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은 중국의 경제를 어떻게 발전시켰나 정치연구총서 8
지은주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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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안 관계, 중국 경제발전의 견인차 대만 


세계2차 대전은 종전으로 치닫고 중국대륙에서는 국민당군이 중국인민해방군에게 밀려 타이완으로 쫓겨나게 되고, 이후, 국민당의 3불 정책은 중국과 단절유지와 지속의 바탕이 됐다. 1992년 국민당 정부는 중국공산당과의 교류를 허용했고, 대만 상인(타이상)의 대륙진출, 대만 정치권의 양갈래, 70~80년대의 민주화운동으로 정권창출을 했던 민진당(대만인 정당으로 ‘대만’정체성이 뚜렷, 대만독립파), 국민당은 중국과 대만의 통일파다. 최근 미국으로 기울어진 대만 외교, G2로서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할 위치에 선 중국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대만과의 통일에 관한 압박 등의 환경변화는 마치 한반도정세와 비슷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통일정책은 일관성 없이 변하기 일쑤인 한반도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점에서 이 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은 대만의 중국과의 공식적 교류를 한지 30년 동안 타이상들은 중국에 무엇알 어떻게 전해주었을까를 규명하고 있다. 3장 체재이며 1장은 중국의 경제성장과 대만, 2장은 타이상은 중국을 어떻게 발전시켰나, 3장 중국 경제의 성장과 타이상, 그리고 관련 문제들을 다룬다. 고려대 정치연구소에서 발행(출판 버니온더문)하는 정치연구총서08로 지은이가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17년 연구기금을 받아 수행한 연구결과다. 


대만 상인(타이상)이 중국 경제 성장에 기여


이 책의 핵심부분이다. 중국은 1992년부터 2022년까지 30년 동안 42배의 경제성장을, 1990년대 초, 경쟁성장의 의지와 목표뿐이었던 중국, 이 시기에 타이상은 진출하는데, 자본투자와 기술제공으로 중국의 제조업을 발전시켰다. 중국은 타이상에게 저렴한 토지, 공장, 노동력 제공을, 타이상은 설비, 원재료, 견본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생산된 물건의 판매를 맡는 제조업의 효율적인 분업은 경제성장으로 이어졌다. 타이상의 확장기에는 중국과 대만이 WTO에 가입하면서 양안협력이 세계 시장으로 확대됐다. 


경제성장한 중국의 타이상 다루기


타이상과의 협업으로 세계 시장진출과 WTO가입 등 국제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힘과 경험이 쌓이자 타이상을 중국의 방식대로 활동하도록 유도한다. 과거와 같은 타이상에 대한 특혜 철회, 타이상을 상하이 증권시장에 투자하도록 하고, 중국사업을 할 경우 중국에만 법인 등록을 하도록 하여, 결국 중국의 입맛대로 타이상을 길들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살아남은 타이상은 중국 내에서 입지강화하는 한편으로 대만 내에서도 경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으로 바뀐다. 


결국, 원 차이나 정책의 범위 내로 포섭돼가는 타이상과 일로일대 프로젝트체제 안으로 편입되는 여러 나라와의 경제교류 속에서 타이상의 생존전략들....


우리에게 익숙치 않았던 중국과 대만, 즉 양안관계와 경제교류의 모습은 한반도 내에서의 경제교류의 미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꼭 그렇게 되지는 않겠지만, 북한의 경제성장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고, 현재 무력통일로 전환된 남북관계 등을 볼 때, 아무튼 한반도의 미래를 연구하는 데 양안관계와 타이상의 경제활동 과정 등은 매우 중요한 시사점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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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기권하는가 - 투표 참여와 기권의 정치경제학 정치연구총서 6
강우진.권혁용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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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왜 기권하는가- 투표 참여와 기권의 정치학 


민주주의 위기와도 깊은 관련성이 있는 주제다. 대의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시민이 대표자를 선출하여 자신의 주권을 그들에게 맡기는 형태로 정치에 참여하는데 선출(선거)과정에서 딜레마가 존재한다. 대표자 선출은 차악을 선택하는 것이다. 라는 자조 섞인 말들. 이른바 주인과 대리인 문제다. 첫째, 대표자를 선출할 때, 주권자의 이해관계를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자를 선출할 수 있는지, 둘째, 선거에서 선출된 대표자가 임기(4년) 내에 주권자의 요구를 잘 실현했는지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대의 민주주의에서의 정보 비대칭 문제), 셋째, 대표자의 기회주의적 행동과 대표자의 실적에 대한 평가의 어려움 등 적지 않은 제약이 존재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직접 참여민주주의론까지 대두되며, 주민소환제의 실현을 쉽게 하는 제도 정비요구도 있다. 


