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스캔들 -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박은몽 지음 / 책이있는풍경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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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명작을 대할 때면 그 작품의 지은이에 대한 막연한 존경심과 더불어 그 시대의 삶이 어떠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그들을 통해 알게 된 그 시대의 상황과 그의 모습들.

하지만 막연한 상상만으론 그 작품을 잘못 해석하기도 일쑤입니다.

그래서 그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 책들을 읽으며 보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가고자 하곤 합니다.

이번에 이 책, 『인문학 스캔들』.

이 책 역시도 이런 문구가 앞표지에 적혀 있었습니다.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그래서인지 더 이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들의 삶과 더불어 사랑으로 인해 탄생한 작품을 보다 더 절실하게 느끼고 싶었기 때문에 이 책을 펼쳐보기로 하였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면 뒷표지의 문구를 이해하게 됩니다.

사랑은 영감으로 교감은 예술로

"모든 사랑은 흔적을 남긴다"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을 살펴보니 더없이 그들이 남긴 작품엔 하나하나의 의미가 있었습니다.

16명의 예술가들의 이야기.

철학자, 시인, 예술가 등등.

그들에겐 그들만의 뮤즈가 있었고 그 찰나의 사랑이 작품으로 고스란히 남겨져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어느 독서 프로그램을 통해 알게 된 20세기 지성 '사르트르'와 '보부아르' 사랑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 '유치환'과 '이영도'의 이야기, '존 레논'과 '요노 요쿄'의 사랑 이야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한 권의 책으로 점합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이 책을 계기로 관심이 가는 예술가들에겐 그들의 이야기가 더 담긴 이야기가 궁금하게도 하였습니다.

 

저에게는 아무래도 최근에 '프리다 칼로'에 관한 책을 읽어서인지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남자를 사랑하다 - 천재 화가 프리다 칼로와 디아고의 불편한 동행>이 인상깊었습니다.

자신의 모습을 그린 일명 '자화상'이라 불리는 작품을 많이 남긴 그녀, 프리다 칼로.

그녀의 작품을 대하다보면 가슴 힌 켠이 아련해지곤 합니다.

그녀가 죽기 직전인 1953년에 남긴 말.

내 그림들은 고통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적어도 몇 사람은 이 부분에 관심을 가져주리라 생각한다. - page 171

육체적 고통 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을 간직한 그녀의 작품.

그녀의 반쪽이라 여겼던 '디아고'와의 이야기를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서로 다른 의식의 공감, 상대방의 작업에 보여주는 애정 어린 관심의 눈길, 서로의 믿음, 그리고 비평적인 감각은 우리가 함께 나눈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예술에 대한 애정, 그건 우리들의 관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었다. - page 175

그녀만의 사랑으로의 믿음.

하지만 그녀의 마지막 한 마디는 또다시 예술가로써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혁명적인 것은 아니다. 왜 내 그림이 호전적이기를 기대하는가?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림이 내 삶을 완성했다. 나는 세 명의 아이를 잃었고, 내 끔찍한 삶을 채워줄 다른 것들도 많이 잃었다. 내 그림이 이 모든 것을 대신해주었다. - page 180 ~ 181

자신의 영혼을 바쳐 사랑한 남자에게 버림을 받았지만 그마저도 사랑의 힘으로, 예술적인 힘으로 승화시킨 그녀.

다시 그녀에 관련된 책을 보며, 그녀의 작품을 보며 그 마음을 달래 보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랑하였으므로 진정 행복하였네라 - 시인 유치환과 시조시인 이영도의 착한 불륜>도 인상깊었습니다.

시를 쓰는 사람이었기에 순간수간 영혼과 마음 깊숙한 곳을 그저 정신적 사랑에 몰두한 그들.

유치환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인상깊었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있어 "여성은 단지 섹스의 대상이 아니라 그 이상의, 마치 고독한 밤 항해에서 아득히 빛나는 등대불과 같고, 마리아를 통해 천주에게 이르듯이 채울 수 없는 허망을 비추는 구원의 길과 같다"고 말했는데, 이영도와의 사랑을 통해서 자신의 그 말을 지켜보인 셈이다. - page 210

그들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편지에 담겨 있었고 더불어 작품에도 묻어 나왔었습니다.

불륜은 불륜이니 감동을 준다는 표현도 어불성설이나, 윤리의 잣대를 던지고 인간 본연의 감정으로만 본다면 참으로 진실하고 영롱한 여운이 있다. 또 사랑이 시심이 되어 주옥같은 작품들을 쏟아내게 하였으니 그들에게 서로를 향한 사랑은 범인들이 보지 못하는 시의 깊은 세계로 그들을 인도하는 구원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두 사람이 사랑의 도피행이라도 벌였다면 이 이야기는 통속으로 끝나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그러나 지극한 인내심과 상처로 버텨낸 20년의 시간이 있었기에 그드르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는 것이리라. - page 220

 

그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스캔들이 아니었습니다.

진정한 삶이 묻어있었기에, 사랑이 담겨 있었기에 오늘날 우리가 그들의 작품을 맞이하였을 때 그 느낌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예술가이기에 특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삶과 사랑을 작품으로 승화시켰기에 특별함이 느껴짐을 느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예술가들의 삶과 사랑.

보다 많은 이들이 담겨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도 남았습니다.

책을 읽고나니 이 책의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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