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cusion: r/o Advanced gastric cancer 

챠트를 보는 내 손이 덜덜 떠립니다.  그런데 정작 저 차트의 주인공은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밥을 합니다. "오늘은 된장찌게가 아주 맛있어" 평소와 다름없는 아침입니다. 그러더니 오후에는 집청소를 하고, 저녁에서는 병간호를 하려면 식구들 지친다고 마당에 크고 있던 토종닭을 잡아 백숙을 끓입니다. 마른멸치를 볶고, 감자를 조립니다. 자신의 남편이 입을 옷을 첫번째 서랍부터 정리합니다. 이번주 목요일부터 서울에 큰 병원으로 가게 되면 입원할지도 모르고, 수술하게 되면 두달쯤 집을 비워야 한다면서 전보다 다섯배가량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입니다. 심어놓은 고추모종도 걱정이고, 모판도 걱정입니다.  

나라면 아무것도 싶지 않을것 같은데, 옆에서 보는 사람이 심란한게 미안할 정도로 정작 본인은 바지런히 살림을 정리합니다. 내일은 일찍 퇴근해서 장 보러 같이 갈수 있겠냐고 하시는 물음에 그저 묵묵히 고개를 위아래로 끄덕이곤 출근했습니다.  

"어머니"란 이름은 사람은 한 없이 강하게 만드는 모양입니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2010-04-21 07: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1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1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1 1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구질구질한 슬픔을 읽었더니 생각나는 그러나 연관없는 일

그날은 눈이 많이 온 다음날이였고, 당일도 눈이 많이 내렸어요. 그리고 발렌타인데이였죠. 그는 군대를 막 재대하고 여의도에 있는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어요. 아침8시에 퇴근하는 그를 위해 저는 아침 7시쯤 여의도에 있는 편의점에 도착 했어요. 그는 약간 놀랐고, 그것보다 조금더 좋아했어요. 퇴근하고 돌아가면서 무엇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침타임 알바가 오기를 기다렸죠. 아침타임 알바는 무슨일 때문인지 아홉시가 다 되어 도착했는데 그것도 모자라 코맹맹이 소리를 내면서 사장님이 오실때까지 30분만 같이 더 있어 달라는 거예요. 그리고 저는 보아버렸어요, 그녀의 손가락에 실반지를, 당시 저와 그 사람은 5개 실반지를 제가 3개, 그사람이 2개 이렇게 나눠 끼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중 하나가 그녀의 손가락에 있는거예요. 이쁘다고 하도 달라고 하면서, 거의 반 강제로 뺏어간거라고 변명을 하더군요 (저는 믿을 수 없었어요, 그는 183cm의 키에 80kg정도 나갔으니까요)  

화가 났죠. 저는 선물과 초콜렛을 편의점에 던지듯 주고 그곳을 빠져나왔어요. 잠시후 옷을 갈아 입은 그가 따라왔어요. 그리고 뭐라고 뭐라고 변명을 하면서 그가 내 팔을 잡았고, 저는 냉정하고 뿌리치고 앞으로 걸어나갔죠. 오,, 그런 우리둘 사이로 눈은 쏟아붇고 있었어요. 그가 두번째로 제 팔을 잡았을때, 저는 그 눈발날리는 여의도 한 복판에서 마치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눈물을 그렁이고 그에게 말했어요 "당신은... 그걸.. 그 반지를.. " 하고 머리카락을 날리며 휙 돌아섰어요. 그때 그의 말을 빌리자면 표정이 너무 애절해서 차마 잡을 수 조차 없었래요. 아.. 이여자는 돌아서는 것 조차 이렇게 애절하고 마음아프게, 마치 소설처럼 눈내리는 아침에 나를 떠나는 구나. 싶었다는 군요. 그런데 말이에요. 저는 힘껏 그의 팔을 뿌리치고 휙 돌아서면서. 그것도 머리카락까지 나풀거리면서 내리는 눈을 맞으면서 멋지게 휙 돌아서면서 말이예요  

미 끄 러 졌 어 요 

그것도 완전 철퍼덕 쿵 하고 말이예요. 허리가 땅에 닿게 대자로 드러누웠어요. 정말 땅바닥이 괜찮을까 싶은 소리가 들린거에요. 그러니까. 뒷상황은 대충 이래요. 여자는 쩔뚝거리면서 남자의 팔을 간신히 잡고 걸어가고 있고, 남자는 여자를 달래긴 해야 겠는데 너무 웃겨서 차마 괜찮냐고 물어보지도 못하고. 그러면서 그 사이 간간히 여자는 한 다섯번쯤 더 넘어지고.  

