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ㅣ 미드나잇 스릴러
레슬리 피어스 지음, 도현승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영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중 한 명이라고 하였습니다.

'레슬리 피어스'.

사실 그녀의 소설을 만나본 적이 없었기에 더 궁금하였습니다.

(이번 소설이 최초 한국어판 출간작이기에!)

이미 명성만은 그녀의 존재감을 입증한, 그리고

1천만 부 판매, 전 세계 젊은 독자들을 사로잡은

영국 스릴러 여왕 레슬리 피어스의 압도적인 범죄소설!

이젠 읽는 것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인생을 고르는 여자들』 

 


1964년, 벡스힐 온 씨

법률비서로 일하는 스물세 살의 '케이티'.

어김없이 건너편 '글로리아 레이놀즈'의 집을 관찰합니다.

글로리아는 드레스 가게의 주인이며 매력 넘치는 이혼녀.

이것만으로도 케이티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그런데 결정적인 요인은 바로 그 집에 찾아오는 의문의 손님들이었습니다.

다른 이웃들도 이상한 방문객들의 존재를 눈치챘다. 몇몇은 출소한 범죄자들이거나 심각한 질병에 걸린 여자들일 거라고 얘기했다. 창녀나 알코올 중독자, 자녀를 잃은 여자일 것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유가 무엇이건 글로리아에게 도움을 받으러 온 사람들일 거라고 생각했다. - page 6


1965년 1월

"불이야, 불! 일어나, 어서!" - page 10

글로리아의 집이 불타고 있었습니다.

거대한 화염 속에서 그녀와 그녀의 둘째 딸이 주검으로 발견되고 케이티의 아빠가 방화 살인범으로 의심을 받게 됩니다.

아빠가 무죄임을, 그리고 진범을 찾기 위해 나선 케이티.

글로리아 집으로 여자들을 데리고 갔던 에드나에게서 한 권의 노트를 건네받습니다.

그 노트를 좇아 방화 살인범을 찾아 나서던 그녀.


눈을 떠보니 자신의 집이 아닌 낯선 곳.

과연 그녀는 무사히 살아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진범을 향해 가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가정폭력'.

쉬이 넘어갈 수 없기에, 그럼에도 이는 폭력은 엄연한 범죄이기에 그로 인한 참혹하고도 비참한 결과에 깊은 분노와 개탄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럴 리 없어요. 우리가 맞아서 뼈가 부러진 채로 입원했을 때도 경찰은 남편을 데려가 경고만 하고 풀어줬어요. 그러면 그들은 곧장 집에 돌아가 다시 아내를 때리죠. 아마 경찰들도 대부분 자기 아내를 때릴 거예요. 아내가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하면 때려도 된다고 생각하죠." 에드나는 분노했다.

"에드나 씨, 제발요. 제가 같이 가드릴게요. 경찰서에 가기가 정 어려우시면 저희 아빠의 변호사에게만이라도 말해주세요. 글로리아 아줌마를 생각해서요."

"우리가 지금까지 고통받는 여자들을 도울 수 있었던 건 이 일을 철저히 비밀로 했기 때문이에요. 여자들 중 일부는 빈민가의 보잘것없는 노동자가 아니라 중산층 사람들이었어요. 소위 지적이고 권력 있는 남자를 남편으로 뒀죠. 케이티 씨의 부탁대로 했다간 수십 명의 여자와 아이들이 위험해져요." - page 61 ~ 62


​여자를 괴롭히고 때리는 남자들......

​


그들에게 감히 '인간'이라 불러야하는지 의문스러웠습니다.


소설은 1960년대 여성들이 마주했던 가종폭력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이것이 그저 과거에만 머문것이 아니라는 점이 안타까웠습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느낄 수 있듯이 이런 문제를 그저 사회적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한 걸음 나아가 해결을 향해 간다는 점에서 조금 실낱같은 '희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의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강서구 살인사건.

숨진 40대 여성은 결혼생활 내내 지속적으로 남편의 폭력에 시달렸고 3년 전에 이혼을 하고 남편을 피해 도망 다녔지만 끝내 남편의 흉기에 목숨을 잃었던 사건.

엄마를 잃은 딸의 울부짖음이 떠올랐습니다.

