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황후들 - 제국의 역사를 다시 쓰다
조셉 맥케이브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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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을 읽게 된 건...

로마의 '황후'들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색달랐다고 해야 할까...!

​

찬란했던 로마에,

로마의 황제 옆에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했던 황후들,

그들의 이야기는 또 어떨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

권력의 이면에 감춰진 로마의 여인들,

로마 제국의 영광과 몰락을 함께 한다

​

고대 유럽 문명의 중심지 로마 제국

광활한 제국을 지배한 황제, ,임페라토르

황제의 옆에는 황후, 아우구스타들이 있었다

군주의 그림자이자 동반자였던

여인들의 시점으로 제국의 역사를 훑어본다

​

『로마의 황후들』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는 이 책을 쓴 이유를 밝혔습니다.

​

내가 다루고자 하는 이 익숙한 이야기의 새로운 관점은 로마의 질병을 가속화한 일에 관한 책임이 아니라, 그 진행을 막는 데 실패했던 역대 황제들을 형성하거나 망친 여인들에 관한 연구이다. 여인은 로마의 흥망성쇠에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초창기 여성의 일은 가정 울타리 안에 제한되었지만, 그 어떤 집정관도 로마의 중대한 운명을 이끌지 못했고, 그 어떤 병사도 로마의 독수리 깃발을 세계 끝까지 가져가지 못했다. 하지만 어떤 여성은 그들이 국가의 신념을 읊을 수 있도록 가르쳤다. 그러나 우리 시대가 시작되기 훨씬 전에, 로마 여인의 사상과 힘은 더 넓은 공적 생활의 영역으로 나아갔다. 제국이 건립되고 국가의 막대한 자원이 통치자 한 명의 손에 위임되었을 때, 군주의 아내는 그의 권력을 공유할 수 있고, 분명 우리에게 흥미를 제공하는 존재가 된다. 평범한 로마의 여성일지라도, 어둠과 구별할 수 없는 군중 속에서 왕좌의 빛나는 높이로 솟아오른 독보적인 인물과 전형으로서 그들은 마땅히 검토를 거쳐야 할 가치가 있다. - page 7

​

화려한 전경 속 덧없는 모습으로 그려졌던 황후들을 이제

개별 인물로,

온전한 윤곽으로,

그려나갔습니다.

​

기원전 28년 8월 어느 날 아침, 로마의 백만 시민은 개선 행렬이 지나가는 길을 따라 늘어서서 그들에게 낯선 평화의 축복을 가져다준 이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 page 17

​

시끌시끌한 광장과 반짝이는 주피터 신전을 팔라티노 언덕의 기품 있는 저택에서 내려다보는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옥타비아누스의 아내이자 로마의 기틀 형성에 기여한 황후 '리비아 드루실라'

그녀를 필두로

칼리굴라의 폭정을 부추겨 비참한 결말을 맞이한 '밀로니아 카이소니아'

남편 몰래 불륜을 저지르다가 남편 암살을 꾀해 최초로 기록말살형에 처한 '발레리아 메살리나'

네로의 어머니 '소小 아그리피나'

제국의 영토를 최대로 넓힌 트라야누스의 아내 '플로티나'

제국의 내정 개선에 힘써 지칠 줄 모르는 일꾼으로 평가받은 라드리아누스의 아내 '비비아 사비나'

무능한 아들들을 대신하여, 제국의 정국을 주도해 '시리아의 여왕(또는 여제)'로 불린 '율리아 돔나'

적들의 침략과 권신들의 횡포에 맞서 꿋꿋이 서로마 제국을 지켜낸 '갈라 플라키디아'

등

흥망성쇠 로마 제국의 역사 속 다양한 면모를 지닌 여인들의 삶이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

책을 읽으면서...

역시나 인물이 아닌 인물들이 등장하기에,

이름도 익숙하지 않기에 등장할 때마다

당신은... 누구 셨더라...

결국 관계도를 그려가면서 읽었던...!

(마치 공부하는 것 같아서 은근 재미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이 쉬이 읽히지는 않았습니다.

뭔가 문장이 매끄럽지... 않았던... 나의 문해력의 탓일까...

