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비 나린다
김단비 지음 / 달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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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표지로 끌렸지만...

​

조선의 운명을 내건

의붓남매의 애틋한 이야기!

​

의붓남매의 애틋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선뜻 집어 들게 되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어 더 애절한...

벌써부터 심장이 몽글몽글해지는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바로 만나보았습니다.

​

만신의 운명을 타고난 소녀 여우와

신을 잇지 못한 가짜 박수 환령

​

『여우비 나린다』

하늘 끝, 그 너머까지 하얀빛이었다. 가느다란 눈발이 소리까지 잡아먹어 귀로 찾아드는 풍경마저 새하얗게 비었다. - page 5

​

삶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짐승처럼 살던 화전농의 딸이었지만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무가 송가네에 신딸로 입양된 '송여우'.

하지만 이 집의 가택신들은 그녀를 못마땅히 여겼는데...

​

「희란아, 이거 왜 데려온 거야. 이거 집안 망친다고, 응?」

...

「하긴, 뭐 뼈대가 있는 집안인가. 집주인은 무당에, 애비는 기둥서방 구실만 하다가 뒤졌는데.」 - page 47

​

그렇지 않아도 송가네는 한양에서 가장 유명한 무가였습니다.

그래서 한양의 세도가들이 일이 있을 때마다 송희란을 찾을 정도로 용한 만신이었는데

그녀에게는 신기를 이어받지 못한 아들 '환령'이 있었습니다.

무가는 모계 세습이 원칙인지라 신딸이 필요했던 희란은 여우를 입양하게 되었지만

희란이 세상을 떠나고난 뒤 여우는 연유를 말하지 않은 채 한양을 떠나 조선 팔도를 떠돌게 됩니다.

​

그러다...

삼 년 만에 돌아오게 된 한양.

곳곳에 내려앉은 어두운 기운들이 보이는데...

그리고 오랜만에 재회하게 된 환령...

​

"여우야."

...

"그리 집을 떠나 떠돌아다니는 연유나 기별 한 통 하지 않았던 연유는 앞으로도 묻지 않겠다. 하지만 오라비에게서 너무 멀리 달아나려고 하지는 말거라." - page 35 ~ 36

​

(이렇게나 스윗한 오라버니라니... 가슴이 저릿해지는데요...!)

​

의뢰받은 일을 해결하던 중 알 수 없는 사내들의 습격을 받게 되고

조선 제일가는 세도가 이조판서 댁에서도 갑자기 만신이 필요하다며 여우를 찾는데

이곳에서도 느껴지는 검은 기운들...

도대체 이 검은 기운들은 왜 생겨난 것일까...?

그리고 의붓남매는 앞으로 어떤 운명을 마주하게 될 것일까..."

조선의 운명을 내건 굿판이 시작되었습니다.

​

이렇게나 애틋할 수가...!

신기 하나 없이 무당의 핏줄이라는 이유만으로 천민의 굴레를 쓴 환령

오라버니를 위해서 기꺼이 운명을 짊어진 여우

​

"오라버니."

"그 아기씨에게는 아무 마음도 없거니와, 내가 언젠가 너를 끝까지 지켜주겠다고 한 적이 있지? 나는 네가 이 낡은 무가를 떠나 조선 팔도를 훨훨 날아다니면서 잘 살았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내가 이 무가에 남아 있어야 하니, 나는 결코 혼인을 할 수가 없다."

...

"오라버니가 잘 살기를 바라는 건 저도 마찬가지예요. 저는 오라버니가, 사람이 사람으로 취급받지도 못하는 이 무가를 벗어나 자유롭게 살면 좋겠어요. 오라버니는 이 집에 매여 있기에 너무 아까운 사람입니다."

...

"고운 누이야, 내가 널 평생 지켜주겠다고 하였지. 헌데 내가 지켜주고 싶은 것은 네 육신뿐만 아니다. 나는 네 오라비로서 네 마음까지도 지켜주고 싶은 것이야. 여우 너는 정녕 네가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있느냐?"

