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관들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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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보면 참...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부정부패를 저질러서 카메라 앞에, 국민들 앞에 고개를 숙이고 들어가는 고위 간부들.

하지만 그들에게 주어진 형량은 여느 소매치기범처럼 가볍거나 보석으로 풀리는 것이 대부분.

그것도 아니면 휠체어를 타고 병색이 완연한 모습으로 하루 사이에 환자가 되어 법 사이를 빠져나가는 이들...

그래서 가끔 그들이 죄를 지어서 잡히게 되면 '어차피 풀어줄 걸 왜 잡는지...?'란 의문마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는 사이다 같은 발언이었습니다.


"잘못을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인데 당연하지 않은 현실.

과연 소설 속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였습니다.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

우리를 분노하게 만드는 자, 침묵하는 양심이 독이 되어 돌아온다.


집행관들


 


"나...... 동식이야...... 허, 동, 식." - page 9


낯설고 생소한 이름이었습니다.


"대동고등학교 3학년 3반!" - page 9


아마도 서로 친한 사이가 아니었기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그를 본 적이 없기에 까맣게 잊힌 이름.

그런 그가 뜬금없이 자신의 대학교 앞 카페에 있다는 한 마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어버립니다.

분명 뭣 좀 팔아먹거나 돈 몇 푼 꿔달라거나 그것 말고는 딱히 올 이유가 없었습니다.


"실은 부탁이 있어서 왔다."

허동식은 희멀건 낯짝을 탁자 앞으로 쑥 내밀었다. 그러고는 카페 안을 휘휘 두리번거렸다. 그의 두 눈에 원인 모를 경계심이 꾸역꾸역 몰려들었다. 카페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짧은 커트 머리 여자는 카운터에서 계산을 하고 있었다.

"노창룡 자료가 좀 필요한데......"

"누구?"

"해방 전에 고등계 형사를 지낸...... 네가 지난봄에 칼럼에도 썼잖아." - page 12


삼일절을 앞두고 한 신문사의 청탁을 받아 노창룡에 관한 칼럼을 썼던 그, 최주호.

25년 만에 불쑥 찾아온 고교 동창은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친일파 자료, 그리고 암호처럼 툭 내던진 알 수 없는 말들을 남기고 떠나버립니다.

과연 그는 친일파 자료를 부탁하여고 온 걸까...?

아니면 또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수위실에 웬 꼬마가 찾아왔다는데요." - page 19


김 조교의 말에 최주호는 아이가 있는 쪽으로 다가갑니다.

그런데 아이는 누군가 봉투를 전해주라고 시켰다며 자신에게 봉투를 건네는데 그 속엔 낯익은 제목의 칼럼이 보였습니다.

 


뭔가 예사롭지 않은 일들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때 낯선 번호의 전화가 걸려오고...


"어제 미처 말하지 못한 게 있어서......"

하마터면 그의 부탁을 그냥 지나칠 뻔했다. 칼럼 쓰는 데 집중하느라 노창룡을 까맣게 잊었다. 그의 수상한 방문도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노창룡이 사용하던 고문 자료도 부탁한다."

"고문 자료?"

"그래. 물고문이나 전기고문 같은 거 있잖아." - page 22


정말 터무니없는 부탁을 하고 끊어버리는 허동식.

그래도 자료들을 찾아 넘겨준 최주호.


그로부터 며칠이 지났을까...

노창룡의 사건이 인터넷에 떠들썩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건 노 씨가 살해되기 직전까지 장시간 고문을 받았고 그 고문은 노창룡이 친일 행각. 일제 고등계 형사들이 자행했던 고문 수법으로 죽음을 맞이하게 된 것입니다.

뭔가 기이한 음모가, 자신만 모른 채 은밀히 진행되고 있는 느낌인... 우연이 아닌 이 사건...

도대체 허동식은 그에게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있는 것일까...?


아무리 친일파의 죽음이라 하더라도 검찰 쪽에서는 범죄자를 잡아야 하기에...

문 검사장은 우경준에게 조용히 불러내 이야기를 합니다.


"자넬 보자고 한 건 다름이 아니고......"

그는 바지 뒷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힌 신문지를 꺼내 펼쳤다. 「경찰이 풀어야 할 다섯 가지 의혹」, 「CCTV를 무용지물로 만든 완벽한 범행」...... 커다란 고딕체 기사 제목이 한눈에 들어왔다.

"노창룡의 조카가 고검장님인 건 알고 있나?"

