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열 개의 길 - 로마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서유럽 역사 여행기
이상엽 지음 / 크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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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여행지를 떠올려보니...

처음으로 배낭을 메고 비행기를 타서 떠났던 곳이 바로 '서유럽'이었습니다.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독일, 벨기에,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영국을 갔던 것이...

그땐 또다시 갈꺼란 희망이 있었는데 언제쯤 이루어질까...

이 헛헛한 마음.

달랠 길은 아무래도 '책'이었습니다.

 

이번에 읽게 된 이 책의 저자는 '유럽 여행 투어 가이드'라고 하였습니다.

누구보다 유럽을 잘 알고 있는 그가 서유럽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더 알찬 여행 경험을 선사하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을 읽고 다시 서유럽 갈 그날을 꿈꾸며...

 

유럽 여행 투어 가이드가 알려주는 서유럽 역사의 축

이탈리아 스위스 프랑스 영국을

연결하는 열 개의 길 톺아보기

 

유럽 열 개의 길

 

 

열 개의 길.

그 길엔 문명, 회복, 자유, 통일, 창조, 개척, 관용, 문화, 혁명, 진보가 있었습니다.

 


이 길도 크게 네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집니다.

첫 번째는 이탈리아를 관통하는 네 길.

문명의 횃불을 들어 유럽에 어둠을 밝혔던 '로마 - 문명의 길'

신 중심 세계에서 인간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던 '피렌체 - 회복의 길'.

인간의 잠재력이 최고조로 발현되었던 '베네치아 - 자유의 길'.

그리고 이 모든 길을 하나로 통일하고자 했던 '밀라노 - 통일의 길'까지.

길 위에 세워진 도시의 이야기가 이토록 흥미로울 줄은 몰랐습니다.

 

유럽 문명의 중심은 동방의 콘스탄티노플로 이동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듯 사람도 문명이 발달된 곳으로 몰리기 마련이다. 로마의 고급 인력과 도시의 주요 기능도 황제를 따라 콘스탄티노플로 가버리자 한때 인구 100만 명이 넘었던 도시가 5세기 말에는 10만 명 수준의 껍데기만 남은 도시로 추락했다. 로마가 다시 유럽 역사의 중심으로 나오기까지 또 다른 천 년이라는 인고의 시간이 필요했다. - page 47

 

두 번째는 알프스를 넘어 스위스를 통과하는 세 길.

알프스의 웅장함을 조망하는 최고의 장소로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었던 '루체른 - 창조의 길'.

거친 자연환경을 개척하고자 고군분투했던 '인터라켄 - 개척의 길'.

관용의 정신으로 인도주의를 실천했던 '제네바 - 관용의 길'.

무엇보다 제네바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때마침 이 시기에 더 붉게 보이는 '적십자'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솔페리노 전투로 대다수의 부상병들이 인근 마을 카스틸리오네로 옮겨지자 제네바 출신 청년 사업가 앙리가 부녀자들의 도움을 받아 자원봉사대를 결성, 구호활동을 하기 시작하는데...

 

롬바르디아 출신의 부녀자들은 "모든 사람은 형제다"라고 외치며 적군, 아군을 가리지 않고 최선을 다해 간호했다. 근처를 지나는 여행자나 군인도 자기 일처럼 구호 활동에 적극적을 동참했다. 구호물자가 부족해지자 앙리는 사비를 털어 인근 브레시아에서 생필품을 사 오는 등 부상병들의 위생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 풀 한 포기 나지 않을 것 같은 사막에도 생명은 움트듯 피 튀기는 치열한 전장에서도 휴머니즘의 꽃은 피어났다. - page 261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없애자는 좀 더 고차원적으로 접근하였던 앙리.

그가 있기에 우리가 살아있음을 감사히 여기게 되었습니다.

 

인류를 향한 그의 사랑은 국제적십자위원회로 구체화 되어 현재까지 많은 사람의 목숨을 구했고, 전 세계에 항구적인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다. 중립적이고 자유로우며 앙리의 인도주의적 정신이 흘러넘치는 제네바에 국제기구들이 서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 page 263

 

세 번째는 고대부터 로마의 문화를 착실히 받아들였던 프랑스를 통과하는 두 길.

문화의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베르사유 - 문화의 길'과 프랑스 대혁명으로 근대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던 혁명의 심장 '파리 - 혁명의 길'.

