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미스터리 - 왜 자본주의는 서구에서만 성공하는가
에르난도 데 소토 지음, 윤영호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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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자본주의는 역사학자 페르낭 브로델이 말한 것처럼

마치 종 모양의 단지 속에 갇힌 채 오직 서구에서만 번영하고 있는 것일까?



『자본의 미스터리』의 질문은 간단하다.

서구에서는 성공한 자본주의가 왜 서구에서만 번영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실패하는 것일까?

왜 다른 나라에서는 자본주의가 통하지 않고 빈곤이 계속되는가를 파헤쳐간다.

저자 에르난도 데소토의 이력 또한 흥미롭다. 우선 저자 에르난도 데소토의 전공은 비공식 경제와 재산권이다.

그래서일까? 『자본의 미스터리』에서는 그 원인 역시 '비공식 경제'와 '재산권'에 연결된다. 또한 그의 국적이 미국이나 영국과 같은 서구 국적이 아닌 자본주의가 성공하지 못한 나라 중 하나인 페루 출신이다. 저자는 자국의 현실을 보면서 이 '자본의 미스터리'에 몰두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책에서는 거두절미하지 않고 먼저 이 미스터리의 원인을 말해준다.

왜 서구에서는 통하는 자본이 제3국에서는 통하지 않는가? 그것은 바로 자본으로 변화할 수 있는 전환과정이 없기 때문이다.


우선 저자가 말하는 제3국의 팩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잘못된 사실을 정정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보통 우리는 인도, 또는 멕시코 등 가난한 나라들의 국민들이 자본이 없어서 빈곤을 벗어나지 못한다고 알고 있다.

저자는 그들이 '자본'이 없는 게 아니라고 말한다. 집이 있고 땅이 있다. 하지만 그 자본들이 인정받을 수 있는 과정이 없다. 그래서 그들의 자본은 인정받지 못한다. 즉 '죽은 자본'이다.

한국의 경우만 해도 집문서가 있다. 법적 보장을 받으며 집 한 채는 엄연한 자산으로 인정받는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누구나 건물주가 되기를 희망한다. 자본주의에 성공한 나라들은 이러한 명시화 과정이 있다. 하지만 제3국은 각국의 복잡한 절차, 부패에 따라 적법한 과정을 받기에 몇십년이 소요되는 법적 절차 시간이 걸린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법의 망을 피해간다. 명시화 과정이 없기에 그들의 재산은 인정받지 못하고 죽은 채로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의 주요 분야인 '비공식 경제'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3국의 현실에서 '재산권'이 인정받을 수 있는 제도가 없기 떄문에 그들의 소유는 '죽은 자본'일 수 밖에 없다.


자본에 생명을 불어넣으려면 자산이 지닌 경제적 잠재력을 이끌어내어

부가적인 생산을 일으킬 수 있는 형태로 고정시킬 수 있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유를 알았으면 답을 찾아야 한다. 『자본의 미스터리』에서는 그 답을 또 의외의 곳에서 찾는다.

바로 '미국의 역사'에 답이 있다고 말한다. 아메리카 역시 재산권이 제대로 성립하기 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초창기 아메리카 시절 무단 점거자들로부터 사회계약을 세우고 선매권법을 제정하고 충돌하며 현재의 재산권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이 제3세게 무단점거자 집단의 현실과 다르지 않음을 말한다. 미국의 경제사 속에서 법 체계는 영국의 관습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인정해나갔다. 그리고 그들은 현실에 기반을 두고 자신들의 상황에 맞는 새로운 체제를 만들어나갔다. 현실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국민들의 생활 방식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우여곡절 끝에 지금의 법 체제를 바로잡아갔다. 이는 정부와 국민 그리고 법조계의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자본의 미스터리』는 실패한 법 체계 속에서 '죽은 자본'을 어떻게 '살아있는 자본'으로 바꿀 수 있게 하는가에 대해 고민한다. 그래서 단순한 돈 뿐만 아니라 비트 코인과 같은 가상 화폐 등도 어떻게 자본으로 변화시켜야 하는지 정부와 법조계에서 확실한 방법이 필요함을 주문한다.

이 책은 2003년에 출간되어 다소 현실과의 괴리가 있지만 출간된 때와 2022년도의 현실이 그다지 차이가 많이 나지 않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뿐만 아니라 가상 화폐와 같이 대체 수단이 생겨나고 있는 이 때 확실한 조치가 있어야만 부와 자산이 일부에게 쏠리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준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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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청년, 호러 안전가옥 FIC-PICK 3
이시우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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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옆에서 나를 노리는 공포와 대면한 느낌을 주는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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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청년, 호러 안전가옥 FIC-PICK 3
이시우 외 지음 / 안전가옥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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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귀신 이야기를 할 때마다 우스개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워."

이기심 때문에, 또는 잘못된 욕망 때문에 폭력과 살인 등을 서슴지 않는 인간의 만행은 어느새 귀신의 공포를 넘어섰다. 추리소설 단편집 『도시, 청년, 호러』는 바로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서운 호러물일 수 있음을 알려주는 소설집이다.

이시우, 김동식, 허정, 전건우, 조예은, 남유하 등 쟁쟁한 여섯 명의 추리소설 전문 작가들의 앤솔로지인 『도시, 청년, 호러』에는 도시 속에 담긴 공포를 이야기한다.

