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이지민 지음 / 정은문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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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고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책방'이란 공간은 빼놓을 수 없기에!

그와 관련된 이야기에 관심이 가는 건 너무나 당연한 거 아닐까!!

특히나 '동네책방'에 대한 이야기라니!!

동네책방이 주는 그 느낌을 좋아합니다.

주인의 취향이 묻어 있기에 저마다의 매력을 지닌 곳.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오기에 그들끼리의 오묘하지만 연결되는 느낌이랄까...

저도 대형서점을 찾아가기보단 시간 날 때 동네책방을 찾아가 책을 둘러보며 나올 때 한 권의 책을 들고 오곤 합니다.

아무튼...

이 책의 저자도 매일 아이와 함께 동네책방을 찾는다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의문이 들었다고 합니다.

이상하다?

브루클린 책방에는 커피를 팔지 않네?

이 책방들은 커피를 팔지 않고도 어떻게 10년, 30년, 50년 넘는 시간 동안 같은 자리를 지켜냈을까?

책 판매에만 힘 쏟는 브루클린 책방과 한국 책방은 어떻게 다를까?

우리에겐 없는 그들만의 전략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직접 책방 주인에게 물었다고 합니다.

과연 그 답은 무엇이었을지...

커피 한 잔 팔지 않고도

한자리를 지켜낸

브루클린 동네책방의 생존 전략,

그것이 알고 싶다!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커피를 팔고 차도 팔고 손수 만든 굿즈도 파는 우리네 동네책방들과는 달리 브루클린 동네책방들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고 합니다.

오로지 '책'만을 파는 곳.

그게 가능한 걸까...?

11군데의 동네책방을 찾아가 주인에게서 그 답을 찾게 되었습니다.



나 역시도 동네책방을 찾는 이유.

저자와 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책을 들고 계산대로 향하는데 동네책방에 들어갈 때 내가 왜 들뜨는지 문득 깨달았다. 나에게 책방은 우연을 꿈꾸게 하는 곳, 정답을 강요받지 않는 곳, 마음껏 헤매도 되는 곳이다. 동네책방에 작정하고 들어간 적이 있던가. 원하는 책을 찾으러 갈 때도 있지만 그런 날에도 나는 그 기쁨을 최대한 뒤로 늦춘다. 찾던 책을 만나면 그 나름대로 기쁠 테지만 그 순간이 빨리 오지 않기를 은근히 바란다. 찾던 책을 못 찾아도 그만이다. 책을 찾으면 즐거운 여정이 끝나버리므로 은밀한 방식으로 시간을 늘려가며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마음껏 누린다. - page 56

대형서점을 들어서면 바로 마주할 수 있는 '베스트셀러' 코너.

그리고 유명 작가의 신간이,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뜨는 작품이 진열대 가득 진열되어 있기에 내 주관적인 관점으로 책을 고르기보단 주어진 조건으로 책을 바라보게 된다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 동네책방을 가게 되었습니다.

거기서 주인의 추천글을 마주하며 따스함을 건네받을 때, 나에게만 숨은 보석을 찾을 때의 짜릿함이야말로 책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도 선물 받는 기분이랄까.

이렇게 글을 쓰고 있으나 마음은 책방을 향해 가는....

동네책방의 매력은 이것이 아닐까!

"다양한 사람들이 책을 사러 오지만, 주요 고객은 평소에도 책을 많이 읽는 이들과 자주 들르는 단골 가족들이에요. 걷고 말하고 읽게 되는 과정을 지켜본 아이들이 많아요. 10년 전 우리가 책을 추천했던 아이가 자라서 대학에 가기도 하고요. 저희는 수많은 손님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고 있어요. 그들이 좋아할 만한 책이 보이면 연락해서 알려주죠. 팬데믹 이전에는 다양한 연령대로 이루어진 북클럽을 운영했어요. 낯선 사람이나 다름없는 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책과 관련된 의견을 주고받는 건 정말 근사한 경험이었죠. 아직 100퍼센트 원래 상태로 돌아가지는 못했지만, 다시 그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 page 23

글자를 알기 시작할 때 골라준 아이가 성장해 대학에 가고 성인이 되어가면서 그 책방의 단골이 되듯 서로 장기적인 관계를 맺고 성장하는 곳이 다름 아닌 '동네책방'이라는 것을 이들을 통해 느끼게 되었습니다.

