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것은 지력이 아니고, 하물며 무력도 아닙니다. 이 세상에서가장 무서운 것은 그것을 사용하는 이의 인격입니다." -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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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경민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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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의문이 일기 시작하였습니다.

투명인간?

그런데 그 투명인간을 죽였다고??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도통 제 머리로는 상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소설을 읽어야 했습니다.

도대체 투명인간이 누구길래...

어째서 죽였을지...

​

"투명인간이 제 목숨을 노리고 있습니다."

서늘한 적의를 내뿜는 '보이지 않는 자'

그 이면에 숨어 있는 일그러진 진실을 마주하다!

​

『나는 실수로 투명인간을 죽였다』



이제부터 내가 직접 겪은 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한다. 세상에는 보이지 않는 존재들이 있다. 우리와 비슷한 크기로,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며 살아가지만 눈앞에 있어도 볼 수 없는 존재들. 투명인간이라고 불러 마땅한 존재들이 기척을 숨긴 채 우리 사회에 섞여 살아가고 있다. 이것은 내가 어느 날 투명인간 한 명을 죽이게 된 이야기이다. 증거도 목격자도 없다.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 말하기 위해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 page 7

​

배우 지망생인 '홍한수'.

오늘도 동창 모임에서는 고정 레퍼토리 중 하나가 나왔습니다.

​

"근데 채기영 걔는 아직도 연락되는 사람 없냐? 우리 모임 원래는 여섯 명이었잖아."

...

"한수 네가 연락 좀 하지 않났냐?"

"기, 기영이 연락처는 아직 있는데. 진짜 연락해 봐?" - page 15

​

1년 동안 연락이 끊겼던 동창 기영에게 문자를 보낸 한수.

그런데 기영에게서 온 답장이 심상치 않았습니다.

낡은 소파를 찍은 사진과 함께 이런 문장이 적혀있었습니다.

​

[한수야. 나 투명인간을 죽였어.]

​

뜬금없는 메시지가 일종의 유머라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느낌이 세하였던 한수는 기영에게 전화를 걸었고 기영은 의외의 제안을 했습니다.

​

"한수야. 오랜만에 연락 줘서 고마워. 말 나온 김에 우리 오늘 볼래?" - page 18

​

기영의 집에 가 보니 정말로 보이지 않는, 사람의 형체를 한 '무엇'이 있었습니다.

그날 밤 기영과 함께 야산에 시체를 파묻지만 정작 투명인간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어쩌다 죽이게 됐는지는 전혀 듣지 못한 한수는 온갖 생각들로 심란하기만 하였습니다.

​

이틀 뒤.

한수는 기영의 자살 소식을 듣게 됩니다.

갑작스런 죽음과 한수에게 남긴 편지 한 통.

그 메시지를 따라간 한수는 투명인간 '사사녀'를 만나게 되고 그녀로부터 투명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그리고 한수는 사사녀의 부탁으로 투명인간을 돕게 되고 이로인해 또 다른 투명인간으로부터 목숨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기이한 투명인간들.

그들의 존재와 그들이 숨어 살게 만든 배후의 정체는 누구일지...

스릴과 박진감 넘치는 사건들 속으로 들어가 보는 건 어떨지.

​

"그쪽은 정체가 뭔데요? 귀신? 투명인간? 초능력자?"

"우릴 부르는 명칭이 있지. 좋아하는 이름은 아니지만."

"뭔데요, 그게?"

"묵인. 사람 할 때의 인이다." - page 68

​

투명인간의 의미가 소설 속 묵인과도, 한수와도 같았습니다.

나잇값 못하고 무능력함에 가족, 친구, 연기 학원 선생님은 물론 동기들까지 무시당하는 그의 모습.

그런 그를 믿어주고 응원해 준 기영이 있었기에,

​

"그냥 마임 연습을 한 거라고 생각해 줘. 네가 찍은 CF처럼."

나는 놀라서 기영을 봤다.

"너 그걸 봤구나."

"잘하더라. 남들이 뭐라 해도 너 자신만 믿고 가." - page 26 ~ 27

​

한수 역시도 묵인들을 도와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

기영이가 하려 했던...

​

"인간은 큰 죄를 저질렀고 채기영은 조금이라도 그걸 되돌리고 싶어 했어. 네 친구의 죽음을 헛되게 하지 말아줘." - page 135

​

추악한 모습을 간직한 인간...

아... 싫다...

​

아무튼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쩌면 묵인들이 우리와 함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은 아니기에...

공존하며 산다는 것...

이게 말처럼 쉽다면 얼마나 좋을까...