 

프랑스 국민은 운명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개척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자신을 옭매고 있던 중세의 지긋지긋 한 사슬을 과감히 끊어버리고 자유와 평등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쟁취했다. 더 나아가 그들은 개인의 신성불가침한 자유와 불의에 저항할 수 있는 권리를 헌법에 박아넣었다. 언제든 권력의 압제에 대항해 국민이 일어나 정권을 교체할 수 있도록 견제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 page 290

 

오늘날까지도 여전히 벌어지는 시위와 파업.

하지만 우리의 모습과는 달리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더라도 노동자의 저항에 불편해하거나 혐오의 시선을 보내지 않는 그들의 태도는 한 번쯤 우리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한다고 할까...

 

이는 자신들도 언제든 함께 일어날 수 있다는 소리 없는 동의이자 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권력자를 향한 암묵적 메시지이기도 하다. - page 290

 

마지막 도버해협을 건너 영국을 통과하는 길, 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산업화에 성공해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성장했던 '런던 - 진보의 길'이 있었습니다.

 

런던이 다른 유럽의 도시보다 빠르게 산업화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이유도 왕권이 견제되면서 자연스럽게 시민 사회의 자유가 보장되었기 때문이었다. 누구나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펼쳐진 선의의 경쟁은 런던을 더욱더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었다. 국회의사당의 시계탑 빅벤에서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살아있는 시민의 권력을 런던 곳곳에 매일 상기시킨다. - page 339

 

정말 쉼 없이 걸어왔더니 어느새 막다른 길에 다다랐습니다.

'서유럽'의 모습이 '백조'와도 같았다고 할까...

화려하고 빛나 보이지만 알고 보면 끊임없이 개척하고 투쟁하며 쟁취하여 이루어진 결과였다는 점이 알고는 있었지만 또 이렇게 만나니 새삼스러웠습니다.

 

마지막에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게 새롭게 펼쳐진 길.

낯설고 두렵지만 우리는 그 길을 '희망'으로 가득 채울 수 있음을 자신해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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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열 개의 길 - 로마에서 런던까지 이어지는 서유럽 역사 여행기
이상엽 지음 / 크루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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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럽 열 개의 길을 거닐 그 날을 꿈꾸게 해 준,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그 길에 ‘희망‘을 선사해 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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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 - 내 마음의 빛을 찾아주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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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이면 마음이 헛헛해짐을 느끼곤 합니다.

외로울리도 없는데 외로움을 느끼게 되는...

이를 채울 수 있는 건 아마도 '책'이라 생각됩니다.

 

어떤 책을 읽어볼까...

그래서 나를 달래줄 수 있는 책이 무엇일까...

하던 찰나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당신에겐 혼자라고 느낄 때

안부를 물어주는 문장이 있습니까?" 

 

당신이 내 이름을 불러준 순간

 

 

정말 누군가 일부러 외롭게 만드는 것도 아닌데 참 많이도 외로움을 느끼곤 합니다

왜 그런 걸까...?

그건 우리가 혼자 살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럼 이런 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지요.

 

"아뇨. 전 혼자가 더 좋아요. 책도 읽고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얼마든지 잘 지낼 수 있는걸요."

 

마치 제 이야기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괴로운 고립이 되지 않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것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바로,

 

그건 바로 누군가 내 편이 있다는 느낌입니다. 혼자 있을 때는 산더미처럼 불어났던 불행과 걱정도, 친구나 연인과 수다를 떨다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린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겁니다. 해결하기 힘들 것 같던 문제의 해결책을 너무 쉽게 찾기도 하죠. 인간은 결코 '개인'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른 이들과의 수많은 관계 속에서, 즉 '우리'로서 이 세상을 살아갑니다. 사람에게 사람이, 우리에게 우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 page 5

 

제 외로움의 원인을 찾았습니다.

바로 '누군가 내 편이다는 느낌'이 간절히도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자는 저와 같은 이들을 위해  철학, 심리학, 예술, 문학을 넘나들며 우리에게 꼭 필요한 위로의 문장들을 찾아내주었습니다.

아니, 거기에 그치지 않고 '내 마음을 알아주는 한 문장'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책의 제목처럼 서로 이름을 불러주고 서로의 의미가 되어줄 사람이 곁에 있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었습니다.

 

책 속엔 다양한 작품들과 그 속에 담긴 문장들이 저마다 다른 위로의 색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작품 한 권으로 읽었을 때 받았던 위로보다 더 크게 다채롭게 받았다고 할까.

다정한 말들이 쌓이고 쌓여 큰 포옹으로 감싸주어서 책을 읽고난 뒤에 먹먹함을 느꼈었습니다.

 

저도 이 시가 참 와닿았습니다.

함석헌 선생의 「그 사람을 가졌는가」

 

 

나에게 그런 사람이 있을까?

다른 이에게 나는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 있을까?