'동네'와 함께 커가는 책방, '동네'를 키우는 책방!

그렇게 책방의 주요 자산이자 생존을 뒷받침하는 큰 주춧돌은 '동네 주민들'이라는 것을!

'동네'에 자리한 책방이자 '동네'사람의 책방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내 옆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런 동네책방을 선사해 주지 못한 것에 대해...

동네책방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그 추억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에...

커피 한 잔 팔지 않고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힘은 결국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또 한 번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책과 사람, 이를 한데 모아줄 수 있는 공간인 '동네'이자 '동네책방'에 다가오는 주말 아이와 함께 행복한 동행을 해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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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차가운 일상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
와카타케 나나미 지음, 권영주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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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에 이은 '와카타케 나나미 일상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에서는 12편의 추리 단편들이 선보였었는데 이번엔 어떨지 또다시 기분좋은 설레임을 안고 읽어보기로 하였습니다.

단 한 번의 만남, 한 통의 전화...

친구라고도, 아니라고도 할 수 없는 그녀를 위해

나는 이 차가운 사건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나의 차가운 일상



이치노세 다에코를 알게 된 것은 겨우 몇 달 전이었다. 그 몇 달이 지났을 때 그녀는 숨쉬지 않는 물체가 되고 말았다. 내가 그녀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기만 했다면 어쩌면 그녀는 그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지 모른다. 나도 딱히 보고 싶은 것도 아닌 인간의 어두운 면을 엿보는 신세를 면할 수 있었다. 후회는 인간의 가장 형편없는 정신활동이라 생각하지만, 누가 무슨 말로 위로해주든 내가 후회하지 않고 살아가는 일은 불가능할 것이다. - page 8

1991년 어느 날.

나(와카타케 나나미)는 회사를 그만둡니다.

4년 이상 근무했던 회사에 대해 나쁜 인상만 남은 채 그만 둔 것에 조금 우울했던 그녀는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샤오마이 도시락과 캔커피를 챙겨 하코네 행 로맨스카에 올라탄 나.

"웃기지 마."

느닷없이 들려온 날카로운 여자 목소리.

짜랑짜랑 울리는 목소리의 소유자인 그녀의 기세는 평범한 남자는 감당하지 못할 것 같은데 결국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내 옆 자리에 앉게 됩니다.

그녀의 이름은 '이치노세 다에코'.

나와 죽이 맞지는 않았지만 여차여차 하다보니 하코네유모토 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녀의 동행인은 어디서 내렸는지 온데간데 없고 그녀는 조금도 개의치 않는 듯 나와 같이 다니겠다고 합니다.

같이 걸어다니다 아직 학생으로 보일 만큼 젊은데 같이 온 여자의 허리에 팔을 두른, 보기만 해도 두 사람의 체온이 느껴질 만큼 따스한 광경을 바라보곤...

"......저건 그냥 환상 같은 거야."

얼마 지나 다에코는 굳은 웃음을 지으며 호수를 내려다봤다.

"난 저런 거 싫더라. 딱 달라붙어 가지곤 순 독점욕과 자기 만족뿐이지. 뭐, 이제 한 석 달이면 저러고 있는 것도 끝이려나. 곧 피차 다른 숙주를 찾고 싶어질 거야. 그러면서 어느 한 쪽이 먼저 상대를 발견하면 난리가 난단 말이지. 앞날이 뻔해."

"지금이 좋으면 좋은 거겠지, 분명히."

"어머, 세상에. 저런 게 이상이란 말이야?" - page 19 ~ 20

부자연스러운 다에코의 표정...

하코네에서 돌아온 뒤 얼마 동안 평범하고도 바쁜 나날을 지낸 나.

어느 날, 그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이번 달 24일에 바빠?"

24일, 24일 하고 되풀이해보니 이번 달 24일은 크리스마스이브 아닌가.

"우리 집에 와서 같이 케이크라도 먹으면서 이야기 안 할래?"

엉겁결에 그러겠다고 하였지만 왠지모를 싸늘함이 나를 감쌌는데...