그리고 그날 저녁 9시 뉴스에 빙판길로 많은 시민들이 넘어졌고, 교통이 혼잡했다면서 여러사람 넘어지는 뒷모습이 약 1분간 TV에 나왔을때. 저는 뭔가 말입니다. 엄청난 유대감을 느꼈어요. 9시 뉴스와 느끼는 유대감이라니, 그것도 눈내리는 발렌타인데이에 말이에요  

 


댓글(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0-04-16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그런데 말입니다.

도대체 왜 아무리 그녀가 졸랐다고 한들, 강제했다 한들, 손에 끼워진 반지를 빼줄수가 있습니까? 아, 기분 나빠요. -_-

따라쟁이 2010-04-16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는 잘 몰랐는데 그 이후. 수많은(응?)연애 경험을 겪다 보니 조금은 알겠더라구요 남자들은 상대방이 정말 간절히 뭔가를 계속 조르면 (그게 여자일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구요) 그냥 알았어. 알았어.. 하고 말아버려요. 예를 들면.. 반지는 줬어도, 의미는 없다고 생각하는거죠. 물론 그렇지 않은 남자들도 많지만요. 저는 그 이후에, 그 나머지 반지 하나도 여동생을 줘버리는 장면도 목격했어요 ㅋㅋ

다락방 2010-04-17 0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곱번째 파도는 다 읽었어요?

따라쟁이 2010-04-17 1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다 읽었어요. 말 그대로 읽기만 다 읽었어요. 뭐랄까.. 새벽세시처럼 가슴에 담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것 같아요

다락방 2010-04-1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말은 역시 새벽 세시가 최고죠!

윤슬천사 2010-04-19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10년 전 아닌가요? 2000년..

따라쟁이 2010-04-19 18:49   좋아요 0 | URL
누... 누구신가요? -ㅁ-;;;; 나.. 점점 알라딘이 무서워 지려고 해요 ㅠㅠ
 

 

하루에 네시간을 뛰고 있는데 변함없는 체중  

책상위가 지저분한 사람이 연봉이 더 높고, 아이디어도 더 많다는데, 엄청 지져분한 책상에 반비례 해 가고 있는 연봉(이번해 연봉협상은 동결이라던가? -ㅁ-;;;)

엄청 이쁜 동생 구두에 "어디서 샀니?"라고 물어봤더니, "작년에 언니 신발장에서 가지고 온거야"  

분명히 하얀색이라고 표기된 인터넷상의 블라우스가  배달되어 보니 실제론 아이보리 (게다가 반품비는 본인 부담)

잠들기전 잠깐 책을 보는데, 삼일째 같은책 같은 페이지 

요즘 배우는 스쿼시에서 도저히 공을 쳐내지 못하는 빌어먹을 운동신경 (어제는 라켓채 벽면으로 던져 버렸음)

이번주 금요일에 먹기로한 치과 의사와 술 약속 무산 

게다가 그 의사는 유부남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0-04-15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rz