이 책은 2장 체재이며 1장은 강우진의 “누가 왜 기권하는가?”로 누가 선거에 기권하는지, 무엇이 투표 기권에 영향을 미치는지, 한국 민주화 이후 대선에서 투표 기권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의 영향을 분석을 통해서, 투표 효능감과 만족감, 정당일체감, 정책적 차이 등을 살펴보고, 투표 기권의 결정 요인과 정책적 함의를 다룬다. 


2장은 권혁용의 “투표 참여의 정치 경제학”으로 투표 참여와 민주주의, 투표 참여의 합리적 이론, 투표 참여의 소득편향과 소득 불평등과 투표 참여의 관계에 관한 비교정치학적 이론을 소개한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 선거에서 나타나는 소득과 소득 불평등에 따른 투표율의 변화를 추적한다. 서구의 경험과 달리 한국의 저소득층의 상당수가 노년층이며 노년층 유권자의 상당수가 저소득층, 노년층 대부분이 보수적 정치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 등 중요한 맥락제시와 한국 민주주의 등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거대양당구도 아래에서 누가 우리를 대변해주나, 어쩔 수 없이 차악을 선택하는 현상에 원인이 그리고 투표 참여로 이끄는 답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버니온더문의 정치연구총서 06으로 강우진, 권혁용 공저이며,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17년 연구기금을 받아 수행한 연구결과다. 


투표 기권의 결정 요인과 정책적 함의


이는 미국의 트럼프 현상 너머로 보이는 한국 정치의 대통령선거는 물론 총선에서도 대표자 선출에 따른 제약 해소의 구체적 방안이 나와야 할 듯하다. 촛불시위 혹은 항쟁은 한국 민주주의 제도적 안정성과 광장의 정치가 결합한 독특한 사례다.


무엇이 투표 기권에 영향을 미치는가는 투표자와 기권자 사이에 투표 효능감과 민주주의 만족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선거 기권자는 투표 효능감에 관한 불신과 민주주의 체제 작동방식에 불만을 가진 집단을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달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인구 회자한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16대 대선~20대 대선에서 유권자의 투표 기권 결정 요인에 대한 통계분석에서 사회경제적 배경으로는 나이, 학력, 가구 소득, 직업, 혼인 여부, 성별 변수와 정치적 변수로는 투표 효능감과 정치효능감, 정치이념, 무당파, 이전 선거 기권 여부가 분석에 포함됐다. 기권의 중요한 이유는 “먹고 살기 어려워서”다. 두 번째로는 투표 효능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다. 무당파 여부 또한 중요하다. 정치참여에서 정당 동원 요인의 중요성과 한국 정치의 높은 정당 불신 등이다. 나이보다는 다른 정치 변수들과 상호작용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결혼 여부 또한 영향을 미쳤고, 세금을 더 내더라도 복지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문항에 공감할수록 투표에 기권할 확률이 높음(18대 대선에서), 어떤 방안으로 습관적 기권자를 투표장으로 향하게 할 것인가?


투표 참여와 한국 민주주의


많은 사람이 투표장에 나와 자신의 정치적 선택을 나타내는 것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될까?,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 그럴까? 소득이 낮을수록 기권자가 많다는 점. 소득 불평등이 커질수록 저소득층의 정치소외 및 정치과정으로부터의 기권을 유도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소득 불평등이 높을수록 불평등한 정치참여가 심화한다는 악순환 즉 뫼비우스 고리로 올라타게 된다. 


한국의 선거 민주주의 지수와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유사한 추이를 보인다


박정희와 전두환 권위주의 체제에서 매우 낮은 수치를 보였고, 1987년 민주화 이후에 급격하게 상승,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거치면서 높은 수치를, 이명박, 박근혜 정부시기에 감소, 문재인 상향, 윤석열 하향. 자유민주주의 지수는 선거 민주주의 지수보다 더 낮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결론은 우리 사회에서 떠도는 이야기들이 통계적으로도 입증됐다는 점이다. 한국 선거 민주주의 지수도 자유민주주의 지수도 어떤 정부냐에 따라 높아지거나 낮아진다는 점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해결되지 않은 딜레마다. 정치참여의 불평등,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정치참여 격차가 심해지면 투표장에서 고소득층이 과다대표되는 현상, 이 역시 우리 사회의 현실적인 과제다. 이런 현상은 22대 총선에서도 여실히 증명된 바 있듯이…. 기권의 정치경제학은 말 그래도 소득불평등의 심화, 경제는 정치참여 의지를 해도 안 된다는 생각 이른바 학습된 무기력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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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위기 정치연구총서 4
조찬수.권혁용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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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위기, 세계 곳곳에서 미국과 한국의 퇴행 또한