12월 19일, 나는 청서된 원고를 전달한 뒤 '블랙컴'으로 갑니다.

가게는 손님이 없어 한산했고 카운터 안에서 리키야가 경쾌하게 워드프로세서로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리키야가

"크리스마스이브에 여기서 파티 하잖아?"

"응. 사장님이 오라고 해서 알아."

"올 거야?"

"응."

"그래." - page 27

갑자기 다에코와 한 약속이 떠오른 나.

가게 공중전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다에코 친구이신가요?"

"...... 그런데요."

"다에코는 없어요."

"아직 퇴근 안 했나요?"

"병원." - page 28

수화기를 쥔 채 전화서 너머의 침묵.

머뭇머뭇 상대방에게 물었더니

"자살, 미수."

...

"자살은 어떻게......?"

"중독이에요."

"무슨 중독이죠?"

"많이 취해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아는 분이 집까지 데려다 줬대요. 그런데 그 뒤 그분이 다에코의 집에 가봤더니 그땐 이미 인사불성이었다는군요." - page 29 ~ 30

어떻게 위로를 해 드려야 할지, 무슨 말을 해야 좋을지도 알 수 없는 나.

얼마 동안 수화기 구멍을 멍하니 쳐다보다 집으로 돌아오니 우편함에 크고 두꺼운 봉투가 들어 있었습니다.

보낸 사람은 내 '친구' 이치노세 다에코.

봉투 안에 든 것은 워드프로세서로 쓴 원고 뭉치.

맨 위에 연필로 크게 '수기'라고 휘갈겨 쓰여 있었습니다.

수기 속엔 마음속에 차가움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남자의 이야기가 있고...

수기를 보면 다에코가 자살할 이유를 볼 수 없는데...

도대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단 한 번의 만남이었던 그녀는 왜 나에게 수기를 보낸 것일까?

와카타케 나나미는 그 진실을 찾기 시작합니다.

누나, 미안해.

이게 있는 한 난 가망이 없어.

이 차가운 뭔가가, 어떻게도 할 수 없게 차가운 뭔가가 있는 한.

이제 알겠지, 누나.

너무 늦었어. 사회공헌 같은 건 못 해. 그런 걸로는 멈출 수 없어.

미안해, 누나.

정말 미안해. - page 154 ~ 155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였던 이 소설.

아쉬움이 있다면 처음에 뭔가 있을 것 같은 긴장감과 깔끔한 마무리보단 허무함이 남았다고 할까...

그럼에도 이 소설 속 각 인물들이 가진 우리들의 문제에 대해 묵직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진실을 뒤죽박죽으로 버무려 넣은 허구였던 '수기'.

모든 걸 태워버리고 싶었던 이야기들.

결국 태워지면 없어지는 것이 될까...

아니, 이미 써 내려갔기에 그 씨앗이 누군가의 글 속에 스며들었을 것이었습니다.

아...

책장을 덮어도 쉬이 이 감정을 정리할 수 없음에...

마지막 문장을 외치며 남은 감정을 날려보려 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다에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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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죽이는 사람들 - 영국 최고 법정신의학자의 26년간 현장 기록
리처드 테일러 지음, 공민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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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 관련된 책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 역시도 보이자마자 똭!

이 책의 저자는 살인자의 범행 동기와 심리를 분석하는 영국의 저명한 법정신의학자 '리처드 테일러' 박사였습니다.

26년간 실제 사건 현장에서 100여 건 이상의 강력 범죄를 수사하면서 각계각층의 피해자 및 가해자, 그리고 생존자들과 함께 일해온 그가 현장을 누비며 맞닥뜨려야 했던 '사람을 죽이는 사람들'의 가장 어둑하고 뒤틀린 면면을 생생하게 담아냈다고 합니다.

실화라고 하니 더 기대되는 이 책.

도대체 왜! 그들은 사람을 죽이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나는 살인자의 망가진 머릿속을 해부한다"

인류 최초의 연쇄 살인마 잭 더 리퍼가 태어난 나라,

영국의 법정신의학자가 집요하게 파헤친 가해자들의 정신세계

사람을 죽이는 사람들



살인은 단순한 범죄가 아닌, 세계 공중 보건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지난 2017년 한 해 동안 살해당한 피해자의 수는 전 세계 46만 4천 명으로 매일 1천 건 이상의 사건이 일어났다. 테러 피해자만 2만 6천 명에 이른다. 계획범죄로 살해당한 여성의 수는 8만 7천 명, 그중 5만 명은 애인이나 가족에 의해 목숨을 잃었다. - page 6

이렇게나 살인이 많이 행해지고 있었구나!