"(아빠는) 온갖 방법으로 엄마를 찾아내어 살해 위협했으며 결국 사전답사와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으로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

"이런 아빠를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달라."

더 이상의 이런 사건이 일어나지 않기를 정부와 사회가 관심있게 이 문제를 대면해야함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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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 밖에서 놀게 하라 -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 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
김경희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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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키우면서 '육아'와 '교육'에 관련된 책을 찾아 읽게 됩니다.

저 역시도 '엄마'가 처음이기에, 잘 몰라서 배우는 방법 중 하나가 '책 읽기'였습니다.

다양한 이들의 조언을 듣고 우리 아이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

그것이 '엄마'이기에 '아이'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요즘 사회는 '창의력'을 요구하는 사회입니다.

아무래도 'AI'와도 같은 로봇이 점점 사회 속에 자리를 잡기에 그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아무래도 '창의력'이 중요한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하지만 '창의력'을 키운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창의력은 유전자나 가문, 지능과는 무관하게 후천적으로 계발할 수 있는 능력이기에 어떻게 키워주어야할지 의문투성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다가온 이 한 권의 책.

특히나

세계 창의력 교육 노벨상 '토런스상' 수상

김경희 교수의 창의영재 교육법

이라고하니 믿고 읽어내려갔습니다.

『틀 밖에서 놀게 하라』

 


왜 그토록 '창의력'을 요구하는가?

이에 대한 해답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 모든 정보와 지식이 나오고 웬만한 기술은 기계가 대체하는 세상이 온 것이다. 더 이상 과거의 틀 안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지금의 아이들이 자라서 청년이 되는 10여 년 후에는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전혀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사람이 세상을 움직이고 세상을 바꾸는 인재가 될까? 바로 기계나 인공지능(AI)이 대체할 수 없는 능력, 즉 지식에 플러스알파를 할 수 있는 '창의력'을 갖춘 사람이다. 미래 사회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창의력은 불가결한 생존 능력이고, 아이들에게 그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야말로 부모의의무인 것이다. - page 10


그럼 '창의력'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할 것입니다.

창의력이란 기존의 지식이나 기술을 활용해서 가치 있고 색다른 것을 만드는 힘이다. 인간의 본성은 지식이나 기술을 무조건 외우거나 모방하는 '소비자'가 아니라, 호기심을 가지고 더 가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창작자'에 가깝다. - page 11

가치와 색다름을 추구하는 것.

이것이 창의력이 혁신으로 이어지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행복한 과정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인공지능과 경쟁해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아이에게 '창의력'이라는 생존무기를 쥐어 줘야 하는데 그 방법이 무엇일까?

바로 이 책에서 전하고자하는 바가 답이었습니다.

아이는 틀 밖에서 놀아야 한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 상상력을 발휘해 틀 밖으로 튀어 나가게 되어야 아이는 물 만난 고기처럼 자유롭게 튀어 오르고 비로소 미래가 요구하는 창의영재가 된다고 합니다.


'아이의 창의력을 계발하는 법'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제시하였습니다.

4S 교육법

4가지 풍토인 햇살(Sun), 바람(Storm), 토양(Soil), 공간(Space)


그렇게 책 속에서는 2장으로 창의영재 교육법이 소개되었습니다.

Part 1 창의력을 키우는 햇살, 바람, 토양, 공간

긍정적인 아이로 자라게 하는 '햇살'

한 우물만 파며 진정한 자신감을 키우는 '바람'

백지장도 맞들며 협력하는 태도를 키우는 '토양'

튀는 아이가 세상을 바꾼다는 '공간'

이렇게 가정에서 4S 풍토를 위한 부모의 마음가짐과 태도, 아이의 창의력을 키우는 대화법, 질문법, 놀이법 등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Part 2 멀리 보는 아이로 자라는 ION 사고력

ION 사고력은 '틀 안 전문성', '틀 밖 상상력', '틀 안 비판력', '새 틀 융합력'으로 4S 27가지 창의적 태도가 길러진 다음,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사고력을 키우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었습니다.


저는 두 딸을 키우는 입장이라 여자아이를 창의영재로 가르치는 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여자아이를 창의영재로 키울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서는 부모가 조금 더 노력해야 한다. 부모가 먼저 자신의 딸이 훌륭한 사람, 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딸에게 그런 생각을 심어주려면 단순히 외적으로 아름다운 롤모델 보다는 자기가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룬, 사회적으로 성공한 롤모델을 찾아보게 하는 것이 좋다.

