게 무엇인가를 찾는 것이다.

에이전트에 소속된 음악가가 내가 원하는 길인가?

대학 교수는 정말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인가 아니면 사회적인 이유로 지원하는 것인가?

이 모든 질문의 종착점은 바로 자신답게 자신이 원하는 길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많은 음악가들이 꿈꾸듯 콩쿨 입상 대신 자신의 연습에 충실하고 어느 곳에 소속되어 안정된 삶을 꿈꾸기보다 프리랜서 연주자로 자신의 연주를 직접 기획하며 자신만의 에이전트가 되는 자신만의 전략으로 인생을 바꾸어 나아간다.

기존의 피아노 연주자가 일방적으로 연주하고 관객은 듣기만 하던 일방향 소통에서 벗어나 관객에게 직접 곡을 소개하고 느낌을 서로 소통하는 김지윤표 콘서트를 만들고 크라우드 펀딩으로 음반을 만들며 자신의 음악을 만든다. 그리고 많은 연주자들에게 꿈의 연습장인 카네기홀에서의 연주회 전석 매진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수립해 나간다.

모두 프리랜서 연주자로서 1인 사업가로서 홀로 꿈꾸고 실행하고 완성해나가는 여정이었다.

이게 가능할 수 있었던 건 무엇일까?

저자는 말한다. 카네기홀에서 자신을 먼저 불러준 게 아니였음을.

먼저 자신이 원했고 꿈꿨으며 연주하기 위해 직접 전화를 걸어 물었고 실행해 나갔음을.

저절로 기회가 온 게 아닌 기회를 찾아 만들어가고 행동해나갔고 그 행동들이 결국 자신의 프로필을 만들어 나갔다.



『백만 번의 상상』에서 화려한 예술가의 일상보다는 프리랜서 연주자로서 자신을 알리고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저자는 1인 기업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아니 1인 기업을 자처하며 택시 기사에게도 표를 건네며 홍보하고 유튜브와 팟캐스트로 자신을 알리며 대중들과 소통해나간다. 누군가는 에이전트의 관리 하에 편안하게 음악만 연습하면 되지만 김지윤씨에게는 모든 것들을 스스로 만들어야 했다. 그 과정 속에서 저자는 깨닫는다.

미국에서 공부하고 사회 생활을 하며 배운 것이 있다.

내가 먼저 나 자신을 대표하는 최고의 에이전트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김지윤씨를 대단치 않다 생각할 수 있다. 콩쿨 입상 경력도 없고 단 0.1%의 소수만 인정받는 음악계에서 김지윤씨는 평범하고 흔한 피아노 전공자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김지윤씨는 자신의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갔다.

'이 세상에서 단 하나 김지윤표 음악'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남이 말하는 성공보다 자신답게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스스로 만들어간다.




이 글을 읽으며 언젠가 블로그 글쓰기 책을 출간한 저자로부터 받은 글이 떠올랐다.

블로그 성공담에 휘말려 남의 블로그를 따라하기보다 자신만의 글쓰기를 하라며, 결국 자신만의 방식으로 쓰는 글이 유일한 비법이라고 했다. 결국 모든 것의 성공은 모두에게 다른 삶의 방식에서 자신만의 방식을 찾는 사람이라는 걸 김지윤씨는 알려준다. 자신만의 방식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비로소 정답을 찾을 수 있다.

그래서 김지윤씨는 비록 자신이 남들이 말하는 음악가로서의 성공이 아니라 할지라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다. 자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자신의 방식으로 성공한 사람이라고. 피아노에서, 그리고 자신의 인생이라는 무대에서도 자신답게 살아가고 있으며 그걸로 충분하다고. 그러므로 함께 인생을 연주하자고 말한다.

자신만의 길을 찾기 힘든 이에게 이 책은 우리가 기본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권해준다. 우리 삶의 작은 부분까지 충실히 살아갈 수 있는 동기부여를 해 준다. 무엇보다 자신답게 살아갈 수 있는 가이드를 줄 수 있는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으나 솔직하게 읽고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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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자꾸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있거든요. 돌보다 더 단단하고 완고한 게 사람이죠. 바뀌었다고생각한 그 순간 원래 모습대로 되돌아가게 돼 있습니다.
왜, 그게 편하니까. 그 단계에서 스스로를 다잡는 사람은정말 드물죠. 그 시간까지 온전히 겪고 나서야 비로소 원래의 자기 자신에서 한발자국쯤 나아간 사람이 되는 겁니다. - P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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