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 - 한 줄 코드로 재밌게 읽고 평생 기억하는
서경석 지음, 염명훈 감수 / 창비교육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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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처음 인사드립니다. '한국사 이야기꾼' 서경석입니다."


'육사 수석 입학', '서울대 졸업'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수능이라 불리는 '공인중개사 시험 합격', '방송인 최초 한국사능력검정시험 만점'이라는 타이틀로 유명한 박학다식의 대명사 '서경석'

그는 오래전부터 각종 매체를 통해 우리 역사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드러냈었는데...!

2024년 '한국사 이야기꾼'이라는 오랜 꿈에 본격적인 도전을 알리며 자신의 유튜브 채널 「그래서경석」에 독창적인 스토리텔링과 재치를 담은 한국사 영상을 올려 큰 호응을 얻었고

이번에 그가 그간의 노력과 노하우를 이 한 권에 압축하였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건 당연한데...

방대한 역사적 사건과 인물들을 외우는 게 어렵기만 합니다.

이해를 바탕으로 보다 쉽고 재밌게 외울 수 있는 비법.

그의 수년간의 노력과 노하우에 죄송하지만 숟가락 하나 얹어보려 합니다.


유쾌한 한국사 이야기꾼 서경석이 들려주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한국사


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


선사 시대부터 현대까지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주요 사건들을 중심으로 
사전이나 자료를 따로 찾아보지 안항도 될 만큼 
친절하고 재밌는 설명으로
한 번만 읽어도 평생 머릿속에 남는 특별 코너 
한 줄 코드가 수록되어 있어
감히 말하지만 이 한 권으로 한국사 전체를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우리의 교과서가 되었더라면...

역사 배우는 걸 싫어하지 않았을 텐데......

덕분에 우리의 역사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저도 다시 공부가 하고 싶어졌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들고 국립중앙박물관에 가 몸소 역사를 느껴보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의 매력은 '한 줄 코드'가 아닐까 싶습니다.

어쩜 이렇게도 기발하시지?!!

읽으면서 점점 그가 또 어떻게 한 줄로 정리했을지가 너무 기대되었는데...

예를 들어보자면

고려-거란 전쟁에서는 「소양강 처녀」 대신 서양강 장군을 기억하세요!

감찬


박해부터 척화비 건립까지 순서는 이렇게 외워 봅시다!

박해인박해너럴셔먼호사건가 인양요이 페르트도굴사건미양요 화비건립한다

한 줄 코드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는 연도를 외우는 방법이 좋았습니다.


임진왜란은 조선의 전기와 후기를 가르는 중요한 사건입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해인 1592년은 꼭 알아 두시면 좋습니다. "왜적들이 쳐들어왔는데, 이러고 있(일오구이)을 수 없다!"로 기억하면 절대 잊지 않으실 거예요. 그렇다고 가만히 '이러고 있'을 수 없었던 우리가 왜구의 침입에 어떻게 대처했는지, 임진왜란의 전개 과정을 크게 여섯 개의 키워드로 나누어 살펴보겠습니다. - page 158


근대로 넘어와서는 주요 사건의 연도 외우는 법


이야기는 참여 정부라고 불리는 노무현 정부를 끝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책은 여기서 끝이 났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 우리의 역사.

그래서 그는 


어쩌면 지금 여러분이 계시는 그곳이 역사 현장이고, 우리가 찬란한 역사의 주인공이라고요. 혹시 모르죠. 언젠가 이 책의 다음 쪽에는 여러분이 이야기가 담길지도요. 그러니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시는 여러분이 역사의 주인이라는 걸 언제나 잊지 않길 바라요. 저도 '한국사 이야기꾼'으로서 앞으로 더 정진해 나가겠습니다! - page 303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다"


고 했습니다.

저도 이번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면서 알게 되었던, 책 속에서도 언급되었던 날

1910년 8월 22일

바로 우리가 일제의 침략 앞에 맥없이 무릎을 꿇고 나라를 빼앗겼던 날이었습니다.

'경술국치'

치욕스럽지만 우리 조상들은 대일 항쟁을 통해 빼앗긴 나라를 되찾고 마침내 국민이 주인이 된 대한민국을 일으킨 원동력으로 발전하게 되는데...

이러한 역사가 반복하지 않기 위해선 잊지 말아야 함에...!

이렇게 하나하나 또다시 배우며 대한민국의 국민임을 자랑스레 여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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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석의 한국사 한 권 - 한 줄 코드로 재밌게 읽고 평생 기억하는
서경석 지음, 염명훈 감수 / 창비교육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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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 역사의 흐름을 한 권으로 정리할 수 있었던 책입니다. 외우는 요령을 한 수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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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식의 뇌과학 -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나를 설명하는 뇌의 숨겨진 작동 원리
엘리에저 J. 스턴버그 지음, 조성숙 옮김, 박문호 감수 / 다산초당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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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말이 무섭게 들렸습니다.