여자아이의 창의력 계발은 사실 엄마보다 아빠에게 달려 있다. 오빠가 있는 여자아이는 오빠가 없는 여자아이보다 성별에 따른 편견을 더 많이 받고 자란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 부모, 특히 아빠가 의도적으로 딸을 아들과 똑같이 키우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빠가 딸에게 연자아이나 도구를 쓰는 법을 알려주고 바깥에서 어떤 것을 함께 짓거나 만들어야 한다. 또 딸과 캐치볼을 하거나 축구를 하는 등 몸으로 하는 놀이도 아들과 똑같이 하는 것이 좋다. - page 250 ~ 251

​

<아이의 성공은 엄마에게 달려 있다>는 이 이야기가 '엄마'의 역할의 중요성을 일러주었습니다.

​

 


예전에 내가 교육받았던 것처럼

그저 열심히,

다른 아이보다 내 아이가 성공해야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아이를 키우다보면 결국 틀에 박힌 사고로 아이는 힘들게 혹사당하고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열심히'가 아닌 '다르게'.

공부를 놀이처럼 하며 한계 없는 상상력을 키우는 것.

틀 밖에서의 놀이가 결국 아이가 점점 더 넓은 세상에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아이의 인생에선 행복을 선사해준다는 것을 인지하며 오늘 아이의 손을 잡고 눈을 마주치며 아이의 세상 속에서 맘껏 뛰어놀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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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 1페이지로 보는 불멸의 베스트셀러 120 ㅣ 세상에서 가장 빠른 시리즈
보도사 편집부 지음, 김소영 옮김, 후쿠다 가즈야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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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챙겨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요즘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설민석 선생님이 읽어주는 책들을 듣고만 있어도 어느새 한 권을 뚝!딱! 읽게 되는 매력적인 교양 프로그램.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매력은 패널들이 서로 자신의 의견을 토론하며 사고의 확장은 물론 마지막에는 이 책을 읽으므로써 생각해보아야 할 점에 대해서, 배워야할 점에 대해서 일러준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다시 읽게 되었던 단테의 『신곡』.

사실 처음에 『신곡』을 읽으려고 할 때 막막하였습니다.

책의 두께감도 그랬지만 사전 지식이 없었기에 쉽게 읽혀지지 않았습니다.

'역시 고전이라......'

라며 스스로 '고전'에 선입견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방송을 보고 다시 읽었을 땐

'아하! 이 사람이었구나!'

'맞아! 여긴 이런 의미였구나!'

하며 새록새록 그들의 이야기가 떠오르면서 재미나게 읽어내려갔습니다.


그러다 이번엔 책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 책도 심상치 않았습니다.

1페이지로 보는

불멸의 베스트셀러 120

1페이지로 한 권의 책을 읽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2시간이면 머리에 쏙!

가장 쉽고 빠르게!

그러면서도 재미있게 세계의 명작에 다가가 보겠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고전 읽기』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CHAPTERⅠ. 세계 고전 문학 

CHAPTERⅡ. 세계 근현대 문학  

CHAPTER Ⅲ. 정치경제, 비즈니스 

CHAPTER Ⅳ. 역사, 철학  

​이렇게 총 120권을 한 권의 책으로 읽는다니!

벌써부터 설레였습니다.


최근에 읽었던 책이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신곡』

​

 

​

이렇게 또다시 ​등장인물과 줄거리를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함께 머리에 쏙 들어오게 요약할 수 있다니!

정말 핵심만 쏙! 다가오기에 왠지 저 역시도 짧은 시간에 '교양인(?)'이 된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해 주었습니다.

​

다가오는 크리스마스가 있어서일까......

이렇게 만나게 되니 반가웠습니다.

『크리스마스 캐럴』

​

​

'구두쇠 영감'이 다시 그리웠습니다.

조만간 『크리스마스 캐럴』 소설을 읽으며 구두쇠 영감에게 찾아온 그 기적을 느껴야겠습니다.

