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유미씨는  마야마의 어디가 좋아요? 

-몰라요. 정말 좋아한다면 행복을 빌어 줬을 텐데. 사실 나는 계속 깨졌으면 좋겠다고.. 계속.. 계속. 

 <허니와 클로버 중에서> 

 

-너는 그사람의 어디가 그렇게 좋은데? 

-모르겠어. 정말 좋아한다면 행복을 빌어 줬을 텐데.. 사실 나는 계속 깨졌으면 좋겠다고. 그사람이 혼자였으면 좋겠다고..  

<지난 토요일 케이군과의 대화에서> 

 

누구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사랑해 주는 것이 아니다. 그사람은 나를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나보다도 다른 사람을 더 사랑할 수도 있고,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문제는 남겨진 내 감정이랄까? 케이군은 결국 테이블에 얼굴을 묻었다. 더 이상 들을 것도 없고, 더 이상 할 말도 없다. 잘 안다. 저 심정. 좋아한다면 행복을 빌어주며 쿨하게 물러나고 싶은데, 계속 욕심이 나는거다. 차라리 상대가 누구도 사랑하지 않고, 누구와도 어떤 관계가 되지 않은채 <누구도 사랑하지 않는>범주에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물러나기라도 하겠지만, 누군가와 내가 바라던 어떤 관계가 되어 그걸 유지하는 꼴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그 사람만 없으면 내가 그 자리를 대신 할 수 있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드니까.. 그래서 겉으로는 그래. 행복해.. 라고 하더라도 속으로는 계속 계속 깨졌으면 좋겠다고..  

가지지 못했으니까 더 그런건지. 아니면 애초부터 내가 그 사람에 대한 열망이 이렇게 컸는지를 구분하는건, 이 시기가 되면 거의 불가능해 진다. 단순히 빼앗고 싶은건지, 아니면 내가  사랑을 하고 있는건지도 헤깔리기 시작한다.   

케이군의 경우 여기서 조금더 복잡해진다. 그러니까, 자기가 먼저 좋아했다는거다. 자신이 먼저 대쉬했었고, 그자리를 원하노라고 이야기 했었다는거다. 그런데 나는 안되고, 다른 사람은 되고 뭐 이런 상황이 되버린거다. 딱히 자신이 안되는 어떤 이유를 들은것도 아니란다. 마치 곧 연인이라도 될 것 같은 분위기 앞에서 파장이 났단다. 그래서 더 미치겠다고 그는 이야기 했다.  

나는 케이군에게 고백을 권했다. 니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사람의 무게를 지고 고백을 하던지, 아니면 그저 한때의 열병이고 우스운 소유욕이라고 생각하고 덮던지. 어쨋든 방법은 두가지 뿐이지 않나 싶어서 그에게 고백을 권했다. 하다못해 이유라도 들으면 낫지 않을까.. 왜 난 안되는건지. 왜 난 그사람에게서 어떤 감정도 주지 못하고, 그저 아는 사람 A정도에서 그쳐야 하는건지 이유라도 듣고나면 차라리 털어버릴 수 라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가서 들이받고 이유라도 듣고 오라고 그에게 쓸대없는. 그래 아주 쓸대없는 용기를 마구 줘버렸다.  

소주가 꼴깍꼴깍 잘도 넘어갔다.  

차시간이 늦으면 나를 집까지 데려다 준다고 했는데 술 마셨으니 운전은 글렀구나 하면서 그와 함께 술집을 나섰다.  그리고 한 오분쯤 거리를 걸었을까? 그가 물었다.  

"따라야. 난 왜 안되는거니?"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대답했다.  

"이차나 가자" 


망할놈. 너때문에 나도 기억났다. 이유도 듣지 못한채 돌아서야 했던 사람이. 이젠 연락할 명분도, 방법도, 용기도 없어져 버린 그 사람이. 에이씨.. 억울해서 안되겠네. 이차도 니가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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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음주 사유 풍성한 주간입니다! ㅎㅎ
    from 제발 제발 2011-01-31 17:51 
    음주에 음주를 부르는 음주사유;따라쟁이님!       "따라야. 난 왜 안되는거니?"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대답했다. "이차나 가자"
 
 
꿈꾸는섬 2011-01-31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라님은 정말 멋진 친구에요.^^

즐거운 설 연휴 되세요.^^

따라쟁이 2011-01-31 15:54   좋아요 0 | URL
음.. 2차 가서 막 양주먹고 바가지 씌우는 그런 멋진친구.. -ㅁ-;;;

꿈꾸는 섬님도 즐거운 설 연휴 되셔요 ^_^

무스탕 2011-01-31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차'도' 니가 내~!!!!
음.. '는' 이 아니고 '도' 였단 말이죠. 음..