"당신이 인식하는 '나'는 뇌가 만들어낸 가장 정교한 착각이다!"


그럼 난 누구인 건가...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한다고 여겼는데 우리의 지각, 기억, 감정, 행동에는 뇌의 '무의식'이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

이번을 계기로 뇌의 숨겨진 작동 원리에 대해 이해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의식은 뇌의 일부가 아니라

거의 모든 것이다


인간의 무의식적 행동과 충동을 파악하는

가장 독보적인 안내서


무의식의 뇌과학



예일대 뉴헤이븐병원의 신경의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엘리에저 J.스턴버그'

그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의 근본적인 이유를 발견할 수 있을까?'


라는 주제를 목표로 

그동안 뇌의 행동 연구-새롭고 기발하지만 행동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뇌를 살펴보지는 않는다-에 의존했다면

이 책에서는 인간의식에 대한 여러 질문을 연구하기 위해 '뇌'라는 블랙박스를 균열시킨 뒤 내부의 작동방식을 관찰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신비한 현상은 물론, 아주 일상적으로 내리는 결정의 밑바탕에도 뚜렷한 신경학적 회로가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회로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단편적 경험들을 하나의 원인으로 통합해 설명해 주고 있다는 사실도 밝히는데...


뇌의 의식계와 무의식계의 작동방식을 모두 추적하고

이 두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동시에 작동하는지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상호작용해서 우리의 경험을 만들어내고 자아의식을 유지시키는지

살펴보며


'나는 왜 이렇게 느끼고 행동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도록 해 주는 이 책.

여느 철학책보다 더 사유할 수 있었으며

마지막에 저자는 우리에게 숙제를 남겨주었는데...


뇌 연구가 발전할수록 블랙박스를 파헤치는 여정도 계속되어야 한다. 집단 아이디어를 충분히 활용해 사고와 행동 패턴이 신경과학 메커니즘에 꼭 맞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증거는 거기에 있다. 이제 빈틈을 채우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 page 380


꿈, 습관, 기억, 환상, 다중인격 등 우리 삶과 밀접한 주제로 익숙한 경험부터 신경질환의 놀라운 사례까지, 

신경과학과 뇌과학, 철학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무의식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었는데...


뇌의 무의식은 과거 경험을 회상하고 시연하는 방법으로 옛 정보를 시뮬레이션해 우리의 학습과 성장을 도와준다. 무의식은 방대한 기억 저장 창고에서 정보를 가져와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한다. 문제는 기억이 항상 믿을 만한 정보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무의식은 기억에 의존해 시뮬레이션을 한다. 그렇다면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것이라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

무의식계의 논리에 따르면 뇌는 정보에 빈틈이 생길 경우 기억에서든 맥락에서든 정보를 끌어와 그 빈틈을 메운다. 하지만 정보의 빈틈이 지각의 빈틈이 아니라 기억 자체에 생긴 빈틈이라면? 무의식은 거대한 기억 저장 창고의 정보에 의존해 시뮬레이션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창고에 구멍이 생기면 무의식은 그것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가? 이미 알다시피 뇌는 자체적으로 이야기를 꾸며낼 수 있다. - page 165 ~ 166


이로 인해 무의식이 우리의 행동을 설계하고 기억을 재편하며, 심지어 '자아'라는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는 사실이.

그래서

"당신이 '나'라고 믿는 자아가 뇌가 만들어낸 가장 정교한 착각이다!"

이 말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뇌의 무의식적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는 어쩌면 ''를 이해하는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미스터리라고 선포되었던 것들.

조금씩 밝혀지는 진실들.

그리고 앞으로 채워질 진실들까지.

우리 삶의 방향이 또 어떻게 바뀔지 기대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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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책
로스 게이 지음, 김목인 옮김 / 필로우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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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읽지 않아도...

이미 제목만으로도 '기쁨'을 얻은 듯한 느낌을 받았던 이 책.

어떤 기쁨들이 있을지 궁금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시집 『부끄러움 없는 감사의 목록』으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미국의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로스 게이'

그가 전하는 '기쁨'이란 무엇일지 천천히 읽어보겠습니다.


기쁨의 책


2018년 7월의 어느 날

기쁨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을 나누는 일에 즐거움과 매력을 느낀 나머지

매일 기쁨에 관한 에세이를 한 편씩 쓰면 근사하고, 심지어 유익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

자신의 생일 8월 1일부터 시작해

초고는 빠르게 쓸 것

손으로 쓸 것

매일 기쁨에 대해 생각하고 글을 쓰면서 시간을 보내기

그렇게 매일 기쁨을 하나씩 1년 동안 쓰겠다고

나름의 규칙을 정하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 에세이를 쓰는 규율 혹은 연습이 일종의 기쁨 레이더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슬픔이나 두려움, 고통이나 상실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압도적으로 기쁨이 더 많아짐을 느끼게 되고

이제 이를 공유하고자 책으로 우리들에게 이야기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100여 편의 에세이.

