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건넨 말들 - 영광과 몰락이 교차하는 유럽 도시 산책
권용진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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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사유하며 유럽을 거닐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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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혁신 - 혁신을 원한다면 반역자가 되라
이주희 지음 / EBS BOOKS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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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역시도 그랬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깔끔한 프리젠테이션과 애플의 세련된 디자인만 보고 혁신을 우아하고 낭만적인 것으로 여겼지만...

사실 이는 혁신의 결과물일 뿐 그 내면엔 누군가를 짓밟고 올라서는 일이라는 것을.

잔인하고도 폭력적일 수밖에 없는 '혁신'.

그리고 혁신의 역사를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주는 장소가 바로 '전쟁터'라는 사실이 조금은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기에 혁신을 제대로 마주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동명의 다큐멘터리 <강제혁신>을 연출한 EBS 이주희 PD가 세계적인 석학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혁신의 실체를 들여다본다고 하였습니다.

기대도 되고 두렵기도 한...

하지만 알아야하는 사실이기에 읽어보았습니다.

전쟁터에서 찾은 삶의 승패를 가르는 조건

멈추는 것은 후퇴를 의미한다!

앞서고 싶다면 처절하게 혁신하라!

강제혁신



우리는 보통 혁신을 이야기할 때면 '아이디어'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혁신적 아이디어만 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여기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디어 그 자체로는 아무런 변화를 일으킬 수 없다는 것을.

오히려 아이디어를 생각하는 것보다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중요함을 말하고 있었고 이 지점에서 '권력의 필요성'이 등장하게 되면서 우리는 권력에 집중을 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혁신에서 권력이 중요한 건 단지 추진력을 얻기 위해서만이 아닌 근본적인 이유가 숨어 있었습니다.

바로, '진정한 혁신'은 항상 기득권을 공격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며 '혁신'이 본질적으로 권력을 둘러싼 정치적 행위가 될 수박에 없으며 일종의 '반역 행위'로 간주될 수 있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천재가 될 필요는없지만 용감한 전사는 되어야 하는 것.

의미심장하지 않나요!

그래서 책에서는 '혁신'과 '권력'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화약혁명의 역사에서 뽑아낸 이야기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그럼 하나의 의문이 생겼었습니다.

왜 '화약혁명'을 통해 혁신에 관해 이야기를 할까...?

농업혁명이나 산업혁명도 있는데 왜...? 란 의문이 들었는데 그 이유는 바로 혁신의 현장이 바로 '전쟁터'였다는 점 때문이었습니다.

혁신에 대해 가장 냉혹한 선생을 찾고자 한다면 화약혁명 이상의 선생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리하여 화약혁명으로부터 혁신의 4법칙을 찾게 됩니다.

과거의 정체성에서 벗어나라

멈추지 말고 끊임없이 진화하라

절체절명의 위기의식을 가져라

충성심 대신 용기를 품어라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같았지만 이렇게 마주하니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혁신'이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처음 화약을 발명한 것도 중국이었고 처음 화약 무기를 만든 것도 중국이었는데 왜!

"동아시아에서는 왜 화약혁명이 정체되었는가?"

"동양의권력자들은 왜 화약혁명을 지속하지 않았는가?"

였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피비린내 나는 경쟁'과 관련있음에...

생존경쟁이 사라지고, 위기의식이 사라지자 화약혁명도 함께 사라진 것이다.

...

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다. 청나라의 패권은 압도적이었고 조선이나 일본도 자국 역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오랜 평화를 누렸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권력의 이익에 반하는 혁신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없었다. 혁신이라는 수레바퀴는 생존경쟁과 위기의식이라는 강제력 없이는 앞으로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 page 222 ~ 223

혁신을 위해 필요한 기득권을 해체하려는 용기와 이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 권력이라는 운전대를 잡고 과감히 가속 페달을 밟는 자.

이 자가 바로 다음 역사의 주인공이 될텐데 과연 누가 될지...

"우리가 스스로를 잡아먹지 않으면

다른 누군가가

우리를 잡아먹을 겁니다."

-스티브 잡스

이 말이 이 책에서 전하고자 한 바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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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이 있는 집
김진영 지음 / 엘릭시르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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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책을 구매할 때 나름의 기준이 있습니다.

우선은 좋아하는 작가, 좋아하는 장르, 드라마나 영화화하는 혹은 했던 작품을 고르게 되는데...

이 소설도 그런 이유로 구입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출판된 지 꽤 되었었네요?!

최근에 종영한 이 드라마.

사실 드라마보단 책이 더 끌렸던...

여튼 마당이 있는 이 집의 실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완벽한 집, 행복한 가정,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마당에서 시체 냄새가 난다."

마당이 있는 집



2016년 4월 9일 토요일

의사 남편 재호에 똑똑하고 잘생긴 아들 승재, 완벽한 집.