"그러는 오라버니는요? 오라버니는 살고 싶은 대로 살고 있는 게 맞아요?" - page 178 ~ 179

​

이 시대의 차별과 억압 속에서도 서로의 행복을 바라는 이 마음이...

그야말로 무색의 풍경 속 한바탕 위로의 굿거리와도 닮아 있었습니다.

​

조선 땅에서 가장 천한 신분이었던 이들.

​

한양 도성 위에 감도는 저 비릿한 기운은 모두가 운이었고, 환령이었으며, 여우이기도 하였다. 그것은 나라를, 왕실을, 양반을 유지하기 위해 물건처럼 사라져간 하찮은 것들의 목숨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기운이었다. 그랬기에 비슷한 연유로 미명귀가 되었던 이조판서 대감 댁의 오래된 여인도 저것과 동조했고, 운의 어머니 역시 저것과 동조했다.

이대로 둔다면 미명귀가 한씨 집안을 해하려 한 것처럼 저것 역시 언젠가 조선 땅 전체를 해하려고 들 것이다. 그때가 오면 망아지나 강아지를 닮은 모습이 웬만한 만신의 눈에도 보일 만큼 뚜렷한 형상을 갖출 것이고, 이 나라, 왕실, 양반은 모두 무너지고 말 것이다. 그러기 전에 이 땅이, 이 조정이, 이 왕실이 바뀌어야 했다. 하지만 바뀔 수 없을 것이다. - page 330

​

나라, 왕실, 양반을 유지하기 위해 물건처럼 사라져간 그들 역시도 이 땅의 주인이라는 것을...

하지만 이는 지금의 우리 현실도 그렇지 아니한가......

언제 바뀔 수 있을런지......

​

이 이야기를 드라마로 제작된다면...

슬프고도 아름답게 그려질...

이들의 서사가...

벌써 눈앞에서도 그려지는데......

모두가 좋아해 주지 않을까요?!!

​

여우와 환령...

오늘은 그들의 이야기가 계속 제 마음을 간질여주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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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우비 나린다
김단비 지음 / 달다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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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한 의붓남매... 이들의 신분... 과연 그 결말은...?! 꼭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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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 체이스 인 경성
윤채근 지음 / 북레시피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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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우리의 안타까운 역사 중의 하나...

'일제강점기'

마주하면 가슴 아프지만...

그렇다고 외면할 수 없기에...

이 소설을 보자마자 살짝 주저함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역시나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

역사의 거대한 톱니바퀴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은 이들의 이야기

​

소설이라지만...

소설로만 그치지 않을 듯한...

그래서 더 가슴이 아팠던 이야기...

지금 시작합니다.

​

어머니의 유서 속에 주저흔처럼 새겨진

시대의 아픔과 진실

​

1942년 경성에서 '점'으로 살아남은 자들의 이야기

​

『페이퍼 체이스 인 경성』


김욱은 어머니 유품 속에 있던 담배 하나를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폐암 말기의 어머니는 예상보다 평온하게 숨을 거뒀다. 죽음과 더불어 그녀의 이야기 역시 망각의 커튼 너머로 사라졌다. - page 7

​

평생 비밀지령을 받고 지구에 파견된 외계인처럼 살았던 김욱의 어머니 '최혜심'.

유일한 혈육인 아들 김욱을 데리고 경기도와 서울을 옮겨 다니던 그녀는 일본의 누군가로부터 후원을 받곤 했는데...

​

유품이 든 가방 속 국토통일원에서 보낸 공문으로부터 어머니가 죽기 직전까지 북에 있는 남편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어머니의 유서로부터

​

나의 삶은 놀랍고 훌륭했지만 치욕적이기도 했다.

...