새삼 무서워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럼 왜, 기어이 사람이 사람을 살해하는 것일까?

화, 분노, 충동, 두려움, 질투와 같은 '평범한' 혹은 적어도 이해할 수 있는 정신 상태의 극한에 도달했을 때 주로 일어나지만 사건 당시 이런 감정 상태와 정신병 사이의 경계가 모호할 수 있다. 정신 이상으로 벌어진 살인의 경우 일반적인 범위에서 벗어나버린다. 살인자는 현실을 완전히 잊어버리고 망상과 환각 상태에 들어선다. - page 7

하아...

깊은 탄식이 나오지 않나요...

저자는 법정신의학 전문의로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를 살피고 정신질환이 발견된 이들을 치료하였다고 합니다.

강간 살인, 정신 이상자의 살인, 존속 살해, 영아 살해, 자식 살해, 남성 애인에게 당한 죽음, 여성 애인에게 당한 죽음(학대받던 피해자가 가해자를 죽이는 경우가 다수), 알코올 중독과 뇌 손상으로 인한 살인, 기억 상실 중 저지른 살인, 돈을 노린 살인, 폭력적인 극단주의와 테러에 의한 살인 혹은 대량 학살 등.

열거하면서도 부들부들 떨리는 이러한 사건들을 저지른 사람의 정신 상태와 그들의 사건을 분석함으로써 재발을 방지하고, 살인자가 되려는 사람이 보이는 조짐을 알아차리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부모에 의한 끔찍한 영아 살인 사건은...

우리도 종종 뉴스에서 접하게 되지만...

2018년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아동 살인(16세 이하) 피해자는 67명이었다. 매년 약 2분의 1에서 4분의 3 정도의 아동 피해자가 부모에 의해 목숨을 잃으며 모르는 사람에게 살해당하는 경우는 소수다(언론에서 엄청나게 주목을 받아 통계는 주로 무시당하기 일쑤나 다행히도 소아성애자의 유괴 살인은 드문 편이다). - page 149

아동 살인은 아버지보다는 어머니가 저지르는 경우가 더 흔하였습니다.

살인을 저지르는 어머니에게서 자주 정신 질환-당연히 산후 정신병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어머니가 자신이나 아이의 어떤 미래도 보이지 않을 때 극심한 우울증을 겪으면서 '연장된 자살'이나 가끔은 일가족 살해를 저지른다-이 발견되는데 망상이나 급성 정신병으로 인해 자녀를 죽이는 죄.

영아 살해를 식별 가능한 하위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는 점은 패턴이 소름 끼치도록 유사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신생아 질식사, 정신병적 영아 살해와 메데이아 신드롬뿐 아니라 장애를 가진 아이를 죽이고, 원치 않는 아이를 없애기 위해 아동 학대나 방임의 연장선상에서 살해하는 '안락사'도 있다. - page 157

그렇게 저자는 아동 살해가 학대와 방임의 연장선에서 여러 가면을 쓰고 등장한다는 걸 배웠고 살인으로 이어지는 학대를 감출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또한 가족사가 정신적 고통과 함께 인간의 파괴력에 대한 민감함과 호기심을 심어주었다 생각하고 다른 의학 분야보다 훨씬 더 다가가 범죄자의 정신세계를 심도 있게 분석하며 치료하려 애쓰는 그의 모습.

그래서 그는 이런 말을 하였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가 법정신의학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법정신의학이 우리를 선택한다. - page 179

사실 대부분의 살인자는 타고나는 것도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 둘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경우였습니다.

유전자와 환경이 복잡하게 상호 작용해 반사회적인 행동을 이끌어내고 지속적인 학대가 많은 살인자의 성장 배경에서 발견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이들을 어찌해야 할 것인가?