란 생각에 잠기며 이 작가분의 다음 작품 역시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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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 온 세상을 뒤흔들어온 가장 미세한 존재들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헬무트 융비르트 지음, 유영미 옮김, 김성건 감수 / 갈매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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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들, 미생물.

아니, 우리가 살아가기 이전부터 살아 숨 쉬는 이들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는데...

우연찮게 이 책을 보자마자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느껴졌었습니다.

​

질병, 건강, 지구온난화 등 우리 일상과 관련한 100가지의 미생물 이야기가 담긴 이 책.

그들의 세계는 어떨지 살짝 설레기 시작하였습니다.

​

그들은 어디에나 있고,

대부분 보이지 않으며,

온 세상을 돌아다닌다

​

신비롭고 기묘한 미생물의 세계를 통해 바라본

지구와 우주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

​

『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솔직히 잘 몰랐습니다.

미생물이 이렇게나 많을 줄이야!

그리고 왜 미생물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

한 사람의 신체 안에 세균 수만 해도 100조 개에 이르거든요. 자그마치 우리 은하에 있는 별 개수의 500배에 해당하는 수지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세균의 총 개수는 관측 가능한 온 우주의 별보다 더 많고요. 미생물은 작지만, 온 세상에 존재해요! 그러므로 세상을 이해하려 한다면, 이 작은 생물체를 간과할 수 없습니다. _ 생물학자 헬무트 융비르트

​

그래서 천문학자와 생물학자는 신기하고도 매혹적인 이야기를 품은 100가지 미생물을 엄선해 미생물학이 어떻게 탄생했고 진보해왔는지 그 탐구와 발견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대로 소개된 적 없는 현대 미생물학의 연구 성과들을 반영하여, 지금 우리가 만나볼 수 있는 최신의 미생물 사전을 완성했다고 하니 이 흥미로운 미생물 안내서, 안 읽어볼 수 없지 않은가!



책에서 다루고 있는 100개의 미생물을 분류해 보면

세균이 29개

고세균이 23개

진행미생물이 23개

바이러스가 24개

라 하였습니다.

참 다양한 이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이 한 권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너무나도 신기하고도 좋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낯선 이름이지만 어디선가 친숙한 그들의 행적.

이들의 모습이 어떨지도 궁금한데... 음... 조금 더 알고 싶은 욕구와 함께 한 스푼의 아쉬움이 남았다고 할까.

그래도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이야기가 곧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미생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져야 함을 깨닫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맨눈으로 볼 수 없을 정도로 미세한 동물들이 질병을 일으킨다!

오늘의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과거엔 이건 무시무시한 추측이었습니다.

그러다 1676년 네덜란드 자연 연구가 안톤 판 레이우엔훅이 현미경을 직접 제작, 연구하여 처음으로 세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울러 규칙적으로 이를 닦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

매일 아침 소금으로 치아를 문지르고, 물로 헹궈내며, 식사를 마치면 이쑤시개를 사용해 이에 낀 이물질을 제거한 뒤, 손수건으로 치아를 반들거리게 닦는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신경을 쓰는데도 어금니 사이에 백태가 꼈고, 이를 현미경으로 자세히 살펴보니 그 안에서 "매우 활발히 움직이는 아주 작은 살아 있는 동물들"이 있더라고 적었다. 세균의 형태와 크기에 대한 묘사는 꽤 정확해서, 그가 당시 마이크로코쿠스 속의 세균을 관찰했음이 틀림없어 보인다. 마이크로코쿠스는 '작은 알갱이'라는 뜻이다. 이 세균이 구형을 띠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코쿠스는 구형의 세균을 총칭하며, 이 세균은 인체뿐 아니라 토양, 생활하수, 공기 중에도 존재한다. - page 30

​

그 후 눈에 보이지 않아서 존재에 대해 치열하게, 때로는 무모하게, 종종 우연히 학문적 발견과 성취를 이어나간 과학자들의 노력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익숙하고 싶지 않지만 지금의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코로나 바이러스(HCoV-B814)'.

박쥐에게서 발생한다고 여겨지는 인간 코로나 바이러스는 무엇보다 생태계 파괴로 인해 야생동물들이 그동안 서식하던 환경에서 내쫓겨 자꾸만 인간과 접촉하게 되면서 변종에, 감염 속도도 가속화된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었습니다.