욱아, 나의 아들아. 해방 이후 나의 삶은 김혁 없이 생존하기 위한 부끄러운 투쟁이었다. 너에게 아버지의 성을 물려주기 위해 겪은 고초는 따로 말하지 않겠다. 내가 죽고 난 뒤 네가 아버지를 만날 수만 있다면 후회는 없다. 설령 만날 수 없다 해도 나는 최선을 다했다. 욱아, 나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 행복하지만은 않았지만, 결코 이 삶을 후회하지 않는다.

모든 건 1942년 가을 운명처럼 시작됐다.

​

어머니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그녀는 왜 자기 삶에 대해 침묵했을까?

외과의사가 된 아들의 물질적 지원을 거부하고 유폐와도 같은 고독을 선택한 그녀는 누구인가?

​

이야기는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됩니다.

​

일제강점기 경성.

밀양 출신의 스무 살 청년 '김혁'은 의열단 의백 김원봉을 동경하여 독립군의 길에 뛰어들었습니다.

​

독립군 전사로서 김혁은 죽음이 두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안에 깃든 스무 살 청년은 죽고 싶지 않을 수도 있었다. 갓 스무 살에 죽고 싶은 사람은 없었다. 구름이 걷히며 창을 타고 들어온 선홍색 달빛이 김혁 얼굴 반을 물들였다. 그가 고개를 숙이자 절망한 표정ㅇ도 따라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사는 것보다 가치 있는 죽음도 있소." - page 32

​

그는 김원봉의 비밀 임무를 받아 경성에 오게 된 것입니다.

바로

​

'야차'라 불리는 조선인 여인 구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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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차는 총독부 고위 관료 다나카 정무총감의 수양딸 '다나카 코코 시즈코' 였습니다.

​

시즈코 안에 숨은 또 한 명의 시즈코, 조선인 시즈코는 상처 입은 자존심에 몸서리치는 불안한 존재였지만 현실의 그녀보다 훨씬 영리했다. 영리한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잘 알았다. 그건 입양된 조선인 딸이 넘지 말아야 할 경계선이자 제국이 그녀에게 보여줄 수 있는 포용력의 끝 지점이었다.

...

삼 년 전, 그녀는 조선에 대해 간절히 알고 싶었다. 그 호기심을 억누르려 조선을 비하하면 할수록 앎의 공복은 커져만 갔었다. 지금도 여전히 채워지지 않은 그 영혼의 배고픔이 자신을 어디로 데려갈지 그녀는 불안했다. 하지만 분명해진 건 그녀의 야차 놀이가 사춘기의 열정만으로 시작되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그건 자기 안의 또 다른 자아를 구하려는 투쟁일 수도 있었다. - page 152 ~ 153

​

그러다 자신이 정치적 도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조선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결심하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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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으로 태어나 일본인으로 길러진 여인 '최혜심'

중경에서 온 아나키스트 '김혁'

정의감 가득한 무도가인 '야마시타 경부'

독립운동가였다가 변절해 밀정이 된 '불곰'

일제의 폭력성을 상징하는 '구로다 군조'

이들의 적대적 공생과 치명적 배반이 얽힌 경성역의 붉은 달 아래, 진실을 향한 페이퍼 체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

책의 제목 '페이퍼 체이스'의 의미를

​

"페이퍼 체이스라고 들어봤소?"

한 차례 고개를 갸웃거린 노사가 대답했다.

"종잇조각을 떨어뜨리며 도망가는 자를 술래가 쫓는 게임 아니던가요? 조선의 숨바꼭질 같은?"

김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노사의 온화한 표정 안에 숨겨진 다른 얼굴을 발견하려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난 그걸 하러 온 사람이오. 떨어진 종이를 주우며 목표를 찾는 술래." - page 66

​

그리고 이 소설 속 인물들은

​

"스무 살? 죽긴 아까운 나이디. 내래 독립단 아니야. 어드러케 설명해얄지 모르갔구만기래. 여기 경성 생각을 함 해보라우. 지금 여기 상황이 어떠캈어? 의열단이고 독립단이고 다 처분됐어. 우리? 조직 아니야. 우린 점이야, 점."

