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안아준다는 것 - 말 못 하고 혼자 감당해야 할 때 힘이 되는 그림책 심리상담
김영아 지음, 달콩(서은숙) 그림 / 마음책방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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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랬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울컥하고 감정 조절이 힘들어서 주저앉아버리는...

그러고 나면 밀려오는 공허함이란...

 

이를 채우기 위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여전히 책을 읽으며 위안을 받곤 합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기에 사실 제 책보다는 아이의 그림책을 많이 읽곤 합니다.

그러다 보니 가끔 아이보다 어른인 제가 울컥하고 위안을 받는 그림책들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책들은 제 책장에 꽂아두곤 하지만...

 

이 책이 끌렸던 건 '그림책 상담'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어떤 그림책들이 상처있는 어른들을 헤아려줄지 궁금해서, 그리고 그 그림책들을 저도 만나보고픈 마음에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못 하고 혼자 감당해야 할 때

이 되는 그림책 심리상담

 

마음을 안아준다는 것

 

 

저 뿐만 아니라 누구나 가슴속에 한두 가지 상처는 가지고 살아가고 있을 것입니다.

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나름의 방식으로 무던히도 노력하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이들의 상처 극복기가 담긴 책이었습니다.

내담자들의 문제를 상담하며 그에 맞는 책을, 그림책을 권해주면서 내담자의 마음을 그림책을 통해 스스로 느끼게 해 말 못하고 혼자서 감당해야 했던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심리적으로 수월해지는 과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결혼을 앞둔 신부부터 교사, 회사원, 군부대의 관심사병, 재소자, 가정주부 등 우리의 이웃이자 친구인 이들의 이야기는 결코 남의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결국 나의 이야기였고 우리의 이야기였기에 그들이 치유되는 과정에서 저도 공감하며 같이 치유하는 방법을 알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읽고 난 뒤 누군가가 나를 안아주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 따스한 여운...

 

예전의 내 모습이, 아니 요즘도 가끔씩 엿보이는 대목이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그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란 생각으로 그렇게 지내기만 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두 그림책을 읽어보려 합니다.

서아프리카 가나 작가 제임스 애그레이의 《날고 싶지 않은 독수리》와 차재혁 작가의 《이 선이 필요할까?》그림책.

 

책 속에 십여 년 전에 일어났던 엽기적인 존속살해사건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얼마 전에 <알쓸범잡>에서도 이야기를 했었기에 자연스레 더 눈길이 갔는지도 모르겠지만...

참으로 안타까웠던 건

 

"나는 왜 나를 이렇게 욕해야만 하는가?"

그리고는 스스로 대답한다.

"내가 정말이지 형편없는 인간이므로, 멍청한 겁쟁이에 비굴한 인간이므로 그럴 것이다." - page 137 ~ 138

 

라며 움츠리고 앉아있었던 그의 모습이...

만약 그를 헤아려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런 사람을 찾는 데서 나아가 우리 자신이 '그런 사람'이 되어보자.

내가 간절히 바라던 그런 사람이 멀리 있지 않다고 하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으로 손을 내밀어 보자.

내 앞에 있는 사람을 나와 똑같은 것에 아파하고 똑같은 것을 그리워하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바라본다면 그 사람의 어색한 몸짓 하나에서도 그가 지닌 가장 빛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되면 교양에서 나온 배려심이 아니라 내 마음이 가는 그대로를 따라 그 사람의 손을 잡아주게 될 것이다.

 

"얼마나 아팠니. 얼마나 힘들었니."

 

그렇게 말하며 손을 잡아주는 마음이란 얼마나 고결한가.

사람은 누구나 신의 손길을 기다리지만 이런 것이 곧 신의 손길이 아닐까 싶다.

사람은 자신에 대해서는 신이 될 수 없지만, 타인의 아픔에 대해서는 신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역할 속에서 사실 자신도 치유를 받는다.

사람이 사람을 위로할 때, 신도 자기가 인간을 창조한 게 잘못은 아니었다고 위로받을 것이다. - page 144 ~ 145

 

이 대목에서 권한 제시 밀러가 쓰고 바버라 바커스가 그린 《청바지를 입은 수탉》과 미국의 그림작가 피터 레이놀즈가 쓴 《》그림책을 사다가 꼭 아이와 함께 읽어야겠다고 다짐하였습니다.

