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기 정치연구총서 4
조찬수.권혁용 지음 / 버니온더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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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위기, 세계 곳곳에서 미국과 한국의 퇴행 또한


민주주의는 늘 전진, 진전만 있는 게 아니라 후퇴도 적지 않다. 민주주의 외관을 빌린 권위주의(혹은 전체주의) 또한 생각보다 많다. 2021.1.20. 미국의 조 바이든은 대통령 취임연설에서 세계적인 민주주의 후퇴를 우려했다. 민주주의는 정체로서의 의미뿐만 아니라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크다. 즉, 민주주의라는 사회 체제는 정치, 경제, 문화, 교육 그 나라의 모든 시스템의 밑바탕을 이룬다는 의미다. 소득과 부의 불평등의 제어, 문화와 생활양식의 영역에서도 민주주의는 다양성과 소수의 선택을 존중하는 최선의 정치적 울타리다. 실제 사회과학 연구들의 보고서 안에는 민주주의가 잘 작동되는 국가일수록 경제성장이 지속할 뿐만 아니라 더 높은 경제단계로의 진입한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이점은 민주주의가 그저 추상적이고 우리 일상생활과 구체적인 관련성이 없어 보이는 듯하지만, 실은 아주 깊숙이 관련돼있다. 


이 책은 두 장으로 구성됐다. 1장은 민주주의 위기: 세계와 미국 편으로 조찬수의 글이며 여기에는 민주주의 위기의 의미를 살펴보고, 미국민주주의 위기의 양면을 들여다본다. 글로벌 현상으로서 민주주의 위기 또한 살펴본다. 2장은 권혁용의 글로 “한국 민주주의는 퇴행하고 있는가?” 누가 민주주의 퇴행을 지지하는가 하는 점이 핵심이다. 이 책은 민주주의 위기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민주주의 위기 현상들과 미국 그리고 한국의 민주주의 위기는 모습을 짚어보는 꽤 흥미로운 책이다. 버니온더문의 정치연구총서 04로 조찬수, 권혁용 공저이며,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2017년 연구기금을 받아 수행한 연구결과다. 


민주주의 위기의 의미


민주주의 위기의 의미 두 가지, 첫째는 민주주의 국가 수의 감소, 둘째는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았지만, 질적 하락이 일어나는 현상,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민주주의 후퇴와 위기란 전자의 의미로 민주주의 감소 즉, 민주주의 붕괴와 이를 대체한 권위주의 정권의 출현이다. 이는 70년대의 남미 정권의 붕괴의 사례(군부 정권출현)의 시작으로 튀르키예나 러시아, 중국, 중동 진영, 아프리카 등지에서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음을 말한다. 


이는 앞에서 언급한 조 바이든의 민주주의 위기나 후퇴염려의 맥락과도 같다. 미국의 위기는 트럼프의 등장으로 민주주의 붕괴 현상이 더 선명하게 보였고, 30년대의 유럽의 비극(나치즘의 출현)을 떠올리게 만들 정도다. 중요한 것은 트럼프 현상의 원인이다. 아직 논쟁 중이지만, 백인의 노동자층 즉 전통적인 민주당지지군이 어떻게 집단으로 공화당의 트럼프를 지지할 수 있었는지, 그 원인이 무엇인지, 미국의 민주주의 후퇴의 서막인 것인가 하는 여러 가지 분석들이 아직은 진행 중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미국민주주의 위기의 양면은 신자유주의 질서와 미국의 과잉팽창에서 찾아야 한다. 또한, 미국 정치의 양극화는 정체성 기반 인권정치에 기인한 바 크다는 점 또한 기억해둬야 한다. 


한국 민주주의 퇴행(민주당과 국민의 힘을 비롯한 제 정당의 강령에서의 구분만으로는 차별성을 찾기 어려울 정도이니 말이다) 


민주주의 퇴행의 주요 요인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특정한 역사적 변형”


민주주의보다는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의 특정한 역사적 변형이며, 이 변형은 구조의 움직임인 동시에 인간행위자 작위의 결과물이다. 그렇다면 인권정치와 민주주의 위기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인권정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규범으로서의 인권과 정치로서의 인권의 구분이 필요하다. 자유주의는 근대 자본주의 등장과 궤를 같이하며, 보편적이고 추상적인 의미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는 애초에 존재한 적이 없다. 특정 집단에 속한 개인들의 자유와 권리가 주창됐을 뿐이다. 


규범으로서의 인권이 지켜지지 않으면 당연히 민주주의 위기가 온다. 정치로서의 인권은 기존의 권력과 이익의 분포가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추구되는지 아니면 그 범위를 넘어서 추구되는지에 따라 민주주의 현상 유지로 이어질 수도 있고 백래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인권의 옹호와 증진은 협상이 필수적으로 따르는 정치적 행위로 이해하여야 한다(잭 스나이더의 관점). 


인권은 보편원리인가 특정 역사적 산물인가, 인권은 쟁취물


민주주의 발전은 선형적이지 않다. 민주주의 발전을 통해 부수적으로 누리게 되는 각종 인권은 특정의 역사적 산물이지 인류 보편역사가 마침내 도달하는 종착점이 아니라는 점이다. 인권은 쟁취하는 것이다. 


반민주적 지도자에 대한 지지, 도대체 왜?


이는 미국의 트럼프 현상 너머로 보이는 한국 정치의 대통령선거에서의 선택을 두고 충분히 논의해볼 만한 내용이며, 아주 궁금한 대목이다. 지은이 권혁용은 최근 한국 민주주의 퇴행 현상에 관한 학문적 관심의 하나가 시민들의 지지라는 수요 측면의 분석이라고 말한다. 기존 연구들은 주로 시민들의 강한 당파성(정당 지지와 정치성향)과 현직 집권자의 업적수행 능력을 많은 시민이 민주주의 퇴행을 주도하는 집권자를 지지하는 이유로 제시해왔다. 


최근 퇴행의 모습은 쿠데타나 외세개입보다는 적법한 권력을 가진 현직자가 민주적 가치와 기관들을 잠식해가는 양상(언론검열과 괴롭힘, 시민사회와 정당 억압, 시민의 자유로운 활동을 입틀막으로 대응하는 등), 왜 시민들은 비민주적 정치에 매료되거나 그것을 용인할까? 이는 정치 양극화와 국가경영능력이 주요한 요인으로 지목돼왔다. 이른바 교차균열, 여러 갈등과 균열이 우리 대 그들의 단일한 구도를 이룰 때 민주주의 작동은 어려워진다. 


민주적 견제와 균형의 유지, 최후의 보루 “투표용지 앞에서 시민의 선택”


선거에서 작동하는 것은 차악(덜 나쁜 정치인을 선택하는 어쩔 수 없는)선택이다. 정책 선호, 이념, 당파성 등을 위해서라면 시민들은 종종 민주적 원칙을 희생시킨다. 포퓰리즘이 먹힌다는 말이다. 정치와 경제에 무능한 지도자를 유능하다고 착각하는 현상 또한 그렇다. 또 하나, 시민의 경제적 불안과 민주주의 퇴행, 경제위기나 불평등의 심화는 사회적 합의를 파기함으로써 정치적 불안을 이끈다. 전체적인 혼란과 혼돈이 민주주의 위기를 불러일으킨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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