"점?"

"기래, 점. 독립운동 조직들 다 헤쳐 흩어진 지 오래야 선으로 연결될 게 남아 있딜 않아. 선이 끊긴 기지. 기래서 점들로 뿔뿔이 살아남은 기야. 동무래 그 점들을 따라 이리저리 뛰다닌 거이고. 용케 살아 있는 줄만 알라우." - page 33

​

각각의 점이 선이 되어가면서

그렇게 우리의 역사 한 페이지가 완성되었지만 정작 점이었기에 페이지에서는 그저 흔적으로 남았던...

​

"이름들을 기억하시오?"

정종 한 잔을 더 마신 히로시가 난로 속 감자를 꺼내 껍질을 벗기기 시작했다.

"난 이름 기억 안 해요. 그게 뭔 쓸모가 있다고? 광나루를 지나는 나그네가 하루에도 수백 명이오. 그 속엔 독립군도 있고 친일파도 있고 밀정들도 있을 거고. 많이 보다 보면 다 그게 그 사람으로 보이거든. 기억이든 기록이든 다 부질없는 겁디다." - page 109 ~ 110

​

참...

슬펐습니다...

나라면 이 시대에, 이렇게 살아갈 수 있었을까...

김혁이 외쳤던 이 시가 잠시나마 제 곁에 바람으로 불어왔습니다.

​

안녕이라 속삭이면

들녘 바람은 기억하리

물러설 곳 없어

하늘가 우두커니 선 그림자

돌이키지 못해 천천히

저무는 석양

아무도 남지 않은 언덕

바람은 기억하리

안녕이라 속삭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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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마르소 밀레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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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을 마주했을 때...

묘했다고 할까...?

자전소설인 걸까...?

뭔가 몽환적이었고...

그래서 더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그런데...

작가에 대한 소개글을 보니

​

1978년생으로 추정되고 있고, 텔레비전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고, 이 소설의ㅣ 배경이 된 알프스와 레만호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다. 마르소 밀레르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가 언론과 전혀 접촉하지 않고 있고, 출판사에도 신상과 관련해 제공된 정보가 거의 없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마르소 밀레르가 이 소설을 쓴 작가 마르소 밀레르와 동일 인물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

베일에 가려진 작가라니...!

빨리 이 소설을 읽어봐야겠습니다.

​

'찐'이라 믿었던 우정이 배신의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우리 눈에 보이는 진실은 모두 허구일 수 있다!

​

출간 전 이미 12개국에 판권이 팔린 프랑스 최고의 화제작!

​

『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번갯불이 머릿속을 뚫고 들어오는가 싶더니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내 몸이 비틀거린다. 나는 지금 내가 잘 안다고 자부하는 해발 200미터 암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화강암 표면을 잡은 나의 두 손에서 갑자기 힘이 빠져 달아나는 순간 이제 마지막이라는 걸 깨닫는다. 불타는 도전 정신인지 무모한 오기인지 몰라도 나는 산악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고 암벽을 탔기에 이미 어느 정도는 예견된 결말이다. - page 7

​

'마르소 밀레르'

소설가인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원고를 남기고 떠납니다.

​

나는 떨어지면서 몸이 바닥과 충돌하면 영혼이 가장 먼저 몸과 분리되는지 궁금했다. 이제 곧 내 몸은 바닥과 충돌한다.

​

50미터

10미터

암흑. - page 9

​

그의 죽음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마르소 밀레르가 죽기 전날 아내 '사라'의 이야기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마르소가 새로운 소설을 출간할 때면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하지만 왠지 석연찮았던 부분이 있긴 했었지만...