"그렇습니다."

"그럼 됐네. 더 말해 뭣하겠나." - page 49


노창룡의 사건을 맡게 된 우경준.

사건을 들여다볼수록 이보다 더 전문가들이 따로 없습니다.

이 사건의 범죄자들은 누구일까...?


사건은 노창룡의 죽음을 시작으로 부정부패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은 이들이 하나 둘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그들은 진정한 '집행관들'이라 할 수 있을지...

소설은 우리에게 일침의 목소리를 건네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 소설의 첫 사건이었던 '노창룡 사건'을 보며 이 이야기로 잠시 생각에 잠기곤 하였습니다.

 


애국지사와 민주인사를 탄압하고 유린했던 친일파들.

이들의 세력이 아직도 남아있다는 것이, 그럼에도 우리는 죄를 묻기보다는 묵인하고 있다는 것이 옳은 일인지...

역사의 심판에는 시효가 없다는 이 말이...

저에겐 울림으로 남곤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인상적이었던 이야기.


"무슨 일을 꾸미는 건지 말해 봐. 아무런 명분도 없이 그런 일을 할 수는 없잖아."

"명분은 없어. 우린 집행관으로서 역할을 할 뿐이야."

"집행관?"

"그래. 법을 집행하는 집행관."

"그게 사람을 고문하고 형벌로 다스리는 건가?"

"그것도 집행의 한 방법이지."

"그래서 얻고자 하는 게 뭔데?"

"......"

"법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겠다는 건가? 아니면 그렇게 해서라도 사람들에게 대리만족을 시켜주겠다는 건가?"

"좋을 대로 생각해."

"이해가 안 가는군......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

유람선은 물살을 가르며 선착장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난 세상을 바꾸려는 게 아니야. 불타는 정의감 때문도 아니지. 그런 건 나와는 맞지 않아."

"그럼, 대체 이유가 뭐야?"

"굳이 말하자면...... 우리 같은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어. 분노를 실천으로 옮기는 사람들......" - page 159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하게 심판받아야 함은 당연한 것이지만 그 당연한 것이 지켜지지 않았기에 뜨거운 심장을 갖고 분노를 표출했던 이들, 집행관들.

그들의 손에 묻은 피를 보며 그들에게 죄를 묻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에 대해 책장을 덮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선뜻 답을 내리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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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메어 앨리 스토리콜렉터 91
윌리엄 린지 그레셤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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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문구를 보게 된다면 그냥 넘어갈 독자가 있을까...!

 

영국 《가디언》지가 뽑은

'세상에서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열 권의 소설책' 선정!

 

뒤늦게 그 빛을 발하게 된 이 작품.

그래서 더 궁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간은 꿈꾸고 또 두려워하기에 앞으로 나아간다...

 

나이트메어 앨리

 

 

'열 가지 쇼'의 소유주이자 변사 클렘 호에틀리가 군중을 헤치며 관객들 앞에서 외칩니다.

 

"여러분, 이 쇼는 오로지 과학과 교육 목적으로 선보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주십시오. 여러분이 보고 계시는 이 존재는....." - page 25

 

기인은 턱을 축 늘어뜨린 채 네 발로 엎드려 몸을 앞으로 내밀고는 살아있는 닭을 물어뜯고 있습니다.

그 모습을 바라본 스탠턴 칼라일.

 

우중충한 군중은 주정뱅이를 뒤로하고 말없이 무기력하게 기인쇼 밖으로 나오고 있었다. 스탠은 묘한, 아련하고 기분 좋은 미소를 띤 채 그들을 바라보았다. 파이 안에서 줄톱을 발견한 재소자 같은 미소였다. - page 29

 

그리고는 여러 쇼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마술인 듯 서커스인 듯... 그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쇼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스탠은 그들 중 마음이 끌리는 이가 있으니 바로 독심술을 하는 '모든 것을 아는 여자 ' 지나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곁엔 알코올중독자 남편 피트가 있다는 점이 조금은 거슬리지만...

 

마술도 좋지만, 나도 지나처럼 인간의 본성을 잘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녀는 모든 사람을 최고로 끌어올리는 마술을 한다. 설득, 그게 바로 지나의 쇼다. 다른 사람은 따라 할 수도 없다. 저렇게 능란한 말재주를 갈고 닦으려면 오랜 세월이 걸린다. 그녀는 말문이 막히는 법이 없다. 언제 한번 비결을 슬쩍 물어봐야겠다. 영리한 여자야. 피트 같은 주정뱅이하고 얽힌 게 유감이다. 더 이상 남자구실도 못 한다는데. 약간 나이ㅏㄱ 들긴 했지만 생긴 것도 괜찮고. - page 53

 

그러던 어느 날.