모자랄 것 없는 풍족한 주란은 사실 친구들을 초대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직 실내 인테리어를 완벽하게 마무리하지 못한데다, 이사 온 이후로 아이 전학 문제를 비롯해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는데 친구들의 성화에 어쩔 수 없이 초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사 올 때부터 계속 이런 냄새가 난 거야?"

민영이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화단에서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물었다.

"글쎄...... 한 일주일? 더 오래됐을 수도 있고......"

실은 이 냄새 때문에 창문을 열지 않은 지도 일주일이 넘었다.

"주란아, 화단을 한번 파보지그래? 정말 동물 사체가 있을 수도 있잖아." - page 11

남편은 금방 사라질 거름 냄새로 치부했지만 그럼에도 꺼림직했기에 야전삽으로 흙을 긁어내듯이 쓸어내렸습니다.

'여긴 아무것도 없어. 거름 냄새일 뿐이야.'

아무것도 없다는 걸 확인한 뒤 행동을 멈출 수도 있었지만, 다시 한번 삽을 흙에 더 깊숙하게 꽂았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건 파란색 나무 막대기가 아니었다. 식물의 뿌리도 아니고, 동물 사체는 더더욱 아니었다.

가늘고 긴 사람 손가락이었다. - page 17

이 사실을 남편에게 알렸지만 잘못 봤다며 그저 쓰레기였다고 단정해버리는 그.

그러고는 다시 화단에 오니 시체는 사라지고 없어졌습니다.

또 한 명의 여자가 등장하게 됩니다.

남편 윤범의 폭력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지만 이혼을 해도 갈 곳이 없고 게다가 임신을 해 더 이상 이혼마저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버티며 살아가는 '상은'.

그런 그녀에게 경찰의 전화 한 통이 걸려오게 됩니다.

하지만 그 속 사정은...

남편을 죽이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기기까지 여러 번 망설였지만 후회는 없었다. 나는 남편을 죽인 살인자이지만 그 사실은 이제부터 잊기로 했다. 나는 피해자의 부인이어야 하니까. 눈을 감자 남편의 마지막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 page 56

남편의 사건은 자살로 종결 났지만 원래 상은의 계획은 사고사이거나 그날 만나기로 한 의사-재호-에게 살해당해 사망보험금을 타고자 했던 것이었습니다.

어떻게든 빌미를 만들어 돈을 받아내고자 스스로 사건에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재호의 약점을 잡기 위해 윤범은 죽기 전 하나의 휴대폰을 입수하게 되고 '수민'이란 여자아이의 것이었습니다.

이를 빌미로 재호에게 접근하는 상은.

남편 재호의 지인-윤범-의 사건도 그렇고 좀처럼 사건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몰라 방황하는 주란.

수민의 죽음.

결국 이 두 여성은 사건의 진실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데...

과연, 주란의 남편은, 살인자인가...?

나는 일부러 다른 곳에는 시선을 주지 않고, 2층 승재 방으로 올라가 아이가 얘기한 물건들을 빠르게 채이기 시작했다. 태블릿과 헤드폰, 그리고 아이의 여름옷을 챙기던 중 서랍 깊숙이 있던 낯선 물건을 발견했다. 동그랗게 매듭지은 주황색의 나일론 끈이었다.

...

승재는 이 범죄와 아무 관련이 없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나는 그렇게 다짐을 하고 스스로를 세뇌시키려 했지만 또다시 덜컹하면서 마음과 몸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었다. 승재를 의심하면 안 된다. 믿어야만 한다. 그래야 내가 계속 살아갈 수 있다. - page 377 ~ 378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습니다.

소설을 읽으면서도 영상화되던데... 드라마는 어떻게 표현했을지도 궁금해지고...

인상적인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마치 주란 자신의 모습을 빗대어 표현했던 문장이 그러했고

"상은 씨는 어떤 꽃을 좋아해요?"

"전 좋아하는 꽃도 없고 꽃 이름을 잘 알지도 못해요."

"징그럽죠? 멀리서 봤을 때는 예뻤는데 가까이서 보니까 안에 빼곡히 든 수술도 소름끼치고. 악마가 입을 벌리고 있는 것처럼......" - page 337 ~ 338

마지막 상은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도 그러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정말 볼 일이 없겠죠? 어디선가 잘살고 있기를 바랄게요. 이 세상에 쉬운 삶은 없어요. 자신을 특별히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말아요. 우린 모두 다 평범하게 불행한 거예요. - page 375

진한 여운을 남겨주었던 이 소설.

그럼... 이제 이 여인들은 새로운 인생을 잘 살아나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자 주란에게 많이도 등장하였던 '망상'이란 단어만이 남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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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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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감수성으로 전 세계에 넓은 독자층을 가진 작가 '오가와 이토'.

