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일대 뉴헤이븐병원의 신경의학자이자 신경과학자인 '엘리에저 J.스턴버그'
그는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방식의 근본적인 이유를 발견할 수 있을까?'
라는 주제를 목표로
그동안 뇌의 행동 연구-새롭고 기발하지만 행동의 근원을 밝히기 위해 뇌를 살펴보지는 않는다-에 의존했다면
이 책에서는 인간의식에 대한 여러 질문을 연구하기 위해 '뇌'라는 블랙박스를 균열시킨 뒤 내부의 작동방식을 관찰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인간이 경험하는 가장 신비한 현상은 물론, 아주 일상적으로 내리는 결정의 밑바탕에도 뚜렷한 신경학적 회로가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회로가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단편적 경험들을 하나의 원인으로 통합해 설명해 주고 있다는 사실도 밝히는데...
뇌의 의식계와 무의식계의 작동방식을 모두 추적하고
이 두 시스템이 어떤 식으로 동시에 작동하는지
더 중요하게는 어떻게 상호작용해서 우리의 경험을 만들어내고 자아의식을 유지시키는지
살펴보며
'나는 왜 이렇게 느끼고 행동하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찾아가도록 해 주는 이 책.
여느 철학책보다 더 사유할 수 있었으며
마지막에 저자는 우리에게 숙제를 남겨주었는데...
뇌 연구가 발전할수록 블랙박스를 파헤치는 여정도 계속되어야 한다. 집단 아이디어를 충분히 활용해 사고와 행동 패턴이 신경과학 메커니즘에 꼭 맞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증거는 거기에 있다. 이제 빈틈을 채우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 page 380
꿈, 습관, 기억, 환상, 다중인격 등 우리 삶과 밀접한 주제로 익숙한 경험부터 신경질환의 놀라운 사례까지,
신경과학과 뇌과학, 철학을 종횡무진 넘나들며 무의식의 실체를 파헤치고 있었는데...
뇌의 무의식은 과거 경험을 회상하고 시연하는 방법으로 옛 정보를 시뮬레이션해 우리의 학습과 성장을 도와준다. 무의식은 방대한 기억 저장 창고에서 정보를 가져와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한다. 문제는 기억이 항상 믿을 만한 정보원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무의식은 기억에 의존해 시뮬레이션을 한다. 그렇다면 정보가 불완전하거나 잘못된 것이라면 어떤 일이 생기는가?
...
무의식계의 논리에 따르면 뇌는 정보에 빈틈이 생길 경우 기억에서든 맥락에서든 정보를 끌어와 그 빈틈을 메운다. 하지만 정보의 빈틈이 지각의 빈틈이 아니라 기억 자체에 생긴 빈틈이라면? 무의식은 거대한 기억 저장 창고의 정보에 의존해 시뮬레이션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창고에 구멍이 생기면 무의식은 그것을 어떻게 메워야 하는가? 이미 알다시피 뇌는 자체적으로 이야기를 꾸며낼 수 있다. - page 165 ~ 166
이로 인해 무의식이 우리의 행동을 설계하고 기억을 재편하며, 심지어 '자아'라는 이야기를 써 내려간다는 사실이.
그래서
"당신이 '나'라고 믿는 자아가 뇌가 만들어낸 가장 정교한 착각이다!"
이 말이 나올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뇌의 무의식적 작동 원리에 대한 이해는 어쩌면 '나'를 이해하는 방법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동안 미스터리라고 선포되었던 것들.
조금씩 밝혀지는 진실들.
그리고 앞으로 채워질 진실들까지.
우리 삶의 방향이 또 어떻게 바뀔지 기대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