아마 이건 제 탓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황후들'을 바라보며 또 다른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보니 소소한 재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한 예를 들어보자면 아그리피나에 대해

​

우리는 나중에 그녀를 향한 훨씬 더 심각한 비난들을 발견할 것이고, 이러한 비난들을 유보하거나 솔직하게 믿지 않아야 할 것이다. 카이사르들의 배우자를 악덕으로 만드는 것은 문화적인 유행이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는 아그리피나와 게르마니쿠스의 장녀가 그녀의 혈통을 더럽혔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녀는 어머니에게서 정력적인 야망을 물려받았고, 야망을 추구하는 데 더더욱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그녀를 위해 가장 좋게 말할 수 있는 바는 그녀가 그녀 자신보다 아들의 미래를 구축하는 데 목표를 뒀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아들이 자기 어머니를 살해한 황제 네로라는 사실이 밝혀졌을 때, 우리는 그녀의 기록을 연민의 시선으로 너그럽게 읽게 된다. - page 113 ~ 114

그녀는 아주 특출나고, 뛰어난 능력과 힘이 있는 여인이었다. 미덕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에 살았다면, 그녀는 훌륭하고 고결한 왕비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새롭고 지적인 도덕 기준이 더 오래된고 본능적인 규범을 대체하는 시대에 권력을 획득하고 유지하느라 투쟁해야 했고, 이러한 규범이 이익이 될 것 같으면, 그녀는 이러한 변화가 항상 불러오는 도덕적 회의론을 이용했다. 그녀는 여왕 같았지만, 온전히 명예롭지도 않았고, 순수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로마를 잘 섬겼고, 로마가 행복하고 번역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아들의 출세를 위한 그녀의 이타적인 열정, 상처 입은 며느리를 기사도처럼 치명적으로 지켜낸 용기, 아들의 말로 다할 수 없는 잔혹함에 맞선 용기는 오시리스에 비하면, 더 많은 것을 해냈다. - page 144

​

황후들의 모습은 남편들에게는 통했다고 할지라도, 제국의 삶에는 깊거나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을 제국에서 배제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자리에서 소신껏 행동하였기에 찬란하게 '로마'가 꽃을 피울 수 있었음을.

(몇몇은 아니었지만... )

​

역사에 대한 해석은

시대적 배경과 목적에 의해 달라지고,

초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너무 왜곡보다는 사실에 의존해야 함을

제 시선도 다시금 되짚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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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황후들 - 제국의 역사를 다시 쓰다
조셉 맥케이브 지음, 김연수 옮김 / 히스토리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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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에서도 ‘황후‘들을 비춰주었던...! 그녀들 역시도 로마의 역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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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물방울 에디션)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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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연재 2회 만으로도 조회 수 1만 회 돌파!

전자책 구독 서비스 플랫폼인 밀리의 서재의 신진 작가 플랫폼인 밀리로드에 공개 일주일 만에 베스트셀러 1위!

연재 내내 1위를 유지하면 수많은 독자의 찬사와 종이책으로 소장하고 싶다는 독자들의 끊이지 않는 요청으로 마침내 종이책으로 탄생!

이제는 전 세계 20여 개국에 판권이 수출되어 영국·스페인·싱가포르 등 여러 국가에서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K-힐링 소설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한 이 소설!

​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너무 늦게 알아버린 나의 잘못인 것을...!

그리고 이제라도 알게 되어서 너무나도 다행이었다는 것을...!!

연남동 빨래방으로 저도 한 번 가 보았습니다.

​

"저마다의 고민으로 눅눅했던 마음이

뽀송뽀송해지는 곳.

여기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입니다."

​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연남동 한구석에 자리 잡은 24시간 무인 빨래방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깔끔하면서도 정감 가는 글씨체가 박힌 간판 위에 노란 할로겐등이 한 글자 한 글자를 아늑하게 비추고 있습니다.

상가 앞면은 위에서부터 성인 허리 높이쯤까지 통유리로 되어 있어 안이 잘 보이고

아래쪽은 상아색과 회색이 옅게 섞인 벽돌들로 촘촘히 이루어져 있어 편안하면서도 단정한 느낌을 줍니다.

그리고...

창가 쪽에 놓인 나무 테이블에 여러 사람의 손때가 탄 듯한 '연두색 다이어리'가 놓여있었는데...!

​

이 다이어리에는 빨래를 기다리는 동안 누군가 어디에도 내놓지 못했던 고민을 끄적여 놓으면,

또 다른 누군가가 그 문장 아래 조용히 따뜻한 마음을 담아 답글을 남기곤 하였습니다.