​

책에서는 동서양에서 정통 고전이라 손꼽히는 책들뿐만 아니라 ​최근에 화제가 된 '베스트셀러'들까지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라든지 『21세기 자본』등등으로 <정치경제, 비즈니스>장에서 소개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 

​

 

​

개정판도 나온 책이라 '언젠가 읽어야지'라며 다짐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읽어보려 합니다.

​

정말 순식간에 120권의 책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읽어보지 못했던 책들이 많았기에 이 책을 통해서 소개되었던 책들을 차근히 읽어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일 것 같았습니다.

​

과거에 읽어서 다시 떠올릴 때에 가물가물했던 책, 어렵다는 생각에 시도조차 못했던 책들을 접근할 수 있게 '길'을 제시했던 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왠지 고전 교양서에 흥미를 갖고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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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형에 이르는 병
구시키 리우 지음, 현정수 옮김 / 에이치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마지막 그 여자는 내가 죽이지 않았어.

누명을 벗겨줘!"

억울하다는 살인범의 한 마디.


이 책을 읽기 전 떠오른 티비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다루었던 한국 연쇄살인범 - 유영철, 강호순, 이춘재, 정두영, 정남규, 조두순-에 대해 분석을 했었는데 온몸에 소름을 일으키며 잔인하고도 끔찍한 그들이 또다시 이 책을 만나게 되면서 소름이 났었습니다.

과연 이 연쇄살인마의 진실은 무엇일지 궁금하였습니다.

『사형에 이르는 병』

 

​

"야, 가케이." - page 13

대학에서 '아싸(아웃사이더)'라고 부르며 조롱당하는 그, ​마사야.

어느날 현관에 봉투 하나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겉에 적힌 주소는 아버지의 글씨였고 봉투를 뜯어보니 안에는 또 한 통의 봉투가 들어 있었습니다.

- 누구지? - page 25

​

마사야는 다른 면회 희망자와 함께 서늘한 긴 복도를 걷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걷는, 구치소 복도.

벤치가 늘어서 있고 위쪽에는 배지 번호를 알리는 전광판이 있었습니다.

금속 탐지기에 걸릴 만한 휴대전화나 금속으로 된 물건들은 미리 로커에 맡겨둔 채 벤치에 앉아서 기다립니다.

그리곤 안내를 받아 면회실 의자에 앉습니다.

파이프 의자에 앉은 그 사람.

너무나 평범해 보였습니다.

차분한 태도의 온화해 보이는 이 남자, 다름아닌 '하이무라 야마토'.

엽기살인범, 연쇄살인귀, 질서형 살인범, 연기성 인격자아애자, 귀축, 시리얼킬러, 정신이상자, 괴물 등등. - page 28

아크릴판 너머의 하이무라는 문득 길게 찢어진 눈을 가느라닳게 뜨더니 미소를 지으며 한 마디 합니다.

"오래간만이네. 마 군." - page 28

​​

 

 

​

그런 하이무라가 마사야에게 이야기합니다.

"그, 아홉 번째 살인."

그는 힘이 실린 어조로 단숨에 고했다.

"스물세 살의 여성이 교살당하고, 깊은 산속에 유기된 사건. 그건 내가 저지른 범행이 아니야. 그 여자는 내 타깃과는 달라. 수법도 다르고. 그 한 건만큼은 난 누명을 쓰고 있어." - page 36

자신이 몇 사람을 죽였는지 다 기억하지는 못해도 하지 않은 죄까지 뒤집어쓰기 싫다고 말하는 그.

다음 편지에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저라는 인간이 법을 근거로 죽음을 맞이하는 것에 불만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틀림없는 사회 정의이기 때문입니다.

이상한 이야기입니다만, 저는 이 세상에 반드시 정의는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법률도 중시하고 있습니다. 사회의 질서란 법으로써 유지되기 때문에 건전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의 기준에서는, 기억에도 없는 아홉 번째의 살인까지 떠맡아서 교수형을 받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일입니다. 무엇보다, 정작 중요한 진범이 죄에서 벗어나 아직도 당당히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사실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 생각을 당신에게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은 어디까지나 당신 개인의 기준을 가지고 판단해야 합니다. 그리고 저의 주장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그것뿐입니다.