친구에게 붙여 준 별명, 공항에서의 짧은 대화, 낯선 이와의 하이파이브, 정원에서 자란 식물의 생명력 등 

세심한 관찰을 통해 언어로 표현했던 기쁨들.

하지만...

마냥 기쁨만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특히 '흑인'을 향한 시선을 거침없이 서술하면서


그래서 뭐가 기쁨이냐고? 여러분이 한 흑인이 쓴 기쁨의 책을 계속 읽고 있다는 사실이다. 검은 기쁨의 책을.

공기처럼 매일. - page 217


그는 우리에게 일상에 스며든 편견과 폭력에 맞서는 가장 우아한 방식으로 기쁨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그의 이야기가 막 공감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응?

왜?

어......

그래도 그가 '기쁨'에 대하는 태도만은 배우고 싶었습니다.


책을 읽고 나서 그가 했던 말들 중


여러분이 아마란스에 더 다가가 본다면, 밝은색 꽃들(차츰 옅어지며 라벤더색으로 변하는 불그스름하고 강렬한 분홍색) 속에서 꽃들이 씨앗들에 길을 내주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될 텐데, 꽃마다(벌들은 이 사실을 안다, 꿀벌과 발레리나들, 내가 볼 수 없는 많은 벌들.) 내 어림짐작으로는 씨가 수천억 개다. 씨가 꽃마다 수천억 개란 말이다. 꽃이 100송이쯤 되니까 그 말은, 이참에 내 수학 실력을 확인하라, 씨가 수십조 개란 것이다. 그 말은, 여러분의 계산기는 잠시 치워두고, 수십조 그루의 미래 식물들, 그 각각에서 얼마나 많은 꽃, 얼마나 많은 씨(이 중 일부는 지금 내 주머니 속 종이봉투에 있으니 정말 감사한 일이다)가 나오겠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기하급수적 성장의 실제 의미다. 이것이 내가 감사에 대해 탐구하는 이유다. 혹은 길가의 틈새 앞에서 표하는 감사의 의미다. - page 74 ~ 75


새삼 길을 걸을 때 고개를 숙이게 되었고 

아스팔트 사이에 피어난 작은 꽃들에 눈길이 갔었고 

미소 지으며 감사를 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오늘 아침이, 오늘 이 하루가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이 기분.. 나누고 싶네요.


현실의 무게에 소소한 기쁨을 느끼지 못한 우리들에게 전한 기쁨들.

마치 세잎 클로버 같았던 이야기들.

덕분에 이제 맘껏 기뻐할 일만 남았었습니다.


기쁨은 어쩌면 무언가를 가리키는 우주의 거대한 손가락 같은 것일지 모른다. 아니, 기쁨은 우주의 거대한 손가락이 무언가를 가리킨 뒤, 그 무언가(그것은 십중팔구 이미 거기에 있었을 테고, 그래서 내가 인간의 손가락이 아닌 우주의 손가락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가 모습을 드러내는 것에 가까울 것이다. 오호! 아니면 우아, 저거야! - page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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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커처 창비청소년문학 140
단요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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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22년 소설 『다이브』로 데뷔한 후

2023년 『세계는 이렇게 바뀐다』로 박지리문학상을,

개의 설계사』로 문윤성SF문학상을 수상하며 종횡무진 활약해온 '단요' 작가.

이번엔 이민 2세대 청소년 '주현'이 다양한 인간관계를 경험하며 스스로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이야기로,

한국 사회의 단면을 보여준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인 다문화 시대에 진입은 하였지만...

여전히 거론되고 있는 차별, 편견...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정책도 중요하지만 우선 우리의 인식부터 중요함을...!

과연 소설 속에선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불완전한 조각들이

엉키고 섞이면서 완성되는 삶


이 가면을 쓰고

나는 무엇이 될까


캐리커처

스리랑카 출신 어머니 밑에서 자란 '김주현'

식당 사장이지만 시비 거는 손님에게 사과를 하는 모습에 


"말도 이렇게 잘하면서 왜 못하는 척하냐고. 아니면 아니라고 말해도 되는 거잖아. 왜 고모가 주방에서 나올 때까지 가만히 있는 건데."

엄마가 호호 웃는다.