=3=3=3=3=3

따라쟁이 2011-02-01 08:45   좋아요 0 | URL
그렇죠. 하지만 뭐.. 3차는 제가 냈어요. ㅎㅎㅎㅎ

라로 2011-01-31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차나 가자',,,그 사람 꽤 멋진 사람인걸요!!!

따라쟁이 2011-02-01 08:46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이차나 가자는.. 제가 한말인데 ㅎㅎㅎㅎㅎㅎ


꽤 멋진 사람은 아니고 사랑에 어깨쳐진 가련한 청춘이죠. 안스러워요.
무엇보다 그 심정이 어떤지 알기에 더 안스럽고.. 처연하고 뭐 그렇습니다. 에잇. 그깟 사랑이 뭐라고 싶기도 하고..

라로 2011-02-01 23:48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따라님이 한 말이에요???한숨 쉰 것도 따라님인거에요????????ㅎㅎㅎ
따라님 너무 멋진 사람인걸요!!!!^^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랍니다~~~.^^

양철나무꾼 2011-02-01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댁에게 겁도 없이 2차나 가자고 할 수 있는 그 친구,,,청녕 멋진 거 맞습니까?^^
결혼 후 첫 명절이네요, 명절 잘 보내세요~^^

따라쟁이 2011-02-01 08:4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이차나 가자는.. 제가 한말인데 ㅎㅎㅎㅎㅎㅎ 2

첫명절이긴 하나 이미 지난 추석때 마치 며느리마냥 음식하고 치우고 손님맞고 다 해봐서 별로 걱정은 안합니다. 음.. 근데 첫 설이니까.. 새뱃돈좀 나올까요? ㅎㅎㅎㅎ

책가방 2011-02-01 06: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게도 그런 걸 상담하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어떻게 조언을 할지 잠시 생각해 봤습니다.
잠을 못자서 그런지 생각하는 것도 힘들긴 하지만... 그런 사람 있었으면 좋겠어요.
술 좀 얻어 마시게요.ㅋ

결혼을 하면 모든 게 리셋되는 느낌이네요..ㅎㅎㅎ
첫날밤부터 시작해서 첫명절, 첫생일, 첫외박..ㅋ 암튼 명절 자알~~~보내고 오세요..^^

따라쟁이 2011-02-01 08:50   좋아요 0 | URL
그런걸 상담하는 사람이 한사람이면 좋겠는데, 이 세상 모든 힘든사랑은 제 주변에서 다하고 있는지. 왤케 힘든 사람이 많은지 모르겠습니다.
대신 술은 아주 죽도록 마실 수 있습니다.

결혼을 하면 모든게 리셋되는 느낌은 맞습니다. 양쪽 부모님 용돈도 두배, 이제 애기들 새뱃돈도 챙겨야되고. 뭐 그렇습니다. 아.. 어려워요. ㅠㅠ

마녀고양이 2011-02-01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차까지 갔다구... 역시나.
말이 머 필요있어여, 그져? 하기사 안 되는건 안 되는건데,
그거 모르면서 묻는 것도 아닐거구, 이 페이퍼 보니 나두 이유도 모른체 차인 놈 생각난다.
낮술 한잔 오케이?

따라님, 설 연휴 잘 지내세요.

따라쟁이 2011-02-01 11:12   좋아요 0 | URL
음.. 그러니까 마녀고양이님도 언젠가 한번은 차이셨군요. ㅎㅎㅎ

낮술 좋죠. 안그래도 내일은 전붙이면서 한잔 하지 싶습니다. ㅎㅎㅎ
마녀고양이님도 설 연휴 잘지내셔요.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마녀고양이 2011-02-01 13:47   좋아요 0 | URL
우리 봄에 한번 볼까?
자기 가깝게 양재역 정도에서? 좋져?

따라쟁이 2011-02-07 12:43   좋아요 0 | URL
좋죠.아.. 봄아 빨리와라~~`^^

감은빛 2011-02-12 0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잊고 싶은 기억 하나가 떠올라버렸습니다.
먼저 고백한 건 저였는데, 왜 제가 아닌 제 친구를 선택했었던 걸까요?
이유도 듣지 못했지만, 차라리 듣지 않은 게 더 나은 것 같기도 하구요.

늦은 밤 저도 술한잔 땡기는 군요. ^^

따라쟁이 2011-02-15 20:00   좋아요 0 | URL
이 댓글을 이제서야 보네요..

먼저 고백한건 저였는데 다른 사람을 선택하는 경우가 저도 있었어요. 저 역시 이유를 듣지 못했지만 그게 다행인지는 모르겠어요. 가끔 문득 잠안 오는 밤 돌아 누울때 생각나거든요. ^-^

아.. 저도 오늘 술 땡기네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