 

솔직히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읽으면서 쉬이 읽히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제 내면을 조금씩 들여다보게 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동안 책을 읽으면서 제 내면의 아이에게 관심을 가져주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또 만나게 되니 아니었나 봅니다.

낯설기도 하고 마주한다는 것이 참...

특히나 아이를 키우기에 내 행동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생각하게 되니 더없이 복잡하기도 하였습니다.

책 속에 소개된 그림책들을 하나둘 찾아보면서 아이와 함께 서로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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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의 자본주의자 -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발견한 단순하고 완전한 삶
박혜윤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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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마냥 도시에서 사는 것이 좋았는데...

요즘 들어 가끔 시골에서의 삶을 꿈꾸기도 합니다.

복잡하고도 힘겨운 도시에서의 삶.

시골이라고 편하고 여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이 주는 안락함이랄까...

거기에 마냥 기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요즘입니다.

 

여기 서울에 살던 평범한 가족이 특별한 계획 없이 미국 시골로 떠난 이들이 있었습니다.

110년된 집에서 밀을 갈고 빵을 구워 먹으며 자본주의의 변두리에서 새로운 일상을 찾은 이들이 전할 이야기가 무엇일지 기대를 하며 책장을 펼쳤습니다.

 

세상의 속도에 맞추기 버거워진 순간

나의 월든을 찾아 삶의 실험을 시작했다.

 

숲속의 자본주의자

 

 

정말 지금의 제 모습이었습니다.

 

있는 힘껏 달리면서도 그 마음에는 희망이 아니라 체념이 자리잡는다. '다들 이렇게 사는 거야. 어쩔 수 없어.' 이런 이상한 포기 상태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붉은 여왕은 말한다. "이곳에서 어디로 가려면, 최선보다 두 배는 빨리 뛰어야 해."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조금씩 더 빨리 달릴 방법을 찾는다. 잠을 줄여보고, 점심시간을 쪼개보고, 출퇴근 시간도 활용한다. 그러나 열심히 사는 것과 의미 있게 사는 것은 다르다. - page  5

 

그저 열심히만 살면서 그것이 의미 있는 것이라 착각했기에 밤마다 공허함이 찾아왔나 봅니다.

그래서 저자 역시도 시골에서의 삶을 택했던 것이었습니다.

 

나도 내 삶의 골수를 맛보고 싶었다. 나만의 의미와 이야기를 발견하고 싶었다. 그러나 나 자신의 '나다움'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꽤나 공이 드는 작업이다. 그런 삶의 독특성, 의미, 재미를 주목하고 찾아낼 사람은 우주에 나 한 사람밖에 없다. 섬세하고 주의 깊게, 너그럽게 천천히 들여다봐야만 보인다. 내게 시골은 이런 생각에 마음껏 빠져 있을 만한 넉넉한 공간과 시간, 그리고 적은 생활비를 의미했다. - page 6

 

처음 책을 보았을 때 왜 숲속의 자본주의자일까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에 대한 해답은 금방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7년, 아직 괜찮다. 그렇다고 나나 우리 가족이 자본주의에서 독립했다는 건 아니다. 오히려 자본주의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들을 취하며 살고 있다. 평범한 개인이 아무리 덜 쓴다 한들 삶을 충만하게 하는 일만으로 채워진 일상을 살 수 있게 해준 것은 인류역사상 자본주의밖에 없었다. 우리에게는 좋아하는 일을 할 시간이 있다. 책 읽고, 글 쓰고, 가족과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면서 웃고, 만나고 싶은 사람이 있으면 당장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자본주의의 엄청난 생산성이 무르익기 전, 단지 굶지 않고 살기 위해서 전력을 다해야 했던 시대에는 소수의 귀족에게나 허락되었던 것이다. - page 19

 

그래서 '숲속의 자본주의자'로서의 삶의 모습은 이러했습니다.

 

이토록 사람이 살아가는 일이란 복잡하다. 나는 이 복잡함 그 자체를 삶의 경이로움이자 삶의 즐거움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래서 즐거운 마음으로 자연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심고 따 먹고, 도시의 편리가 제공해주는 삶의 여유와 시간과 몸의 편안함도 적절히 골고루 다 즐기기로 했다. 내가 추구하는 것은 삶을 그 자체의 복잡성으로 즐기지 못하는 공포로부터의 자유다. - page 64 ~ 65

 

책 속의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저에게 사유하게끔 하였습니다.

