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회비록 1 - 이승에서 떨어진 저승명부
천지혜.사니 지음 / 책과나무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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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덥다'는 말조차도 힘겨운 요즘.

바깥세상은 너무도 위험하기에 집에서 시원하게 에어컨을 틀고 책 읽기에 한참입니다.

그러다 이 소설책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

여태껏 당신이 기다려왔던,

놀랍고도 황홀한 조선 판타지!

​

이 문구에 끌렸습니다.

그리고 이 책의 두께에...

잠시 여름의 무더위를 잊을 수 있지 않을까! 란 기대감이 들었고...!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잔뜩 기대감 안고 읽어보았습니다

​

전생과 현생, 그리고 후생을 잇는 삼생의 멜로

생을 뛰어넘는 약속, 천오백 년에 걸친 사랑

​

『윤회비록 1』




희부연 물안개에 파묻힌 마을을 내려다보며 태선이 참담하게 중얼거렸다. 어느덧 비가 그쳐 먹구름은 언덕 저편으로 물러간 뒤였다. 뒷산에서 효와 함께 뛰어놀며 즐거이 어우러진 게 엊그제 같건만, 오늘 그 자리에 그놈 봉분이 생겼다. 태선은 목청 가장 깊은 곳까지 들이친 울컥함을 누를 길이 없었다.

"다…… 내 탓이다." - page 10

​

전생에 지은 엄청난 죄로 이번 생엔 자신이 정을 준 이들이 모두 죽게 되는 '여태선'

​

"넌 절대 …… 죽지 말라고. 너까지 떠나면 내가 어떻게 살겠어."

유비의 턱이 가늘게 떨린다. 침묵이 길어질세라, 그녀가 얼른 손사래를 쳤다.

"에이, 도련님! 나 명 되게 길어. 절대 안 죽어! 사람 말을 뭘로 들으셔?"

"……오래오래 살아야 돼."

"참 내. 아, 당연……"

"내 곁에서." - page 13

​

그에게는 자신을 목숨보다 아껴준 몸종 '유비'만은 절대 잃을 수 없었는데...

​

한편, 이승에 떨어진 저승 명부 '사율계'를 둘러싸고 조선의 왕 '이왈'은 자신의 이름이 먼저 적힐까 조바심에 태선의 아비 여운식 대감에게 이와 관련된 자들을 잡아오라 명하는데...

도대체 사율계가 무엇이길래...?

​

"자신이 언제 태어나고 죽는지, 전생은 무엇이었고 후생은 무엇일지! 다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이를 고칠 수도 있지. 내가 죽을 날짜를 고칠 수 있고, 또한 남이 죽을 날짜를 고칠 수 있으니, 이는 곧 죽음의 결정권을 가진 것!"

어둠에 삼켜진 동공이 까마귀처럼 형형하게 빛났다.

"이름 석 자로 누군든 죽일 수 있다며! 앞길을 막는 자들을 모두 없앨 수 있다면! 세상 모든 권력이 사율계를 가진 자의 몫이 아니겠느냐!" - page 21 ~ 22

​

권력의 욕심이 많은 병조판서 윤종근 대감은 여운식 대감이 눈엣가시였고

어찌하여 사율계를 손에 얻게 된 윤종근은 

​

"그 가문에……, 개미 새끼 하나 안 남게 해드리지요." - page 26

​

아들 '윤선기'에게 여운식 대감 댁에 숨겨놓고 오라고 명령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선기는 속죄의 뜻으로 태선의 곁을 지켜주게 됩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율계를 찾던 사율계원들은 여운식 대감 댁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여운식 대감과 그 댁의 사람들은 그들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됩니다.

(이미 사울계에 그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다행히 태선과 유비는 살아남았습니다만...

​

사율계는 유비 역시도 곧 죽음을 맞이한다고 적히게 됩니다.

그녀만은 꼭 지키고 싶었던 태선,

죽은 자들의 왕인 사천왕을 찾아가 사율계를 두고 거래를 하고자 합니다.

​

하지만...

사율계를 쫓는 사율계의 대장 '곽서후'로 그의 여정은 힘겹기만 한데...

​

살아온 모든 생이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야만 했는지

대체 이 책은 무엇인지

그리고 서로가 어떤 운명의 실로 엮어져 있는지

매 순간 삶과 죽음의 고비를 넘으며 그의 기나긴 여정이 시작습니다.

​

이들의 인연은 결코 단순하지 않았습니다.

전생으로부터 이어진 인연은 현생에서, 그리고 후생으로까지 붉은 실로 연결되어

온갖 발악을 하여 운명에서 도망치려 해도 죽어서도 떨쳐 낼 수 없...!