​

코로나19 팬데믹이 발발하기 전에도 이미 늦든 빠르든 굉장히 전염력이 강하고 위험한 코로나 바이러스가 등장하리라고 점쳐지던 바였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아마도 우리를 괴롭히는 마지막 바이러스가 아닐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과에 속한 바이러스들이 코감기 정도에나 그칠 것으로 보던 시대는 끝났다. - page 166

​

미생물들은 우리에게 크나큰 재앙을 초래하기도 하지만 유익을 주기도 합니다.

'화이트 바이오테크놀로지'

미생물을 의도적으로 활용해, 가능하면 많은 산업적 공정을 개선하고자 하는 데 이제 막 고세균의 인상적인 능력을 알아가기 시작했을 뿐이니 아직 발견되지 않은 미지의 고세균들은 어떤 능력을 지니고 우리에게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을지.

​

우리는 미생물이 무척 강인하며 극한의 환경에서도 서식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 그들의 포자가 오랜 세월동안 견딜 수 있음도 알고 있다. 하지만 얼마나 오래 살아남을 수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환상적인 발견 가능성을 점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균이 정말로 외부의 영향에서 보호된 채 암석 깊은 곳에서 수천만년을 생존할 수 있다면, 소행성 안에 둥지를 틀고 소행성이 옮겨가는대로 이 별에서 저 별로 날아가는 일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심지어 은하 간 공간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age 146

​

땅속 깊은 곳에서 은하 저 너머까지, 그리고 태초의 시간부터 영원의 미래까지.

이들의 이야기는 현재도 진행 중이었습니다.

미생물과 우주의 만남.

미세한 세계가 만들어낸 거대한 세계가 참으로 경이로웠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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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의 미생물, 우주와 만나다 - 온 세상을 뒤흔들어온 가장 미세한 존재들에 대하여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헬무트 융비르트 지음, 유영미 옮김, 김성건 감수 / 갈매나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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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물에서 시작된 여행이 우주 저 너머까지! 참으로 놀랍고도 경이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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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사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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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최고의 스토리텔러이자 그 이름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한 '히가시노 게이고'.

그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좀처럼 그의 작품을 만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다...

그의 팬인 지인의 집에 놀러 갔다가 『백조와 박쥐』를 읽고는 가독성은 물론이거니와 '사회파 추리소설'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준, 저에겐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하나둘 작품을 찾아 읽다가...

이 작품을 읽게 되었습니다.

​

원래 이 작품은 『짝사랑』, 『아내를 사랑한 여자』라는 제목으로 이미 우리에게 선보였던 작품이었습니다.

짝사랑...

외사랑...

아내를 사랑한 여자...

아무튼 혼자만의 사랑일 수밖에 없지 아니한가...!

일본 최고의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 작품이 다시금 우리 앞에 나왔다는 건 지금의 시대에서도 그때의 그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이야기일 텐데...

과연 무엇일까...?!

​

'내 아내를 사랑한 그녀는 남자였다.'

​

젠더에 대한

심도 있는 메시지를 담은

걸작 미스터리!

​

『외사랑』



11월 세 번째 금요일.

대학생 시절 함께 땀 흘린 미식축구부 부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동창회 날이었습니다.

예전에는 2차, 3차까지 갔었지만 이제는 말을 꺼내는 사람도 없고 다들 가정이 있어 시간과 돈 모두 자신만을 위해 쓸 처지가 아니었기에 제각기 집으로 가게 됩니다.

에이스 쿼터백이었던 '니시와키 데쓰로' 역시도 귀가하던 중 인파 너머로 물끄러미 이쪽을 보는 여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

"저 사람...... 히우라 아냐?" 데쓰로가 중얼거렸다.

"역시 그렇지? 저 녀석, 뭘 하는 거지?" 스가이가 손을 흔들었다. - page 17~ 18

​

그곳에 서 있는 사람은 틀림없이 팀의 여성 매니저였던 '히우라 미쓰키'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드러내는 분위기는 데쓰로의 기억과는 확연히 다른 그녀.

나이를 먹어서 그래 보이는 것 같지는 않고...

미쓰키는 작은 노트와 볼펜을 꺼내 뭔가를 적어 데쓰로에게 보여줍니다.

​

어디 가서 얘기 좀

​

그래서 데쓰로가 사는 아파트로 가게 되었고 미쓰키는 세면실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하는데...

​

"어...... 누구야?" 스가이는 말하다 말고 입을 다물었다. 미쓰키의 답은 없다. - page 29

​

문 바로 앞에 서 있는 한 남자.

몸집이 작은, 처음 보는 남자였습니다.

그리고

​

"오랜만이야. QB." 미쓰키가 드디어 목소리를 냈다.

완전히 남자 목소리였다. - page 30

​

당황한 데쓰로에게 미쓰키는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게 됩니다.