특히 '집'에 대한 이야기는 개인적으로 '아!'란 감탄이 나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집다운 집을 짓겠다거나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겠다는 욕망이 사라진다. 사슴처럼 나도 자연스러운 상태로 살겠다는 마음이 된다. 어딘가를 내 땅, 나의 집으로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겠다는 생각도 없어진다. 내가 식물이 아니고 동물인데, 왜 뿌리를 내리려고 했을까? 낸가 사는 동안은 내가 사는 곳이 가장 좋은 곳이고 그게 아니라면 어디로든 갈 것이다. 그러려면 아름다운 집이 짐이 된다. - page 34

 

무엇보다 '내 집'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저에게 어쩌면 헛된 욕심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돈'을 대하는 태도도 배울 점이었습니다.

 

돈으로부터의 자유는 돈을 끝없이 가져서 나의 인간다운 특성으로부터 달아나 완벽한 권력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돈을 아예 버려서 내가 인간으로서 소비하며 느끼는 즐거움을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돈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돈을 내가 즐거움을 느끼는 다른 가치로 무한히 전환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유로워진다. 집 또한 부동산 가치 자체가 아니라 안전한 공간에서의 휴식,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대화,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과 같은 가치로 누리는 것처럼 말이다. - page 147 ~ 148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아이를 대하는 마음가짐에 관한 이야기였습니다.

 

나 역시도 나만을 생각해 아이를 판단하는 큰 실수를 저지르기에...

아이를 바라볼 때 나와 닮은 존재라고 할지라도...

 

저자의 삶의 모습은 참으로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아마도 '나만의 월든'을 발견하고자 적극적으로 사유하고 실천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자꾸만 제 모습을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나는 그저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살아가는 데에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내 삶의 주인은 나인데 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는지 반성 또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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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 작고 찬란한 현미경 속 나의 우주
김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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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과학 연구자의 현실을,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할 분야가 기초과학임을 일깨워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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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 작고 찬란한 현미경 속 나의 우주
김준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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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도 '과학'을 전공으로 연구도 하고 직업으로도 했기에(지금은 경력이 단절되었지만...) 나름의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야.

그래서 과학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곤 합니다.

심도 있는 과학 이야기에는 주저하지만...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은 '과학자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끌렸습니다.

나의 예전 기억을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란 막연한 기대와 함께...

 

작고 하찮아 보이는 현미경 속 생명체에서

인류를 구원할 유용함을 발견해내는 경이로움에 관하여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거야

 

 

나 역시도 '과학'을 전공으로 하게 된 계기는 '하얀 가운'에 대한 로망이 있었습니다.

하얀 가운에 가슴 부근엔 펜을 꽂고 실험기구 속 부글거리는 액체를 이리저리 섞으며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모습.

너무나도 멋졌기에 어릴 때 어른들이 커서 뭐가 될 거냐고 물을 때 망설임 없이 '과학자'라고 얘기하곤 하였습니다.

 

하지만...

현실의 과학자에겐 이런 로망적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화학을 전공한 저에게 실험실은 언제나 위험한 물질이 가득한 곳이었고 자칫하다가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그래서 항상 조심하며 실험을 해야 했고 실험의 결과는 내가 원하는대로 나오지 않기에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던, 정말 치열하고도 처절했었습니다.

 

역시나...

그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요즘처럼 경제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진화를 연구한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현미경 너머로 우아하게 꿈틀거리는 나의 예쁜꼬마선충들은 별 인기가 없고, 진화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는 더더욱이나 인기가 없다. 질병을 연구하는 것도 아니고, 연구 결과가 나온다 한들 바로 돈을 벌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요즘 세상에 세금으로 이런 벌레나 연구한다고 비아냥을 듣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게다가 과학자로 먹고사는 일은 적잖이 고된 일이다. 매일 아침 9시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14시간을 연구실에서 일하는 게 보통인데, 그러고 있다 보면 '내가 무슨 영광을 누리자고 한국에서 알아주지도 않는 연구를 하느라 이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 page 8

 

이 마음 충분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 스스로 '별수 없는 연구 노예'라고 자조하지만 실은 매우 전도유망한 젊은 과학자인 생명과학 박사 '김준' 의 본격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았습니다.

 

그가 연구하는 건 선충, 그중에서도 '예쁜꼬마선충'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이였습니다.

 

음...

왜 예쁘다는 건지...

조금씩 그 실체가 밝혀지게 됩니다.