 

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이 시와 같지 않을까란 생각도 해 봅니다.

'그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우리 모두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그 사람'이 되어주기로 해요. 우리가 살아오면서 많은 도움을 받고 위로를 받았던 것처럼, 다른 사람에게도 그런 사람이 되어주는 겁니다. 그건 별다른 게 아닙니다. 그저 곁을 내주고 말을 들어주는 것만으로 누군가는 삶을 살아갈 기운을 얻고 희망의 빛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그 사람'이 되어줄 수 있다면,

같은 표정으로 같은 곳을 봐줄 수 있다면

기꺼이 세상 전부가 되어줄 사람이 있다면,

우리 삶은 그 어떤 어려움을 마주하더라도

결코 빛을 잃지 않을 것입니다. - page 146

 

요즘의 우리는 참 많은 '위기'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위기'도 있고 각자의 인생마다 '위기'가 있을 것인데 이기철 시인의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시를 읽으니 한결 마음의 부담이 덜어졌습니다.

 

 

 

'이게 인생인 걸 어쩌겠어요!'

참 명쾌하지 않나요!

인생에서 다양한 위기와 힘든 순간을 맞게 되면 이렇게 좋은 문장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와 용기를 얻는 것, 우리가 책을 읽는 이유가 아닐까란 생각도 해 봅니다.

 

너무나도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특히나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오랫동안 온기로 남았습니다.

이 온기가 저뿐만 아니라 다른 이에게도 많이 전달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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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 얼어붙은 시간 속에서 희망을 찾는 법
캐서린 메이 지음, 이유진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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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호호 불며 붕어빵과 군고구마의 계절.

이 계절에 맞춰 만나게 된 이 책.

 

"당신도 나도, 이 책과 함께 지혜로운 겨울을 보내고

찬란한 봄을 맞이하기를." _최인아(최인아책방 대표)

 

겨울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누구도 위로할 수 없는 고독한 시간 겨울!

추운 계절을 살아내는 찬란한 지혜 '윈터링'을 만나다

 

우리의 인생이 겨울을 지날 때

 

 

9월 초, 마흔 번째 생일을 일주일 앞둔 어느 무더운 날.

메이에게 겨울과 같은 시련이 찾아옵니다.

바로 남편 H의 갑작스런 맹장염.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은 가벼운 병이라 여겼지만 점점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녀는

 

H가 수술실에서 나올 때까지 밤새 깨어 있다가 마침내 그가 안정을 취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고 나서도 잠을 잘 수 없었다. 이런 순간에는 잠자는 것이 마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진다. 칠흑 같은 암흑 속으로 빠져들다가 몸을 떨며 깨어나, 어슴푸레 한 밤에 뭔가를 직감하기라도 한 듯  주위를 둘러보게 되는 것이다. 그 순간 내가 맞닥뜨린 것은 오직 나의 두려움뿐이었다. 남편이 고통받고 있다는 참을 수 없는 사실과 그 없이 홀로 남아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 page 13

 

집에서 병원, 병원에서 집으로 오가며 이건 그 일부분일 뿐이었다는 것을, 곧 있으면 낯설고도 돌이킬 수 없는 허리케인이 그녀의 삶을 뒤흔들 것이라곤 감히 상상도 못하고 있었습니다.

 

남편이 퇴원하고 어느 정도 업무에도 복귀했지만 그와는 반대로 이젠 자신도 조금만 힘이 들어가도 통증으로 몸을 움찔거리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지역 보건의와 상담하면서 1년 가까이 대장암 주요하나 징후들을 애써 외면했던 것이 이제야 절실히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일도 그만두지만 아들마저 등교를 거부하게 되고...

어쩌다 이렇게 엉망진창이 되었을까 생각에 잠기게 됩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에 나의 겨울이 왔다. 겨울은 내 삶을 보다 지속가능한 것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해주고 내가 초래한 혼돈을 통제할 수 있게 해주는 열린 초대다. 고독과 사색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순간이다. 필요하다면 잠시라도 오랜 인간관계로부터 한 발 물러나 우정의 끈을 느슨하게 풀어놓아야 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어쩌면 내가 살면서 계속해서 통과해온 여정인지도 모른다. 나는 겨울을 나는 법을 혹독하게 배워왔다. 겨울나기는 일종의 기술이다. - page 36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인 그녀.

평화로웠던 일상이 롤러코스터처럼 아래로 곤두박질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그녀는 마냥 좌절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인생의 겨울'로 들어왔음을 깨닫고 이 시기를 잘 통과하기 위해 '윈터링'을 하게 됩니다.