여섯 명의 작가가 쓴 각기 다른 소설이지만 각각의 이야기에는 제목에도 나와 있듯, 첫주로 청년들의 삶에 담긴 공포를 소재로 한다. 첫번째 단편인 <아래쪽> 에서는 인력사무소에서 목숨을 담보로 하는 맨홀 뚜껑 아래쪽에서 봉인지를 붙이는 일을 하는 직업을, <복층 집>에서는 사회 초년생 여성을 상대로 집을 염탐하는 만행을 그리는 등 고달픈 청년들의 삶이 그려진다. 팍팍한 도시의 삶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 그 자체가 하나의 호러임을 소설은 말한다.

특히 사회 초년생 홍혜화가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하며 얻은 월세방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는 독신 여성들에게는 삶 자체가 공포가 될 수 있음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삶이 호러일 수 있다는 건 남자들도 예외가 아니다. 허정 작가의 소설 <분실>에서의 주인공 석진의 삶 또한 호러물로 변모한다. 공무원 시험 합격을 위해 외부 생활과 단절하며 고시원에서 힘들게 수험공부하는 그의 삶을 세상은 그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그의 돈을 탐내는 스팸 사기, 방안의 얼룩을 지우기 위해 집착하는 석진의 고된 삶은 결국 그의 정체성마저 잃어버리게 된다. 우리가 바쁜 일상에 쫓기며 살아가다 어느 새 나 자신을 잃어버리고 내가 누군지도 잊고 살아가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도시 속에서 풍요 속의 빈곤, 외로움, 집을 향한 욕망... 여섯 편의 소설들이 모두 호러는 따로 존재하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소설 속의 인물들은 이야기한다. 팍팍한 삶 속에서 호러는 존재한다고. 공포란 따로 만들어내는 게 아닌 우리의 삶 속에서 항상 노리고 있는 존재임을. 그리고 그 공포를 없앨 수 있는 방법 또한 우리의 삶 속에서 함께 만들어가야함을 말한다.

이 소설을 읽고 난 후 무서운 귀신 이야기가 아닌 바로 내 옆에서 나를 노리는 공포와 대면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솔직하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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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원서 깊이 읽기 - 원서에서 보석을 캐는 최적의 독법
함종선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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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영어공부하는 책이 아니라 원서 뿐만 아니라 국내 책 또한 깊이 읽고 음미하게 도와주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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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원서 깊이 읽기 - 원서에서 보석을 캐는 최적의 독법
함종선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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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푸드코트에서 청소일을 하던 중 누군가가 말을 걸었고 짧은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이어나간 후 그 현지인은 제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는

"You know English word well."

말을 잘 한다기보다 단어를 잘 안다는 칭찬은 처음이었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제가 했던 영어공부방법은 "영어 원서 읽기"였습니다. 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이 영어 원서를 쉽게 구해서 읽지만 20년 전만 해도 영어 원서는 흔하지 않은 공부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영어 원서만 읽는다고 영어 실력이 늘까요? 공부만을 위한 영어 원서 읽기는 금방 잊힙니다. 차를 음미하며 마셔야 차의 깊은 맛이 느낄 수 있듯, 음미하고 깊이 읽어야 영어 원서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어원서 깊이 읽기》의 저자 함종선 선생님은 민족사관고등학교와 하나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영어 공부를 위한 원서 읽기보다 책 속에 나오는 주제를 생각하고 토론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수업한 도서들의 목록 12권을 추려 어떻게 원서를 음미하고 느껴나가는지 설명해줍니다.


《영어원서 깊이 읽기》는 영어 공부법보다 책에 소개된 원서 목록의 사회적 배경, 그리고 그 배경이 현실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첫번째 도서 목록인 루이스 새커의 『구덩이』에서 주인공 스탠리 옐넷과 지로가 조상 때부터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조상들의 이야기에 미국 역사에서 어떤 시기였는지를 알려주며 책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배경을 알고 읽으니 당연히 원서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심정에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보통 우리는 한글 작품의 배경은 잘 살펴보지만 원서의 경우 읽기에만 치중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원서 또한 국내 작품을 읽듯 똑같이 그 상황을 이해하고 읽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12권의 도서 목록 중 한 권을 추천하라면 저는 R.J. 팔라시오의 『원더 Wonder』 입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엄마 역할로 영화화되었던 작품으로 이 작품은 사실 영어 초보자들에게도 강력 추천되는 원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을 한 단계 더 나아가 다른 영어 전문가들이 말하지 않은 부분을 설명해 줍니다.

바로 이 책이 일인칭 시점이 아닌 다양한 인물들의 다중시점이다보니 어린 아이 어기, 10대 소녀인 누나 비아, 저스틴의 시점등 다양한 시점으로 되어 연령대에 맞는 비유와 표현을 다양하게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에서 거미 샬롯이 돼지 윌버를 어떻게 변화시켜나가는지 집중하여 설명해주고 켈리 반힐의 『달빛 마신 소녀』에서는 책 속의 판타지가 현실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다양한 인물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나누며 자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를 생각하게 합니다.

사실 이 『영어 원서 깊이 읽기』를 원서를 더 잘 읽기 위한 공부법을 위해 읽는 분들은 다소 실망할 수 있습니다.

책 속에서는 물론 각 도서의 중요한 몇 단락의 번역본과 영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목적은 원서를 음미하는 방법에 치중합니다. 즉 책 속에 푹 빠져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단지 영어공부하는 책이 아니라 원서 뿐만 아니라 국내 책 또한 깊이 읽고 음미하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느끼며 읽는 읽기는 재미가 없을 수 없습니다. 마음에 더 깊이 남고 문장을 자꾸 곱씹게 됩니다. 『영어원서 깊이 읽기』는 바로 그 음미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인터넷 서점을 클릭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사실 제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영어 공부만이 아닌 우리가 깊이 읽기 위해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소개받았으나 솔직하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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