아니,

연을 끊어낼 수 있는 건 '사천검'이 있어야 했으니...

반쪽짜리 사천검을 가진 태선과 서후...

​

둘 사이에 놓인 것은 사율계든, 유비든, 운명은 바뀌지 않았다. 사천검의 반쪽을 나눠 가졌대도, 주먹밥의 반을 나눠 먹었대도, 결국 변한 건 없었다. 칠 일은 짧았다. 이 개싸움 판은 진정 둘 중 하나가 죽어야 끝날 것이니. - page 539

​

그리고

​

"만약에…, 만약에 내가 윤선기 도련님한테 사율계를 받지 않았더라면, 어떻게든 우리 집에 들이는 걸 막았다면…, 그럼 우리는 아직도 그 집에서 편하게… 그냥 소박한 꿈 꾸면서… 아늑하게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 page 583

​

'만약'이라는 두 글자에 붙잡혀 있는 유비.

세 사람의 가혹한 사랑과 운명 앞에 그려질 이야기...

(개인적으로는 서후를 더 응원하게 되었는데...)

​

빠르게 다음 권으로 향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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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왈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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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점점 시간은 다가와 어느덧 디데이를 하루 남겨두고...

과연 외제니는 과거의 삶들 속에서 현재를 구할 열쇠를 찾았을지...

빠르게 읽어보았습니다.

전생의 문이 열리는 순간,

세상을 구할 마지막 단서가 깨어난다

​

『영혼의 왈츠 2』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르네는 외제니에게 또 하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건네는데...

​

「한 전생에서 시간을 건너뛰어 중요한 순간들을 골라서 가보는 것도 가능하지만 여러 전생을 통째로 건너뛰어 중요한 전생들만 골라서 가보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해.」

...

「지금부터 설명해 줄 테니 잘 들어. 일단 간절히 바라는 게 중요해. 번호가 매겨진 전생의 문들이 늘어서 있는 복도에 도착하면 수메르인 전생 바로 뒤에 오는 3번 문으로 가지 말고 소원을 빌어. 네 영혼의 진화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던 전생으로 곧장 가고 싶다고 소원을 비는 거야. 시간을 아끼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거야. 더 일찍 얘기해 주지 않은 건 V.I.E. 기술을 완벽하게 터득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야.」 - page 16 ~ 17

​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과도 같은 일...

​

매번 도서관이 불탔어. 선사 시대 엄지의 두루마리. 앙크티의 지식의 사원, 피타고라스 학파의 도서관, 그리고 지금 소르본 대학교 도서관……. 이번에는 당하고만 있지 않겠어.

​

외제니는 현재를 구할 단서를 찾아 종말을 막을 수 있을까...?!

​

이 진한 여운!!

​

「영혼의 가족은 여러 생에 걸쳐, 때로 자신들의 정신적 유산을 매개로 다시 만나 과거를 청산하고 복수를 펼쳐지기도 해요. 그게 바로 시대를 건너가며 이어지는 위대한 영혼의 왈츠죠.」 - page 316

​

영혼들의 향연에 저도 한껏 즐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

「하지만 혁명을 위해선 어쩔 수 없어!」

루이가 반발하며 끼어든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고 말했던 사람이 바로 너야!」

「흠, 그럼 이제 말을 바꿀게. 추악한 수단은 목적의 정당성을 없앤다! 자, 얼른 움직이자. 시간을 너무 많이 허비했어.」 - page 229

​

이렇게 반복되어 온 파국에 우리가 할 일은

​

「내 말 잘 듣게……. 위대한 지식일수록 시기하고 증오하는 자들이 생기게 마련이네. 지식을 갈취해 애초의 용도와 정반대로 사용하는 자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말게. 그런 자들은 어둠을 밝혀야 할 불로 숲을 태우고 집을 짓는 연장으로 써야 할 망치로 사람을 죽이지. 수학의 원리를 이용해 건축물을 지을 수도, 그걸 부수는 투석기를 만들 수도 있네. 의학이라고 다르겠나. 의술 덕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독재자가 대량 학살을 저지르기도 하지.」

...

「글이 거짓을 퍼뜨리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하게. 음악이 인명을 살상하는 군인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구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말게. 과학, 영성, 노예 해방, 남녀평등, 환경 보호, 채식 등 인류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우리가 믿는 것들이 얼마든지 불순한 의도로 악용되어 인류를 억압하고 파괴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하게. 정치든 종교든 과격한 자들에게 지식을 줄 때는 한 번 더 생각하게. 극단주의 정치와 극단주의 종교의 만남은 걷잡을 수 없는 상승작용을 일으킨다는 점을 명심하고 지식을 전파하게. 모든 형태의 생명을 존중하게. 해답은 성장이 아니라 균형에 있네. 중도와 조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배합을 중시하며 매사를 결정하게.」 - apge 241

​

'중도'와 '조화'

를 지킬 것을,

지금의 우리에게도 외쳐주었습니다.

