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원서 깊이 읽기 - 원서에서 보석을 캐는 최적의 독법
함종선 지음 / 북하우스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워킹홀리데이로 호주에서 일할 때였습니다. 푸드코트에서 청소일을 하던 중 누군가가 말을 걸었고 짧은 대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이어나간 후 그 현지인은 제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는

"You know English word well."

말을 잘 한다기보다 단어를 잘 안다는 칭찬은 처음이었지만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 때 제가 했던 영어공부방법은 "영어 원서 읽기"였습니다. 지금이야 많은 사람들이 영어 원서를 쉽게 구해서 읽지만 20년 전만 해도 영어 원서는 흔하지 않은 공부법이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영어 원서만 읽는다고 영어 실력이 늘까요? 공부만을 위한 영어 원서 읽기는 금방 잊힙니다. 차를 음미하며 마셔야 차의 깊은 맛이 느낄 수 있듯, 음미하고 깊이 읽어야 영어 원서의 문장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어원서 깊이 읽기》의 저자 함종선 선생님은 민족사관고등학교와 하나고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면서 영어 공부를 위한 원서 읽기보다 책 속에 나오는 주제를 생각하고 토론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수업한 도서들의 목록 12권을 추려 어떻게 원서를 음미하고 느껴나가는지 설명해줍니다.


《영어원서 깊이 읽기》는 영어 공부법보다 책에 소개된 원서 목록의 사회적 배경, 그리고 그 배경이 현실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설명해줍니다. 첫번째 도서 목록인 루이스 새커의 『구덩이』에서 주인공 스탠리 옐넷과 지로가 조상 때부터 어떤 인연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 조상들의 이야기에 미국 역사에서 어떤 시기였는지를 알려주며 책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합니다. 배경을 알고 읽으니 당연히 원서에서 나오는 인물들의 심정에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보통 우리는 한글 작품의 배경은 잘 살펴보지만 원서의 경우 읽기에만 치중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원서 또한 국내 작품을 읽듯 똑같이 그 상황을 이해하고 읽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저자가 소개한 12권의 도서 목록 중 한 권을 추천하라면 저는 R.J. 팔라시오의 『원더 Wonder』 입니다. 줄리아 로버츠가 엄마 역할로 영화화되었던 작품으로 이 작품은 사실 영어 초보자들에게도 강력 추천되는 원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을 한 단계 더 나아가 다른 영어 전문가들이 말하지 않은 부분을 설명해 줍니다.

바로 이 책이 일인칭 시점이 아닌 다양한 인물들의 다중시점이다보니 어린 아이 어기, 10대 소녀인 누나 비아, 저스틴의 시점등 다양한 시점으로 되어 연령대에 맞는 비유와 표현을 다양하게 알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엘윈 브룩스 화이트의 『샬롯의 거미줄』에서 거미 샬롯이 돼지 윌버를 어떻게 변화시켜나가는지 집중하여 설명해주고 켈리 반힐의 『달빛 마신 소녀』에서는 책 속의 판타지가 현실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다양한 인물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나누며 자신이라면 어떻게 행동할까를 생각하게 합니다.

사실 이 『영어 원서 깊이 읽기』를 원서를 더 잘 읽기 위한 공부법을 위해 읽는 분들은 다소 실망할 수 있습니다.

책 속에서는 물론 각 도서의 중요한 몇 단락의 번역본과 영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목적은 원서를 음미하는 방법에 치중합니다. 즉 책 속에 푹 빠져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해줍니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단지 영어공부하는 책이 아니라 원서 뿐만 아니라 국내 책 또한 깊이 읽고 음미하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느끼며 읽는 읽기는 재미가 없을 수 없습니다. 마음에 더 깊이 남고 문장을 자꾸 곱씹게 됩니다. 『영어원서 깊이 읽기』는 바로 그 음미하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저자가 소개하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인터넷 서점을 클릭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사실 제가 그랬습니다^^). 그래서 영어 공부만이 아닌 우리가 깊이 읽기 위해서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소개받았으나 솔직하게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