저 역시도 좋아하는 작가분 중 한 분인데...

최근에도 그녀가 이십 대에 쓴 장편소설을 만난 바가 있었는데 이번에 또 만나게 되니 역시나 설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목부터 벌써 '힐링'을 선사할 것 같은 이 소설.

이번엔 어떤 느낌으로 제 가슴에 채워질지 기대하며 읽어보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와 릴리를 둘러싼,

같은 피가 흐르는 가족의 이야기다."

생명의 연결, 그 반짝임을 그려 낸 오가와 이토의 특별한 성장 소설

패밀리 트리 


그렇기에 릴리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내 뇌리에는 맨 먼저 툇마루에 무릎을 끌어안고 앉아 하늘을 올려다보던 조그맣고 포동포동한 그녀의 실루엣이 무지개처럼 아련히 나타나곤 한다. - page 8

이야기는 신슈에서, 나와 릴리를 둘러싼, 같은 피가 흐르는 가족 이야기 시작되었습니다.

호타카의 작은 여관에서 태어난 겁 많은 소년 '류세이'.

해마다 여름이면 도쿄에서 특급 '아즈사'를 타고 찾아오는 '릴리'.

그렇기에 어린 소년에게 여름은 곧 릴리고, 릴리는 곧 여름이었습니다.

릴리는 가끔 하늘나라 여행에 빠지는 어딘가 아련하였고, 귀엽기는 하지만 조금 심술쟁이인, 도시 아이 주제에 자연 속에서 놀거리를 찾아내는 그런 그녀와 함께 지내는 여름만이 소년에게 살아갈 힘을 주었기에 언제나 여름만 기다리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릴리가

"류"

라고 부를 때면 배 속 구석구석까지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 같은, 사랑인 줄도 모른 채 릴리만을 바라보는 류세이.

그러다 우연히 강아지를 발견하게 됩니다.

'바다'란 이름을 지어주고 바다를 통해 일 년 내내 릴리가 찾아올 여름만 기다리던 소년에게 모든 계절이 발하는 순간순간의 반짝임을 배우게 됩니다.

나, 릴리, 바다가 아름다운 삼각형을 그리듯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그해 여름을 조용히 지냈다. - page 100

하지만 안타깝게도 바다와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된 소년에게 릴리의 나지막한 목소리.

"어쩔 수 없는 일이야." - page 120

그렇게 소년은 큰 좌절과 절망을 겪으며 어른으로의 여정에 들어서게 됩니다.

어른이 되면서도 그의 방황은 계속되고 그런 그에게 건넨 기쿠 할머니의 이야기는 깊은 인상을 남겨주었었습니다.

흙 찜질을 하면서

"흙 속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도 이렇게 풀이 우거졌기 때문이야. 인간은 금세 잡초라고 뽑아 버리고 말려 죽이고 하잖냐? 하지만 세상에 신께서 만드신 것 중에 쓸모없는 건 하나도 없는 거야. 쓸모없는 건 인간이 돈벌이를 위해 만든 것뿐이지. 땅과 가까운 곳에 있으면 여러 가지가 아주 잘 보인단다."

나는 정말 기분이 평온했다. 그래서 할머니가 "그때 불이 나서......"라고 했을 때, 순간적으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 내 기억으로 기쿠 할머니가 구체적으로 화재를 언급하는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

"불이 나서 다행이라고는 입이 찢어져도 말 못 하고 또 그렇게 단순한 일은 아니다만, 그래도 말이다, 류세이."

기쿠 할머니는 또렷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내 뺨은 그때 이미 눈물로 빛나고 있었을 터였다.

"살아 있으면 꼭 좋은 일도 있는 법이야. 신께서 그렇게 심술궂은 일은 하지 않으신단다. 선하게 살기만 하면 언젠가 자기한테 돌아오는 법이야." - page 201 ~ 202

릴리와 류세이, 여관을 운영하는 기쿠 할머니와 그 아들 스바루 아저씨, 여관에 세 든 형태로 살고 있는 류세이 가족, 아버지가 두 집 살림을 하는 릴리네 가족 등 기쿠 할머니로부터 뻗어 나온 나무는 대를 이어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덤덤히 그려나간 이야기.

하지만 각각의 인물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로 섬세했던 이야기.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이야기가 아니었나 싶었습니다.

누구나 겪는 성장통.

마냥 아파하지 않고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은 혼자선 살아갈 수 없구나. 릴리, 너랑 멀어지고 나서 그걸 잘 알았어."

나는 말했다.

"사람이 한 사람한테서 태어날 수 없는 거랑 마찬가지일지도 몰라." - page 373

지금 존재하고 있는 나는 결코 혼자 서 있는 것이 아님을 일러준 이 소설.

덕분에 주변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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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밀리 트리
오가와 이토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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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름, 그들의 이야기가 잔잔히도 와 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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