​

「여기 와서 깨달은 내용을 소설로 써요. 당신의 첫 번째 전생인 엄지도 작가였죠. 그녀는 토끼 가죽에 인류 최초의 기록을 남겼어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당신의 영혼이 좋아하던 일을 계속하면 돼요.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줘요. 내가 소설이라는 형식을 권하는 이유는 허구의 형식을 빌릴 때 가장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고 가장 많은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 page 340 ~ 341

​

「처음에는 나도 그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80억 인류가 퇴행 최면을 통해 과거의 진실을 아는 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래서 역사 교육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역사 수업에서만이라도 자신이 한 행동은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걸 가르쳐줘야 하니까. 그래야 미래 세대가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으니까.」 - page 337

​

기록의 중요성을,

역사를 배워야 함을,

그리고 이렇게 우리에게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우리에게 이야기를 건네주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

또다시 덕분에 많이 배웠습니다.

​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를...

이 책이 한 줄기 희망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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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서 알게 된 것들 - 만화에세이
허용호 지음 / 득수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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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만화에세이'라는 점에서 먼저 끌렸습니다.

그런데 작가님을 알게 되니...

책을 읽고 나서는...

처음의 가벼운 마음이 조금은 쑥스러웠다고 할까...

그리고 나를 되돌아보게 되었다고 할까...

책 표지의 미소처럼 모든 이들에게 행복이 전달되길 바라며...

제가 읽고 나서 인상적이었던 점들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

놀이가 일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린 하루 한 장의 자유

​

『놀면서 알게 된 것들』

우선 저자에 대해 이야기를 남겨보고 싶었습니다.

'허용호' 작가

이십대 초반 불의의 사고로 장애인이 된 그.

이제 비장애인으로 산 시간보다 장애인으로 산 시간이 많은,

그래서 자신의 글이 평범하지 않을 거라고 했지만...

평범의 기준이란 무엇일까...

결국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 아닌가...!

오히려 그 덕분에 조금 더 세심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었고

생각의 범위도 확장할 수 있어서

많이 깨닫고 배울 수 있었습니다.

​

무엇보다 그의 그림체에서 인간미가 느껴졌다고 할까...!

그래서 그림과 함께 묻어났던 그의 생각이, 마음이 더 와닿았고

미소 짓게 만들어주었습니다.

​

간간이 '아름다움'에 대한 글이 있었습니다.

그 발견들을 보며

이렇게 아름다움을 찾는 게 결국 행복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는데...

요즘 내 모습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점점 나이가 들면서 조급해져일까...

자꾸만 무언가를 붙잡으려고 아등바등했는데...

결국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나'로 비롯된다는 것을.

책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야기

<나를 만들다>

이제

내 생각을,

내 행동을

잘 결정해 어제보다는 조금 나은 '내'가 되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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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든 일본 여행 도감 100 - 대도시부터 소도시까지, 꼭 가봐야 할 도시 100
이정기 외 지음 / 타블라라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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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일본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책이 그 답을 제시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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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에 리모컨이 나왔다
이민혁 지음 / 뜰book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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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만으로도 느낌이 딱! 오지 않나요?!

그래서 벌써부터 코끝이 찡하긴 했지만...

​

이 소설은 대학로 및 전국에서 꾸준히 공연하며 좋은 평가를 받은 연극 「복길잡화점」의 소설판이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이름과 함께 연극에서 미처 못다 한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고 하니...

안 읽어볼 수가 없겠는데요!

간판부터 정겨움이 느껴지는...

제목에서는 뭉클함이 느껴진...

소설의 첫 장을 펼쳐보았습니다.

​

슬프지만 희망차고 따뜻한

우리들의 '로맨틱 코미디'

시작합니다.

​

『된장찌개에 리모컨이 나왔다』

1970년 8월 8일 '경석'이야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남다른 장사 수완을 가지고 있던 스무 살 청년 '김경석'.

1년 전 반말과 실랑이가 오고 가는 흥정 속에서

​

"미제크림 하나 부탁해요"

​

라는 '임연화'의 말투에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당시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에게 하대당하는 게 당연했기에 경석으로서는 부탁한다는 말 한마디로 연화가 눈물 나게 고마웠고

꼭 저 여자와 함께 조그마한 가게를 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됩니다.

경석의 바람대로 둘은 이듬해 여름 부부가 되었고 동네에 작은 잡화점을 열게 됩니다.