스탠은 술을 찾고 있는 피트에게 조용히 다가가 술병을 건넵니다.

그런 스탠을 바라본 피트는 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스탠, 자네 같은 청년은 위대한 독심술사가 될 수 있어. 인간의 본성을 연구해!"

...

"인류는 내일을 가리는 장막 뒤를 보려고 노력해왔다. 수정 안에서 미래를 본 사람들도 분명 있었어. 그것은 수정 자체가 지닌 특성일까? 혹은 수정을 도구로 예언자가 그저 내면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일까? 누가 알 수 있겠나? 하지만 비전은 존재해. 천천히, 일렁이는 형태로 다가오며......" - page 74

 

언짢은 스탠은 피트를 두고 자리를 뜹니다.

다음날... 피트는 싸늘한 시체로 발견이 됩니다.

그의 죽음으로 혼자가 된 지나.

그런 지나에게 다가간 스탠은 그녀에게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요령을 배우기로 합니다.

 

그러다 카니발 유랑극단에 경찰이 다가옵니다.

 

"내가 들은 건 다른 이야긴데. 말 못 하는 동물을 학대하는 음란한 불법 공연이 벌어진다고 들었어. 오늘 저녁 고발이 들어왔다." - page 117

 

그래서 쇼를 폐쇄하고 책임자를 체포하러 왔다는 경찰.

경찰에게 조심스레 스탠은 다가가 그의 마음을 읽기 시작합니다.

조금씩 놀라운 표정을 짓는 경찰은 충고만 남기고 자리를 뜹니다.

 

세상은 내 거다, 빌어먹을! 세상은 내 거라고! 사람들을 내 손아귀에 쥐고 흔들 수 있어! 기인은 위스키를 마시지. 보통 사람들은 다른 걸 마신다. 바로 약속을. 희망을 마신다고. 그들에게 약속과 희망을 주는 거야. 가능성은 무한하다. 원하는 건 뭐든지 가질 수 있어. 일면식도 없는 이 노인네를 그럭저럭 해치웠다면, 상원의원도 구슬릴 수 있어. 주지사도! - page 124 ~ 125

 

자만심이 커진 스탠은 카니발을 떠나 독심술 쇼로 보다 큰 무대에서 활약을 하게 되고...

그럴수록 그는 걷잡을 수 없는 파국을 향해 가게 되는데...

그의 앞으로의 행로는 어떻게 될지 아슬아슬하면서도 쫄깃한 긴장감과 함께 읽어보시길...

 

우리가 점성술, 독심술에 기대는 이유.

스탠이 일러주었습니다.

 

최악을 두려워하기에...

최선의 희망을 바라기에 그 희망을 누군가가 확신해서 말을 해 주면 안심을 할 수 있기에...

그들의 말에 쉽게 수긍하고 조종당하는 것이 아닐까...

 

이 소설은 내용을 만나기 전 타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스물두 장의 타로가 소설 속 불길한 중량감과 신빙성을 암시하기에 보다 몰입해서 읽게 되고, 그래서 더 무섭고 잔인하게 인간의 본성에 대한 이야기가 다가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고 책장을 덮었음에도 스탠이 이렇게 속삭이는 것 같았습니다.

 

속도를 내자, 군중들이 슬슬 들썩거린다. 하지만 이게 인생이다. 모두 나를 보고 있다. 어떻게 하는 거지?이야, 감쪽같네. 어떻게 한 건지 궁금해한다. 그들에게는 마술이겠지. 이건 인생이다. 군중들이 쳐다보면서 듣고 있으면, 무슨 이야기든 해도 된다. 그들은 내 말을 믿는다. 나는 마술사니까. - page 46

 

쉬이 헤어 나올 수 없었던 매혹적이면서도 그만큼 날카로웠던 소설, 『나이트메어 앨리』.

왠지 이번 한 번의 만남으로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읽게 된다면...

그땐 어떤 느낌으로, 나에게 무엇을 일러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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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 - 톨스토이 단편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8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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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고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요즘과 같은 시대에 이 소설의 의미는 되새겨봐야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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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원전 번역) - 톨스토이 단편선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18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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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중고등학교 때 필독서로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누군가 '톨스토이' 이야기를 하면

"나 읽어본 작품 있어!"