 

작은 몸뚱이로 우아하게 꿈틀거린다고 하여 '예쁜꼬마선충'이라는 이름이 붙었다지만, 녀석들이 생물학의 역사에서 얼마나 많은 역할을 했는지를 따져보면 '예쁜 꼬마'보다는 '우아한 거인'이라고 불러야 할지도 모르겠다. - page 31

 

이 예쁜꼬마선충을 몰랐다면 책의 제목처럼 '쓸모없는 것'이라고 여겼을 텐데 절대 쓸모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연구 가치가 있는, 당연히 연구해야 하는 일이었습니다.

 

예쁜꼬마선충 유전자의 70 ~ 80퍼센트가 사람의 유전자와 꽤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을 대상으로는 할 수 없는 실험을, 이 작은 선충들을 가지고 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다 보면 인간을 연구할 수 있는 실마리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브레너 영감님이 예쁜꼬마선충을 가지고 온갖 돌연변이를 만들어보며 발생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를 발견할 수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예쁜꼬마선충은 인간 유전체 지도가 완성된 뒤로도 인간이라는 거대한 문제를 풀기 위한 유용한 연습 문제로 쓰일 수 있다는 것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 page 39

 

책을 읽으면서도 느끼지만...

우리나라의 '과학'분야에 대한 투자가... 그것도 '자연과학'분야에 대해서 너무나도 미약하다는 것을 저도 연구생 시절일 때 느꼈지만 지금까지도 그 한결같음에 씁쓸하였습니다.

 

안타깝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이 같은 인식과 경험이 부족하다. 한국에서 아직 해본 적 없는 연구에 대하여 "몇억만 씁시다!"하고 요청해봐야 "그런 연구를 할 자격이 되시나요?" "그런 연구를 할 능력은 있으신가요?" "그런 연구에 그 큰돈을 써서 뭘 얻을 수 있나요?" 요런 반응이 나오기 십상이다. 비슷한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 이 연구가 충분히 가능하고 돈을 쓸 가치가 있다는 게 납득이 될 텐데, 보통은 그렇지가 않으니 일단 설득부터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설득하는 데 몇 년을 보내고 나면, 그 사이에 다른 나라에서 먼저 좋은 연구 성과를 내버린다. 그걸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뒤늦게 "이게 되네?" 하고 연구에 투자하려고 할 때쯤이면 그 연구는 이제 가치를 많이 잃어버리게 된다. 경쟁이 보통 치열한 게 아니다. - page 63

 

그 무엇보다 그의 이야기 중에 이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런 연구들이 바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다. 하지만 연구비가 만만찮은 주제들이라 한국에서는 참 보기가 어렵다. 논문 한 편에 몇 억은 써야 하는 일이니 "그럴 돈 있으면 암이나 연구해!" 소리 듣기 딱 좋지 않겠어?

하지만 인생도 그렇듯 해보기 전엔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특히 과학 연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설치류 연구들은 짧게 보면 다른 의생명 연구와는 결이 너무나 다르고 상업성이 훨씬 떨어져 보인다. 그렇지만 이처럼 비록 지금은 쓸모없다고 손가락질 받는 것들이 어쩌면 지식의 한계를 부술 결정적인 연구가 될 수도 있다. 인류가 오랫동안 그토록 애타게 찾던 정답은 아마도 아직 누구도 가보지 않은 저 너머에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page 113

 

그 무엇도 쓸모없는 것은 없습니다.

쓸모없다고 여기는 것은 오히려 '무지'로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해 봅니다.

 

의학이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가 보다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자연과학'이 밑바탕이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저도 대학교 들어갈 땐 나름의 자부심이 있었는데 점점 세상으로 나오게 될 때 위축될 수밖에 없었던 이 현실.

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건 우선 우리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라 여겨집니다.

 

과학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세상에 질문하는 법을 배우고, 그 질문에서 얻은 답을 가지고 다시 새로운 질문을 찾아가는 끊임없는 과정이다. 특히 생물학은 사람과 사람을 둘러싼 다양한 생물이라는 자연 현상을 탐구한다. 산과 들에서 느껴봤을 그 웅장한 자연은 물론이거니와 식탁에 놓여 있는 다양한 식재료까지도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줌으로써, 생물학은 우리가 자연과 맺는 관계를 바꿔내고 있다. 일단 한번 경험해보면 누구든 그 즐거움을 느끼게 될 거라고 확신한다. - page 209 ~ 210

 

한때는 화학에 빠져 살았던 그때를 기억하며, 다시 과학의 소중함을 깨달으며 이번 주말엔 아이들을 데리고 주변 산이 가서 자연을 몸소 느끼게 해 주어야겠습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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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의 기억, 시네마 명언 1000 - 영화로 보는 인문학 여행
김태현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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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꼭 내 마음을 후벼파는 명대사들이 있곤 합니다.

