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이론, 암흑물질, 사건의 지평선...
낯선 용어들과 함께 광활한 우주를 이해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야기합니다.
숲의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 식물학 학위가 필요한 것이 아니듯
바다의 웅장함을 즐기기 위해 해양학을 전공할 필요도 없듯이
우주 역시도 이해하는 데 복잡한 미적분 공식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작은지 가늠해 보는 겸손한 상상력,
저 별까지의 아득한 거리를 느껴보려는 감각,
그리고 "잘 모르지만 알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 하나
면 충분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우주로의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우리가 숨 쉬는 '지구'부터 시작해서
매일 밤 변함없이 떠오르지만 자세히 본 적 없는 '달',
우리의 따뜻한 보금자리인 '태양계',
그리고 그 울타리 너머의 '은하'와 끝을 알 수 없는 '심우주'까지
138억 년을 묵묵히 견뎌온 우주로부터 전해 들을 수 있었던 이야기...
우주는 결코 소리 높여 말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압도적인 침묵 속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뚜렷하고 분명한 진실을 전한다. 얄팍한 우연보다는 묵직한 질서가 영원히 살아남는다는 것, 파괴와 혼란이 몰아치는 순간에도 세상을 지탱하는 본질적인 흐름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는 것을 말이다.
우리는 우주를 창조하지 않았다. 태양이 타오르는 법칙을 정하지도, 은하가 도는 궤도를 설계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그 거대한 우주의 자비로운 법칙 안에서 숨을 쉬고, 온기를 느끼고, 마침내 서로를 껴안고 사랑할 수 있도록 허락받은 존재들이다. 그 다정한 사실을 온몸으로 깨닫는 순간, 우리를 짓누르던 삶의 무게는 전혀 다른 질감으로 다가온다. - page 252 ~ 253
삶의 모든 것을 억지로 움켜쥐려 발버둥 치지 않아도 괜찮다.
거대한 우주 앞에서 내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아등바등 증명하지 않아도 괜찮다.
이미 기적처럼 주어진 이 작고 푸른 자리에서, 오늘 하루를 나의 몫만큼 성실하고 다정하게 살아낸 것만으로도 괜찮다.
그렇게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었습니다.
솔직히 크기나 거리에 대한 감이 없어 막연히 '멀다' '크다'였는데
태양을 '축구공' 하나의 크기로 줄인 잣대로 지구와 행성들, 저 멀리 흩어진 별과 은하까지 보니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히면서 우주를 향한 시선을 더 깊고 뚜렷하게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토록 집요하게 '지구와 닮은 행성'을 찾으려는 이유가 외계 생명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가 아닌
'지구라는 이 기막힌 우연'
을 납득하기 위해서였음을.
지구를 닮은 행성을 찾는 여정은, 이토록 기적적인 복권 당첨의 확률이 우주에서 얼마나 흔하게 일어나는 일인지를 확인하려는 처절한 몸부림이다. 그리고 망원경이 우주의 더 깊은 어둠을 비출수록, 돌아오는 대답은 점점 더 단호해지고 있다. 우주는 넓고 행성은 별의 수만큼 많지만, 그 압도적인 무한함 속에서도 '지구'라는 정교한 균형을 유지하는 행성은 기가 막힐 정도로 드물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흔히 외계행성 탐사가 '다른 세상'을 찾기 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외계의 낯선 지옥들을 하나씩 확인해 갈수록, 우리가 디디고 서 있는 이 푸른 행성의 자리가 얼마나 눈부시게 선명하고 이질적인 기적인지가 반사되어 돌아온다. 우주가 광활해질수록, 지구의 고독과 특별함은 더욱 찬란해진다. - page 188 ~ 189
그렇기에
우리는 스스로에게 조금 더 겸손해지길
세상을 향해 조금 더 다정해지길
저에게도 다짐하고 또 다짐해 봅니다.
우주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하게 도와주었던 이 책.
오늘은 이 책을 안고 밤하늘을 바라볼까 합니다.
나의 안녕을...
지구의 안녕을...
읊조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