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마르소 밀레르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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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을 마주했을 때...

묘했다고 할까...?

자전소설인 걸까...?

뭔가 몽환적이었고...

그래서 더 궁금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작가에 대한 소개글을 보니


1978년생으로 추정되고 있고, 텔레비전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로 알려져 있다. 프랑스에 거주하고 있고, 이 소설의ㅣ 배경이 된 알프스와 레만호의 매력에 푹 빠져 지낸다. 마르소 밀레르라는 이름으로 소설을 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가 언론과 전혀 접촉하지 않고 있고, 출판사에도 신상과 관련해 제공된 정보가 거의 없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마르소 밀레르가 이 소설을 쓴 작가 마르소 밀레르와 동일 인물이라는 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베일에 가려진 작가라니...!

빨리 이 소설을 읽어봐야겠습니다.


'찐'이라 믿었던 우정이 배신의 칼날이 되어 돌아온다.

우리 눈에 보이는 진실은 모두 허구일 수 있다!


출간 전 이미 12개국에 판권이 팔린 프랑스 최고의 화제작!


마르소 밀레르의 소설

번갯불이 머릿속을 뚫고 들어오는가 싶더니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처럼 내 몸이 비틀거린다. 나는 지금 내가 잘 안다고 자부하는 해발 200미터 암벽을 기어오르고 있다. 화강암 표면을 잡은 나의 두 손에서 갑자기 힘이 빠져 달아나는 순간 이제 마지막이라는 걸 깨닫는다. 불타는 도전 정신인지 무모한 오기인지 몰라도 나는 산악 안전 장비를 갖추지 않고 암벽을 탔기에 이미 어느 정도는 예견된 결말이다. - page 7


'마르소 밀레르'

소설가인 그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원고를 남기고 떠납니다.


나는 떨어지면서 몸이 바닥과 충돌하면 영혼이 가장 먼저 몸과 분리되는지 궁금했다. 이제 곧 내 몸은 바닥과 충돌한다.


50미터

10미터

암흑. - page 9


그의 죽음을 시작으로 이야기는 마르소 밀레르가 죽기 전날 아내 '사라'의 이야기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여느 때처럼 마르소가 새로운 소설을 출간할 때면 출판기념회를 열었고...

하지만 왠지 석연찮았던 부분이 있긴 했었지만...


마르소와 친구들 간의 모임은 20년 전, 걱정 없던 시절로 다시 돌아가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제야 정원으로 나온 마르소의 얼굴이 왠지 심상찮다. 이전에도 비슷한 표정을 본 적이 있다. 마르소의 심각한 얼굴을 보고 왜 그러는지 알고 싶어 질문을 던졌다가 아무런 답변도 듣지 못하고 마치 절벽 끝에 서있는 것 같은 좌절감을 느낀 적이 있다. 거기까지가 바로 우리 커플의 한계다. 우리 부부에게는 서로 입 밖으로 꺼내서는 안 되는 말이 있다. - page 22


그리곤 홀연히 사라진 그.

사라는 즉시 토농레뱅 경찰서를 찾아가지만 델마 서장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입니다.


델마 서장, 당신은 곧 나를 다시 만나게 될 거야.

나는 다시 한번 머리를 짜내본다.

그 순간 번쩍 머리를 스쳐 지나는 섬광이 있다.

나는 즉시 차에 올라 시동을 건다. - page 34


사라는 평소 가까이 지낸 전직 경찰서장 레노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벨랑 첨봉 절벽 아래로 추락해 숨져있는 마르소를 발견하게 됩니다.

경찰은 실족사로 추정하지만 타살로 확신하는 사라.

결국 그녀는 레노와 함께 이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기로 하는데...


그런데...

마르소가 숨을 거둔 이후 자신에게 온 우편물 가운데 하나의 편지봉투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HSBC 은행로고가 찍힌 편지봉투.





마르소가 간직해온 비밀이라니?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 사라.

사라는 롤랭, 알렉시와 함께 은행을 방문해 금고를 열어보는데...

금고 속에 자신의 소설 원고를 써 넣어두었다는 그 원고는 사라지고 첫 번째 소설을 쓰고 받았던 거액의 저작권료만이 남아있었습니다.


마르소가 쓴 원고는 어디로 사라진 걸까?

그가 남긴 마지막 원고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 있는 것일까?


그 진실을 향해 갈수록 추악한 민낯을 마주하게 되는데...


책을 읽는 내내 눈을 한시도 뗄 수 없었습니다.

하나의 잘못을 덮으려고 저지른 살인...

인간의 어리석고 추악한 민낯은 매번 그랬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고...

아무리 감추려 해도 진실은 언제나 밝혀진다는 믿음을 확인할 수 있었던

간만에 재미있게 읽은 심리 스릴러였습니다.


이 소설이 영화화된다고 해도 손색이 없었습니다.

눈부신 대자연

평온한 분위기 속에 저마다 감춰진 시커먼 속내

그리고 반전

이보다 더 짜릿한 영화가 있을까!


그보다...

작가님이 누구일지가 더 궁금한데...

이런 필력을 지니신 분...

앞으로도 많은 작품을 써주시면서 작품마다 하나씩 작가님에 대한 힌트를 주시는 건 어떨지요...

이 또한 추적해 나가야 하니 또 하나의 추리소설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사람은 저마다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 page 167


그리고


20년 전부터 우리 가족을 따라다닌 비극의 뿌리를 밝혀내고, 내 실존에 의미를 부여해야만 위기에 놓인 내 아이들을 구할 수 있을 것이다. 과거와 현재는 어떤 방식으로든 연결되어 있다. 나는 어느 순간 놓쳐버린 과거와의 연결 고리를 다시 찾아내야 한다. - page 245


그래서 마르소는


"마르소는 작가였고, 글쓰기는 부조리한 현실을 극복하는 수단이기도 하니까. 뭔지 몰라도 마르소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진실이 있었는데 그냥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에 글로 남기려 했겠지 그 일이 뭔지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지만 말이야." - page 169


자신의 방식으로 저주의 굴레에서 벗어나고자 했습니다.

이제 와 밝힌들...

이게 옳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우리는 다시 걷기 시작한다. 숲에서 나는 소리가 우리를 감싼다. 우리의 발밑에서 나뭇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땅속으로 잦아든다. 나무들은 오랜 친구처럼 나를 에워싸고 있고, 듬직하고 묵묵히 위로를 보낸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손을 뻗어 수령이 백 년도 더 되어 보이는 참나무의 우툴두툴한 껍질을 어루만진다. 나무가 바라는 평화가 나의 마음 속 깊이 닻을 내릴 수 있길 바라며. 숲은 나무의 냄새를 품고 있다. 익숙한 숲의 냄새가 새삼 우리가 겪은 끔찍한 비극과 관계없이 삶이 계속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바람이 불자 나뭇잎들이 부르르 몸을 떤다. - page 354 ~ 355


삶이 계속된다는 이 문장이...

저에게도 살랑이는 바람과 함께 울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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