가끔은 인간이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살인으로 인한 비극적인 결과를 치료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 page 417

그러므로 많은 이들이 그들의 정신세계에 관심과 이해를 통해 어떻게 예방할지 방법을 모색하고 사회 역시도 보다 따뜻한 안전망을 만드는데 적극적인 태도를 지녀야 함을 이 책을 통해 저자가 전하고자 한 메시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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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핑크 후회의 재발견 -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가장 불쾌한 감정의 힘에 대하여
다니엘 핑크 지음, 김명철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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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했었고 그제도 했었고...

아니 오늘 아침에도 했습니다.

'후회'를...

완벽하지 않기에, 잘못으로 인해 뉘우치고 반성하고 후회하고...

이 감정은 피하고 싶지만 애증의 관계처럼 어쩔 수 없다고 할까...

그렇기에 '후회하지 않고 살아가야 한다'라고 여겼었는데...

이 책의 저자 '다니엘 핑크'는 이야기하였습니다.

우리가 후회라는 감정에 대해 얼마나 착각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이루어진 심리학·신경과학·경제학 분야의 후회 연구를 총망라하고 직접 진행한 두 가지 프로젝트 결과를 통해 인간의 '네 가지 핵심 후회'를 밝혔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할 '후회'의 재발견은 어떨지...

후회는 어떻게 우리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드는가?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를 구원하는 법

다니엘 핑크 후회의 재발견



첫 장부터 강렬하였습니다.

프랑스에서 가장 유명한 연예인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가수 중 한 명인 '에디트 피아프'.

허약한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변덕스럽고 성질이 급하기로 악명이 높았던 그녀.

2분 19초짜리 노래로 관객들의 열렬한 호응을 얻으며 스물두 번의 커튼콜을 받으며 이듬해 말까지 팬들은 <아니,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앨범을 100만 장 이상 사들이며 여가수였던 그녀의 위상을 우상으로 끌어올렸지만...

3년 뒤, 피아프는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C'est payé, balayé, oublié.

Je me fous du passé.

아니,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니,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다 대가를 치렀고, 떠내려 보냈고, 잊어버렸어요.

과거는 신경 쓰지 않아요.

앰버 체이스는 어떤 영감을 받아 "오늘 문신하러 가자!"고 말하며 피부에 두 단어를 새기게 됩니다.

그날 체이스가 새긴 문신은 5년 전 미렐라 바티스타가 3,80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했던 문신과 거의 같았습니다.

그녀의 오빠 게르마노 텔레스도 전년도에 거의 똑같은 문신을 했었습니다.

텔레스가 새긴 문신은 브루노 산토스의 오른쪽 팔뚝에도 새기게 됩니다.

세 대륙에 살고 있는 이 네 사람.

하지만 같은 두 단어의 문신.

'후회하지 않는다 no regrets.'

후회하지 않는다...

누구나 후회 없는 인생을 꿈꾸지만 다니엘 핑크는 이런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게 됩니다.

"후회 없이 살겠다고요? 그건 헛소리예요."

기쁨, 감사, 희망 같은 긍정적인 감정은 우리의 행복을 크게 증진시킵니다.

하지만 감정에 투자할 때 긍정적인 감정에 지나치게 비중을 두는 것은 위험을 초래하게 됩니다.

감정의 불균형은 학습을 방해하고 성장을 방해하며 잠재력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부정적인 감정도 필수적이게 됩니다.

그리고 부정적인 감정들을 전부 모아 늘어놓으면(죄책감 옆에 경멸을, 경멸 옆에 슬픔을) 가장 강력하고 가장 만연한 감정이 드러나게 됩니다.

바로 '후회'

그래서 이 책에서는 후회를 필수불가결한 감정으로 정의하고, 후회의 많은 장점을 활용하여 더 나은 결정을 내리고, 직장과 학교에서 더 나은 성과를 내며, 삶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후회는 우리가 머릿속으로 과거와 미래를 방문할 수 있는 '시간여행' 능력과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능력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럼 왜 우리는 후회하는 능력을 발달시켰을까?

우리는 생존을 위해 프로그램된 유기체다. '적어도'라는 반사실적 서술은 지금 당장의 감정은 지켜주지만 미래에 더 나은 결정을 내리거나 더 좋은 성과를 내게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했더라면'이라는 반사실적 서술은 지금 당장은 우리의 감정을 악화시키지만, 이후 우리의 삶을 개선시켜준다. 이것이 핵심이다. - page 66

후회의 목적은 오늘 우리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것이라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의 기분을 나쁘게 만듦으로써 내일은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에.