당신이 좀 더 나은 판단을 내려주시기를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 - page 41 ~ 42


괜한 참견일 듯, 이미 판결이 난 사건에 그의 부탁을 거절하려 하지만 왠지모를 이끌림에 결국 그는 살인범의 요청을 수락하여 그 주변 인물과 사건 관계인들을 만나가면서 나름의 조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하이무라의 어린 시절.

처참한 환경 속에서 불행히 살았습니다.

잠시 침묵한 뒤, 마사야가 물었다.

"하이무라는 자기 어머니를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으음, 나라오카는 낮게 신음하고는 대답했다.

"복잡하지요. 뭐랄까, 양면적이었던 모양입니다. 사랑하지만, 동시에 어쩔 도리가 없는 답답함도 느꼈죠. 남자를 계속 갈아치우는 모습에 혐오감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자기가 버릴 수는 없었던 모양입니다. 취직해서 효도하고 싶다는 말도 자주 했어요. 하지만 어머니가 덧없이 사고로 죽어버려서, 결국 그것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 page 96


사생아, 열악한 성장 환경, 책임감도 능력도 없는 어머니.

주위의 멸시, 괴롭힘, 양아버지에 의한 신체적, 성적 학대. 바랐지만 받을 수 없었던 교육, 성사 직전에 취소된 입양.

주위의 편견이나 멸시, 관공서의 일손 부족이나 어머니의 무지 같은 것들이 수없이 쌓여서 지금의 그가 존재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연쇄살인마로......


그의 인생을 추적하면서 발견하게되는 한 장의 사진.

그 속에 마사야의 엄마 에리코가 있었습니다.

혼란스러운 마사야.

과연 에리코와 하이무라, 마사야 사이엔 어떤 진실이 있는 것일까?

그의 아홉 번째의 살인의 진짜 범인은 누구일까?


이 소설 속 연쇄살인범의 모습은 우리가 마주하였던 연쇄살인범과도 닮아있었기에 쉬이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소설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현실같은, 한편의 웰메이드 범죄 다큐멘터리를 감상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는 말이 적합하였습니다.


마사야와 하이무라가 나눈 대화 중 인상적이었던 것이 있었습니다.

마사야는 입을 열었다.

"나는 아주 오랫동안 자신을 싫어했습니다. 너무 싫어서, 자신이 아닌 뭔가가 되고 싶었죠. 자신의 형태를 이루는 것들, 환경이나 주위의 인간, 부모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부정하고 싶었습니다. 당신은 그런 나의 응석을 받아주고, 치켜세워주고, 일시적으로 꿈을 보여주었습니다. 나는 당신에게 동화되는 것이 기분 좋았습니다."

하이무라가 미소를 지었다.

"인간은 모두 그런 법이야. 현재 상황에 완전히 만족하는 일은 없어. 언제나 '여기 아닌 어딘가'를 바라지. 우리에게만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야." - page 351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된 이 소설.

소설 속에서 아마 이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주위의 편견, 멸시, 사회적 무책임.

'악인'을 만드는 것은 '우리'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것을.

많은 생각에 잠기게 한 소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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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 12가지 '도시적' 콘셉트 ㅣ 김진애의 도시 3부작 1
김진애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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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알게 된 건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는 방송을 통해서였습니다.

첫 여성 출연자로 그녀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는 '사람'의 냄새가 풍기곤 하였습니다.


그래서일까!

이번 김진애의 도시 3부작은 이 한 문장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사람이 들어오면

도시는 이야기가 된다"


우리가 일하고 거닐고 노니는 공간인 '도시'의 공간 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

 


이번에 만나게 된 『김진애의 도시 이야기』는 도시 3부작의 첫 포문을 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도시를 읽는 핵심적인 시각을 '도시적 ' 콘셉트로 제시하였고 이 콘셉트들이 모여 다채로운 도시의 이야기를 만들어냈습니다.

열두 가지 콘셉트를 따라서 전개되는 도시 이야기.

익명성, 권력과 권위, 기억과 기록, 알므로 예찬, 대비로 통찰, 스토리텔링, 코딩과 디코딩,욕망과 탐욕, 부패에의 유혹, 이상해하는 능력, 돈과 표, 진화와 돌연변이.


그럼 의문이 들게 됩니다.

왜 '도시적 콘셉트'인지.

이에 대해 그녀가 이야기합니다.