따라쟁이 2010-04-15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orz 2
 

젋고, 잘생기고, 게다가 능력도 좋아서, 돈 잘 벌어다 주는 남자를 만나서, 전업주부, 혹은, 현모양처를 간판으로 내밀고, 각종 문화강좌를 섭렵하고, 골프와 수영을 사이드 잡으로 삼으면서 살고 싶으시다면, 혹은, 다**님의 말씀처럼 "초절정 재벌섹시남아 너는 돈을 벌어오렴, 나는 책을 봐야 겠거등"의 인생을 살고 싶으시다면, 다음글을 참고 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그렇지 아니하신 분들께는 다음 글을 읽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합니다. 뒤에 이어질 글은 치과의사 꼬시기의 결정판으로 이미"알았어요, 그럼 금요일에 우리 둘이 술 한잔 하죠"라는 확실한 에프터 신청까지 받아 놓은 실화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금요일이였습니다. 어제네요. 저는 어제 무척 우울했습니다.분명 월급을 받았는데 잔고는 없는 통장과 얼마전에 한방 맞은 인사공고로 인해 무기력한데다가, 교육통신시험도 봐야 했고, 상담하던 분에게 "웃기는 년"이라는 욕까지 한방 먹은 상태 였거든요. 눈에는 말 그대로 누가 툭 건드리기만 하면 똑 떨어질 닭똥같은 눈물을 가득 충전하고서, 건수가 생기길 기다리는 그런 아주 어둡고 우울한 금요일 이였습니다. 그런데, 제가 다니는 치과에서 연락이 왔더라구요. 친절한 상담 직원은 월요일에 예약해 놓은 진료를 원장님의 사정상 할 수 없을 것 같으니, 금요일에 받던가 아니면 화요일에 받던가 시간이 정 어려우면 월요일에는 류 원장님이 아닌 이 원장님께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안내 맨트를 쏟아 부었습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습니다. 저는 치과로 향했죠. 그리고 진료가 시작되고 얼마 안되서 부터 장전해 놓았던 닭똥 눈물을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우울은 생각보다 심각했는지, 닭똥 눈물 말고도, 엉엉 하고 우는 소리와 훌쩍 콧물소리까지 함께 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진료를 하시던 치과 원장님은 당연히 놀라셨고, 누워 있는 치과 의자를 일으켰습니다.   

"아니, 왜 울어요, 어디 아파요" 

"훌쩍 이가 너무 시려서 치료 못하겠어요, 어어어엉" 

"원래 따라님이 받으시는 치료는 이가 좀 시려요, 지난주랑 다를게 없는데 이상하다."  

"몰라요, 어어엉, 이가 시려요, 시려서 치료 못하겠어요 어어엉" 

"알았어요, 그니까 울지 말고 말해요, 챙피하잖아요, 다큰 어른이" 

"어른도 이 아파요, 저도 아파요, 어어엉 아파서 오늘 치료 그만할래요" 

"잠깐만요, 여기까진 끝내야 해요, 지금 약 발랐어요" 

"어어엉.. 이 시리단 말이에요 안할래요" 

"어디가 시려요? 말해봐요 내가 봐줄테니까" 

"아랫니 송곳니 옆에요" 

그때까지 다정다감하게 투정을 잘 받아주시던 젊은 치과 원장님 고개가 갑자기 갸웃 하고 돌아갑니다.

"이상하다, 치료는 윗니를 하는데 왜 아랫니가 시리시지?" 

순간저의 우울은 뻥하고 터져버렸습니다. 간신히 찾은 울어도 좋을 이유가 잘못찾은 번지수라는 것은 순간 충격이고 배신이였으니까요.  

"어어엉~~ 시려요, 원장님이 제 이도 아니면서 그걸 어떻게 알아요, 몰라요 몰라, 저는 시리다구요" 

젊은 원장님은 고개를 돌리고 어깨가 흔들리도록 웃고 계시네요. 옆에 치위생사 선생님은 저렇게 입가리고 웃다가 숨넘어 갈것 같구요. 접수 보는 직원은 기침하는척 하는데, 웃는소리는 다 들립니다. 이쯤되니 뭔지 모르게 더 서러워 집니다.  

"어어엉,, 아프고, 창피하고, 어어엉" 

"쿡쿡쿡 알았어요, 오늘 이거 치료 마저 합시다. 내가 담에 여기 쌤들이랑 소주한잔 살게요" 

"언제 소주 한잔 하자는 사람치고 술사는 사람 못봤어요, 어엉,, 그리고 창피해서 여기계신 선생님들이랑 어떻게 술을 마셔요 어어엉" 

"푸하하하 알았어요 그럼 다음주 금요일에 우리 둘이 소주한잔 합시다. 됏죠?" 

그러더니 의자가 뒤로 젖혀 집니다.  