"저 양반, 딱 봐도 깔보는 상대한테 한 소리 들으면 훨씬 더 심하게 꼬장 부리는 스타일이야. 좋게 좋게 하자는 말 모르니. 나쁘게 생각하면 주름진다. 이 나이에는 주름 하나하나가 다 돈인 거 알지." - page 11 ~ 12


그런 엄마가, 아니 이런 게 싫은 주현...

갖가지 말을 입속에 눌러 담은 채 엄마가 내온 우거지국밥 한 그릇을 먹으려던 찰나

고모가 커다란 상자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납니다.


"주현아, 이따 승윤이네 어머니 오시면 이거 전해 드려라."

"뭔데요?"

"한라봉. 항상 신세 지고 있으니까 감사 인사도 드리고." - page 14


사실 주현은 얼마 전부터 승윤네 부모님의 호의로 대치동 학원 주말 강의를 들으러 다닙니다.

처음 학원에 들어선 날 거의 기절할 뻔했는데...

강의실 전체에 새하얀 애들로만 채워져 있는 모습에 주현은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 동네 애들은 모두 '진짜' 한국인이고, 아빠들은 죄다 근사한 사무실에서 일하고, 집은 언제나 아파트다. 여기에 몇 번을 오더라도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승윤 형이 돌연 낯설어졌다. 그러나 돌아보면 이 낯선 감각은 처음부터 내 안에 있었다. - page 17


한편 주현의 학교에는 이민 2세대 청소년이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주현과 동갑인 '요한'은 주현과 달리 목소리가 작고 소심합니다.

승윤의 비호 덕분에 무리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지 않았지만 '동남아'라 부르는 게 불편한 주현은 승윤에게 항의해 보지만...


"하는 짓이 같아야 같은 대접을 해 주지, 노아가 요한이랑 같냐. 그래도 잘해 주려 노력하고 있긴 해."

"그런 별명을 붙이는 게 노력인가. 난 아니라고 보는데. 형도 호주 살면서 힘든 거 많았을 테니까, 이런저런 부분 생각해서 잘해 줄 수도 있는 거잖아."

승윤은 잠깐 아무 말도 않더니 단호한 어조로 으르렁댔다.

"야 인마, 그렇게 부르는 이유가 있을 거 아니야. 너도 남아시아 할래?" - page 42 ~ 43


요한의 잘잘못을 떠나, 수많은 특징 중 가장 손쉽게 공격할 수 있는 부분은 왜 그의 '존재'에 대한 것일까...?


주현은 한국에서 나고 자라 자신의 정체성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살았지만 요한의 문제로부터 정체성에 대해 알고 싶었고

그래서 문학 과제에 스리랑카 내전을 다룬 『말리의 일곱 개의 달』을 소재로 제안하게 되고

이 소설로 친구들은 주현을 스리랑카 내전 사령관인 프라바카란에 빗대어 '반군 사령관'이라 부르며 치켜세웁니다.

장난스러운 선망의 눈길을 받으면 받을수록 자신이 친구들과 다르다는 것을 체감하게 되는 주현...

게다가 승윤이 점점 과도한 것을 요구하면서 주현은 승윤과 아슬아슬한 관계에서 균열이 생기게 되는데...


"내가 나라는 이유만으로 반겨 줄 사람이 어딘가에 있을까?"


소설이 참... 묵직했습니다.

남을 가리킨 손가락 뒤 나머지 손가락이 가리킨 나에 대해...


책 제목처럼 '캐리커처'라는 의미에


내가 생각하기에 어딘가에 온전히 소속된다는 것은 캐리커처에 갇히지 않을 권리를 가지는 것이다.

...

캐릭터에 완전히 잡아먹히는 상황만 피할 수 있다면 이건 큰 문제가 아니다. 솔직히 인정하건대 그때그때 캐리커처를 갈아 끼우는 능력은 인생살이를 돕는다. - page 81


모두가 저마다의 가면을 쓴 채...


누군가 가면을 벗어던지고 자기 맨 얼굴을 보이려 한다면, 건방지다는 소리나 듣겠지.

왜 저만 이런 일을 당하나요? 불공평합니다.

너만 당하는 게 아니니까 가만히 있거라.

제가 더 심하게 당하는데요......

그런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겠지? 내가 보기엔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이 나라 사람들은 소속감 없는 상태에 소속된 사람들 같다. 돈만 잘 벌면 되는 나라라는 건 그런 의미 같다. 사람은 자기 주제를 알아야 하고, 분수에 맞지 않는 짓을 하려면 돈이라도 많아야 한다는 거다. 나는 그게 언제나 싫다. 우리가 아무리 가까워지더라도 너한테 허락된 배역은 이것이고, 네가 넘어올 수 있는 선은 딱 여기까지라며 세상 전체가 조용히 속삭이는 듯한 느낌이... - page 82


'더불어 산다'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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