인간 사회의 가장 적나라한 모습이 모여 있는 공간이 도시이고, 이 시대 가장 보편적인 삶의 조건을 규정하는 공간이 도시이므로 이 열두 가지 콘셉트가 도시라는 조건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정의되느냐에 따라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 page 15


우선 바라본 '익명성'.

익명성은 도시적 삶의 근본 조건이라고 하였습니다.

익명의 사람들이 모여 함께 살아가는 도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같이 살아가며 지켜야 할 약속'이라고 합니다.

익명성이라는 조건 위에서는 길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도시의 약속이다. 길을 다니는 즐거움을 만드는 것은 가자아 고도화한 도시 예술이다. 광장에서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익명의 시민들을 보호하는 가장 기본적인 도시의 약속이다. 광장에서의 환희를 독려하는 것은 순간이나마 도시의 익명성을 넘어서게 하는 가장 고도화한 도시 예술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길과 광장에 대해 저마다 어떤 감정을 갖고 있다. 추억, 그리움, 설렘 그리고 부러움 같은 것들이다. 아마도 '문화 유전자'로 사람들의 마음 깊이 자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도시에서 길과 광장이 끊임없이 재소환되는 현상을 봐도 그렇다. - page 53

그렇게 익명의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역학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공간이 도시적 삶이 된다는 점.

익명성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았던 저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기억과 기록'에 대한 이야기.

우리는 일제 잔재 청산을 외치며 조선총독부 건물을 철거하였었습니다.

그러다 복고풍의 유행과 세계화의 영향이 섞이면서 일본 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가라앉게 되면서는 군산, 목포, 부산, 인천, 순천, 통영 등의 항구도시들에서 이른바 '적산 가옥'의 보존과 복원에 대해 노력을 기울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견해지만 만약 조선총독부 건물을 그대로 보존하였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이 역시도 우리의 역사였기에 철거만이 의미가 있었던 것인지......

조선 시대 이전의 건물과 마을은 보존하고 복원할 대상이 되고, 근대의 건물과 동네는 보전과 재생으로 떠오르고 아픈 역사의 현자아들도 새삼 발굴해서 열심히 기억하고자 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오히려 고민이 되는 것이 있다. 바로 이 시대의 공간을 어떻게 후대에 남기느냐 하는 것이다. - page 115 ~ 116


빈티지를 감식할 줄 알게 된 지금, 전통을 귀하게 여길 줄 알게 된 요즈음, 아픔도 돌아볼 줄 알게 된 작금의 분위기가 반갑고 또 고맙다.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라고, 지나치게 성급하거나 무성의하게 진행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시간이다. 오래 익은 시간은, 그 시간의 힘만으로도 설득력이 생긴다. 언제나 거기에 있었고 언제나 거기에 있을 듯한 안정감을 준다. 과거의 경험은 그대로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흩어지기만 하는 것 같은 오늘에 깊이감을 드리운다. - page 119

그래서 우리는 열심히 역사의 기록을 발굴하고 그 흔적을 남겨야 한다는 것을 일러주었습니다.

한 인간이 사는 시간은 찰나에 불과하지만, 이 기억과 기록은 씨앗이 된다. 기록은 기억의 단초가 되고, 기억은 이야기의 원천이 된다. 기록이 풍부할수록 혼자만의 기억이 아니라 여럿이 또는 동시 대인이 같이 공유하는 집합 기억이 되고, 그 기억은 시간을 뛰어넘는 집합 기억으로 이어진다. 도시는 온전히 그러한 집합 기억의 풍요로운 저장소다. - page 120


열두 가지 콘셉트를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우리의 '도시'가 풍요로운 이야기들로 다가왔습니다.

그저 빽빽한 건물들과 복잡하게 살아가는 우리들만 있는 것이 아니었고 그 속엔 우리의 과거가, 현재가, 앞으로의 미래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이야기가 인상깊게 다가왔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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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도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아마도 도시는 누구에게든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가 도시를 만드는 핵심적인 '플레이어'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도시에 흥미를 가질수록 더 좋은 도시가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도시'가 이야기가 되기 위해선 '나'의 이야기가, '우리'의 이야기가 있어야 가능하기에, 그리고 이 이야기들이 모여 우리의 삶이 되기에

더 알고 싶어하고 더 좋아하는 것.

이것이 우리가 도시에 살아가는 방법임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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