그러므로 오직 인간만이 되돌아보고, 후회하고, 변화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기에, 후회를 '최소화'하지 말고 '최적화'해야 함을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일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수많은 후회를 분류·분석하고 후회의 심층 구조를 파악한 결과, 인간이 많이 느끼는 후회를 '네 가지 핵심 후회'로 정리했습니다.

첫째, 기반성 후회_그 일을 했더라면

인간이 언제나 '안정'을 추구함을 보여준다.

둘째, 대담성 후회_위험을 감수했더라면

인간에게 안정만큼이나 '성장'도 중요한 가치임을 보여준다.

셋째, 도덕성 후회_옳은 일을 했더라면

우리는 '선함'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넷째, 관계성 후회_손을 내밀었더라면

우리가 그 무엇보다 '사랑'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모든 심층 구조적 후회는 욕구를 드러내고 교훈을 주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네 가지 핵심 중 가장 많이 나타나는 후회로 관계성 후회에서는 인간의 욕구가 '사랑'이라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무엇보다 사랑을 추구하는 존재임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닫힌 문이 전하는 교훈은 다음번에는 더 잘해야 한다는 것이다. 열린 문이 전하는 교훈은 지금 당장 실행에 옮기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관계가 무너졌다면 전화를 걸어라. 직접 찾아가라. 당신이 느끼는 바를 솔직하게 말하라. 어색함을 밀어내고 손을 내밀어라. - page 200

저자는 후회를 최소화하는 게 아닌, '최적화'하는 '후회 최적화 프레임 워크'를 제안하였습니다.

지금 결정해야 하는 일이 네 가지 핵심 후회와 관련이 없다면 쉽게 결정하고 적당히 만족하는 것으로 인생에 중대한 후회를 남기지 않을 테지만,

네 가지 핵심 후회와 관련이 있다면 미래의 특정 시점에 자신을 투사하고 지금의 결정이 네 가지 핵심 후회 중 무엇과 연결될지 예상하며 심사숙고한 뒤 선택을 해야 최적의 결정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후회'로 어제의 내가 오늘 더 나은 존재로 거듭나게 되었음을.

후회하지 않는 삶을 꿈꾸기 보다 후회로 더 나아갈 삶을 꿈꾸는 것.

더 이상 후회가 부정적이지 않고 오히려 희망으로 다가왔습니다.

후회는 나를 인간으로 만든다. 후회는 나를 더 낫게 만든다. 후회는 내게 희망을 준다. - page 280

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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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세상이치 - 고대 그리스철학부터 현대입자물리까지, 단 한 권에 펼쳐지는 지혜
김동희 지음 / 빚은책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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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과 과학.

이 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이유를 저자로부터 배우게 되었습니다.

누구나 착하게 살아야겠다고 빈번히 다짐하지만, 착하게 사는 방법을 책으로 남긴 사람은 드물다. 마찬가지로 누구나 우주를 궁금해하지만, 진리를 알아내려고 든 사람은 많지 않다. 즉, 세상을 이해하는 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것일 수도 있지만, 깊이 있는 이성이나 관찰로 이루어낸 성과를 통해 세상을 보는 방법일 수도 있다. 이성의 깊이를 논하는 면에서 철학과 물리학만큼 좋은 주제는 없다. - page 5

세상 이치를 알기 위해선 우선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인간과 자연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싶었습니다.

철학과 물리학의 관점으로부터.

단 한 권에 펼쳐질 지혜로부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바뀌면 내 삶이 바뀐다

삶의 방향을 바꿔줄 파이오니어 스토리

세상을 이해하려는 치열한 노력, 세상이치

 ㅋ 




책을 펼치자마자 질문이 있었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우주가 팽창한다는 것도 알고, 원자의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그 사실은 각 개인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런 세계가 존재한다고 한들, 우리는 올바르게 파악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개인에게 세상이란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 - page 15

이 질문에 대해 체계적이고 주목할 만한 답을 내놓은 인물.

