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형제 동화 ㅣ 클래식 리이매진드
야코프 그림.빌헬름 그림 지음, 얀 르장드르 그림, 민지현 옮김 / 소소의책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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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매혹적이었던 그림 형제 동화. 사뭇 다른 느낌이라 신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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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가다 그럼에도, 그렸다 - 일제강점기에서 전쟁까지, 한국 근대미술 대표 화가 40인 40선
박영택 지음 / 심통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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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의 미술사에 대해...

저는 조선 시대, 그리고는 현대미술 정도(?) 밖에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 이 책이 끌렸었습니다.

​

가슴 아픈 역사인 식민지적 근대화와 전쟁...

그 시대에도 끝내 붓을 놓지 않았던 화가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 미술이 이어갈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끼며...

난망함 속에서도 매력적인 작가들이 남긴 소중한 결실.

이제 만나러 가보려 합니다.

​

"한국 근대미술의 불우함 속에서도

매력적인 작가들은 소중한 결실을 우리에게 남겨주었다."

​

『나는 화가다 그럼에도, 그렸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은

1910년 조선의 붕괴부터 1958년 현대미술의 태동까지

이 땅에서 생산된 다양한 '시각이미지'를 대상으로 하여 작품 해석을 했습니다.

그 이유를 들을 수 있었는데...

우선 1910년부터 1958년까지로 시기를 설정한 이유는 이 시간대가 한국 근대 미술기에 해당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하였습니다.

여전히 한국 근대미술의 시기 설정 문제에 대해선 논쟁적이지만...

1910년경부터 일본을 통해 서구미술을 수용하고 다양한 시각이미지가 출현함과 동시에 미술문화가 자리 잡아가는 시기가 근대미술의 시작점이라고 보고

일제강점기가 끝난 후 해방과 해방 공간 그리고 한국전쟁과 휴전 등의 시대적 질곡을 지나며 어느 정도 미술계가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가 대략 1950년대 후반으로 보이기에

1910년에서 1958년 이전까지 한국 근대 미술기에 해당한다고 여겼다고 합니다.

그리고 시각이미지라 한 건 순수미술 작품만을 다룬 그간의 시각과 차이를 두려는 의도라고 하였습니다.

조선의 붕괴와 일제강점기를 겪으면서 다양한 서구의 시각이미지가 유입, 산포되면서

신문에 실린 사진과 만평, 광고 그리고 각종 출판물의 표지와 삽화, 사진 등 일반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전통적인 시각문화와는 다른 서구식 시각 기제를 익히게 한 매개들로 당대 사람들의 감수성과 사물과 세계를 보는 인식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에

이를 미술 작품과 함께 살펴보는 것이 좋다고 여겼다고 하였습니다.

​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이들의 다양한 작품-특히 미술 영역이 확장되어 책 표지, 신문 만평, 조각, 사진 -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시기라 하면 우울하고 비극적인 작품들만 있을 것이라는 제 편견을 깨주었고

이 시기에만 접할 수 있었던 느낌을 고스란히 받을 수 있어 색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포문을 열어준 건 이도영의 「배우창곡도」였습니다.

1910년 4월 10일자 「대한민보」에 실린 한국 최초의 시사만화로,

치욕스런 한일 합병을 앞둔 시점에 그림과 문자를 통해 국권의 존망이 위태롭던 당시 상황에 대한 경각심과 국권 회복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담고 있습니다.

이 날카로운 정치풍자화는 당시 신문 구독자들의 의식을 각성시키는 동시에 이미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중요한 인식 전환을 가져왔고 1910년 8월 31일 「대한민보」가 폐간당할 때까지 이도영은 꾸준히 시사만화를 그렸다고 합니다.

제 편견을 깨 주었던 작품인 작자미상의 『능나도』 표지화.

1919년 유일서관에서 간행된 최찬식의 신소설로 본래 "경중영"이라는 제목으로 1914-15년 「조선신문」에 연재된 바 있었고

통속적 연애소설로 당대 많은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신소설들이 대체로 일부일처제를 강조하고 있음에 반해, 이 소설에서는 한 남자가 두 여자와 정식으로 혼례를 올린다는 점에서,

또한 대담한 표지에 눈길이 끌릴 수밖에 없는데...

밝고 화창한 봄날, 남녀가 능나도에서 데이트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그림...!

이는

​

『능나도』는 시대를 거듭하면서 지속적으로 읽히는 과정에서 예기치 않은 흥미로운 표지화를 남기고 있다. 해방 이듬해에 출간된 『능나도』의 표지화는 해방을 맞이한 조선 민족의 앞날에 대한 벅찬 두근거림과 희망의 시선 아래 해방된 아름다운 국토에서 사랑의 순간을 자유롭게 노래하고 있는 어느 순간을 기념비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page 222

그리고... 이 사진...