라며 기억 속 저편의 희미하게나마 간직하고 있다가...

 

최근에 세계문학들을 읽게 되면서 이 소설을 집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러시아의 문호 '투르게네프' 『첫사랑』을 만났었기에 또다시 러시아문학에 관심이 갔기에 어떤 작가를 읽어볼까 하다가...

19세기 러시아문학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호이자 대사상가인 '톨스토이'.

그의 작품을 읽기로 결심했습니다.

 

인간은 사랑으로 살아야 한다는 삶의 보편적 진리를

보여주는 톨스토이의 대표적 단편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책이 의미가 있었던 건 다른 책들과는 달리 영어로 번역된 책을 재번역한 것이 아닌 러시아 원전을 직접 번역한 것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더 원작의 의미를 전달하였기에 톨스토이가 전하고자 한 인생의 지혜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책의 제목과도 같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해 한 천사의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두 아이를 낳은 어머니의 영혼을 거둬오라는 명령을 거역한 죄로 인간 세상에 버려진 천사, 미하일.

그는 추운 겨울 벌거벗은 채 교회 벽에 기대어 꼼짝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를 지나가던 한 구두장이 '세몬'이 발견하게 됩니다.

솔직히 모른 척 지나가고 싶지만...

 

"세몬, 지금 뭘 하자는 거야? 사람이 곤경에 처해 죽어가는데 겁을 먹고 슬그머니 도망치려 하다니. 네가 엄청난 부자라도 된다는 거야? 돈이라도 뺏길까 봐 겁나는 거야? 이봐 세몬, 이건 옳지 못한 행동이야!" - page 12

 

그렇게 도움의 손길을 내민 세몬.

미하일을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서 숙식을 제공하며 구두수선 일도 가르치며 같이 살아가게 되고 미하일은 이 생활 속에서 세 가지 진리를 깨닫게 됩니다.

 

사람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사람에게 허락되지 않은 것은 무엇인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이렇듯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걱정과 보살핌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 있는 사랑으로 사는 것입니다. - page 43

 

사랑 사랑 사랑...

이 사랑으로 살아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는 <사람에게는 얼마나 많은 땅이 필요한가?>였습니다.

도시에 사는 언니가 시골에 사는 동생을 찾아와 서로 오붓한 시간을 보내면 좋겠지만...

언니가 도시 생활의 자랑을 하기 시작하면서 대화는 서로를 헐뜯고 비난하게 됩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악마.

 

'좋았어, 한번 붙어보자. 내가 널찍한 땅을 주지. 그리고 그 땅으로 널 내 손아귀에 넣고 말겠어.'  - page 68

 

그렇게 동생 바흠부부에서 바흠은 여자 지주가 팔려고 내놓은 땅을 악마 덕분에 자신이 소유할 수 있게 되고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당신이 출발하고 싶은 장소를 정하면 우리가 같이 갈 겁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 당신은 삽 하나를 들고 그 지점을 출발해 돌아오면 되는 거예요. 어디든 원하는 곳에 표시를 하세요. 그러니까 방향을 바꿀 때마다 삽으로 땅을 파고 풀을 심어두는 거지요. 그러면 나중에 우리가 가서 쟁기로 각 구덩이를 연결할 겁니다. 얼마나 멀리까지 가든 상관없지만 해가 지기 전에는 꼭 출발했던 곳으로 돌아와야 합니다. 그러면 그 땅은 전부 당신 것이 됩니다." - page 80 ~ 81

 

결국 그에게 주어진 땅은...

 

바흠의 하인이 달려가서 바흠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바흠은 일어나지 못하고 입에서 피를 쏟았다. 그리고 숨을 거두었다!

바시키르 사람들이 혀를 차면서 이 딱한 광경을 지켜보았다.

하인은 삽을 들고 바흠의 머리에서 발끝까지 길이에 맞춰 무덤을 파고 그를 묻었다. 바흠이 차지한 땅은 그 3아르신(1아르신은 약 70센티미터)이 전부였다. - page 88

 

인간의 욕심이란...

하지만 누구를 욕할 것도 안되었습니다.

그전에 저 역시도 '부자'가 되고 싶어 '부자가 되는 법'과 관련된 책도 찾아 읽곤 하였고... 사촌은 아니지만 주변에 누군가가 잘 되면 참...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었습니다.