민주주의는 늘 전진, 진전만 있는 게 아니라 후퇴도 적지 않다. 민주주의 외관을 빌린 권위주의(혹은 전체주의) 또한 생각보다 많다. 2021.1.20. 미국의 조 바이든은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세계적인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했다. 민주주의는 정체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즉, 민주주의라는 사회 체제는 정치, 경제, 문화, 교육 그 나라의 모든 시스템의 밑바탕을 이룬다는 의미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의 제어, 문화와 생활양식의 영역에서도 민주주의는 다양성과 소수의 선택을 존중하는 최선의 정치적 울타리다. 실제 사회과학 연구들의 보고서 안에는 민주주의가 잘 작동되는 국가일수록 경제성장이 지속할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경제단계로의 진입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점은 민주주의가 그저 추상적이고 우리 일상생활과 구체적인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듯하지만, 실은 아주 깊숙이 관련돼있다. 


이 책은 두 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민주주의 위기: 세계와 미국 편으로 조찬수의 글이며 여기에는 민주주의 위기의 의미를 살펴보고, 미국민주주의 위기의 양면을 들여다본다. 글로벌 현상으로서 민주주의 위기 또한 살펴본다. 2장은 권혁용의 글로 “한국 민주주의는 퇴행하고 있는가?” 누가 민주주의 퇴행을 지지하는가 하는 점이 핵심이다. 이 책은 민주주의 위기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 위기 현상들과 미국 그리고 한국의 민주주의 위기는 모습을 짚어보는 꽤 흥미로운 책이다. 버니온더문의 정치연구총서 04로 조찬수, 권혁용 공저이며,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17년 연구기금을 받아 수행한 연구결과다. 


민주주의 위기의 의미


민주주의 위기의 의미 두 가지, 첫째는 민주주의 국가 수의 감소, 둘째는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았지만, 질적 하락이 일어나는 현상,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민주주의 후퇴와 위기란 전자의 의미로 민주주의 감소 즉, 민주주의 붕괴와 이를 대체한 권위주의 정권의 출현이다. 이는 70년대의 남미 정권의 붕괴의 사례(군부 정권출현)의 시작으로 튀르키예나 러시아, 중국, 중동 진영, 아프리카 등지에서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음을 말한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조 바이든의 민주주의 위기나 후퇴염려의 맥락과도 같다. 미국의 위기는 트럼프의 등장으로 민주주의 붕괴 현상이 더 선명하게 보였고, 30년대의 유럽의 비극(나치즘의 출현)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현상의 원인이다. 아직 논쟁 중이지만, 백인의 노동자층 즉 전통적인 민주당지지군이 어떻게 집단으로 공화당의 트럼프를 지지할 수 있었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미국의 민주주의 후퇴의 서막인 것인가 하는 여러 가지 분석들이 아직은 진행 중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민주주의 위기의 양면은 신자유주의 질서와 미국의 과잉팽창에서 찾아야 한다. 또한, 미국 정치의 양극화는 정체성 기반 인권정치에 기인한 바 크다는 점 또한 기억해둬야 한다. 


한국 민주주의 퇴행(민주당과 국민의 힘을 비롯한 제 정당의 강령에서의 구분만으로는 차별성을 찾기 어려울 정도이니 말이다) 


민주주의 퇴행의 주요 요인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특정한 역사적 변형”


민주주의보다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특정한 역사적 변형이며, 이 변형은 구조의 움직임인 동시에 인간행위자 작위의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인권정치와 민주주의 위기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인권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규범으로서의 인권과 정치로서의 인권의 구분이 필요하다. 자유주의는 근대 자본주의 등장과 궤를 같이하며,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의미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애초에 존재한 적이 없다. 특정 집단에 속한 개인들의 자유와 권리가 주창됐을 뿐이다. 