가슴을 찡하게 해 주었는데...

6·25전쟁을 거치며 춥고 배고픈 시절인 1950-60년대 피폐하고 초토화된 시기에

일본 유학을 통해 사진을 전공한 이는 소수였고 대부분의 사진작가들은 독학의 아마추어들이었던

무엇보다 사진을 한다는 건 무모한 일이거나 '미친 짓'(이형록)이었는데...

여기 사진에 미친 아마추어 사진작가 '이해문'이 있었습니다.

회사원으로 일하는 틈틈이 사진을 찍은 그는 자기 가족들이 잠자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았습니다.

비록 단칸방의 가난한 살림살이지만, 가족과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에 겨웠던 시대를 보여주었는데...

​

사진관에서 찍는 가족사진은 연출된 위선적인 모습의 사진일 수 있다. 그 사진들은 가족 구성원들의 삶과 갈등, 상처와 소망을 온전히 담아내지 못한다. 박제된 웃음과 단란한 가족을 강박적으로 표상하며 얼어 붙어 있기 마련이다. 반면, 이해문의 「가족」 사진은 너무나 적나라한 가족의 삶, 일상의 정경이 안쓰럽고 따스하게 응고되어 있다. 그는 누구보다도 일관되고 깊이 있게 인간에 대한 애정과 연민을 보여준 아마추어 작가였다. 그러나 단순한 아마추어를 뛰어넘는 시선을 보여주고 있다. - page 403

​

이 사진이 의미있었던 건

1950년대 한국사회는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수없이 많은 이산 가족이 생겼고, 죽음과 이별과 생사불명의 아픔을 겼었는데

단지 한 개인의 가족에 대한 기록이 아닌, 사회적인 예리한 관심과 인간성을 깊이 있게 추적한 진정한 가족사진이라는 점이,

저에게 지금의 삶에 감사함을 느끼도록 해 주었습니다.

식민과 냉정에 의해 깊이 왜곡되고 많은 상처를 받았던 이 시기에도

당대 한국의 작가들은 그 시대를 포용하고 자신의 색으로 붓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다양한 시선으로 시대를 마주할 수 있었고 더 이야기가 풍성했었습니다.

​

한국 근대미술 대표 화가 40인 40선.

그들의 발자국이 쌓여 길이 되었고 앞으로 나아갈 곳엔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를 안고 앞으로도 우리의 화가들에 대한 행보에 관심을 가져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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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가다 그럼에도, 그렸다 - 일제강점기에서 전쟁까지, 한국 근대미술 대표 화가 40인 40선
박영택 지음 / 심통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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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민지적 근대화와 전쟁이라는 비극적 모순 속에서도 한 줄기 빛을 선사했던 치열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
감동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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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어도 카페에서 책 읽고 싶어 - 책 읽는 할머니의 명랑한 독서 노트
심혜경 지음 / 오아시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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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5년 전 저자의 책을 읽었었습니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할머니』

그때 자극받고 '공부'를 시작했었지만...

너무나 느긋한 마음이 문제였을까...

옷이 젖을 만큼의 가랑비를 맞지 않아서였을까...

아!

한 가지는 했네요!

벽돌책 독파!!!

(하나라도 있어서 다행입니다만...

다시 책을 꺼내 읽으면서 마음을 다잡아야겠습니다!)

아무튼 '공부 생활자'는 되지 못했습니다만...

​

다시 저자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다시 만났지만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창피하네요...)

사서에서 번역가로, 또 작가로 살아가는 동안 읽고 쓰고 공부하며 만난 수많은 책들 속에서 멋진 문장들과 함께, 어떻게 더 잘 읽고 쓰는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를 소개하는 독서 노트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그녀가 발견한 멋진 문장들,

그리고 이어질 그녀의 이야기가 더없이 궁금하였습니다.

​

"이런 할머니라면,

나도 책 읽는 사람으로 나이 들고 싶다!"

​

세상 가장 힙한 '책 읽는 할머니' 심혜경의

자유롭고 유쾌한 삶을 위한 독서 플레이리스트

​

『나이 들어도 카페에서 책 읽고 싶어』


27년간 서울시 공공도서관 사서로 일하다, 원서 읽는 재미로 번역가가 된 지 어느덧 17년 차, 이제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수많은 독자를 만나며 종횡무진 유쾌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심혜경' 작가님.

무엇이 그녀의 삶을 이토록 반짝이게 만들어 주었을까?

그것은 다름 아닌 '책 속의 문장들'이었다고 합니다.