​

마르소와 친구들 간의 모임은 20년 전, 걱정 없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제야 정원으로 나온 마르소의 얼굴이 왠지 심상찮다. 이전에도 비슷한 표정을 본 적이 있다. 마르소의 심각한 얼굴을 보고 왜 그러는지 알고 싶어 질문을 던졌다가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하고 마치 절벽 끝에 서있는 것 같은 좌절감을 느낀 적이 있다. 거기까지가 바로 우리 커플의 한계다. 우리 부부에게는 서로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 page 22

​

그리곤 홀연히 사라진 그.

사라는 즉시 토농레뱅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델마 서장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

델마 서장, 당신은 곧 나를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나는 다시 한번 머리를 짜내본다.

그 순간 번쩍 머리를 스쳐 지나는 섬광이 있다.

나는 즉시 차에 올라 시동을 건다. - page 34

​

사라는 평소 가까이 지낸 전직 경찰서장 레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벨랑 첨봉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져있는 마르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경찰은 실족사로 추정하지만 타살로 확신하는 사라.

결국 그녀는 레노와 함께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로 하는데...

​

그런데...

마르소가 숨을 거둔 이후 자신에게 온 우편물 가운데 하나의 편지봉투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HSBC 은행로고가 찍힌 편지봉투.





마르소가 간직해온 비밀이라니?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사라.

사라는 롤랭, 알렉시와 함께 은행을 방문해 금고를 열어보는데...

금고 속에 자신의 소설 원고를 써 넣어두었다는 그 원고는 사라지고 첫 번째 소설을 쓰고 받았던 거액의 저작권료만이 남아있었습니다.

​

마르소가 쓴 원고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가 남긴 마지막 원고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그 진실을 향해 갈수록 추악한 민낯을 마주하게 되는데...

​

책을 읽는 내내 눈을 한시도 뗄 수 없었습니다.

하나의 잘못을 덮으려고 저지른 살인...

인간의 어리석고 추악한 민낯은 매번 그랬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아무리 감추려 해도 진실은 언제나 밝혀진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심리 스릴러였습니다.

​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고 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눈부신 대자연

평온한 분위기 속에 저마다 감춰진 시커먼 속내

그리고 반전

이보다 더 짜릿한 영화가 있을까!

​

그보다...

작가님이 누구일지가 더 궁금한데...

이런 필력을 지니신 분...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써주시면서 작품마다 하나씩 작가님에 대한 힌트를 주시는 건 어떨지요...

이 또한 추적해 나가야 하니 또 하나의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

사람은 저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 page 167

​

그리고

​

20년 전부터 우리 가족을 따라다닌 비극의 뿌리를 밝혀내고, 내 실존에 의미를 부여해야만 위기에 놓인 내 아이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 나는 어느 순간 놓쳐버린 과거와의 연결 고리를 다시 찾아내야 한다. - page 245

​

그래서 마르소는

​

"마르소는 작가였고, 글쓰기는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하는 수단이기도 하니까. 뭔지 몰라도 마르소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이 있었는데 그냥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에 글로 남기려 했겠지 그 일이 뭔지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지만 말이야." - page 169

​

자신의 방식으로 저주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이제 와 밝힌들...

이게 옳다고 할 수 있을까...

​

그럼에도

​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한다. 숲에서 나는 소리가 우리를 감싼다. 우리의 발밑에서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땅속으로 잦아든다. 나무들은 오랜 친구처럼 나를 에워싸고 있고, 듬직하고 묵묵히 위로를 보낸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손을 뻗어 수령이 백 년도 더 되어 보이는 참나무의 우툴두툴한 껍질을 어루만진다. 나무가 바라는 평화가 나의 마음 속 깊이 닻을 내릴 수 있길 바라며. 숲은 나무의 냄새를 품고 있다. 익숙한 숲의 냄새가 새삼 우리가 겪은 끔찍한 비극과 관계없이 삶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바람이 불자 나뭇잎들이 부르르 몸을 떤다. - page 354 ~ 355

​

삶이 계속된다는 이 문장이...

저에게도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울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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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마르소 밀레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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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제목에 작가의 이름을 썼을까... 그 진실을 같이 밝혀보시는 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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