규범으로서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으면 당연히 민주주의 위기가 온다. 정치로서의 인권은 기존의 권력과 이익의 분포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추구되는지 아니면 그 범위를 넘어서 추구되는지에 따라 민주주의 현상 유지로 이어질 수도 있고 백래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인권의 옹호와 증진은 협상이 필수적으로 따르는 정치적 행위로 이해하여야 한다(잭 스나이더의 관점). 


인권은 보편원리인가 특정 역사적 산물인가, 인권은 쟁취물


민주주의 발전은 선형적이지 않다. 민주주의 발전을 통해 부수적으로 누리게 되는 각종 인권은 특정의 역사적 산물이지 인류 보편역사가 마침내 도달하는 종착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권은 쟁취하는 것이다. 


반민주적 지도자에 대한 지지, 도대체 왜?


이는 미국의 트럼프 현상 너머로 보이는 한국 정치의 대통령선거에서의 선택을 두고 충분히 논의해볼 만한 내용이며, 아주 궁금한 대목이다. 지은이 권혁용은 최근 한국 민주주의 퇴행 현상에 관한 학문적 관심의 하나가 시민들의 지지라는 수요 측면의 분석이라고 말한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시민들의 강한 당파성(정당 지지와 정치성향)과 현직 집권자의 업적수행 능력을 많은 시민이 민주주의 퇴행을 주도하는 집권자를 지지하는 이유로 제시해왔다. 


최근 퇴행의 모습은 쿠데타나 외세개입보다는 적법한 권력을 가진 현직자가 민주적 가치와 기관들을 잠식해가는 양상(언론검열과 괴롭힘, 시민사회와 정당 억압, 시민의 자유로운 활동을 입틀막으로 대응하는 등), 왜 시민들은 비민주적 정치에 매료되거나 그것을 용인할까? 이는 정치 양극화와 국가경영능력이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이른바 교차균열, 여러 갈등과 균열이 우리 대 그들의 단일한 구도를 이룰 때 민주주의 작동은 어려워진다. 


민주적 견제와 균형의 유지, 최후의 보루 “투표용지 앞에서 시민의 선택”


선거에서 작동하는 것은 차악(덜 나쁜 정치인을 선택하는 어쩔 수 없는)선택이다. 정책 선호, 이념, 당파성 등을 위해서라면 시민들은 종종 민주적 원칙을 희생시킨다. 포퓰리즘이 먹힌다는 말이다. 정치와 경제에 무능한 지도자를 유능하다고 착각하는 현상 또한 그렇다. 또 하나, 시민의 경제적 불안과 민주주의 퇴행, 경제위기나 불평등의 심화는 사회적 합의를 파기함으로써 정치적 불안을 이끈다. 전체적인 혼란과 혼돈이 민주주의 위기를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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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관계의 정의론 정치연구총서 5
조계원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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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을관계의 정의론


"갑과 을 사이의 정의"는 존재할 수 있을까? 라는 아주 간단한 의문에 관한 답은 꽤 많은 생각이 필요하다. 노예제에서 비롯된 권력관계, 힘의 논리, 파워, 공화제, 공동체의 이익 등 아주 다양한 각도의 논의와 이론을 바탕으로 한 생각들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마사 누스바움의 <혐오와 수치심>(민음사, 2015)을 번역한 지은이 조계원은 이 책<갑을관계의 정의론>은 신 공화주의(Neo-republicanism) 관점에 따라 공화주의 사상과 이론의 “지배” 개념을 한국 사회의 갑을관계 문제에 적용하여 이 안에 담긴 부정의를 이론적 경험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모든 시민이 공적, 사적 권력의 지배에 노출돼 있지 않을 때 자유롭다고 보고 이러한 비지배의 자유를 평등하게 누릴 수 있는 정치, 사회적 조건을 형성하는 데 관심을 두는 사상적 이론적 견해를 따른다.


2013년 이후 ‘갑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자, 당시 민주당은 “대리점 거래의 공정에 관한 법률”을 개정 계약서에서 우월적 지위를 암시하는 갑과 을이라는 표현을 빼기로 했다. 이후 계약서에서 갑과 을이란 명시적인 단어는 사라졌지만, 전통적으로 힘의 우위 표현을 삭제하고 공정을 강조하는 평등한 계약관계를 지향하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여전히 누가 ‘갑’이냐는 인식이 여전히 그리고 엄연히 존재한다. 사용자와 노동자, 임대인과 임차인(주거든 상가든), 가맹본부와 가맹점 등에서 갑의 횡포는 권리남용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공화주의적 관점에서는 선택지의 양보다는 질에 중심으로 둔다. 제아무리 선택지가 많아도 그 질이 문제라는 태도다. 우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갑을관계와 그 대상은 지배를 수반한 갑을관계다. 여기서 말하는 정의론(正義,justis)은 사법적 정의가 아닌 정치적 정의요. 이론적 검토다. 계약론에 바탕을 둔 정의론(존 롤스)과는 또 다른 공화주의론에 바탕을 둔 정의론이기도 한데, 지은이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여기에서의 정의"다. 규범적 정치이론이 현실이 관한 경험,정책적 연구와 결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전망하는 데 이 책의 특징이라할 수 있겠다. 