 

아.. 이쯤되면 게임끝난듯 보이지 않습니까?  설마, 이정도 팁까지 공개 했는데, 단둘이 정말 소주 한잔만에서 그치는 안타까운 분들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면서, 치과의사 꼬시기 결정판 경험담을 마칠까 합니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0-04-10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대박이네요 대박

그나저나 울고 나니까 좀 나아졌나요?

따라쟁이 2010-04-11 0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박이라고 생각해욧+_+ 울고나서라기보단.. 치과 의사와의 술한잔때문에 나아 졌다고 하는 편이 나을것 같네요. 으흐흐흐

다락방 2010-04-12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만요 따라쟁이님.

저는 썩은이도 없고 사랑니도 네개 다 뽑아놔서리 치과에 갈 일이 없어요. 저는 심지어 충치있는 남자랑은 키스도 안해요. -_-
치과의사꼬시기 는 저와는 거리가 머어어어언 얘기인거죠. 킁.

따라쟁이 2010-04-12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그럼 대장내시경을 권해드리는.. 쿨럭-ㅁ-;;;;;;

다락방 2010-04-12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미 몇년전에 여자사람의사에게 내시경도 받은 경력도 있는 바,

따라쟁이님. 솔직하게 말해봐요.
사실은 여동생 뺨 칠 정도의 미모를 갖춘거 아녜요? -.-^
(어쩐지 질투한다)

따라쟁이 2010-04-1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한 이십키로정도 빠지면 이쁠지도 모르죠.. 지금은.. 통나무 베기 작년 참피언 처럼 생겼어요. ㅋ
 

1. 스치로폼 박스에 들어 있는 딸기는 무척 맛있어 보였다. "이거 밑에는 곪고 그런거 아니죠?""아니야 아니야. 한개라도 그런거 있음면 가져와 무조건 바꿔줄텡게, 무조건 가져와" 나는 그냥 피식 웃었다. 윗 딸기에 눌려서 대여섯개는 곪았을텐데 한개도 아니그렇댄다. 집에 와서 열어본 딸기 박스는 형편 없었다. 대여섯개 곪은 정도였다면 나는 다시 차를 타고 이십여분을 나와서 딸기를 바꾸는 일은 하지 않았을 거다. 딸기 상자를 본 아주머니는 말씀 하셨다.  

" 아니, 그 많은 상자 중에 하필이면 그걸 골라갔데 그랴~~" 

2. 샤머니즘에 관련한 그림을 그린댄다. 그게 무슨 그림일지 모르겠지만, 이 건방진 후배녀석은 내게 "샤머니즘" 한 단어를 던져놓고 자료수집및 정리를 해 내놓으랜다. 느낌이 팍 오는 무언가를 찾아내면 작품을 시작할꺼라나..  꽤 된 일이지만 이녀석은 전에도 내게 고흐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요구한적이 있다. 결국 그려낸 작품은 귀 한짝이였지만 ... 그 작품에 대한 내 평가는 단호하다. "썩을놈" 그런 녀석의 자료수집 요구가 당연히 마땅할 리가 없다. 내 대답은 "됐어. 니가 하셔"  

"내가 이번에 제대로 된 작품을 못 그려내서, 준비하고 있는 작품전이 잘못 되기라도 하면 그건 모두 선배탓이야~!"  

전화기 넘어로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전화를 뚝 끊어버린다.  

3. 그가 키스를 하는 동안 내 머릿속에 든 생각은 하나였다 '세수 하고 싶다' 내 얼굴 전체를 먹어버릴듯한 기세로 열심히 침을 발라대던 그도 드디어 침이 말랐는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득의 양양한 표정으로 묻는다" 좋았어?" 아마 지금이라면 뭔가 좀 더 세련되고, 남자의 자존심을 상하지 않게 만드는 대답을 할 수도 있었을 텐데.. 그땐 어렸고, 게다가 직접화법 신봉자이기 까지 했다  

"니 침때문에 속눈썹이 떨어진것 같으니 좀 봐줄래?" 