 

'윈터링(WINTERING)'이란 추운 계절을 살아내는 것으로 이 시기는 질병으로 인해 찾아올 수도 있고, 또는 치욕이나 실패로 인해 찾아올 수도 있는, 보통 비자발적이고 외롭고 극도로 고통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겨울이 나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세상으로부터 침잠하여 빈약한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냉혹한 효율의 법칙을 따르면서 시야에서 사라지는 시기, 그렇기에 변신의 출발점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기에 느긋한 충전과 집 안 정돈을 위한 숙고와 회복의 시간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이 '겨울'을 잘 이겨낸다면 보기 드문 아름다움으로 채색되는 거리마저도 반짝반짝 빛나는 영광의 계절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메이는 핀란드에 가 친구를 만나 겨울을 나는 북유럽인들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겨울잠을 자는 동물들을 관찰하면서 '잠'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깨닫게 되고

 

잠은 죽은 공간이 아니라 다른 종류의 의식, 사색적이고 원기를 회복시키며, 연관성 없는 생각과 예기치 않은 통찰로 가득한 의식으로 인도하는 문이다. 겨울에 우리는 특별한 형태의 잠으로 초대된다. 앱으로 모니터하고 그래프로 확인하는 엄격한 여덟 시간의 수면이 아니라, 깨어 있을 때의 생각이 꿈과 융합되고 우리 일상의 파편화된 이야기를 복구해주는 캄캄한 시간 속에 공간이 펼쳐지는, 느릿느릿 순행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우리는 잠을 밀어내고 있다. 삶의 힘겨운 부분들을 소화해내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이 기술을 말이다. 불면증에 대한 인식을 야경, 즉 오로지 곰곰이 생각하는 게 전부인 신성한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전환하자 한밤중에 대한 나의 두려움이 사라진다. 여기, 나는 꿈속에나 나올 법한 비밀의 문을 발견한 것처럼 중간 지대에 있다. 겨울잠쥐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한동안 깨어 있다가, 할 일을 하고, 다시 잠에 빠져들기.

거듭 말하지만, 우리는 겨울이 우리에게 쉬어갈 수 있는 경계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을 감지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공간을 거부한다. 추운 계절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 공간을 환영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  page 121

 

바다 수영을 통해 치유와 회복의 힘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바다는 친밀감해지는 지름길 같아서, 함께 차가운 파도를 타는 동안 우리는 삶에서 겪고 있는 온갖 문제들을 서로에게 털어놓았다. 우리는 돈, 부모님, 아이들 걱정 속에서 수영했다. 우리는 물속에 들어가자마자 사회적 겉치레를 생략하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추운 바다는 잠시나마 우리를 각자가 지나는 겨울의 굴레에서 벗어나게 했고 우리의 가장 암울하고 연약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나누게 했다. 우리는 겨우 통성명만 한 상태에서 특별한 목적 없이 이야기를 나눴다. 그런 다음 일상복으로 갈아입고는, 몸을 조금 떨면서, 우리의 혈관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터벅터벅 일상으로 다시 걸어 들어갔다. 우리의 짧은 수영은 혀를 풀었다가 다시 조이는 데 이상적인 기회의 창이었다. 우리는 다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집으로 돌아갔다. - page 251 ~ 252

 

그중에서 '늑대'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아마도 늑대가 오래도록 허기의 모티브로 남아 있는 것은 힘든 시간의 우리 모습이 그들에게 투영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허기는 겨울에 특히 맹렬해진다. 잠시 나의 친구였던 늑대 추적자처럼, 우리는 늑대들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결국 수 세기에 걸친 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여전히 버티고 있고, 조용히 생존하고 있다. - page 214

 

그래서였을까...

늑대가 더 애처롭게 느껴지는 건...

 

무엇보다 메이는 이 세상이 여성들에게 조금 더 '겨울'처럼 다가온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기에 여성 앞에 펼쳐진 겨울에 목소리를 내자고, 노래를 하자고 이야기합니다.

 

삶은 결코 우리에게 해피엔딩만을 선사하지 않았습니다.

시련과 고난...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것이기에 주저앉을 수만은 없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나에게 찾아온 겨울의 의미를 찾으며 한발 물러나 이 시간마저 귀중하게 쓴다면 이 '겨울'도 아름답고도 시적이지 않을까!

 

그녀를 통해 인생의 겨울을, 세상의 겨울을 살아낼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겨울을 회피하지 않고 통과할 것.