지금으로부터 2500년 전, 그리스에서 활동한 사상가인 '플라톤'으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플라톤은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세상의 이면에는 이에 대응하는, 불변이고 영원한 원본이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했으며 이를 '이데아'라고 명명했다. 이데아는 '외적 현상의 이면에 숨어 있는 참된 것'이라는 뜻이다. 플라톤은 이데아는 변하지 않으며 영원하고 우리가 경험을 통해 아는 세상은 환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 page 16

여기에 '아리스토텔레스'는 플라톤과는 달리 이상적인 세상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인지하는 세상이 '목적을 가지고 존재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세상을 체계적으로 기술한 그의 관점은 기독교 세계관과 맞아떨어져 한동안 그의 주장을 반박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17세기 유럽은 갈릴레이, 케플러, 하비, 데카르트, 뉴턴 등 각기 자신의 영역에서 이성적 능력을 발휘하면서 이천 년 만에 세상을 바꿔 놓게 됩니다.

자연 현상을 올바로 이해하는 포괄적인 방법을 처음 제시해 근대 과학의 문을 연 인물 '갈릴레이'.

'실험'과 '관찰'로 기존에 알려진 자연의 여러 물리 법칙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아내고 실험으로 얻어낸 결과를 수학적 공식으로 환원함으로써 역사상 최초로 수학과 자연 철학을 결합하려 한 인물이었습니다.

게다가 '데카르트'는 기존 철학을 회의적으로 보고 이성만으로 보편적 진리를 얻을 수 있다는 그의 논리는 합리주의 철학 사조를 탄생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와 상반된 경험주의 철학이 등장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프랑스에서 데카르트가 근대철학 및 과학의 창시자라고 주장하며 그의 철학을 중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이유도 단지 그가 프랑스인이어서가 아니다. 설령 많은 부분이 틀렸을지라도 이성의 역할에 대해 전혀 새로운 주장을 그가 펼쳤기 때문이다. - page 107

그리고 '뉴튼'.

실험이나 관측으로 자연을 본 갈릴레이나 이성의 올바른 사용으로 진리를 획득할 수 있다는 데카르트의 주장을 올곧이 뛰어넘어 실험과 관측을 바탕으로 자연 법칙을 발견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수학 방정식으로 구현해 자연의 미래마저 예측할 수 있는 진리를 알아낸 천재인 그.

세상 곳곳에 뉴턴의 입김이 스며들어 있다. 오늘날의 문명은 올곧이 그의 몫이다. 그가 세상을 새롭게 이해한 덕분에 새로운 인류 문명이 창출됐다. - page 128

이렇듯 인류 문명은 뉴턴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됩니다.

'칸트'도 뉴턴 물리학의 자연과학같이 철학도 증명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철학이 할 수 있는 한계를 규정했습니다.

하지만 칸트의 비판철학은 하나로 통일되지 않고 감성과 오성, 주관과 객관, 생각과 존재 등 모든 대상을 이분적 요소로 바라보고 있어, 이는 세계를 통일된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방해가 될 수밖에 없었고 정적인 칸트의 철학에 변화하는 세상을 추가한 '헤겔'.

20세기 물리학 혁명의 선봉자 '아인슈타인'.

뉴턴의 세계관이 자연의 참된 진실인지 논쟁이 일어나게 되고 19세기 말 고전물리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일련의 예기치 않은 발견은 상대성이론과 양자물리학이라는 새로운 물리학의 탄생을 일으키게 됩니다.

시공간이 변화한다는 상대성 원리.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 바로 '내비게이터'.

어느 곳에서든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있게 해 주는 위치 정보 시스템.

아인슈타인의 상대론은 허구가 아니라 과학이다. - page 201

그 후엔 원자의 세계를 다루는 양자물리학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과 함께 고전물리학을 대치하는 현대물리학의 한 축이 되고 물질과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는 현대입자물리학까지.

그야말로 기나긴 여정이었습니다.

누군가는 세상을 근원 물질로써, 누군가는 숫자로 이해하려 했고, 누군가는 관찰로, 누군가는 치열한 사고로 세상을 이해하려 했습니다.

이들 모두 세상을 이해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 결국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려는 이들의 노력은 하나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

세상이치 역시도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어 돌고 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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