​

그리고 여기, 그녀가 지금껏 만난 58권의 책 속 멋진 문장들과 함께

유쾌하게 나이 드는 방법부터 계속해서 읽고 쓰고 공부하며 궁금한 게 많은 어른으로 사는 삶의 이야기까지

특유의 명랑함과 유쾌함과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들을 풀어보자면...

개인적으로 몇 년부터 가지게 된 병이 작년에 조금 더 진행되면서 체력도 많이 떨어지고, 건강한 삶과 점점 멀어진다는 느낌이 들곤 하는데... (저자 앞에서 할 이야기는 아니지만...)

책 《오늘도 일이 즐거운 92세 총무과장》의 다마키 야스코 할머니는 이렇게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

내 나이가 아흔둘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궁금할 거예요. '도대체 몇 살까지 일하려는 걸까?'라고 말이죠. 지금은 백 세까지 현역으로 일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어요.

​

_다마키 야스코, 박재영 옮김, 《오늘도 일이 즐거운 92세 총무과장》

(샌사오, 2023년, 240쪽)

​

하반신이 불편하면 현역으로 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평일 왕복 2시간의 BMW(버스Bus, 지하철Metro, 걷기Walking)로 건강을 지켜 내며 한 회사에서 66년째 근무하고 있다는데...

이렇게 건강을 지켜 내려는 노력을 하는 야스코 할머니의 모습에서

그녀를 보고 1일 1만 5천 보 걷기를 목표로 한 작가님의 모습에서

나태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인간적이었던 건...!

​

오늘 1만 5천 보를 못 채우면 말고. 내일 더 많이 걸으면 된다는 느슨한 나의 행보. 1908년의 빨강머리 앤 언니도 이렇게 말했다. "내일은 아직, 아무것도 실패하지 않은 하루라고 생각하면 기쁘잖아요." - page 69

​

한다는 것부터 리스펙임을!

저도 내일부터는 5천보라도......

​

전작에서 공부하시는 모습에 대단하시다! 본받아야지! 했지만...

막상 그 시작이 너무나도 두려웠습니다.

(그나마 저에게 익숙한 책 읽기의 확장으로 벽돌책 독파를 하긴 했지만...)

​

미켈란젤로는 80세가 넘어 최고 작품을 만들었며, 괴테도 80세가 넘어 《파우스트》를 썼다. 에디슨은 90세가 넘어서도 연구를 계속했으며, 피카소는 75세 이후에 미술계를 지배했다. 라이트는 90세가 넘어서도 여전히 창조적인 건축가로 지목받았으며, 버나드 쇼는 90세에도 희곡을 창작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모지스 할머니'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 화가 안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는 79세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

_맥스웰 몰츠, 신동숙 옮김, 《맥스웰 몰츠 성공의 법칙》

(비즈니스북스, 2019년, 498쪽)

​

저자 역시도

​

나는 과연 무엇이,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 것인가. 새로운 변화를 기대해도 된다면 지금부터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잘할 수 있을까. 아마도 나는 카페에서 공부를 하고 있을 확률 99.999퍼센트다. - page 83

​

맥스웰 몰츠가 '앞으로 조금 더 발전된 미래가 오면 70세를 중년으로 여기게 될지도 모른다'는 코멘트에 의해 무엇이든 새로운 공부를 시작해야겠습니다.

젊은 나이에 느낄 수 있었던 설렘과는 다른 두근거림을...!

​

우리가 배운 것이 우리를 만들어 간다.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공부는 우리를 배신하지 않는다. 우리가 배운 것이 어딘가에 남아 있다가 어느 순간에 도움을 줄지는 아무도 모르므로, 자신이 좋아하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배움을 꾸준히 지속해 나가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꾸준히'라는 단어의 이면에는 재능이 부족하더라도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면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가 숨어 있다. 그러므로 지금 하는 공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종목(?)을 바꿀지언정, 공부는 멈추지 말기를. - page 181

​

공부라고 거창할 필요도 없었습니다.

'책 읽기'

​

우리가 책을 읽어서 좋은 점은 고양이보다 더 많은 삶을 살게 해 준다는 것입니다. 고양이는 목숨이 아홉 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에 비교하면 아홉 번을 사는 게 대수겠습니까? 어떤 책이든 한 번 읽을 때마다 한 번의 삶이 더해집니다. 따라서 고양이가 우리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게 만들려면 아홉 권의 책으로도 충분할 것입니다.

​

_얀 마텔, 강주헌 옮김, 《얀 마텔 101통의 문학편지》

(작가정신, 2022년 115쪽)

​

저도 이 책을 읽으면서 제 삶이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주했듯이,

책 읽기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겨봅니다.

​

"내 삶을 통과한 모든 장면에는 책이 있었다"

​

아마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 우리에게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였습니다.