​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뒤 반려견 진돌이와 살아가는 '장 영감'은 우연히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찾게 됩니다.

그러다 다이어리에서 여러 사람의 크고 작은 고민 중

​

살기 싫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

이 고민에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답글을 남기게 되면서

​

...

아무 근심 없이 행복했던 시절, 아마 우리는 흙을 만지며 우울한 기분을 씻어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행복해지고 있었던 것이죠. 화분 기르기를 권합니다. 직접 흙도 만지고 햇볕도 쬐어주고 물도 주고 가끔 통풍도 시켜주며 스스로도 바람을 쐬어보세요. 내가 화분을 기르는지 이 조그마한 식물이 나를 가꾸는지 모를 만큼 기분이 훨씬 나아질 겁니다.

​

우리 집 마당에서 잘란 방울토마토입니다. 흙도 시골에서 가져온 좋은 흙이라 어디 가서든 물만 잘 주면 잘 자랄 겁니다. 아직 설익은 초록색은 조금 더 기다리면 금방 붉게 익을 겁니다. 이 엄지손톱만 한 방울토마토에도 제일 맛있는 때가 있답니다. 사람도 그렇겠지요. 쓴맛 가고 떫은맛도 지나가고 인생이 제일 맛있을 때가 있을 겁니다. 조금만 기다려 보세요. 그때는! 분명ㅇ히 옵니다. 어디로 가시든 늘 건강하십시오.

​

아직 이불에 실수하는 딸과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집주인 때문에 지친 '미라'

5년째 공모전 낙방을 반복하던 보조 작가 '여름'

관객 없는 무대에 서는 가주 지망생 '하준'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고양이까지 잃어버리게 된 '연우'

보이스 피싱으로 동생을 잃어 복수를 꿈꾼 '재열'

아들을 해외에 보내고 힘겹게 살아가는 기러기 아빠 '대주'

...

저마다 고민으로 눅눅했던 마음이 뽀송뽀송한 마음으로 문을 열게 되는데...!

​

아무도 없는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세탁기에 우윳빛 섬유 유연제를 가득 넣는다. 건조기 필터 속 먼지를 청소리고 빨아들이고 동그란 문을 뽀득뽀득 닦아준다. 따뜻한 시간을 위해 커피머신에 원두를 채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곳의 시그니처 향을 듬뿍 적인 섬유 유연제 시트를 자판기에 차곡차곡 채워준다. 마음을 가라앉혀 주는 앰버 향과 따스한 온기를 담은 코튼 향이 발걸음을 이끌듯 은은하게 퍼져나간다.

"자, 이제 새로운 빨래를 맞이할 준비는 모두 끝났다." - page 343

​

정말 이런 빨래방이 있다면...

내 이야기를 들어 줄 누군가가 필요한 요즘...

읽고 나서 눈물이 흘렀던 건 그만큼 나에게도 절실했던 것일까......

​

"누구나 목 놓아 울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다가 필요하다.

연남동에는 하얀 거품 파도가 치는

눈물도 슬픔도 씻어 가는 작은 바다가 있다."

​

내 주변엔 어디에 있으려나...

​

책에서 내가 듣고 싶었던 답들이 있었습니다.

​

"내가 새댁한테 던진 건 물음표가 아니라 느낌표였어요. 잘하고 있다는 확신의 느낌표. 문장이 끝날 때 물음표로 끝나는 것과 느낌표로 끝나는 게 얼마나 차이가 큰 줄 알죠?" - page 76 ~ 77

​

"삼켜내기 힘든 하루가 있잖아. 그럼 퉤 뱉어버려. 굳이 그렇게 쓴 걸 꾸역꾸역 삼켜낼 필요는 없어. 마음도 체한다. 여름아." - page 108

​

"너 진자 무서운 게 뭔지 알아? 진짜 사람을 무섭게 만드는 건 내 밑바닥을 스스로 확인하는 순간이야. 그래서 지금 네가 떨고 있는 거고. 너무 무서워하진 마. 원래 밑바닥을 쳐야 다시 올라갈 구멍도 보이는 거야." - page 265 ~ 266

​

그리고 사람은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

"위험했지만 범인도 잡았고, 세웅이라는 총각은 그 길로 꿈도 찾아서 경찰 고시도 준비하고 있어. 재열 청년은 너한테 흉터 치료를 받은 뒤로 다시 거울도 보고 웃기도 한다고 하더구나. 이제야 비로소 사람답게 살고 있다고. 거기는 그냥 빨래만 하러 가는데가 아니야." - page 284

​

서로 돕고 살아가는 것,

우리에게 정(情)이 있기에 이 힘든 세상도 잘 살아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

책을 덮고 난 뒤 괜스레 세탁기를 돌려보려 합니다.