욕심이 과해지면 파멸이 되겠지만 절제를 할 줄 안다면 미덕이 되지 않을까...

그래도 자신의 무덤을 스스로 파는 바보는 없겠지요...!

 

어릴 적엔

"참 교훈적인 이야기다! 그래서 읽어야하는구나..."

라며 형식적으로 느꼈었다면

어른이 된 지금에서 다시 읽게 되니

"와~!"

란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어쩌면 철학적으로 접근해 어려울지도 모르는 '사람이 살아가는 이유'라든지 '삶의 의미'에 대해 단편으로, 부담 없이 가볍게 즐기며 곱씹으며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끔 해 주었기에 단순히 한 번만 읽기보다는 두고두고 읽어야 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요즘처럼 과연 사람이 이렇게까지 잔인할 수 있지... 라 느낄 만큼 잔혹한 세상 속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고픈 생각이 든다면 이 소설을 읽으면서 그 의미를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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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2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2
송정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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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시리즈.

개인적으로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수백 쪽에 달하는 명작을 잠들기 전 10분만 투자하면 그 품격을 그대로 느껴볼 수 있다는 점!

무엇보다 작품의 내용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라든지 작가의 삶, 작품의 비하인드 스토리 등 보다 폭넓은 정보도 제공하기에 안 읽어본 사람은 있을지언정 한 번이라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 매력에 빠질 수밖에 없음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1권을 읽고 나서 2권이 빨리 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2021년을 맞이하자마자 2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장미의 이름』『젊은 예술가의 초상』『인간의 조건』......

쉽게 읽고 깊이 이해하는 단 한 권의 문학 교양서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2

 

 

이번 책에서는 트레이시 슈발리에 『진주 귀고리 소녀』를 비롯해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등 최근 작품까지 만날 수 있기에 보다 폭넓은 세계문학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이 책을 읽으면서 올해의 독서 목록에 몇 권의 책을 더하면서 보다 확장된 독서 생활까지 할 수 있기에 역시나 이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첫 문을 열어준 주제 사라마구 『눈먼 자들의 도시』는 이번에 꼭 읽어보고 싶은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도시의 모든 사람이 앞을 볼 수 없게 되고, 한 사람만이 그 '눈먼 자들의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

 

"눈이 보여."

눈 뜬 사람들이 달려가는 거리를 내려다보며 아내는 의사에게 말한다. 우리는 볼 수는 있지만 보지 않는, 눈먼 사람들인지도 모른다고...... - page 19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마친 후에도 잠시 생각에 잠겨있었습니다.

요즘의 우리네 사회의 모습...

우리 역시도 눈먼 사람들의 모습은 아닐까란 생각도 해 봅니다.

언제쯤 우리는 눈을 뜨고 아름다운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지...

 

전에 가볍게 읽었던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단 10분으로 만나게 되니 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라스콜니코프의 죄와 벌, 회개로 이어지는 이 소설.

그를 죄와 벌에서 구한 것은 소냐의 순결한 영혼에 의해, 한 사람의 사랑으로 구원됨을 보여주었었는데...

 

라스콜니코프를 죄와 벌에서 구한 것은 한 사람의 사랑이었다. 그 어떤 절망 속에서도 단 한 사람만 그 사람을 믿어준다면, 단 한 사람만 진정으로 가엾이 여겨준다면, 그렇다면 한 사람의 영혼은 구원될 수 있다고, 오직 한 사람을 위해 시베리아의 유형을 택한 소냐가 맑은 눈을 들어 동정심 없는 현대인들에게 말해준다. - page 113

 

솔직히 저에겐 아직도 회개로 진정 죄와 벌을 구원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고 있지만 언젠가 다시 이 작품을 제대로 만난다면 조금은 달라질까...?란 여운을 남기며 다른 작품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역시나 읽을 책들은 많다는 점이 저에겐 행복한 고민이었습니다.

그만큼 책을 많이 안 읽었다는 반증이겠지만...

이번엔 늘 미루기만 했던 세계문학의 거장들을 꼭 만나기로 다짐해봅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 소개된 명작들이 일러준 '인생의 길'에 대한 해답은 다양한 작가가 저마다의 이야기로 일러주었지만 결국은 믿음과 사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중에서도 에밀 아자르 『자기 앞의 생』의 모모로부터, 그리고 마지막 문장으로 저 역시도 『하루 한 편, 세상에서 가장 짧은 명작 읽기 2』를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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