​

'복길잡화점'

​

시간은 흘러 2023년 8월 8일.

부부의 노력으로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지역 최대 규모의 할인마트로 자리매김했지만 길 건너 대형마트가 들어서자 주민들 사이에선 신바람이 불었고

아들 복길은 그저 마트를 팔 생각만 가득하고...

경석은 그런 아들이 마뜩잖습니다.

​

집으로 돌아온 경석의 째질 듯한 사자후를 무시하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갓 지은 밥에 반찬 몇 가지를 내려놓은 연화.

​

"조반 자시면 화 덩어리도 내려가요. 어째 당신은 젊을 때나 늙을 때나 기운이 펄펄 넘쳐요? 난 웃을 기운도 없구만. 도영이 엄마가 담근 된장을 줬는데 슴슴하니 잘됐더라구요. 전복 넣고 끓였으니 고집 피우지 말고 한술 떠요. 옆에서 나도 좀 먹게." - page 51

​

먹기 싫었지만 연화의 성화에 한술 뜨고자 냄비 뚜껑을 열어 된장찌개 속을 뒤적이고 있었는데...

​

"이… 이봐…."

경석이 집은 리모컨에서 된장 국물이 뚝뚝 떨어지자 그의 옷이 금세 젖어간다. - page 53

​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차마 병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경석.

그런 경석과 연화의 대화는 가슴이 메어지게 만들었는데...

​

"가지 마…"

아이처럼 끅끅대는 경석을 보자 연화의 입가로 옅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가야지요. 애들 밖에서 너무 기다린다."

"나 없이 살 수 있겠어?"

"적응해야지요. 당신은 당신대로. 나는 나대로…."

"나는 못 살어. 둘이서 같이 보낸 세월만 50년이야."

"그만해요."

"이제 김경석이는 자네 없이 못 산다고."

...

"여보, 어떡해. 나 무서워…. 당신 얼굴, 내 새끼 전부 다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무서워. 나 어떡해요? 나 인제 어떡해 여보! 우리 복길이, 우리 소리 전부 다… 전부 기억 안 나면 나 어떡해 여보! 나 너무 무서워. 나 어떡해!"

"내가 있잖아, 이 사람아…."

...

"까먹어도 돼! 기억 못 해도 돼! 이 김경석이 다 기억나게 해 줄 테니까! 그 못된 병 내가 고쳐줄 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 있어. 내 옆에만…." - page 69 ~ 70

​

그렇게 힘겨운 하루가 지났는데...

갑자기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내며 소싯적 즐겨 입었던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연화.

​

"어어, 아니 저기 근데 말야. 내가 요새 정신이 없어서 그런데 지금이 몇 년도 몇 월 며칠이지?"

...

"1978년 8월 8일! 오늘 내 생일이잖아요!"

"뭐? 1978년?"

"으유! 올해도 까먹었나 했네!" - page 73 ~ 74

​

1978년으로 돌아가버린 연화.

연화의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해

​

"해 뜨기 전까지 옛날 그 자리에 있던 잡화점 건물에다 다시 만들어 놓을 거야!"

...

"내 입장에서는요! 치매 걸린 노모 시켜 잡화점을 여는 꼴이라구요! 무슨 동네 망신을 시키려고!"

"이틀! 최대한 피해 안 가게 할 테니 딱 이틀만 하자. 니 엄마 평생을 앉아있던 그 계산대에 다시 앉히면! 내 장담해. 차근차근 기억해낼 거라고!" - page 86 ~ 87

​

과연 연화의 기억은 돌아오게 될까...?

그들에게 기적은 일어나는 것일까...?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에서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아아악!!! 이러면 제 심장이......!)

뭉클하고도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했던 '복길잡화점' 이야기 속으로 다들 떠나보시는 건 어떨지요!

​

사랑하는 사람을,

좋았던 기억들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치매'라는 병...

당사자도 안타깝지만 무엇보다 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심정이란...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자꾸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

그리고 소설은 우리에게

​

결국 사랑이다

​

를 일러주었습니다.

​

작가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

부모 또는 반려자가 '치매'에 걸린다면 이별의 과정 속에서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생각만으로도 또 울컥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답은 이미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

아주 쉽다. 받은 만큼 드리면 된다. 마지막까지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결국 사랑밖에 없을 테니까. 아무쪼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가족에게 덜 미안한 삶을 살길 간절히 바라며, 아주아주 먼 훗날 '그것'이 찾아오더라도 우리의 인생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page 236

​

덕분에 눈물이 안도감으로, 따스한 사랑으로 번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남편에게 한동안 안 했던 사랑 표현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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