거품을 바라보며 제 안의 얼룩을 씻어내고

뽀송뽀송한 마음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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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지 않은 쌍둥이 -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ㅣ 세계문화전집 2
프란츠 카프카.에곤 실레 지음, 홍선기 엮음 / 모티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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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문학과 예술을 한 권에 묶는 시리즈, 모티브 세계문화전집.

전작 『안부를 전하며: 헤르만 헤세 X 빈센트 반 고흐』로부터

같은 시대, 같은 출발선, 다른 삶을 살았지만

우리에게는 '안부'라는 하나의 질문을 던졌었는데...

​

당신은 알을 깨는 쪽입니까,

창살에 머리를 부딪치는 쪽입니까?

​

묘한 재미를 선사하면서 이제는 이 두 거장을 따로 생각할 수 없게끔 해 주었는데...

​

또다시 두 거장의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번엔 

20세기 실존주의 문학의 선구자 '프란츠 카프카'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과 생명력 '육체'를 통해 증명해 낸 선구자, 오스트리아가 낳은 천재 화가 '에곤 실레'

의 만남이었습니다.

벌써 느낌부터 이 둘의 닮은 점이 그려지는데...

이들은 우리에게 어떤 물음을 건넬지...

찬찬히 읽어보았습니다.

​

프란츠 카프카와 에곤 실레

-100년 전 '만나지 않은 쌍둥이'의 비명

​

『만나지 않은 쌍둥이: 프란츠 카프카 X 에곤 실레』


​

1912년, 프라하.

보험회사 직원이 밤새 글을 썼습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벌레가 되어 있던 남자의 이야기.

'프란츠 카프카'

​

1912년, 빈에서 스물한 살의 화가가 감옥에 갇혔습니다.

미성년자를 외설적으로 그렸다는 혐의였고, 재판정에서 판사는 그의 그림 한 점을 촛불에 태워버렸습니다.

'에곤 실레'

​

1912년, 같은 제국, 같은 언어, 다른 도시.

이 두 사람에게는 놀랍도록 닮은 점이 있었으니...!

​

둘 다, '아버지'라는 거대한 벽이 있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에게 아버지는 '살아 있는 권위'였습니다.

거구의 사업가이자 가부장적인 아버지 헤르만 카프카 앞에서 아들 프란츠 카프카는 평생 위축되었고, 세 번의 약혼은 모두 파혼으로 끝나며, 40세 죽을 때까지 부모 집을 떠나지 못했습니다.

에곤 실레에게 아버지는 '죽은 공포'였습니다.

매독으로 정신이 무너진 아버지가 가족의 모든 재산을 불태우고 죽는 것을 열세 살의 소년 실레는 지켜보았습니다.

그래서 이 두 사람은 끊임없이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

내 몸은 정말 내 것인가?

아니면 가족과 사회와 국가에 의해 점령당한 영토인가?

​

둘 다, 제국이 무너질 때, 예술이 폭발하게 됩니다.

1900년 전후 빈과 프라하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심장부였습니다.

하지만 이 거대한 제국은 서서히 무너지게 되면서 이 나라의 사람들은 비로소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며

​

"나는 왜 이렇게 불안한가"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

묻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그 혼란 속에서

​

-카프카가 벌레가 된 직장인 이야기를 썼습니다.

(『변신』, 1912)

-실레가 자신의 뒤틀린 몸을 그렸습니다.

(1910년 자화상)

-프로이트가 무의식을 발견했습니다.

(『꿈의 해석』, 1899)

-클림트가 금빛 여인들을 그렸습니다.

(《키스》, 1908)

-쇤베르크가 조성을 해체했습니다.