소설 속 명문장이 있듯이...

그런 명대사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기에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명작 영화 속 명언을 통해

다양한 가치를 통찰하는 힐링 인문학 여행서이다

 

스크린의 기억, 시네마명언 1000

 

 

본문에 들어가기 앞서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몇 백 년이 지난 고전 소설이 여전히 읽히듯, 명작으로 꼽히는 영화는 만들어진 시기와 상관없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는 영화가 역사, 철학, 문학을 다룬 인문학 도서 못지않게 인간 본연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감상자의 통찰력을 넓혀주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통해 얻은 감동과 통찰들은 수만 권의 독서를 통해 쌓은 세상에 대한 지식에 비기는 수준입니다. 저의 주변의 뛰어난 삶의 통찰과 감성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독서광 못지않게 영화광인 사람이 많습니다. - page 4 ~ 5

 

돌이켜보니 영화도 '고전'처럼 오랫동안 사랑을 받고 많은 이들에게 위안을 주는 작품들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저에게는 <시네마 천국>이라든지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작품이 저와 함께 인생을 거닐며 위안을 받고 싶을 때마다 꺼내 보게 되는 영화처럼 말입니다.

그렇기에 영화 속 주옥같은 대사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감동과 통찰을 줄 수 있음은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임을 일러주었습니다.

 

200편의 영화.

그리고 1000개의 문장.

접해보지 않았던 영화도 있었지만 그 속에 담겨있던 대사만으로도 그 영화의 진가를 엿볼 수 있었고 보아야 할 영화 목록이 추가되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이미 접했던 영화를 만났을 땐 대사를 통해 장면이 떠오르면서 그때 느꼈던 그 감정을 다시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서 더 진한 감동을 받았다고 해야 할까...

뭐라 설명할 수 없는 오롯이 나만의 공간에서 무한한 감정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시나 제가 좋아하는, 인생 영화 중 하나인 <죽은 시인의 사회>가 첫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이 영화라면 빼놓을 수 없는 이 대사.

 

카르페 디엠. 매 순간 즐기며 살아라. 너희만의 특별한 삶을 살아라.

Carpe Diem. Seize the day. Make your lives extraordinary.

 

우리의 '키팅 선생님'의 학생들에게 전해주고팠던 '참된 인생'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

또다시 그가 그리워졌습니다.

오늘 밤에 다시 이 영화를 꺼내보아야겠습니다.

 

그리고 또 반가웠던 <라라랜드> 영화의 명대사도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꿈을 꾸는 사람들을 위한 별들의 도시'인 라라랜드.

자신의 꿈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은 저에게도 울림을 주었기에 이 대사가, 이때의 장면이 고스란히 떠올라 잠시 눈을 감고 그때를 떠올리곤 하였습니다.

 

200편의 영화 중 우리의 영화도 간간이 볼 수 있었습니다.

<올드보이>, <태극기 휘날리며>,  그리고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던 <기생충>.

 

빈부격차와 양극화를 가감 없이 드러낸 이 작품은 솔직히 처음 접했을 땐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두 번, 세 번 보면서 조금씩 이해하곤 하였는데...

다시 대사를 접하고 보니 이제는 머리로 이해했던 것이 가슴으로 와닿았습니다.

 

사실 이 책에서 소개된 영화 중 봤던 영화도 있었는데 '어? 이런 대사가 있었나?'할 때도 많았습니다.

신경 쓰지 않고 무심코 지나쳤던 거겠지요...

그래서 이 책이 참으로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진정 영화의 의미를, 그리고 나아가 우리에게 깊은 사색과 통찰에 잠기게 해 주었기에 단순히 한 번만 읽고 덮을 책은 아니었습니다.

책 속에 소개된 영화를 찾아 보면서, 명대사를 찾아가면서, 나만의 영화 감상문 겸 인생책을 만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집에서의 생활이 많아진 요즘.

영화와 함께 이 책을 읽어보는 것은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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