된장찌개에 리모컨이 나왔다
이민혁 지음 / 뜰book / 2026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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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만으로도 느낌이 딱! 오지 않나요?!

그래서 벌써부터 코끝이 찡하긴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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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대학로 및 전국에서 꾸준히 공연하며 좋은 평가를 받은 연극 「복길잡화점」의 소설판이었습니다.

여기에 새로운 이름과 함께 연극에서 미처 못다 한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고 하니...

안 읽어볼 수가 없겠는데요!

간판부터 정겨움이 느껴지는...

제목에서는 뭉클함이 느껴진...

소설의 첫 장을 펼쳐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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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프지만 희망차고 따뜻한

우리들의 '로맨틱 코미디'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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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찌개에 리모컨이 나왔다』

1970년 8월 8일 '경석'이야기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남다른 장사 수완을 가지고 있던 스무 살 청년 '김경석'.

1년 전 반말과 실랑이가 오고 가는 흥정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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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크림 하나 부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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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임연화'의 말투에 심장이 두근거립니다.

당시 파는 사람이 사는 사람에게 하대당하는 게 당연했기에 경석으로서는 부탁한다는 말 한마디로 연화가 눈물 나게 고마웠고

꼭 저 여자와 함께 조그마한 가게를 열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됩니다.

경석의 바람대로 둘은 이듬해 여름 부부가 되었고 동네에 작은 잡화점을 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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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길잡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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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흘러 2023년 8월 8일.

부부의 노력으로 동네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아 지역 최대 규모의 할인마트로 자리매김했지만 길 건너 대형마트가 들어서자 주민들 사이에선 신바람이 불었고

아들 복길은 그저 마트를 팔 생각만 가득하고...

경석은 그런 아들이 마뜩잖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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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온 경석의 째질 듯한 사자후를 무시하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갓 지은 밥에 반찬 몇 가지를 내려놓은 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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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반 자시면 화 덩어리도 내려가요. 어째 당신은 젊을 때나 늙을 때나 기운이 펄펄 넘쳐요? 난 웃을 기운도 없구만. 도영이 엄마가 담근 된장을 줬는데 슴슴하니 잘됐더라구요. 전복 넣고 끓였으니 고집 피우지 말고 한술 떠요. 옆에서 나도 좀 먹게." - page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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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기 싫었지만 연화의 성화에 한술 뜨고자 냄비 뚜껑을 열어 된장찌개 속을 뒤적이고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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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봐…."

경석이 집은 리모컨에서 된장 국물이 뚝뚝 떨어지자 그의 옷이 금세 젖어간다. - page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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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차마 병원에 보내고 싶지 않은 경석.

그런 경석과 연화의 대화는 가슴이 메어지게 만들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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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마…"

아이처럼 끅끅대는 경석을 보자 연화의 입가로 옅은 미소가 피어오른다.

"가야지요. 애들 밖에서 너무 기다린다."

"나 없이 살 수 있겠어?"

"적응해야지요. 당신은 당신대로. 나는 나대로…."

"나는 못 살어. 둘이서 같이 보낸 세월만 50년이야."

"그만해요."

"이제 김경석이는 자네 없이 못 산다고."

...

"여보, 어떡해. 나 무서워…. 당신 얼굴, 내 새끼 전부 다 잊어버릴 거라고 생각하니까… 너무 무서워. 나 어떡해요? 나 인제 어떡해 여보! 우리 복길이, 우리 소리 전부 다… 전부 기억 안 나면 나 어떡해 여보! 나 너무 무서워. 나 어떡해!"

"내가 있잖아, 이 사람아…."

...

"까먹어도 돼! 기억 못 해도 돼! 이 김경석이 다 기억나게 해 줄 테니까! 그 못된 병 내가 고쳐줄 테니까! 어디 가지 말고 내 옆에 있어. 내 옆에만…." - page 69 ~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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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힘겨운 하루가 지났는데...

갑자기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내며 소싯적 즐겨 입었던 원피스를 입고 있는 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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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어, 아니 저기 근데 말야. 내가 요새 정신이 없어서 그런데 지금이 몇 년도 몇 월 며칠이지?"

...

"1978년 8월 8일! 오늘 내 생일이잖아요!"

"뭐? 1978년?"

"으유! 올해도 까먹었나 했네!" - page 73 ~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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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으로 돌아가버린 연화.

연화의 기억을 되찾아주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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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뜨기 전까지 옛날 그 자리에 있던 잡화점 건물에다 다시 만들어 놓을 거야!"

...

"내 입장에서는요! 치매 걸린 노모 시켜 잡화점을 여는 꼴이라구요! 무슨 동네 망신을 시키려고!"

"이틀! 최대한 피해 안 가게 할 테니 딱 이틀만 하자. 니 엄마 평생을 앉아있던 그 계산대에 다시 앉히면! 내 장담해. 차근차근 기억해낼 거라고!" - page 86 ~ 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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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연화의 기억은 돌아오게 될까...?

그들에게 기적은 일어나는 것일까...?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에서는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으니...!!!!

(아아악!!! 이러면 제 심장이......!)

뭉클하고도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했던 '복길잡화점' 이야기 속으로 다들 떠나보시는 건 어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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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좋았던 기억들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치매'라는 병...

당사자도 안타깝지만 무엇보다 이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들의 심정이란...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자꾸만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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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설은 우리에게

​

결국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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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일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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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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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또는 반려자가 '치매'에 걸린다면 이별의 과정 속에서 당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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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으로도 또 울컥하게 되었는데...

이에 대한 답은 이미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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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쉽다. 받은 만큼 드리면 된다. 마지막까지 당신이 할 수 있는 건 결국 사랑밖에 없을 테니까. 아무쪼록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고 가족에게 덜 미안한 삶을 살길 간절히 바라며, 아주아주 먼 훗날 '그것'이 찾아오더라도 우리의 인생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 page 236

​

덕분에 눈물이 안도감으로, 따스한 사랑으로 번질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남편에게 한동안 안 했던 사랑 표현을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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