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리는 박물관 - 모든 시간이 머무는 곳
매기 퍼거슨 엮음, 김한영 옮김 / 예경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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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방학숙제엔 어김없이 '박물관 견학하기'가 있었습니다.

그땐 '숙제'라는 의무감으로 가서 아무런 감흥없이 둘러보다 책자 하나 손에 들고 집으로 오곤 하였습니다.

그러다 점점 성인이 되면서는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박물관'을 찾아가곤 합니다.

심지어 세계3대 박물관에 가보고자 배낭여행으로도 찾아가기까지......

어릴 땐 몰랐는데 점점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냄새, 추억 등.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나만의 박물관으로 탄생하게끔 해 주었습니다.


이 책의 제목에 저 역시도 끌렸습니다.

『끌리는 박물관』

그런데 더 눈길이 끄는 점이 있었습니다.

멘부커 상, 카네기 메달, T.S 엘리엇 상, 가디언 상 등

세계 문학상을 휩쓴 위대한 작가들의

깊은 통찰과 탁월한 사유의 세계

어마어마한 작가들을 한 번에, 또 그들의 박물관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니 벌써부터 설렐 수 밖에 없었습니다.

24명의 작가와 떠날 여행.

책의 첫 표지를 펼쳤습니다.


서로 다른 박물관을 다녀왔지만 뭔가 연결고리가 있었습니다.

바로 박물관이라는 공간이 주는 의미.

그들에게 박물관은 과거, 현재, 미래를 연결해 주는 공간임과 동시에 그들만의 시간, 추억이 담겨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박물관은 다른 이가 느끼지못했던 또 다른 장소가 되었고 그 이야기를 책으로나마 느낄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나 저에게 인상깊었던 <사랑이 사랑을 명했다>의 하버드 자연사 박물관이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이가 생물학을 좋아해 당연히 좋아하게 되었다는 생물학.

그 소년과의 사랑은 끝이 났지만 과학으로의 연결고리는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흔히 지나칠 수 있는 것들마저 저마다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기에 그 앞에 종일이라도 머물고 싶다는 그 말에 저자만의 공간이 형성되어 그 모든 시간이 저자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이야기.

가슴은 제 마음에 드는 것을 원하는 까닭에 나에겐 과학이 가장 볼만한 예술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네덜란드 회화와 비교하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다. 소녀의 볼에서 비치는 빛은 이 세상 것이 아니다. 나는 시간이 없더라도 될 수 있는 한 많은 박물관에 가볼 것을 권한다. 그러나 만일 한 번밖에 갈 시간이 없다면 하버드 자연사 박물관을 추천한다. - page 137

왠지 그 곳에 가면 기린과 더불어 뼈만 매달려 있는 스텔러바다소 등이 저에게 이야기를 해 줄것 같습니다.

그들의 삶의 이야기가 하나의 명작처럼......


책을 읽고나서 저의 박물관도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내 생애 첫 박물관은 어디였는지, 지금까지 인상깊게 남은 박물관은 어딘지......

유명한 명화와 유물이 있다고 좋은 박물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순간 내 마음이 설레이고 그 순간 모든 것들이 나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이 들리는 곳.

그 곳이 진정한 나만의 박물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왠지 나만의 보물이 간직되어 있는 공간을 찾아 떠나야할 것만 같았습니다.

바쁘게만 살아온 자신에게 주는 휴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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