(현악 사중주 2번, 1908)

​

가정 환경이, 그 시대 사회적 배경이 '불안'과 '공포' 속에서 

한 사람은 문장으로, 다른 한 명은 붓으로 

비명을 질렀고

이는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질문을 던지고 있었으니...


당신은 숨은 곳에서 구원을 찾았습니까,

아니면 구원을 피해 숨었습니까?

​

그들의 글과 그림 속에 나는 어떤 답을 찾아야 할지...

차근히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려 합니다.

​

사실 에곤 실레만 보면 이중적이면서 야멸찬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무명 시절부터 모델이 되어주었던 발리 노이칠.

헌신적으로 조강지처 노릇을 해왔던 발리를 버리고 정작 결혼한 여인은 부유한 집안의 딸 에디트였던 것과

한술 더 떠서 발리한테 발리가 원한다면 자기가 결혼한 후에도 연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헛소리까지...

그럼에도 그의 작품이 우리에게 울림을 선사하는 건

​

실레는 28년 동안 자기 몸이라는 단 하나의 풍경을 반복해서 그렸습니다. 그 풍경은 한 청년의 알몸인 동시에, 매독과 전쟁과 독감이 무너뜨린 한 제국의 알몸이기도 했습니다

에곤 실레는 거울 앞에 가장 오래 서 있던 화가였고, 거울 속에서 가장 적나라하고 솔직한 자신을 찾으려 한 화가였습니다. - page 84

​

인간의 내면을 가장 솔직하게 표현했기에,

우리에게도 자신의 내면을 마주 보게끔 해 주었기에

그의 삶은 논란이 있었지만 단순히 화가가 아닌 인간의 내면을 해부한 작가였습니다.

​

책은 단순히 두 거장의 닮은 점을 거론하지 않고 이로부터

​

지난 100년간 우리는 카프카를 이 단어에 가두어 읽었습니다. 알 수 없는 죄, 부조리한 관료제, 무력한 개인.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거기엔 카프카를 한 '사람'으로서 이해하는 '피와 살'이 빠져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카프카-에곤-실레'로 나아갑니다. 카프카의 부조리한 문장에 에곤 실레의 적나라한 육체성을 입히는 것입니다. 머리로 이해하는 부조리가 아니라, 신경과 근육으로 느끼는 실존의 비명. 이 책은 그 새로운 독해를 위한 실험실입니다.

그러나 카프카 특유의 서늘함, 건조하고 메마른 분위기만큼은 살리려 했습니다. 그렇게 드러난 카프카의 뼈대 위에, 에곤 실레의 그림이 신경과 근육을 입히고, 살을 붙이고, 피를 흐르게 합니다. 이 책은 그렇게 완성된 하나의 몸입니다. - page 10

​

그렇게 

서로는 만나지 않았지만 닮았던,

쌍둥이라 외쳤지만 결국 그 시대의 한 '사람'이었던 

이야기.

저도 이제 그들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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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그 너머로 - 지구와 태양계, 그리고 블랙홀까지 우주를 가로지르는 아찔하고 흥미로운 지적 모험
닐 디그래스 타이슨.린지 닉스 워커 지음, 김소정 옮김 / 현암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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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가끔 고개를 들어 밤하늘을 바라보면...

보이지 않는...

그 광활함에 마냥 빠져들곤 하는데...

​

여기 1400만 명의 SNS 팔로워를 지닌 세계적인 과학 커뮤니케이터이자 칼 세이건의 후계자인

'닐 디그래스 타이슨'

그가

지구의 대기에서 출발해 태양계를 휘돌고, 우주 외곽까지 여행을 떠나는 순차적인 구성으로

우주가 낯선 초보 여행자에게 탐험의 즐거움

을 선사하고자 독자들을 찾아왔다고 하였습니다.

​

그렇지 않아도 조금씩 더위에 밤잠을 설치는 요즘.

기웃거리며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는데...

이 책으로 무한의 우주 그 너머를 탐험해 보고자 합니다.

​

세계 최고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이 들려주는

지구 밖 미지의 풍경에 대한 가장 명쾌한 해답

​

『무한 그 너머로』

어느 누가 가장 먼저 지구를 벗어나 너머에 있는 세상을 탐험하길 꿈꾸었는지, 어느 누가 지구 너머에도 다른 세계가 있을까를 궁금해했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맨눈으로 볼 수 있는 매혹적인 태양과 달, 반짝이는 빛으로 가득한 하늘 위 천장이 수천년에 달하는 인류의 문화 속에서 메아리치고 있음은 알 수 있었습니다.