갸웃하던 남자의 얼굴이 급속도로 굳어간다. 그러더니 여자가 무드도 없이 부터 시작해서, 이제까지 자기가 키스했던 여자들의 아행행하고 므흣하며 멜랑꼴리 했떤 기분들 까지 읇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내게 

"평생 키스를 느끼지 못할것" 

이라는 저주를 아끼지 않고 퍼부어 주었다.  

4, 백만년만의 스파링 이였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관리해 오지 않은 몸은 간만의 과격한 운동을 버텨내지 못했다. 2분씩 고작 4라운드 만에 폐는 터져나갈것 같고, 입은 바짝바짝마르고, 무릎은 후들거린다. 더 이상 뛰는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나는 이제그만 하자는 뜻으로 오른손을 들었다. 그리고 가드를 내렸다. 순간 오른쪽 턱으로 들어오는 카운트 펀치. 잠깐 눈을 감았다 뜬것 같은데, 5분이 흘러있었다. 나중 이야기지만 나의 스파링 상대는 내가 오른쪽 손을 든게, 오른쪽으로 들어오라는 뜻인줄 알았댄다. 딩딩거리는 머리를 부여잡고 턱관절을 이리저리 돌려보는 내게 그가 소리친다. 

"멍청하게 그걸 몸으로 받아내냐?" 

그리고 이어지는 카운트 펀치보다 묵직한 말 

"몸부터 다시 만들어 임마. 기집애도 아니고, 그게 뭐냐?" 

쓸대없는 이야기  

1. 그의 저주는 그런대로 효력이 강했다. 나는 누가  말하는 뒷골이 송연하며, 온몸이 쭈뼛거리는 키스의 느낌은 받아보지 못했다. 내가 키스에 내린 가장 후한 평가는"발다닥이 간지러울랑 말랑했어"정도 

2. 복싱을 잘하는건 아니지만, 좋아하는 이유는 주먹이 부딪히는 순간  상대를 조금씩 읽을 수 있다는 거다. 한 여자 복서가 짐념과 짐념이 부딪히는게 복싱이라고 했듯이. 삶과 삶이 부딪히는게 복싱인것 같다(고 어디선가 주워들은것 같다) 그 양반의 주먹을 받는 순간 내가 드는 생각은  "아... 인생도 제법 버리이어티스러우셨군" 반면 그는 내 주먹을 받으면 기분이 좋댄다(-ㅁ-''') 뭔가 쌈팍하고 적나라한것 같은 기분이든다던가? 다행스럽다. 내 주먹에는 구질스러운 삶이 묻어나지 않는다니..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다락방 2010-04-07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주대로 키스를 느끼지 못하나요? 라고 물으려는데 끝까지 읽어보니 그 저주는 그런대로 효력이 강했군요.

음, 키스를 느낄 수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것을 더 잘 느끼지 못한다고 해도 뭐 그런대로 괜찮을것 같아요, 따라쟁이님이라면. 키스를 느끼는 대신 따라쟁이님은 주먹이 부딪치는 순간 상대를 조금씩 읽을 수 있잖아요. 저는 아직 그런 경험이 없거든요.

우린 다 다르게 태어나니까요. 다르게 살아가고.

따라쟁이 2010-04-0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_+ 여기서 다락방님을 뵈니까 백만배는 더 반가운것 같아요.. 음.. 하지만 궂이 선택을 하라면 저는 키스를 더 잘 느끼는 걸로 하고 싶어요. 주먹을 부딪히면서 느끼는 상대에게는 아행행하고 으흐흐흣하며 므흣하고 멜랑꼬리한것들은 느끼기 좀 어렵거든요..

다락방 2010-04-0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런.

저 댓글 안남겨도 따라쟁이님 글 다 읽었었는데요! 동생분 사진까지 봤구요. 흣 :)

따라쟁이 2010-04-0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흠.. 이게 그 댓글놀이라는 건가봐요+_+(사실 엄청 하고 싶었음 ㅋㅋㅋ) 동생은 정말 저도 이쁘다고 생각해요 +_+ 가끔 제 카드만 뺏어가지 않는다면 훨씬 이쁘겠지만..

다락방 2010-04-07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분도 회사다니신다면서 왜 따라쟁이님 카드를 orz

2010-04-07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7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7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7 16: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7 16: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7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07 17:04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