젋고, 잘생기고, 게다가 능력도 좋아서, 돈 잘 벌어다 주는 남자를 만나서, 전업주부, 혹은, 현모양처를 간판으로 내밀고, 각종 문화강좌를 섭렵하고, 골프와 수영을 사이드 잡으로 삼으면서 살고 싶으시다면, 혹은, 다**님의 말씀처럼 "초절정 재벌섹시남아 너는 돈을 벌어오렴, 나는 책을 봐야 겠거등"의 인생을 살고 싶으시다면, 다음글을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그렇지 아니하신 분들께는 다음 글을 읽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합니다. 뒤에 이어질 글은 치과의사 꼬시기의 결정판으로 이미"알았어요, 그럼 금요일에 우리 둘이 술 한잔 하죠"라는 확실한 에프터 신청까지 받아 놓은 실화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금요일이였습니다. 어제네요. 저는 어제 무척 우울했습니다.분명 월급을 받았는데 잔고는 없는 통장과 얼마전에 한방 맞은 인사공고로 인해 무기력한데다가, 교육통신시험도 봐야 했고, 상담하던 분에게 "웃기는 년"이라는 욕까지 한방 먹은 상태 였거든요. 눈에는 말 그대로 누가 툭 건드리기만 하면 똑 떨어질 닭똥같은 눈물을 가득 충전하고서, 건수가 생기길 기다리는 그런 아주 어둡고 우울한 금요일 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니는 치과에서 연락이 왔더라구요. 친절한 상담 직원은 월요일에 예약해 놓은 진료를 원장님의 사정상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금요일에 받던가 아니면 화요일에 받던가 시간이 정 어려우면 월요일에는 류 원장님이 아닌 이 원장님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 맨트를 쏟아 부었습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저는 치과로 향했죠. 그리고 진료가 시작되고 얼마 안되서 부터 장전해 놓았던 닭똥 눈물을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우울은 생각보다 심각했는지, 닭똥 눈물 말고도, 엉엉 하고 우는 소리와 훌쩍 콧물소리까지 함께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진료를 하시던 치과 원장님은 당연히 놀라셨고, 누워 있는 치과 의자를 일으켰습니다.
"아니, 왜 울어요, 어디 아파요"
"훌쩍 이가 너무 시려서 치료 못하겠어요, 어어어엉"
"원래 따라님이 받으시는 치료는 이가 좀 시려요, 지난주랑 다를게 없는데 이상하다."
"몰라요, 어어엉, 이가 시려요, 시려서 치료 못하겠어요 어어엉"
"알았어요, 그니까 울지 말고 말해요, 챙피하잖아요, 다큰 어른이"
"어른도 이 아파요, 저도 아파요, 어어엉 아파서 오늘 치료 그만할래요"
"잠깐만요, 여기까진 끝내야 해요, 지금 약 발랐어요"
"어어엉.. 이 시리단 말이에요 안할래요"
"어디가 시려요? 말해봐요 내가 봐줄테니까"
"아랫니 송곳니 옆에요"
그때까지 다정다감하게 투정을 잘 받아주시던 젊은 치과 원장님 고개가 갑자기 갸웃 하고 돌아갑니다.
"이상하다, 치료는 윗니를 하는데 왜 아랫니가 시리시지?"
순간저의 우울은 뻥하고 터져버렸습니다. 간신히 찾은 울어도 좋을 이유가 잘못찾은 번지수라는 것은 순간 충격이고 배신이였으니까요.
"어어엉~~ 시려요, 원장님이 제 이도 아니면서 그걸 어떻게 알아요, 몰라요 몰라, 저는 시리다구요"
젊은 원장님은 고개를 돌리고 어깨가 흔들리도록 웃고 계시네요. 옆에 치위생사 선생님은 저렇게 입가리고 웃다가 숨넘어 갈것 같구요. 접수 보는 직원은 기침하는척 하는데, 웃는소리는 다 들립니다. 이쯤되니 뭔지 모르게 더 서러워 집니다.
"어어엉,, 아프고, 창피하고, 어어엉"
"쿡쿡쿡 알았어요, 오늘 이거 치료 마저 합시다. 내가 담에 여기 쌤들이랑 소주한잔 살게요"
"언제 소주 한잔 하자는 사람치고 술사는 사람 못봤어요, 어엉,, 그리고 창피해서 여기계신 선생님들이랑 어떻게 술을 마셔요 어어엉"
"푸하하하 알았어요 그럼 다음주 금요일에 우리 둘이 소주한잔 합시다. 됏죠?"
그러더니 의자가 뒤로 젖혀 집니다.
아.. 이쯤되면 게임끝난듯 보이지 않습니까? 설마, 이정도 팁까지 공개 했는데, 단둘이 정말 소주 한잔만에서 그치는 안타까운 분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치과의사 꼬시기 결정판 경험담을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