그녀가 마주해서 삶이 풍성해졌듯이

저도 그 발자국을 따라 삶을 더하고 더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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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
우주플리즈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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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4월이 과학이 달이라서 그런가...

과학과 관련된 책들도 눈에 띄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과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주'에 대해서는 언제나 궁금하고 '나는 어디서 왔는지'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결국은 나라는 존재로 귀결되는...

매력적인 공간인 우주.

그런 우주를 통해,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붙잡고 있는 고민과 감정을 다시 바라보게 만든 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인데...

광활한 우주 속에서 다시 바라보게 된 나, 우리의 삶은 어떨지...

우주를 유영해 보고자 합니다.

​

"이토록 광활한 우주를 두고,

우리는 왜 그토록 서로를 미워하고

아파했을까요."

​

당신의 고민이 먼지가 되는 데 필요한 거리, 딱 1광년

15만 유튜버 <우주플리즈>가 선물하는 138억 년의 압도적 위로

​

『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

상대성이론, 암흑물질, 사건의 지평선...

낯선 용어들과 함께 광활한 우주를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숲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식물학 학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듯

바다의 웅장함을 즐기기 위해 해양학을 전공할 필요도 없듯이

우주 역시도 이해하는 데 복잡한 미적분 공식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가늠해 보는 겸손한 상상력,

저 별까지의 아득한 거리를 느껴보려는 감각,

그리고 "잘 모르지만 알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 하나

면 충분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우주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

우리가 숨 쉬는 '지구'부터 시작해서

매일 밤 변함없이 떠오르지만 자세히 본 적 없는 '달',

우리의 따뜻한 보금자리인 '태양계',

그리고 그 울타리 너머의 '은하'와 끝을 알 수 없는 '심우주'까지

138억 년을 묵묵히 견뎌온 우주로부터 전해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

​

우주는 결코 소리 높여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압도적인 침묵 속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뚜렷하고 분명한 진실을 전한다. 얄팍한 우연보다는 묵직한 질서가 영원히 살아남는다는 것, 파괴와 혼란이 몰아치는 순간에도 세상을 지탱하는 본질적인 흐름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 태양이 타오르는 법칙을 정하지도, 은하가 도는 궤도를 설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거대한 우주의 자비로운 법칙 안에서 숨을 쉬고, 온기를 느끼고, 마침내 서로를 껴안고 사랑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존재들이다. 그 다정한 사실을 온몸으로 깨닫는 순간, 우리를 짓누르던 삶의 무게는 전혀 다른 질감으로 다가온다. - page 252 ~ 253

​

삶의 모든 것을 억지로 움켜쥐려 발버둥 치지 않아도 괜찮다.

거대한 우주 앞에서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아등바등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미 기적처럼 주어진 이 작고 푸른 자리에서, 오늘 하루를 나의 몫만큼 성실하고 다정하게 살아낸 것만으로도 괜찮다.

그렇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었습니다.

​

솔직히 크기나 거리에 대한 감이 없어 막연히 '멀다' '크다'였는데

태양을 '축구공' 하나의 크기로 줄인 잣대로 지구와 행성들, 저 멀리 흩어진 별과 은하까지 보니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히면서 우주를 향한 시선을 더 깊고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집요하게 '지구와 닮은 행성'을 찾으려는 이유가 외계 생명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닌

'지구라는 이 기막힌 우연'

을 납득하기 위해서였음을.

​

지구를 닮은 행성을 찾는 여정은, 이토록 기적적인 복권 당첨의 확률이 우주에서 얼마나 흔하게 일어나는 일인지를 확인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리고 망원경이 우주의 더 깊은 어둠을 비출수록, 돌아오는 대답은 점점 더 단호해지고 있다. 우주는 넓고 행성은 별의 수만큼 많지만, 그 압도적인 무한함 속에서도 '지구'라는 정교한 균형을 유지하는 행성은 기가 막힐 정도로 드물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외계행성 탐사가 '다른 세상'을 찾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외계의 낯선 지옥들을 하나씩 확인해 갈수록, 우리가 디디고 서 있는 이 푸른 행성의 자리가 얼마나 눈부시게 선명하고 이질적인 기적인지가 반사되어 돌아온다. 우주가 광활해질수록, 지구의 고독과 특별함은 더욱 찬란해진다. - page 188 ~ 189

​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조금 더 겸손해지길

세상을 향해 조금 더 다정해지길

저에게도 다짐하고 또 다짐해 봅니다.

​

우주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게 도와주었던 이 책.

오늘은 이 책을 안고 밤하늘을 바라볼까 합니다.

나의 안녕을...

지구의 안녕을...

읊조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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