갑을관계의 특징


지은이는 갑을관계의 특징을 지배 개념으로 분석한다. 갑을관계는 전형적인 형태를 비롯하여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갑을관계의 특징은 첫째 갑을관계가 일정한 사회적 관계를 맺고 있는 개인 혹은 집단을 뜻한다. 둘째, 갑은 지위나 권력상의 우위에 있어 을의 의사와 무관하게 자신이 원하는 바를 관철할 수 있는 갑과 을의 공통인식이 존재한다. 셋째, 관계 의존도에서 을이 갑보다 크기에 을의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이 갑이라 생각하고, 을은 기본생계와 같은 기본적인 이익을 위해 갑의 자의적 권력 행사를 수용한다. 갑의 행동과는 별개로 말이다. 넷째, 직간접적으로 착취 발생 가능성이 크다. 


이 책은 4장 체제이며 1장과 2장에서 위의 갑을관계의 특징과 내용을 지배 개념으로 분석하고(정치 이론적 분석), 구체적인 갑을관계 사례(3장과 4장)에 적용한다(규범적 정책 분석). 3~4장은 지은이가 <민주주의와 인권> 19권 2호 “직장 내 괴롭힘 방지와 일터 민주주의: 공화주의 시각”과 <인문과학연구> 43집 “갑을관계와 젠트리피케이션:공화주의 이론의 ‘지배’ 개념으로 중심으로”라는 제목을 발표한 논문을 각각 담았다. 


갑을관계 “지배”, 특별한 권력 관계, 파워해러스먼트 등으로, 결국에는 비지배의 자유 보장


갑을관계는 법적으로 보면 특별한 권력 관계라 할 수 있고, 이를 정치적으로 보면, 지배 관계라 표현할 수 있을 듯하다. 계급이 사라졌더라도 그 유사한 무엇이 평등하고 자유롭게 보이는 현상이 이해관계라는 세계에 갇히게 되면 우열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안에서는 갑질이 발생할 잠재적 위험이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지은이는 이러한 관계설명을 위해 고대 로마 사회의 노예제를 끌어온다. 갑질이란 현상은 마치 사고 발생이론 “하인리히 법칙”처럼, 위험 수위를 넘어 수면 위로 넘칠 때 갑질이라는 문제로 처음으로 누군가의 관심을 끌게 되는 구조를 설명한다. 예전에는 성폭력, 성희롱 관계에서 자주 논의되던 섹슈얼해러스먼트와 갑질인 파워해러스먼트는 같은 바탕에서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랄까, 


이 두 주제는 대학교수와 대학원생의 관계라는 장면을 두고 설명하는 예가 많다(일본의 섹슈얼해러스먼트의 선행사례들이 주로 대학의 사례를 다뤘기에 아마도 그런 이미지가 남아있는 듯하지만, 이 책 역시 교수-대학원생이라는 특별한 권력(파워)관계, 즉 지배를 설명하기 위해서 그런 듯하지만, 아무튼 이 책의 열쇳말인 “지배”와 “비지배의 자유”다. 


공화주의에 관한 관심 증가는 계약론에 기초한 자유주의적 시각에 대한 불만의 반증


정의론의 존 롤스는 계약론적 시각이 다원주의 사회 안에서 살아가는 이성적인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공정한 협력체제의 불편부당한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는 공동체주의, 페미니즘, 숙의 민주주의, 다문화주의 이론 등의 연구자들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계약론에 기초한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과 그 대안으로서 공화주의 역시 만능은 아니어서 공화주의 이론의 문제의식이 적절한 영역과 그렇지 못한 영역이 존재한다. 갑을관계가 바로 그런 것인데, 아무튼 지배가 불러오는 선택의 자유에 대한 침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도급관계(원도급인-하도급인)의 지배력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이에 관한 고민 또한 같은 맥락이다. 