그로 인해 더 성숙해질 나를, 새로운 봄을 맞이할 수 있음을 되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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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최신 버전으로 새롭게 편집한 명작의 백미, 죽음에 맞서는 진실에 대한 열정!
알베르 카뮈 지음, 서상원 옮김 / 스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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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고전은 예전부터 꼭 읽어야지! 하며 다짐을 하였었습니다.

자꾸만 미루어져서 그렇지만...

 

그러다 이번엔 기! 필! 코!! 읽게 되었습니다.

와~

이 감동의 물결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음에!

또다시 명작의 묘미를 일러준 이 소설.

 

"이 소설은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이방인이었다"

 

이방인

 

오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받았다. 어쩌면 어제 돌아가셨을지도 모른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 한 통을 받았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이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마 어제였는지도 모르겠다. - page 17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주인공 '뫼르소'.

부양할 수 없는 처지였기에 양로원에 어머니를 보내고 혼자 살아가던 그에게 들려온 전보 한 통.

하지만 눈물 한 방울도 나지 않았고 마지막으로 어머니의 얼굴을 보겠냐는 물음에 보지 않겠다는 답과 함께 장례를 치르게 됩니다.

무던히도 내리쬐던 태양 때문에 혼미해진 정신이었기 때문일까...

장례식에 대해 그는 이렇게 기억하였습니다.

 

 

장례식 다음 날 그는 항구 해수욕장으로 향하게 되는데 그곳에서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던 마리 카르도나를 만나게 됩니다.

저녁에 영화를 보고 동침을 하지만 다음날 그녀는 가버리고 없었습니다.

정처 없이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가로등이 켜지며, 어둠 속에 별빛들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이 또 하루 지나갔고, 어머니의 장례식도 이제는 끝났다. 나는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할 것이고, 결국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 page 44

 

아는 사람이라고는 거의 없었던 아파트에서 같은 층에 사는 이웃 '레몽 생테스'를 우연히 알게 됩니다.

그리곤 그는 자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어떤 여자를 내가 알게 되었는데...... 그러니까 내 정부였어요." - page 51

 

그렇게 운을 떼기 시작하면서 그는 변심한 애인에게 혼쭐을 내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레몽은 애인을 괴롭힐 계획을 세우고 뫼르소는 레몽의 계획에 동참(?) 하게 됩니다.

 

일요일 레몽의 친구 마송으로부터 초대를 받게 된 뫼르소는 마리와 레몽과 함께 해변으로 향하게 됩니다.

막 길을 떠나려던 참에 신경 쓰이는 아랍인들이 보입니다.

레몽의 정부 오빠가 있었던 겁니다.

결국 이들과 싸움이 벌어지게 되고 레몽은 단도에 팔과 입이 찢기게 됩니다.

 

치료를 마치고 바람을 쐬고 싶다는 레몽.

그와 함께 바닷가를 걷다가 또 다시 아랍 사람 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햇볕과 침묵, 졸졸 흐르는 샘물소리와 피리의 세 가지 소리만 이 그들을 감싸고...

 

"해치워버릴까?"

내가 그만두라고 하면 그는 제풀에 화를 내어 기어코 쏘고야말 것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말했다.

"저 녀석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어. 이대로 쏘아버린다는 건 비겁해." - page 86

 

레몽을 설득하여 총을 건네 받았지만...

 



 

 

이렇게 1부가 끝나고 2부에서는 뫼르소가 감옥에 갇히고 재판을 받으면서 우발적인 살인 이후에 비춰진 자신이 '이방인'이 되었다는 것을 참으로 무관심할 정도로 덤덤히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전에도 옳았고, 지금도 옳다. 언제나 나는 옳을 것이다. 나는 이렇게 살았으나, 또 다르게 살 수도 있었을 것이다. 나는 이런 것은 하고 저런 것은 하지 않았다. 어떤 일은 하지 않았는데 다른 일을 했다. 그러니 어떻단 말인가? 나는 마치 저 순간을, 내가 정당하다는 것이 증명될 저 새벽을 계속 기다리며 살아온 것만 같다.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너도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내가 살아온 이 부조리한 삶 전체에 걸쳐, 내 미래의 저 밑바닥으로부터 항상 한 줄기 어두운 바람이, 아직도 오지 않은 세월을 거쳐서 내게로 불어 올라오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더 실감난달 것도 없는 세월 속에서 나에게 주어지는 것은 모두 다, 그 바람이 불고 지나가면서 서로 아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거다. - page 168

 

소설을 읽고 나서 문득 창가에 비치는 햇살이 참 눈부시게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햇살과 함께 무표정한 얼굴로 뫼르소가 저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당신은 잘 살아가고 있는가?'

이 질문에 난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아직 저는 이 소설을 끝맺지 못한 채 남겨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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