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툰 엄마 - 육아에 서툴고 살림에 서툰 이 시대의 딸들에게
옥복녀 지음 / 타래 / 2017년 4월
평점 :
절판


육아에 서툴고 살림에 서툰

이 시대의 딸들에게

말 그대로 이 책은 '친정엄마'와도 같았습니다.

초보 엄마들의 마음을 헤아려줄 것 같았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육아서.

하지만 엄마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책은 그다지 없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엄마들에게 위로를 건네어 주었기에 읽으면서도 울컥울컥하곤 하였습니다.


<프롤로그>부터 공감이 되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가보지 않은 길은 두렵습니다. 어떤 길인지 예상이 되지 않아서 불안하고 무섭습니다. 육아의 길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경험해 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입니다. 용기와 설렘만으로 맞이하기는 엄마가 감당해야 할 몫이 너무나 큽니다. 쓰나미처럼 몰려와 삶을 송두리째 삼킬지, 출렁이는 물결에 몸을 맡기고 나아갈지는 엄마의 몫입니다. - page 7

사실 어디에서도 '엄마'에 대한 교육은 따로 없습니다.

그저 시간이 흐르면, 상황에 따라서 하면 된다고들 하였습니다.

과연 시간이 흐른다고 '엄마'가 될까......

하루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아이에게 난 너무 더디게 엄마가 되어가는게 오히려 미안하지 않을까......

그렇기에 저 역시도 수없이 방황을 하고 혼자서 눈물을 삼켰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을 먼저 알았더라면......

지금이라도 제 마음을 헤야려줄 수 있었기에 저자인 그녀에게 그저 고마울 뿐이었습니다.


<헤픈 여자로 해피하게>에서 인상깊은 문장이 있었습니다.

행복은 일상에서 자잘하게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평생 이벤트를 하며 살겠습니까. 일상 속에서 행복의 가짓수를 늘려가는 삶이 행복인 거지요. 싱긋 웃어주는 것, 칭찬의 말 한 마디, 작은 스킨십에 행복에 대한 답이 있습니다.

행복의 진열장에 행복이라는 보석을 하나하나 진열해 가며 살면 좋겠습니다. 작은 의식들이 모두 행복의 진열장에 전시되는 거지요. 전시된 보석들을 보는 즐거움이 쏠쏠할 겁니다. 가족이 함께 행복을 저축하는 건 복리저축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몇 배로 불어날 뿐 아니라, 급할 때 찾아서 사용할 수도 있으니까요. - page 52

저도 행복해지기 위해 '헤픈 여자'가 되어볼까 합니다.

까르르~


<모성은 정성이다>에서 모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바느질을 참 싫어하고 못 하는 저였습니다. 엄마로 변신하니까 뭐든지 만들려고 노력하고 기어코 만들어 냅니다. 내가 만든 게 아니라 엄마인 내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이 힘이 무엇일까요? 맞습니다. 이것의 정체는 모성입니다. 기꺼이 주는 사랑, 아무 대가 없이 주는 사랑, 그래서 더 행복한 사랑, 더 행복해서 더 주고 싶은 사랑, 바로 모성입니다.

모성은 노력이 아니라 정성입니다. 억지로 하는 노력이 아니라 하고 싶어서 하는 정성입니다. 과정까지 하나하나 행복합니다. 모성은 가슴이 시켜서 하는 일입니다. 가슴이 시키는 일은 지치지 않고, 피곤한 줄도 모릅니다. 내 마음의 모든 에너지를 끌어와서 사용하게 됩니다. 에너지가 그냥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재충전됩니다. 뿌듯하고 충만합니다. 이게 행복입니다. 행복하니 더 하고 싶어지고, 더 정성들이고 싶어집니다. 그래서 불가능한 것도 해내게 됩니다. - page 62

저 역시도 바느질을 굉장히 싫어하고 못 했었습니다.

그런데 임신을 하고나니 아이의 베냇저고리는 손수 만들어주고 싶어서 바느질을 하게 되었고 못 하는 솜씨이지만 요리라는 것도 하게 되었습니다.

모성이 가득한 엄마들은 슈퍼맨이 되는가 봅니다.


책 속에는 초보 엄마들의 마음을 헤아려주었고 육아에 서툰 엄마들에게는 아이와의 육아방법도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역시나 책에서 아이의 육아법 중 하나는 '책 읽어주기'가 소개되어 있었습니다.

또다시 느끼게 되는 독서의 중요성!!!

아이에게 많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려줄 수 있는 통로!

상상의 나래를 펼쳐 자신만의 여행을 떠날 수 있음을!

저 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다양한 책들을 자주 읽어주어야겠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책의 마지막 <엄마란 행복의 또 다른 이름이다>가 진한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딸이 엄마가 된 후 저와 더 자주 소통하고 있습니다. 흔히 내리사랑이라고 말하는데, 치사랑도 진하고 감동적이네요. 앞서 말한 것처럼 엄마의 기억창고는 좀 이상합니다. 자식과의 소통은 아주 작은 거라도 모두 행복으로 연결되니까요. 작은 것도 부풀려져 감동이 되고, 행복이란 이름으로 둔갑합니다. 이 모든 것이 제가 엄마가 되지 않았더라면, 제 딸이 엄마가 되지 않았더라면 겪을 수 없는 일들입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태어나도 꼭 엄마로 살고 싶습니다. 제 딸의 엄마로 다시 살아보고 싶습니다. 그것도 가장 스릴 있었던 딸아이의 사춘기 시절로요. 딸이 받아줄 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는 '엄마'라는 묵직한 책임감이 좋습니다. 책임감은 뭔가를 해결해 가는 과정들이 있는 거잖아요. 이런 과정들이 참 스릴 있고 행복합니다. 지내고 보니 이 책임감까지 모두 행복이었습니다. 제가 성장했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제 자식도 성장시켰다는 생각이 드니까 뿌듯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엄마로 살지 않았다면 어쩔 뻔 했을까요. 이만큼이라도 성장할 수 있었던게 엄마로 살았기 때문이니까요. - page 231

저도 저의 엄마와 자주 소통을 해야겠습니다.

엄마에게 제가 행복이길 바라며, 또한 제 자식도 행복이길 바라면서 말입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서툰 엄마라도 그 부담감을 잠시나마 내려놓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저처럼 서툰 엄마들에게 이 책은 친정엄마의 따스한 위로의 한 마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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