​

"그러니까" 미쓰키가 말했다. "설명이 필요해. 하지만 두 가지는 이해해줬으면 해. 첫 번째는 이 얘기가 거짓이나 농담이 아니라는 것. 두 번째는 나란 놈의 고통은 아주 오래전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말이야."

"나란 놈......" 데쓰로는 미쓰키가 내뱉은 단어를 따라 읊조렸다. 사정을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이 현실을 똑바로 볼 수 없었다.

"맞아." 미쓰키가 계속 말했다. "나란 놈은 남자였어. 너희들과 만나기 훨씬 전부터." - page 35 ~ 36

​

미쓰키의 충격적인 고백.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

"내가 저지른 죄는 살인죄야. 사람을 죽였어." - page 61

​

같은 바에서 일하던 호스티스를 상습적으로 스토킹한 남성을 얼마 전 죽이고 말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데쓰로와 그의 아내이자 미식축구부원이었던 리사코는

​

"나는 말이야......" 리사코도 목소리를 목소리를 높인 후 심호흡을 한 번 하고 다시 미쓰키를 봤다. "미쓰키의 인생을 어정쩡하게 끝내고 싶지 않아. 네 인생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야. 이대로 교도소에 들어가면 어떤 답도 낼 수 없어. 아니면 철창 안에서 나는 남자라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만족해?"

"그럼 어쩌란 거지? 무책임한 소리 좀 그만해." 데쓰로가 의자에서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리사코는 등을 꼿꼿이 펴고 미쓰키를 곁눈질하면서 몸만 데쓰로 쪽으로 살짝 틀었다.

"책임은 내가 질게. 그럼 되지?" 선언하듯 말했다.

"책임이라니...... 어떻게?"

"미쓰키를 경찰에 보내지 않을 거야. 누가 뭐라든." - page 73

​

친구로서 미쓰키가 경찰의 수색을 피할 수 있게 도와주려 하지만 지난 시절 동료이자 기자인 하야타가 살인 사건을 쫓으면서 데쓰로 일행과 대립하게 됩니다.

그리고 돌연 사라진 미쓰키.

미쓰키를 찾아 나선 데쓰로는 상상도 못할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소설은 '젠더'와 함께 살인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진상을 파헤치며 또다시 묵직한 울림을 선사하고 있었습니다.

​

"남자와 여자는 뫼비우스 띠의 앞뒤와 같아요."

"무슨 뜻이죠?"

"일반적인 종이의 경우 뒤는 언제나 뒤죠. 앞은 영원히 앞이고요. 양쪽이 만날 일도 없어요. 하지만 뫼비우스 띠는 앞이라고 생각하고 나아가면 어느새 뒤가 나와요. 즉, 양쪽은 연결되어 있죠.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은 이 뫼비우스 띠 위에 있어요. 완전한 남자도, 완전한 여자도 없어요. 또 각자가 지닌 뫼비우스 띠도 하나가 아니에요. 어떤 부분은 남성적이지만, 다른 부분은 여성적인 것이 평범한 인간이에요. 당신 역시 여성적인 부분이 얼마든지 있어요. 트랜스젠더라 해도 똑같지는 않아요. 트랜스섹슈얼도 다양하고요. 이 세상에 똑같은 사람은 없어요. 그 사진 속 인물도 육체는 여자인데 마음은 남자라는 단순한 표현으로 다 담을 수 없어요. 내가 그러하듯." - page 421

​

아직까지도 젠더, 성소수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아니 저 역시도 선뜻 머리로는 이해를 하지만...말입니다.

그렇기에 더 이 소설이 울림을 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뫼비우스의 띠'

정말 생각에 생각을 더하게 해 주었습니다.

​

"리사코 앞에서 더는 여자 모습을 하고 싶지 않아. 남자로서 그녀를 대하고 싶어." 그렇게 말하고 데쓰로를 향해 킥을 날렸다. "자기 아내에게 어떤 놈이 그런 소리를 하면 남편은 틀림없이 화를 내겠지?"

"그렇겠지. 하지만 아무래도 그럴 마음이 안 생기네."

"내가 진짜 남자가 아니라서? 맘대로 떠들어라. 이거냐?"

"그건 아니야."

"됐어. 알아. 다 내 만족이고 혼자 난리인 거지. 영원한 짝사랑이라는 거야. 하지만 그래도 내게는 소중해."

영원한 짝사랑, 이라...... - page 212 ~ 213

​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착할 수밖에 없는 그녀, 아니 그의 마음이 너무나 씁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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