4만 년 전 인류가 동굴과 바위에 새긴 작품에 동물과 사냥꾼뿐 아니라 혜성과 유성은 물론이고 지구가 자전축 위에서 살며시 흔들리는(춘분가 추분에 세차운동을 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여주는 별자리 모습을 그렸었고

4천 년 전 고대 메소포타미아(지금의 이라크)에서 탄생한 『길가메시 서사시』에서 우주의 실은 불멸의 영역과 유한한 영역을 한데 이어 붙이며, 항성의 운동을 근거로 시간과 거리를 측정합니다.

수천 년 동안 인간은 상당히 타당한 근거가 있는 추론하였었고

17세기에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새로 만든 완벽한 망원경의 방향을 과감히 하늘로 돌려 달의 정체성을 밝히게 되었고

그때부터 하늘과 그에 속한 모든 천체는 어떤 방법으로든 우주라는 그 깊은 공간을 건널 수만 있다면 사람이 그 표면을 거닐 수 있는 세상이, 갈 수 있는 목적지가 되었습니다.

그때부터, 특히 20세기에 과학자, 기술자, 무모한 사람, 정치인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더더욱 높은 곳에 도달하려는 경주가 벌어지게 되었는데...

​

책은 천동설을 집대성했던 프톨레마이오스가 천체를 구성한다고 믿었던 상상의 물질 에테르부터 시간 여행을 하기 위해 양자물리학이 몰두하고 있는 최신 연구가지 전방위로 탐색하며 우주에 대한 인간의 집요하고도 경이로운 발견의 순간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

우리가 발 디딘 지구로부터 시작된 우주를 향한 이야기.

다양하고 선명한 사진은 진짜 우주로의 여행을 경험하게 해 주었고

곳곳에 읽을거리 코너들-고전인 <스타워즈> 시리즈부터 <마션>, <인터스텔라>, 마블 시리즈까지 익숙한 공상과학영화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한편,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이 로켓 발전에 끼치는 영향처럼 역사적 맥락 속에서 과학을 조명하기까지-이 있어 다양한 상식을 더해

우주를 보다 넓게 이해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

앞으로 인간은 얼마나 더 많이 압도될 수 있을까? 얼마나 더 관찰하고 개념화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우주는 무엇을 더 가르쳐줄까? 호기심의 최전선, 수수께끼를 만나게 되는 곳에서 수십 년 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어려운 난제들을 끝도 없이 만나게 된다. 그곳에서 누릴 수 있는 것은 무한한 시공간을 탐험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결과물이다.

과학적 사고는 언제나 불가능해 보이는 가능성에 문을 활짝 열어놓는다. 무한이란 그저 한계가 없는 목적지로 가는 길에 잠시 멈춰 선 것뿐이라고 선언한다면, 그건 과장일 것이다. 하지만 그리 큰 과장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우주여행이 그저 시작일 뿐임을 알고 있으니까. - page 366 ~ 367

​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던 이 책.

많이 배울 수는 있었지만...

『코스모스』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 감정은 느낄 수 없어 아쉬움이 조금 남았었습니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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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팽창하고 있는 것은 은하들이 아니다. 은하들을 품고 있는 우주가 팽창한다. 건포도를 넣은 머핀을 굽는다고 생각해 보자. 머핀이 팽창하는 동안 각 건포도 사이의 간격은 넓어질 것이다. 각 건포도들은 주위에 있는 모든 건포도가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머핀 세상의 중심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은 머핀에 들어 있는 모든 건포도가 하는 자기중심적인 망상일 뿐이다. 우주에게는(그리고 머핀에게는) 우리(그리고 건포도)를 이해하게 해줄 의무도 없고 우리(그리고 건포도)의 기분을 좋게 해줄 의무도 없다. 올베르스의 역설에 관한 최종 해결책인 팽창하는 우주 그리고 유한한 빛의 속도와 결합한 빅뱅 이론은 우주에 대한 발견이 인간에게 엄청난 겸손을 가르쳐준 최신 사례다. 우주는 유한하고 우리는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우리를 겸손하게 만들 교훈은 아직 더 남았다. - page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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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우리를 또다시 겸손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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