이 책은 갑을관계라는 왜곡된 유교질서 혹은 전통적인 힘과 권력 그리고 지배의 관계와 공화주의로서 물질적 평등을 위한 분배적 정의보다는 보다는 사회적 관계에서 행위자 사이의 권력의 차이가 불러올 지배 가능성을 줄여, 시민들의 동등한 정치적 자유를 누릴 수 있는 것을 일차적 목표로 하고 있음을 명확히 밝혀주고 있다. 갑을관계에 관한 논의의 장을 넓혀주고 있다. 


이 책은 버니온더문 정치연구총서05로 발간된 것이며, 교육부와 연구재단 2017연구지원을 받아 수행한 연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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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만난 경영지혜 - 리더는 나무에서 배운다
김종운 지음 / 예미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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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서 배우는 경영지혜

 

<나무에서 배우는 경영지혜>는 아주 독특한 발상의 책이다.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면서 대학 전공을 살려 산림치유지도사자격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만난 나무들 속에서 기업세계를 접목시킨다. 나무의 생태에서 리더십을 읽어내고,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또 사유를…. 리더는 나무에서 배운다. 이를 조금 더 넓힌다면  리더는 자연에서 배운다고 해야할 듯하다. 

 

이 책은 5장 체재이며, 1장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존재감이라는 제목 아래, 소나무에서 리더십을, 느티나무에서 미션을, 구상나무와 비전을, 정렬된 아름다움과 메타세콰이어, 그리고 오리나무를 통해서 경영의 로드맵을. 2장에서 모든 것은 땅속에서 시작된다. 칡과 밤나무, 인재는 아카시아처럼 뿌리내려야, 대나무를, 3장에서는 줄기가 강해야 튼튼한 경영을, 닥나무, 대추나무, 4장에서는 버림으로써 지속 가능함을 얻는 것과 맞닿아 있는 은행나무, 단풍나무처럼 경영에도 스토리가 필요함을, 5장 꽃과 열매는 경영의 과실, 참나무의 이익경영, 벚나무, 진달래, 감나무 등, 우리 주변의 산과 들로 눈길을 돌리면 볼 수 있는 그런 나무들 제각각 특징 속에서는 엿보는 “경영”의 요소들, 

 

리더십과 배려의 덕, “소나무” 

 

아마도 책의 초입에서 만나게 되는 소나무 소개에서 지은이의 풍부한 상상력을 엿볼 수 있다. 

소나무(松)에 관한 설명이 꽤 독특하다. 본디 사전 속의 소나무는 송(松)이고, 이를 파자하면, 나무목(木), 공평할 공(公)이다, 나무목 변에 공평할 공 혹은 공변될 공을 붙인 것으로 공은 그저 소리를 내는 데 쓴다. 형성문자로서 여유가 있다. 긴장이 풀린다는 것과 같은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지은이는 나무(木)+공경(公卿)의 공으로, 나무 세계의 공경처럼 지위가 높다고 새긴다. 아마도 소나무의 리더십을 강조하기 위한 풀이로 보인다. 아무튼, 척박한 땅에서 자라는 소나무를 솔나무, 혹은 솔(率)로 새겨 거느린다는 의미로도 풀이한다. 생태적으로 소나무는 어릴 때 햇빛을 많이 필요로 하는 양수(陽樹, 양지에서 잘 자라는 나무)라서 그늘에서도 잘 자라는 음수(陰樹)에게 자리를 빼앗기고, 척박한 땅에 잘 자라는 소나무는 음수에게 그 땅을 내어주는 솔선수범, 희생정신을 가진 ‘리더’로서 모습이 찾는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나무의 속성과 특질을 기업경영과 연계지어 경영 또한 살아있는 생물과 다를 바 없음을. 환경에 영향을 받는 경영, 환경을 제대로 이해한다면 경영 또한 과학이 될 터이니, 

 

역사의 씨줄과 날줄, 그리고 나무의 성질을 함께 묶어내는 스토리텔링이 몰입도를 높여준다. 

딱딱한 경영, 경제이론보다는 나무의 성상과 성질, 그리고 환경 변화 속에서 어떻게 적응하고 살아남는지를 보여준다.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 이해까지는 사유가 필요하다. 고정된 소나무에 관한 관념, 소나무 송(松)을 그저 소나무로 읽기보다는 살아있는 해석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어 입체적으로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북코스모스 도서평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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